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 Sherlock Holmes: A Game of Shad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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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추리소설의 고전으로 사랑받는 명탐정 '셜록홈즈'가 다시 돌아왔다. '아서 코난 도일'이 만들어낸 이 이야기는 세기를 뛰어넘어 수많은 책으론 물론 드라마, 여기에 좀 색다르게 영화적으로 새롭게 태어나며 2009년 1편에 이어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것이다. 그때도 우리의 셜록홈즈로 분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횽아는 모냥 빠지게 맹활약하며, 악당 '블랙우드 경'을 상대로 추리 활극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번에 2편 '그림자 게임'에서도 이런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전편 보다 스케일을 더 크게 해서 정신없이 유럽을 넘나들며 이른바 개고생을 자처했다. 이번엔 집시들과 함께..

여기에 각종 변장술의 귀재처럼 거지에서 여자 분장까지 요상한 패션쇼까지 보이며, 아이언맨 아니 셜록홈즈는 마구방발식 액션 어드벤처에 방점을 찍었다. 본연의 실력파 탐정으로써 진중한 추리에 힘쓰기 보다는, 자신의 맥가이버적 기질을 발휘해 한수 앞선 엣지있는 액션과 어드벤처물로 승화시켰다. 그러니 영화를 지켜본 이들이 홈즈가 추리는 안하고 마치 007 첩보요원처럼 굴었다면서 말들이 많은 것 같다. 자신의 옆에 달고? 다니는 동료 왓슨 박사와 함께.. 과연, 그렇다면 이번 영화에서 어떤 첩보적 활약을 펼쳤을지 먼저 시놉시스는 이렇다.

더욱 강렬하게, 더욱 스릴 있게 세상을 구할 홈즈의 추리가 다시 시작된다!

모리아티 교수의 계획이 성공하게 되면 역사가 뒤바뀔 정도로 세상은 위험해진다. 
거대한 음모에 맞선 홈즈의 활약이 다시 펼쳐진다!

왓슨(주 드로)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왓슨의 부인과 경쟁하는 홈즈 앞에 또 한 번 세상에서 가장 명석한 두뇌를 증명할 과제가 주어진다!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유럽에서 발생하는 연쇄 폭탄 테러사건, 강대국들의 전쟁 위기고조, 미국 철강 왕의 죽음 등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풀리지 않는 사건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고 그 배후에 평생의 숙적 모리아티 교수(자레드 해리스)의 더 큰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직감한다. 조사 과정에서 만나게 된 집시이자 점술가인 묘령의 프랑스 여인 심(노미 파라스)을 통해 살인사건에 대해 정보를 얻지만 이를 계기로 여인은 킬러의 다음 목표물이 된다. 이에 홈즈는 그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녀는 죽음을 피하기 위해 홈즈에게 협조하고 대륙을 넘나드는 험난한 모험 앞에서 교활한 모리아티 교수는 항상 한 발 먼저 죽음의 덫을 놓고 기다린다.


(셜록홈즈의 여자 분장이 요상하게 어울리는 다우니 횽아.. 도대체 못 하는 게 뭐남?!)

먼저, 이 예고편에 나온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셜록홈즈'로 분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모습은 항상 이런 식이다. 1편에서도 그렇고, 그는 -(강호가 소싯적 읽었던 기억으론)- 원작 소설과는 다르게 진중하지 않다. 물론 속으론 나름 심각하게 추리를 해댈지 모르겠지만, 컽으로 보이는 셜록홈즈는 아주 개구장이스럽다. 동료 왓슨 박사를 놀려먹고, 심지어는 레즈비언스럽게 살갑게 구는 등,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무람없이 동해번쩍 서해번쩍 활약할 뿐이다. 그것을 이번에도 제대로 보여주고, 한층 더 진일보하게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그래서 그런가, 여기서 셜록홈즈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에다 죽음의 직전까지 가는 등, 스스로 위기를 자처한다. 그것은 아마도 홈즈를 좌절시킨 최고의 적수 '모리아티' 교수 때문이었을까..


(홈즈와 더불어 임팩트하게 소개된 최강의 적수 '모리아티' 교수.. 이게 최선이에요?!)

