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어머니
데일 살왁 지음, 정미현 옮김 / 빅북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적인 인물들 중에는 자신이 평생 만든 업적보다도 더 유명한 일화나 가족들의 이야기가 있다. 소크라테스는 수천년 전의 인물이지만 악처가 있었고, 세계적인 문호인 톨스토이에게도 악처가 있었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이들에겐 악처가 있었지만 또다른 인물들에겐 끝없는 사랑의 아이콘인 '어머니'가 있었다. 영국의 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가모장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당시의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셰익스피어의 어머니 캐릭터는 강하면서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자료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가족 내에서 강력한 존재임을 드러내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고 한다. 편지를 쓰더라도 '사랑하는 어머니'로 시작해 '어머니께 사랑을 전하며'로 끝맺었다고 하니 얼마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깊었는지 알 수 있다. 이렇게 생활에서뿐만 아니라 휘트먼의 시에서도 그 사랑을 읽을 수 있다. 휘트먼의 '풀잎'이라는 시에는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어머니가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휘트먼 모자의 사랑은 두 사람만이 아니라 가족 전체에도 보여지는데 휘트먼 가의 가족 모두가 가족애가 넘쳤다. 그만큼 휘트먼에게 어머니의 부재는 큰 허전함과 슬픔을 주었다. 어머니의 죽음이후 휘트먼은 오랫동안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영국의 시인 겸 소설가 필립 라킨은 또다른 어머니의 모습을 보인다. 가족을 이끌어가는 힘을 가진 가모장적인 셰익스피어의 어머니와 무한한 사랑을 주는 휘트먼의 어머니와는 다르다. 라킨의 아버지가 비교적 일찍 돌아가지고 어머니는 라킨에게 의존적이 된다. 라킨은 그런 어머니를 살뜰하게 보살피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함께 살기는 꺼려했다. 어머니의 온갖 집안일과 재정까지 다 관리할 정도였고 매주 편지 왕래도 하며 전화 통화도 했다고 한다. 그만큼 라킨에게 어머니는 힘이 되어주는 존재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독립적인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누구나에게 큰 존재이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작가들의 경우는 그들이 남긴 작품속에 어머니의 존재가 엿보이기도 하는데 그 어머니의 모습도 다양한 모습으로 보인다. 보통의 사람들도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자라지만 작가들의 경우도 그러하다. 작가의 작품 속에 또다른 형태의 여성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어머니로도 등장한다. 전엔 알지 못했던 작가의 어머니와 작가의 작품을 연관지어 읽을 수 있어 새로운 경험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구문 밖, 루웨스 엘레지
김지호 지음 / 아우룸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수구문 밖, 루웨스 엘레지>라는 제목을 읽었을 때 도대체 무슨 내용의 책일까를 궁금해 했다. 약간 어렵게 느껴지는 제목이기도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뜻일지 예상할 수 없어 더욱 어렵게 느껴졌다. 책을 읽다보면 책제목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게 된다. 우선 이 책 <수구문 밖, 루웨스 엘레지>은 흥미로운 제목을 가지고 있고, 저자가 중년의 작가라는 것을 알고 읽으면 이 책의 내용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수구문 밖, 루웨스 엘레지>의 저자는 지방 출신이다. 이젠 중년이 되어 서울에 산지는 40여년으로 태어나서 고향에서 산 기간보다 길다. 하지만 그래도 영원히 서울 사람은 될 수 없다고 한다. 주소지만 서울이라고 해서 서울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것인데 그런 마음이지만 오랫동안 서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도 한다. 서울에 살아보진 않았지만 서울 사람들에겐 강의 북쪽과 남쪽에 사는 것도 구분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 지방 사람이 서울 사람이 되기엔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 오랜 세월에서 느낄 수 있다.   


<수구문 밖, 루웨스 엘레지>는 사계절을 소제목으로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들이 있다. 저자가 본 영화의 이야기, 여행 갔던 이야기, 가족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특히 여행 이야기가 많아 흥미로웠는데 젊은 시절 열심히 살았고 중년이 된 지금은 자연을 즐기는 여행을 하고 그 이야기를 통해 또다른 시선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재밌고 즐거운 이야기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변해버린 시대에 약간의 우려의 목소리도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수구문 밖, 루웨스 엘레지>에 여행 이야기가 많은데 젊은이들못지 않게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지를 여행하는 모습에서 멋지다는 생각도 들면서 여행 이야기가 많아 읽는데 부담스럽지 않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 반짝일까? - 2020 청소년북토큰 선정 도서 숨쉬는책공장 너른 아이 10
곽민수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아이들 그림책에 대해 배운적이 있는데 그림책은 앞표지부터 시작해 마지막 뒷표지까지도 그림책의 일부라고 한다. 보통의 책은 프롤로그도 있고 저자의 글도 있고 목차도 있어 본론으로 들어가는데도 한참이 걸린다. 그에 비해 그림책은 앞표지부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엇이 반짝일까?>도 표지부터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이다. 제목 <무엇이 반짝일까?>처럼 검은 표지에 수많은 점들이 가득차 있다. 무엇이 반짝이고 있는 것인지 수많은 하얀점들이 가득하다. 저 하얀점들이 무엇인지 점점 궁금해진다. 앞표지를 펼치면 금방 다른 그림이 나온다. 지구밖 우주에 떠 있는 인공위성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그 하얀점들이 인공위성들 사이에 있다. 반짝이고 있는 이 하얀점들은 과연 무엇일까?



