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리라
조정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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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

얼마 전에 아이들의 책을 읽어줄 때 신화 속에 등장하는 리라를 보았다.

'바다의 리라'는 젊지만 좀 침울한 이야기인 듯도 싶다.

'오르'였던 유은기와 한 쌍이라던 주다인.

이 둘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바다의 리라'이다.

다인이가 첫 오디션에 떨어진 바로 그 날, 은기와 다인은 만났다.

다인이가 숨쉬는 탈출구인 새벽 운동장에서의 노래를 알고 있던 은기는 다인이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말한다.  

불행한 과거를 가진 두 사람은 서로 끌렸고 사랑했다.

둘이 함께 있으면 너무나도 행복했고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 둘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은 많기만 했다.

다인이의 친구인 레이와 은서는 둘 사이를 결코 환영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디자이너를 꿈꾸고 모든 것을 가진 듯한 너무나도 환했던 친구 레이.

레이는 주변사람들까지 금새 환하게 만들 수 있는 존재였다.

우울한 분위기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은서.

은기의 여동생인 은서는 두 사람이 남매라는 사실을 비밀로 지키라고 오빠를 위협한다.

또한, 자신의 고통이 오빠와 엄마 탓이라며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드러내놓고 사귈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상대방을 최고라고 하지만, 정작 자신은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낮추는 것도 같았다.

자신들이 처해있던 불행한 과거를 잊지 못하고, 그 곳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여전히 불행 안에 있는 두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서로의 영혼을 알아보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서로를 운명이라고 믿었던 두 사람.

지옥까지 아내 에우리디케를 찾으러 갔던 오르페우스처럼 은기는 다인이가 자신의 생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서서히 은기의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두 사람 사이에도 흔들림이 오기 시작한다.

둘의 첫사랑은 과연 어디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

오랜만에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단 번에 읽어 내려간 소설이다.

한참 어린 두 사람의 이야기였지만, 그 절절함에 끝까지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가슴 아픈 첫사랑을 하고 나면 어떨까?

이야기의 첫 부분들에는 다인이가 은기에게 고백하는 형식의 글들이 첨부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참 마음에 와닿는 내용들이 많았다.

지난 날을 아쉬워하기도 하고 그리워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는 등의 다양한 감정들이 세세하게 표현되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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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푸어 소담 한국 현대 소설 5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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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와 가난은 어쩜 딱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전혀 거리가 먼 것 같기도 하다.

로맨스 푸어라는 말을 들으니 딱 떠오르는 단어는 가난한 연인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아도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데이트를 즐기며 따스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연인들.

책 속에 나오는 연인도 가난해서 풍족한 데이트는 전혀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인 것은 맞다.

단순히 가난하다는 것을 떠나서 이 두 연인은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내어놓고 데이트를 해야 한다.

그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바로 좀비와 사람들.

처음 이 책 소개를 보고 '사랑을 택했더니 가난이 따라왔다?!'는 문구를 읽었을 때는 그저 사랑이나 현실이냐의 기로에서 사랑을 선택한 주인공이 가난의 습격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그려 놓은 책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좀비가 등장해서 좀 뜨악했었다.

책 속에서 좀비는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로 항생제를 맞으면 예방할 수 있다.

서른둘 다영은 부유한 남자 이성욱을 만났고 청혼을 받았다.

불법 시술을 하다 걸려서 사회봉사를 하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꽃미남을 만났고 봉사활동 장소에서 다시 그를 마주쳤다.

우현이라는 남자.

둘이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가던 다영은 택시를 내려 다시 우현에게로 가고 그는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왜?

결코 영화처럼 멋진 장면은 될 수 없는 것이 좀비가 뒤에서 쫓아오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두 사람의 목숨을 건 피난이 시작된다.

그런 그들의 눈 앞에 나타난 반짝이는 고층 빌딩 유토피아팰리스.

좀비로부터도 안전하고 먹을 음식, 씻을 물 등 모든 것이 완벽한 말 그대로의 유토피아.

그 곳에 운좋게 들어가 살 수 있게 된 다영, 우현, 정호, 성혜.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팰리스민이라고 불리게 된 그들은 월세 대신에 좀비들의 아이볼을 모아야 했다.

우현과 함께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편안한 생활을 제공해줄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이성욱을 끊어 내지 못하는 다영.

좀비가 되었지만 같은 인간이었던 사람들을 죽이고 아이볼을 모아 편안한 삶을 누리는 그들을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해 그들은 또 목숨에 위협을 받게 된다.

사람들이 흔히 정의라고 부르는 것을 위한 삶을 살 것이냐.

편안하고 안락함을 보장받는 삶을 위해 정의를 포기할것이냐.