그렇다. 위의 시놉시스에도 나오듯이 이번 '그림자 게임'의 악당은 바로 '모리아티' 교수다. 영화 홍보 소개에도 있듯이, 그는 홈즈와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두뇌 싸움을 벌였던 최대의 숙적으로 나온다. -(그렇게 두뇌 싸움은 아닌 것 같지만..) 여기에 명문가 출신의 수학천재로 대학교수로 활동한 범죄계의 나폴레옹, 정체를 파헤칠수록 미궁에 빠지는 문학사상 최초의 슈퍼 악당이라며, 그를 추켜세운다. 하지만 이런 임팩트한 악당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치밀해 보이지 않는다. 겉으론 진중하고 폼나고 고귀하신 귀족출신의 교수님이지만, 그는 그냥 배후 조정자로 나설 뿐 그렇게 악당적 포스를 풍기진 않는다.

시대적 배경으로 깔린 19세기말 유럽이 화약고에 빠져든 그때, 이 사람이 노리는 게 유럽을 전쟁의 파고 속으로 끌어들인 그 개연과 홈즈를 어떤 음모로 위기에 빠뜨리는 지 등의 전개를 툭 던져 놓고 액션적 모험으로만 그려놓는다. 즉 치밀한 추리 이전에, 이미 설정된 적과 결과적 스토리를 앞에 두고 그냥 보여주기식 느낌이 다분하다. 연이은 유럽에서 폭탄테러 등이 일어나자, 홈즈는 여러 정황상 배후로 이 교수를 범인으로 지목, 그를 쫓고 쫓기는 '그림자 게임'을 자처한다. 그러면서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어느 집시 여인 '심'.. 그때부터는 그 '심' 여자도 위기에 처하자 그녀와 같은 집시들을 데리고, 왓슨과 함께 포위망을 좁혀가며 모리아티 악당을 향해 나아간다. 조랑말 타고 갈 때는 그냥 뿜었다는.. ㅋㅋ


(대포 등의 화기 공격이 압권이었던 비주얼.. 하지만 이런 포 공격에도 끄덕없는 홈즈..)

그런데, 이번에 이 악당 교수는 어디 무기재벌회사를 하나 차리셨는지, 홈즈를 공격하는 게 단순히 똘마니들을 시켜서 몇 대 쥐어박는 수준이 아니다. 물론 그의 오른팔로 스나이퍼스런 공격이 있었지만, 여기선 대놓고 대포 등 각종 화기를 앞세워 홈즈를 골로 보낸다. 단순히 총질이 아닌 스펙타클하게 대포 공격을 서슴없이 뿜어내는 게 곡사포에 발칸포까지 나름 화려하다. 홈즈와 왓슨이 안 죽고 버틴 게 대단할 정도다. 그래서 대륙간 열차인지 거기서 그렇게 터뜨려 주더니, 어느 숲속에서는 아예 그냥 쏟아붓는다.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임팩트한 볼거리로, 잠깐 졸던 난 거기서 단박에 깨버렸다. ㅎ

슬로우모션인지 디테일을 살려 포탄이 숲속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그림과 이들이 살고자 발버둥치며 도망가는 추격씬은 정말 멋지게 그려냈다. 그것이 바로 아래의 장면이다. 아주 제대로들 고생했다는.. 그렇다면 그렇게 생고생을 자처하며 첩보요원처럼 활약을 펼친 셜록홈즈와 왓슨은 어떻게 그 악당을 물리치며 이번에도 임무를 완수했을까? 진중한 추리물 보다는 탐정 활극으로 치환돼, 결국엔 액션 어드벤처물로써 여지를 또 남기며 갈무리 된다.


(이 영화의 볼거리 중 가장 임팩트한 장면 중 하나.. 숲 속에서 터진 포탄 공격과 추격씬.. 제대로다.)

1편과 다르게 추리적 요소를 덜고, 액션 어드벤처에 치중한 '셜록홈즈' 2편

이렇게 이번 셜록홈즈 2편 '그림자 게임'은 액션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물론 기본적인 추리가 들어가지만, 이것은 사건을 풀어나가는 치밀함 보다는 홈즈가 실마리의 정답을 그냥 던지고 알려주듯 전개가 돼, 이건 무늬에 지나지 않는 느낌이다. 그러면서 중심은 바로 액션 어드벤처로 천착한다. 마치 '007' 시리즈 첩보물을 보듯이, 아니면 익숙한 '인디아나 존스'풍의 느낌을 받듯이, 이들의 어드벤처가 주류다. 그것이 추리의 외연적 무대를 넓혀서 영국에서 프랑스, 독일, 스위스로 확장된 로케이션과 무너지는 에펠탑, 대형 시계탑 빅벤과 유럽횡단 열차까지, 한마디로 그 시대적 모습의 고증과 함께 볼거리로 중무장했다. 그러니, 눈이 즐거운 건 사실이다.

