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나, “사실 창녀 연기는 대학시절의 꿈이었어요”
[조이뉴스24 2005-04-15 18:23]

<조이뉴스24>

“창녀 연기요, 대학시절부터 도전해 보고 싶었죠”

15일 개봉한 영화 '역전의 명수'(감독 박흥식,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 전라연기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 영화배우 김혜나(24)는 그 어떤 역도 필터링 없이 받아들이는 당찬 배우다.

'역전의 명수'는 역 주변을 주름잡는 건달 명수와 그의 쌍둥이 동생 현수가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 이 영화에서 김혜나는 정많은 형 명수(정준호)를 사랑하는 군산 집장촌의 매춘부 이순이 역을 맡았다.

영화시사회 당시 짧은 출연 분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김혜나는 대부분의 여배우들이 이미지 관리를 위해 매춘부 연기를 꺼려 하는 경향과 달리 순이 역에 특별한 애착을 보였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몸을 파는 이 분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자라면 이들의 모습을 어렵고 이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죠.”

김혜나는 이 영화에서 왼쪽 가슴에 청테이프만 붙인 채 양아치 형 명수와 전라의 베드신을 벌여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베드신 촬영 때 감독님이 ‘조금만 죽여서 가면 안될까’라고 요청할 정도 였죠(웃음)”

정준호와 두 차례의 베드신을 촬영한 김혜나는 얼굴에 홍조를 띤 채 그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혜나의 저돌적이고 과감한 베드신 연기로 인해 현장의 감독과 촬영 스태프가 모두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개봉을 앞두고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기 위해 김혜나가 고생해 촬영한 노출 신들은


가차없이 삭제됐다. 결국 스크린에서는 아쉽게도 그녀의 짝가슴과 땀에 흠뻑 젖은 등만을 관람할 수 있을 뿐이다.

그는 군산 사창가까지 오게 된 비운의 여인 이순이 역을 소화하기 위해 독특한 준비과정을 거쳤다고 털어놓았다.

"인터넷을 통해 실제로 군산에서 탈출을 시도한 한 성노동자의 수기를 접했어요. 어쩔 수 없이 각 지역의 집장촌을 떠도는 이들의 운명적인 사연을 읽으며 그들의 내면을 엿볼 수 있었죠."

또한 그는 실제 베드신 촬영이 진행되는 다른 영화의 촬영장을 직접 찾아가 선배연기자의 연기를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면밀히 관찰했다.

영화에서 매춘부 이순이는 정작 남편 될 사람에게 줄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불쌍한 인생이라 미래 남편을 위해 목숨 걸고 한쪽 가슴만은 아껴두는 순정파의 면모를 선보인다.

김혜나에게 실제로 결혼하게 될 미래 남편감에게 줄 자신만의 선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수줍게 "나를 줄래요"라며 애교 섞인 현답을 내놓기도 했다.

웃는 모습이 어색해서 오랫동안 고민한 적이 있다는 그는 영화에서 보여지는 억센 분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영화평단에 호평을 받은 그의 연기는 아직 가족들에게는 일급비밀이다. “저희 엄마는 제가 아직 영화에 출연한 것 몰라요. 어머니가 놀랄까봐 말씀 드리지 못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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