남들은 다 가진 것을 나 혼자 갖지 못할 수는 없다는 생각은 과연 옳은가?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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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아시아 문학선 13
류전윈 지음, 김태성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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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었던 [말 한 마디 때문에]의 2부이다.

여전히 말 한 마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이번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뉴아이궈이다.

생소한 인물이지만, 내용을 읽어 나가다 보면 1부와의 연결고리를 금새 발견할 수 있다.

뉴아이궈는 차오칭어의 아들 중의 한 명이다.

차오칭어라고 하면 낯설지만, 양아버지인 양모세와 함께 있다 납치를 당해 사라진 아이인 챠오링과 동일인물이다.

어린 나이에 아이가 없던 한 부부에게 팔려 간 챠오링은 양어머니와 좋지 못한 사이를 유지하면서 자란다.

그 어머니 밑에서 자란 뉴아이궈의 인생도 그다지 순조롭지 못하다.

결혼한 팡리나는 계속 상대를 바꿔 가며 외도를 하고, 친구들과도 사이가 틀어지곤 한다.

책의 첫머리에는 뉴아이궈의 소중한 사람이 나온다.

동창인 펑원슈와 군대전우인 두칭하이, 건설현장에서 만난 천쿠이이.

만터우 하나때문에 원수가 된 아버지들, 뉴아이궈와 펑원슈는 무척 친밀한 사이였지만 결국 말 한 마디때문에 절교한다.

자루 속에 담긴 은화에 얽힌 말 때문에 사이가 틀어진 라오딩과 라오한.

절절한 말 한 마디때문에 평생 친구가 된 라오한과 라오차오.

책 속 인물들에게 있어서 말 한 마디는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을 편히 할 수 있는 상대가 친밀한 상대이고, 거짓으로 꾸며서 하는 말은 아무리 멋진 말이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팡리나와 이혼하지 않고 부부의 관계를 이어볼려고 뉴아이궈가 하는 말이 대표적인 꾸민 말이다.

상대방에게 좋은 말만 하려고 노력하지만, 듣는 상대방은 전혀 동의하지 않고 오히려 기분나쁘게 듣는 말이 되고 만다.

서로에게 했던 좋지 못한 말 한 마디는 몇 십 년의 세월도 건너 뛰어서 상대방의 마음에 깊이 박히는 화살이 된다.

그 화살은 결코 뺄 수 없다.

어머니인 차오칭어가 하고 싶었지만 알아듣지 못했던 말 한 마디.

우모세가 차오링에게 했던 말 한 마디.

장추홍이 뉴아이궈에게 하고 싶다던 말 한 마디.

책은 열린 결말로 이끌어낸다.

꽉 닫힌 결말을 좋아하는 나는 작가님이 원망스럽다.

그래서 하고 싶다는 말이 뭐였는데요?

말 한 마디에 그 사람이 인생이 바뀔 수도 있을만큼, 우리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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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를 타면 바람이 분다
석우주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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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르르~거리면서 달려가는 스쿠터는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분홍색 이탈리아산 클래식 스쿠터 베스파.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이 타고 달렸던 것이라고 한다.

분홍색 스쿠터와 딱 어울리는 우리의 여주인공 연분홍.

연분홍을 향한 사랑을 조금씩, 아니 첫눈에 키워간 태신묵.

둘은 길을 묻고 답해주던 사이, 닭집 배달원과 손님으로 만난 사이다.

분홍이 신묵과 마주치는 날에는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

처음 만난 날은 분홍이 교통 사고를 당해서 다쳤다.

둘이 다시 만났을 때 커피 한 잔 마시자는 신묵의 제안을 받아들인 분홍은 가게 화재라는 엄청난 일을 맞닿드리게 된다.

오빠의 작품을 가지러 가게에 다시 들어갔던 엄마는 큰 화상을 입고 결국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분홍을 떠나고 만다.

심장 수술을 하던 오빠 주홍도 분홍의 곁을 떠나고 이제 분홍은 외톨이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신묵의 탓인것만 같아서 분홍은 괜스레 그에게 짜증을 부렸고 신묵은 분홍에게 분홍색 스쿠터를 보낸다.

돈이 급한 분홍은 스쿠터를 팔고 분홍과 신묵은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1년이 지나 분홍의 회사가 조경에 참여한 공원 기공식에서 둘은 다시 마주쳤다.

분홍이라는 이름이 너무 약해보여서 강해보이는 강희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는 분홍.

좋은 아버지도 좋은 남편도 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심심할 때 만나서 밥먹을 친구나 하자고 분홍에게 말하는 신묵.