여기에 셜록홈즈로 분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깨알같은 유머와 재치, 그리고 어설픈 여러 변장술까지 아주 개그맨을 자처한 그에 모습에서 진중한 탐정을 기대하긴 힘들다. 쫄쫄이 내복을 입은 모습도 그렇고, 그는 그렇게 이미 친숙할 정도로 영화적 셜록홈즈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그가 펼치는 액션은 한수를 먼저 보는 예지력 같은 걸로 액션의 합을 짜며, 슬로우모션으로 인상적인 액션 시퀀스를 연실 보여준다. 그것이 전작에서 보여준 그대로 '가이 리치'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라 할 수 있는데.. 2편에서는 이런 장면이 다소 많이 나와 식상함?까지 묻어난다. 위의 숲속에서 포탄 공격도 그렇고.. 그래도 임팩트했던 건 인정해야겠다.

아무튼 이미 전작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셜록홈즈' 영화적 분위기를 감지했기에, 진중한 추리물을 기대했던 건 아니다. 그래서 그런가, 이번 영화는 1편이 추리활극 중심으로 보여주었다면, 여기선 그 추리적 요소를 조금 덜어내고, 스케일로 승부를 본 한마디로 스펙타클하게 액션 어드벤처물로 승화시키며 셜록홈즈를 007 요원처럼 그려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적잖이 실망하는 팬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하지만 이런 식으로 비주얼하게 홈즈를 그려내니 볼만했던 것도 사실. 집시 여인 역 '노미 파라스'가 분한 '심'이 다소 아쉽긴 했어도, 왓슨 역 '주드 로'는 역시 기본 이상은 했다. 자신의 결혼을 망치면서까지..

어쨌든 홍보대로 셜록홈즈 이야기 사상 최고의 대결로 그려진 최강의 적 '모리아티'를 만나, 홈즈 일생일대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이 액션 어드벤처에 동참해서 보면 기본 재미는 있다. 한마디로 이것도 '미션4'처럼 팝콘무비라는 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시리즈의 연속을 기대케 만든다. 다음 3편은 전설의 쾌도 '아르센 뤼팽'과의 대결이란다. 어떻게 또 모냥 빠지게 활약할지 기대하면서..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3508&mid=16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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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 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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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의 대표적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로 손색이 없는 시리즈 하면 생각나는 '미션 임파서블'.. 물론 그 전에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007 시리즈를 빼놓을 순 없지만, 그래도 팀웍으로 뭉쳐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하는 '미션 임파서블'이야말로 그 중심에서 주목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러면서 주인공 '이단 헌트'로 분한 '톰 크루즈'는 액션 배우로도 이름을 날리며 잊을만하면 또다시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해왔다. 1996년 1편을 시작으로 해서 마치 올림픽 시리즈처럼 4~5년을 주기로 2000년, 2006년 그리고 올해 2011년에 4편까지 나름의 장수 시리즈에 안착했다. 이제는 50살이 되버린 친절한 톰에게도 다소 힘에 부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 예전의 미소년? 이미지를 간직한 채, 그는 전세계를 무대로 테러조직에 맞서 맹활약을 펼쳤으니, 그것이 바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견지하는 주된 플롯이다.

그리고 이번 나온 4편의 부제인 'Ghost Protocol'(고스트 프로토콜)은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유령 혹은 사라진 통신규약?.. 아니, 이건 IT적으로 본 것이고, Protocol이 외교상의 용래론 '의전, 의례'의 뜻이 있어 '유령 외교의례' 좀더 확대 해석하면 '남들의 눈에 안띄게 하는 의전' 등 다소 은유적 의미가 들어간다. 고로 '고스트 프로토콜'은 미션을 부여받은 특수요원에게 어찌보면 더 불가능한 미션을 던져주며 그 이야기의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수요원에서 테러분자로 몰린 그들의 상황처럼 말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작들과는 다르게 아니, 더 나아가 '팀웍'을 과시하며 액션 블록버스터로써 관록을 보여주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지상 최대의 스케일, 사상 초유의 액션  불가능한 미션이 다시 시작된다!

