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허지웅, 까칠하고 글 잘쓰며 바른말 할 줄 아는 그가 섹시하고 멋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속을 감출 줄 모르며, 그렇기 때문에 거짓을 말하지 못한다. 고정 예능을 하면서도 잘 웃지 않고, 한마디 한마디 신중하게 진실을 말하는 그가 진정성 있어 보여 좋았다.

그가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찾아 봤으며, 그의 책을 구매해 읽었다. 그의 과거를 알게 됐고, 마음이 아렸다. 비록 마음뿐이었지만, 이전보다 그를 더욱 더 응원했다.

TV에서 뜸해진 어느날 '악성림프종'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나의 존재를 모르지만, 나는 마음이 아팠다. 왜 하필. 평생을 혼자 '잘 살아보겠다'고, '제대로 살아보겠다'고 했던 그였다. 함께 ' 존버'하자던 그가 무너져내리지 않기를 기도했다.

이후에도 나는 그의 근황을 TV로만 간간히 접할 수 있었다. 어느 날은 운동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다른 날은 너무 힘들다며 엉엉 울었다. 항암치료의 힘들고 외로웠던 날들을 '무한도전'을 보면 버텼다고도 했다. 그렇게 띄엄띄엄 근황을 전하던 그가 결국 '존버'해서 완치판정을 받고 다시 TV에 나오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한층 밝아지고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다행이다. 심지어 그와 같은 병을 앓거나 가족이 있는 이들의 '희망의 아이콘'이 되어 돌아왔다.
다른 이들과의 거리도 조금씩 좁혀가며 박장대소하며 웃는 그의 모습에 안도했다.

이 책 '살고 싶다는 농담'을 읽으면서 이전과 조금은 달라진 그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었다. 생각하는대로 쓰고 쓰는대로 행동하던 그는 이제 상황에 맞는 상대방을 위한, 그리고 자신을 위한 적절한 가면 쓰기를 선택했다.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그의 모습이 좋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함께 공존하기를 택한 지금의 그의 모습 또한 좋다. 이전의 그가 각자의 자리에서 '알아서 존버하자'는 주의였다면 이제는 정말 '같이 존버하자'는 것 같아 한층 가까워진 기분이다.

병이 완치된 후 다른 이들의 잘못된 모습을 지적하기 보다는 그 에너지를 청년들을 돕는데 쓰겠다고 선언했다. 궁금하다. 그리고 나도 함께 하고 싶다. 폭풍같던 청년기를 보낸 나역시 작은 손이나마 지금의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고 유난히 청년들에게 또다른 모습의 '존버'를 강요하는 우리나라에서 그들이 살아갈 힘이 돼주고 싶다.

#살고싶다는농담 #허지웅 #웅진지식하우스 #출간전가제본 #서평이벤트 #서평단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뇌가섹시한남자 #청청패션이그토록섹시할일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