 





하늘은 보고 있는 파란 사람들이 있다. 무슨 일이기리래 하늘을 보고 있는 걸까? 곧 파란 사람들은 외친다. 하늘로 쏘아올린 로켓이 멋지다고 감탄한다. 그러자 빨간 사람도 로켓을 만들어 하늘로 쏘아올리자도 한다. 빨간 사람들이 만든 빨간 로켓이 하늘로 올라가고 파란 사람들은 더 크고 멋진 로켓을 만들어 쏘아올린다. 얼마 후 하늘엔 파란 로켓, 빨간 로켓, 노란 로켓, 초록 로켓 등 줄줄이 하늘로 올라간다. 그리고 하늘로 올라간 로켓은 우주로 날아가고 넓은 우주에서 지구의 꿈을 안고 계속 날아간다. 그런데 우주로 날아간 로켓은 그만 고장이 나고 우주에 버려지게 되고 사람들은 로켓을 그만 잊어버리게 된다. 이렇게 꿈을 싣고 떠난 로켓은 우주 쓰레기가 되어 지구에선 별이 빛나듯 반짝이게 된 것이다. 지구인들의 욕심으로 우주까지 쓰레기로 가득찰 날이 오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우주가 넓긴 하지만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쓰레기가 떠다니고 다시 지구로 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구가 병들고 우주가 병들어가는 것을 보며 우리는 앞으로 어떤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까? 이제는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까지도 오염되지 않게 해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공간'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반려견들을 보면 자신의 공간이라고 생각되는 곳, 인간이 보기엔 작은 방석정도의 크기지만 자신의 공간이기에 누구도 침범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안정감을 가진다고 한다. 인간도 그런 습성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공간인 집, 또는 그 집의 내방 안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를 읽으려고 첫 페이지를 펴니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독일어로 '공간'은 '라움(Raum)'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공간도 물리적 공간과 심리적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생활하고 쉴 수 있는 물리적 공간과 정신적인 공간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그 언어가 가진 특징이기도 할 것이다. 물리적 공간이야 매일 우리가 보는 것이지만 정신적 공간이라는 말이 나름 괜찮았다. 우리는 매일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정신적 공간을 주고 있을까?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를 읽다보면 '웃긴걸~', '재밌어'라며 계속 읽게 된다. 여기엔 작가의 일상이 녹아 있다. 너무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다. 작업실에 놀러온 사람들과의 대화하고,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가끔은 낚시도 하는 그런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꼭 반전과 같은 내용이 웃음을 준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아주 바다에 떠 있는 배를 한 척 산다. 배를 샀다고 하니 주위 사람들이 대부분 엄청나게 비싼 요트쯤으로 생각한다. 4백만원짜리 작은 배는 '오리가슴호'라는 이름까지 가졌고 작가에게 선주라는 이름도 준다. 그런데 배를 바다에 내리고 시동을 걸자 바닥에서 물이 분수처럼 솟아올라 잠수함을 산 줄 알았다고 한다. 갑자기 이 장면이 눈에 보이는 듯해 웃음이 빵터졌다.


그렇다고 아주 웃기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전부인 것은 아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이기에 작가의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책 곳곳에 보이는 그림과 풍경이 책을 읽으면서 더 지루하지 않게 한다. 그리고 심리학적인 이야기도 읽을 수 있는데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심리학이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 주고받기'라고 하는데 상대방이 말을 하는 순서를 기다려 주어야 진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것이 자주 강조하는 '경청'의 중요성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 - 늘 남에게 맞추느라 속마음 감추기 급급했던 당신에게
유수진 지음 / 홍익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나 아닌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도 한정적이다. 가벼운 일상적인 대화나 같이 속해 있는 조직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적인 관계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고,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나 가족 등의 사적인 관계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사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관계인데 그 관계는 한정적이고 소수이다. 그래서 그런 사적인 관계를 찾기가 힘들다. 누군가에게 하지 못하는 말을 어렸을 때는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적었다. 불평, 불만, 희망사항, 꿈 등 하고 싶은 말들을 다 적었는데 성인이 된 이후로는 다른 방법을 찾고 싶었지만 예전 방법이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는 나의 일기같은, 누군가의 일기같은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자신의 의견을 자신있게 말하지 못했던 환경에서 자라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쌓아둘 수는 없었다.




저자가 들려주는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어렸을 때 언니와 함께 있었던 일, 바다를 좋아하고, 술 마시고 친구에게 전화해 서운했던 일을 이야기 한 일, 혼자 여행 가기, 미워하던 사람을 미워하지 않기, 말 신중하게 하기 등의 이야기들이 있다. 그 중에 '이어폰 없이 퇴근하는 길'이 인상적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현대인들이 모습을 보면 하나같이 똑같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폰만 보는 것이다.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만의 세상을 가질 것이라는 강한 의지라도 보이듯 스마트폰의 세계에 빠져있다. 그것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이어폰을 꽂지 않으면 듣고 싶지 않은 소음을 들을 수 있어서이다. 하지만 그런 소음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리가 아닐까? 어느날 출근길에 한 아주머니가 쓰러지고 모두들 이어폰을 끼고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듯했다. 다행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지만 저자는 그 광경을 목격하고 그만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못했다고 한다. 이어폰을 꽂고 있는 것이 음악을 듣기 위함인지, 세상의 소리를 차단하기 위함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이 이야기는 아주 씁쓸한 이야기였다. 매일 출퇴근길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다니는 내게도 일어날지 모르는 이야기이다.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라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게 쉽게 읽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