러시아 크렘린 궁 폭발 테러 사건에 연루되어 위기를 맞게 된 IMF(Impossible Mission Force). 국가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정부는 IMF 조직에 대해 ‘고스트 프로토콜’을 발동하고, 조직의 과거도 정체도 모두 지워버린다. 순식간에 국제 테러리스트가 되어 버린 특수비밀요원 ‘이단 헌트’(톰 크루즈)는 자신과 조직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지상 최대의 불가능한 미션을 다시 시작한다!


(영화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톰 아찌의 건물 외벽 타기 신공.. 직접 했다니, 그의 열정이 대단하다.)

시놉시스는 의외로 짧고, 보통 '미션 임파서블'시리즈의 시작점은 이단이 어디로부터 미션을 받으면서 시작하는 게 관례인데.. 여기선 어느 한 요원이 적의 추격을 받아 죽게 되고, 그가 가지고 있던 주요 물건을 뺏기면서 포문을 연다. IMF의 또 다른 요원일 터. 그러면서 모스크바의 어느 교도소를 보여준다. 이곳에 이단이 잡혀있다. 왜 여기서 복역하고 있는지는 나중에 밝혀지지만, 어쨌든 그는 밖에서 교도소 통제 시스템을 원격제어하는 컴퓨터 전문가 벤지(사이몬 페그)의 도움을 받아 그곳을 엣지있게 빠져나온다. 어느 세르비아 계열의 죄수와 함께.. 마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을 연상하듯, 이미 여자 요원 제인(폴라 패튼)이 바닥에 구멍을 뚫은 그곳으로 탈출한 거. 이것이 그들의 첫 미션으로 영화는 익숙한 시그널을 내보며 그렇게 포문을 연다.

이후 위의 그림처럼 건물 외벽을 타는 등, 이단은 줄곧 생고생을 하게 되는데.. ㅎ


(미션 시리즈 사상 가장 매력적이고 완벽해 보이는 미션걸 '폴라 패튼'.. 진정 여자 요원답다.)

곧바로 이단 이하 이들 팀에게 새로운 미션이 부여된다. 어느 허름한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해진 미션 과제.. 핵무기를 손에 넣어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코드명 '코발트'를 저지하라는 임무를 받게 되고, 그 정보를 찾기 위해서 러시아 크렘린 궁으로 잠입하게 된다. 이단은 쉴 틈이 없다. 하지만 크렘린 궁으로 잠입 후 정보 빼내기가 실패로 돌아가며 위기에 처하는 순간, 때마침 크렘린 궁이 누군가에 의해 임팩트하게 폭파되면서 궁지로 몰린다. 바로 이들 조직이 러시아 경찰로부터 크렘린을 폭파했다는 누명까지 뒤집어쓰고, 이를 조정하는 미국 정부는 국가 간 분쟁을 염려한 나머지, IMF 조직의 모든 것을 지워버리기 위해 '고스트 프로토콜'을 발동시킨다. 한마디로 공중분해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냥 물러설 이단이 아니다. 어떻게든 테러분자라는 누명을 벗고, 그 핵전쟁을 유발시켜 이득을 보려는 어느 미치광이 과학자를 잡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과거처럼 IMF 지원이 일체 없이, 오로지 그간의 첨단 장비를 재활용하면서 명석한 두뇌, 잘 짜여진 팀웍으로 재무장한다. 여기에다 수석 분석가 브란트(제레미 레너)를 새로운 팀원으로 받아들여 핵무기 발사 코드를 가로챈 테러조직 아니, 어느 미치광이 교수에게 주어진 코드명 '코발트'를 소탕하기 위해서 맹활약을 펼친다. 온리 '이단' 만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거.

이때부터 그들은 중동의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 세계 최고층 빌딩에서 그 물건을 득템하기 위해서 짜여진 각본대로 연기를 하는 등, 이단은 서버실 잠입을 위해서 직접 줄 하나에 의지해 위험천만하게 건물 외벽을 타고, 모래폭풍 속에서는 안 보이는 적을 잡기 위해서 마구 뛰며 차량 추격전을 벌이고, 어느 중동의 파티장에서는 잠입해 각자 역할대로 007스럽게 임무를 수행하고, 마지막 주차타워에서는 그 악당과 성룡식 액션을 선보이며 방점을 찍는다. 그렇다면 이단 일행은 이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고 누명도 벗으며 성공했을까? 영화는 또 시리즈의 정석대로 불가능한 미션은 없다는 듯 마무리 짓는다. 그러면서 새롭게 부여되는 또 다른 미션.. ㅎ


(4인4색이 찰지게 잘 어울리며 팀웍을 자랑한 이번 미션4.. 그것이 이 영화의 볼거리자 강점..)