신묵이 거래처 상사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수근거리게 된다.

인도네시아로 가게 된 신묵과 분홍은 서로에게 훗날에 대한 어떤 말도 없이 그냥 헤어지고 만다.

두 사람은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선선한 6월 아침의 바람 같은 관계인 듯 싶었다.

서로에게 무언가를 바란다고 해도 결코 상대방에게 표현하지 않고 그저 스치도록 놓아 두는 듯한 약간은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그런 관계.

힘든 여자를 남자가 지켜주고자 하나 그것을 반기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

두 가지의 반응이 있겠지.

그래도 끝까지 도움을 주거나 포기하거나.

아니 몰래 도와주는 방법도 있겠다.

부유한 신묵과 너무 힘든 환경에서 잠도 제대로 못자는 분홍.

두 사람을 달콤한 관계로 이끌만한 것은 무엇일까?

혹 분홍색 스쿠터는 아닐까?

무언가를 타면 얼굴에 스치는 바람이 그대로 느껴진다.

잔잔하면서도 따스하게 그려진 두 사람의 로맨스가 그대로 느껴지는 분홍 스쿠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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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의 고백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6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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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팽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읽어오고 있는데 한 권의 책도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이번 6권은 단편 9편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거울 놀이, 결혼반지, 그림자 신호, 악랄한 함정, 붉은 실크 스카프, 배회하는 죽음, 백조 목의 에디트, 지푸라기, 아르센 뤼팽의 결혼.

이 이야기들 모두 뤼팽의 기발한 생각들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던 내용이었다.

여전히 뤼팽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는 가니마르가 여전히 살짝 측은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아직 뤼팽이 아주 대단한 사건들을 일으키기 전이라 조금은 덜 유명해졌을 때의 이야기들이라고 한다.

아직 적은 규모의 물건을 훔치던 때였고 선행도 베풀었던지라 뤼팽이 의적의 분위기를 풍기는 때였다.

맞은 편 저택의 벽에 나타난 햇빛 반사광의 암호만으로 렙스타인 남작 부인과 렙스타인 남작, 그리고 비서 라베르누 살인 사건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해내는 명석한 뤼팽의 두뇌가 돋보이는 '거울 놀이'. 

다른 여자와 재혼을 하고자, 결혼 반지에 다른 남자의 이름을 새겼다는 이유로 아내를 부적절한 사람으로 몰아 이혼하려는 백작에게서 이본느를 지킨 뤼팽의 이야기가 담긴 '결혼반지'.

우연히 발견하 그림과 같은 그림을 다른 집에서 발견하고 1년에 한 번 외출하는 그들을 따라 가서 그림 속의 풍경과 같은 곳을 본 후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다이아몬드를 찾아 낸 뤼팽의 뛰어난 추리력을 볼 수 있는 '그림자 신호'.

남편의 자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뤼팽에게 복수를 결심한 부인에게 잡혀 목숨의 위협앞에 서게 된 뤼팽을 다룬 '악랄한 함정'.

'악랄한 함정'은 뛰어난 뤼팽의 두뇌에도 불구하고, 뤼팽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고 반대로 함정을 판 뒤그리발 부인에게 놀라게 되는 이야기였다.

이제까지의 이야기에서는 뤼팽이 손에 쥐게 되는 이익이 거의 없는 이야기이도 하다.

도둑으로서의 면모는 거의 발휘되지 않고 뤼팽의 인간성에 관한 내용이라고나 할까 싶다.

'붉은 실크 스카프'는 뤼팽의 뛰어난 추리력과 계획성에 혀를 내두르게 되는 한 편, 가니마르의 역할이 무척이나 중요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죽을 위험에 쳐해 있는 잔 다르시외를 구해주는 의로운 뤼팽을 그린 '배회하는 죽음'

뤼팽이 체스 게임이라고 비유할만큼 공을 들이고 난해하면서도 신기한 요소를 마구 마구 꾸민 '백조 목의 에디트'

이 사건을 파헤친 가니마르를 뤼팽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결정적인 한 실수만을 빼고 말이다.

집 울타리 안에 숨어 있는 도둑을 찾지 못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구소 영감에게 찾아와 기발하게 숨어 있던 트레나르 영감을 찾아 내고 슬쩍 보수를 빼앗아간 애교 섞인 뤼팽을 볼 수 있었던 '지푸라기'

사르조 방돔 공작의 딸인 앙젤리크와 결혼하겠다고 신문에 알린 뤼팽의 대담한 청혼을 담은 '아르센 뤼팽의 결혼'.

이 많은 이야기들이 짧지만 정교한 뤼팽의 수법들을 엿보게 하는 흥미진진한 소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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