이렇게 이번 영화 '미션 임파서블'도 전작의 시리즈처럼 주어진 미션을 펼치는 요원들의 활약상을 담아냈다. 그런데, 여기서 주요한 것은 과거처럼 물론 그때도 일원들이 있었지만, 이단 만의 활약을 보이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힘에 부쳐서인지, 여기서 이단은 팀웍을 중시한다. 절대 혼자서 할 수 없는 그 미션을 나머지 3명에게 역할을 분담하고, 자기 또한 지원을 받으면서 펼치는 첩보 액션을 선보인다. 그러면서 눈길을 끄는 최신의 장비들이 있는데, 콘텍트 렌즈 카메라로 인물이나 서류를 자동으로 스캔하는 장면, 사람의 눈으로 보는 실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스크린, 두바이 그 고층 빌딩을 탈 때 압력으로 유리에 부착되는 찍찍이 같은 특수 장갑, 그리고 큰 팬이 도는 곳에서 전자석으로 사람을 공중에 띄우는 장비까지 신기술의 집약체?다.



4인4색의 팀웍이 인상적인 '미션 임파서블' 4탄, 역시나 그 명성 그대로다.

그러면서 이런 장비를 적시적소에 활용하는 요원들의 활약과 4인4색의 캐릭터 또한 극에 찰지게 잘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다. 주인공 '이단 헌트'를 연기한 '톰 크루즈'는 이번에 직접 맨몸으로 빌딩의 외벽을 탄 수훈갑의 안방마님이니 두말하면 잔소리요, 007 영화에서 나오는 본드걸처럼 섹시미와 매력적인 미션걸로 활약을 펼친 제인 역에 '폴라 패튼'은 정말 완벽 그 자체였다. 영화 '콜롬비아나'에서 킬러 요원으로 나온 '조샐다나'와 얼핏 비슷해 보이는 게, 극중에 너무 잘 어울렸다. 맨몸의 파워풀한 액션은 물론, 늘씬하고 탄탄한 바디의 매력적인 요원으로 제대로 나왔다.

여기에 극 중에서 위트와 유머를 담당하는 역할로 컴퓨터 전문가 '벤지' 역의 '사이먼 페그'.. 개인적으로 웃긴 좀비물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 나름 재밌게 본 배우였는데, 역시나 여기서도 그런 끼를 발산하는 등, 3편에 이어서 이번엔 현장까지 투입되는 고생을 자처하며 극의 중심으로 우뚝섰다. 그리고 2010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작품 '허트 로커'에서 주연배우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제레미 레너'의 '브란트' 역도 주요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냉철해 보이는 요원이지만, 이단에게 과거사를 빚진 다소 진중한 모습을 보이며 이번 미션에서 그 또한 활약을 제대로 선보였다. 얼핏 300의 '제라드 버틀러'와 분위기가 비슷해 보이는 게..

이렇듯 이번 영화는 그 무엇보다 탄탄한 팀웍의 플레이를 자랑하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라 볼 수 있다. 단순히 이단의 원맨쇼적인 활약이 아닌, 이들이 서로 잘 짜맞추듯 펼쳐내는 미션의 과정에서 팀웍이 무엇인지, 또 결국 이 시리즈의 관록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의 각본과 '라따뚜이'를 만들어낸 감독 '브래드 버드'의 상상력의 발동이라 봐야 하는지, 그의 연출력은 영화 속에서 불가능한 미션을 영화적으로 잘 포팅해 보여주었다. 이것은 톰이 직접 감독을 영입하고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캐스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는 그 전언처럼 그 시너지는 충분히 발현이 됐다.

그래도 영화는 아쉬운 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중에서 꼽는다면, 이런 류의 액션 영화에서 보통 나오는 악당들.. 이번에 '미션4'가 보여준 악당 캐릭터가 다소 약하지 않았나 싶다. 어느 미치광이 한 과학자의 테러라 보기엔 현실적인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있고, 그를 따르는 건 만식이 형님 같은 사람이 딸랑 하나.. 더군다나 초중반에 서스펜스를 극도로 조성했던 액션 스릴러가 후반으로 갈수록 다소 느슨해지는 단점이 보이기도 하다. 그래도 나이 50에 접어든 톰의 계속된 미션 활약과 그의 일원들이 찰지게 팀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며, 이제는 관록까지 묻어나는 액션 블록버스터임에는 이견이 없다 할 것이다.

뭐.. 여러 말이 필요없이, 올 겨울 팝콘무비로 즐기에 딱인 영화다.
과연, 다음엔 어떤 미션으로 나올지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53372&mid=16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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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던 part1 -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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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벨라와 뱀파이어 에드워드, 이 둘의 판타지 로맨스가 정점을 향해 달리는 시리즈.. 이번엔 벨라가 결혼을 하면서 기묘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데.. part2의 전조를 알린 part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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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던 part1 -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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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액션 로맨스에 궁극과 정점을 향해 치닫는 블록버스터급의 영화가 있으니 바로 '트와일라잇' 시리즈다. 2008년을 시작으로 매년 인간녀 '벨라'와 뱀파이어맨 '에드워드', 그리고 늑대인간 짐승남 '제이콥'은 쏠라닥질 같은 판타지한 로맨스를 계속 펼쳐왔다. 기대를 모았던 액션은 양념으로 둔 채, '뉴문' '이클립스', 마지막 편 '브레이킹 던'까지 쉼없이 달려온 이들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은근히 기대가 되는 측면도 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사이에 홍일점 '벨라'를 두고 벌이는 이들의 별난 '사랑과 전쟁'은 요상하게도 뭇매와 주목을 받으며, 이번에도 어김없이 우리를 이렇게 찾아왔다.

이미 개봉한지 3주차가 된 시점에서, 개인적으로 내심 고심이? 컸다. 이걸 봐야 되나.. 말아야 되나.. 액션은 차치하고 이들의 손발 오글거림의 로맨스를 계속 지켜봐야하나.. 참, 결정짓기 힘든 부분이었다. 그래도 1편부터 나름 지켜봐온 입장에서 걍 보기로 결심, 남는 영화 초대권이 있어 그냥 프리하게 봤다. 그런데 보고 나니, 은근히 괜찮은 구석이 보인다. 물론 프리뷰를 통해서도 언급했지만, 이들의 50여 분 결혼식과 허니문을 보는 게 곤욕?이긴 했어도, 그 이후에 전개된 이야기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른바 '벨라'의 임신 후 출산의 고통.. 그동안 인간 매력녀가 그렇게 처참히 피폐해 가는 모습을 보니, 강호의 마음이 짠해지는 게.. ;;

역시 산고의 고통은 무시할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 커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인간과 뱀파이어의 결합이 불러온 새로운 운명이 시작된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 불러올 종족 간 최대의 위기! 시리즈 사상 가장 거대한 전쟁이 펼쳐진다!

우여곡절 끝에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결혼식을 올린 벨라! 아직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제이콥을 뒤로 하고 허니문을 떠난 밸라와 에드워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특별한 첫날 밤을 보내게 된다. 행복한 시간도 잠시, 예상치 못한 임신을 한 벨라. 아기는 하루가 다르게 놀라운 속도로 자라며 벨라의 생명을 위협한다. 한편 늑대인간 ‘퀼렛’족은 인간과 뱀파이어의 결합으로 생긴 아기가 후에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 임신한 벨라를 없애려 한다. 제이콥은 자신의 종족을 이탈해 뱀파이어 ‘컬렌’가와 함께 벨라를 지킨다. 그러나 벨라는 배 속에서 강력한 힘으로 빠르게 자라는 아기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는데…


(어느 숲속에서 벌어진 벨라와 에드워드 결혼식.. 인간과 뱀파이들이 어우러진 축복 속에서 결혼을 하게 됐는데..)

영화의 시작은 여지없이 둘의 결혼식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3개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랑을 굳게 다져온 인간과 뱀파이어가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그 판타지한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벨라' '에드워드'는 그렇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다소 세트스럽게 꾸며진 어느 숲속에서 서정적인 분위기도 자아내며, 인간과 뱀파이어 하객 등을 모시고 결혼에 골인해 이들은 허니문을 떠난다. 어디 외딴섬을 통채로 빌려 바닷가 앞 풍광이 좋은 별장에서 신혼의 단꿈을 꾼다. 이들 앞에 놓인 운명을 알면서도 모른 채 신혼의 일상이 그려진다. 때만 되면 딥키스하고, 체스하고, 찌찌뽕하면서 그렇게 한몸이 된다.


(몸에 생채기를 발견한 벨라.. 이게 무슨 의미일까.. 신랑 살살해..ㅎ)

그런데 숫처녀 벨라가 그런 신세계를 알고서 너무 빠져든 것인지, 몸에 생채기(다른 의미일수도)가 나면서 에드워드는 그녀를 보호하려 한다. 자신이 너무 무심했나 하면서 자상한 남편 노릇을 자처한다. 그렇게 이들의 신혼의 단꿈은 계속 되는데.. 어느 날 벨라 스스로 자신의 멘스가 멈춘 것을 알게 된다. 아.. 임신이란 말인가.. '오, 지저스..' 하며 좋아할 것 같지만, 웬지 불길한 게 안 좋은 느낌을 받는다. 더군다나 남편 뱀파이어의 씨여서 그런지 몰라도, 뱃 속에 태아가 자라는 속도가 아주 빠르다. 몇 주 만에 배가 불룩하게 커지는 등, 이런 모습에 둘다 적잖이 놀랜다. 그래서 신혼의 단꿈은 접은 채, 허니문에서 돌아와 이들은 뱀파이어 친구들이 있는 어느 산속 별장에 머무르게 된다.

이때부터 이들의 위험천만한 산통극이 벌어지며 눈길을 끈다. 한때 벨라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늑대인간 '퀼렛'족에서도 위기를 자처했던 짐승남 '제이콥'이 나타나 벨라를 돕기에 이르고, 다른 늑대인간들은 벨라의 임신 소식에 그 아이가 위험한 존재가 될 것으로 판단, 벨라를 없애려 한다. 그러면서 제이콥이 몸빵을 자처해 별장에서 보초를 서는 등 헌신적으로 노력한다. 그러는 사이, 벨라의 배는 남산만하게 커지고, 그녀의 모습은 갈수록 피폐해 간다. 마치 뱃 속의 태아가 엄마의 자양분을 다 빨아먹듯, 벨라는 피골이 상접해진다. 인간의 음식이 입에 안 맞은지 오래, 급기야 혈액통에 담긴 피를 마시고서야 기운을 차리는 등, 그녀의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급기야 산통이 가까이 오고, 벨라는 천신만고 끝에 어린 생명을 출산한다.

그리고 들이닥치는 늑대인간들의 습격, 이를 막으려는 제이콥과 에드워드..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이며, 벨라는 어떻게 됐을까? 마지막이 꽤 인상적이다. ㅎ



이렇게 영화 '브레이킹 던'은 전형적인 판타지 로맨스에 방점을 찍듯이 내달리는 영화다. 그래서 그런가, 역시나 이번에도 그런 액션은 많이 나오지도 않았다. 제이콥 이하 늑대인간들이 변신해 숲속을 질주하는 모습과 마지막에 뱀파이이와 몸싸움 정도가 다다. 오로지 이번 영화가 내달리는 건 벨라와 에드워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었다. 즉 이들 사랑의 결실인 결혼식과 허니문, 그리고 임신하고 출산기.. 그것이 이번 영화의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단연코 '벨라 스완'(크리스틴 스튜어트)다. 즉 지금껏 두 남자 사이에서 어장녀로써 추파를 던지며 매력은 물론 허니문에선 섹시함까지 보여주더니, 출산의 고통을 감내하는 장면에서는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피폐해져가는 모습을 보이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 출산 장면은 나름 명장면이었다는..

'벨라' 기묘한 출산 뒤 그녀의 운명은? '브레이킹 던' part2가 기대된다.

그러면서 그녀가 꿈속을 헤매듯 이 새로운 생명 탄생에 대한 운명을 감지하듯, 영화는 마지막에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그것은 바로 영화의 제목으로 알 수가 있다. 'Breaking Dawn'의 사전적 의미는 '동이 틀 무렵' 정도가 되는데.. 영화 속에서는 인간 벨라가 뱀파이어와 결혼해 새로운 인생의 시작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뱀파이어로 영원히 살 수 있게 된 벨라의 인생에 진정한 새벽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뱀파이어?! 뭐, 남편의 씨를 받고 잉태했다면 그럴 수도 있을 터.. 그래서 영화는 뱀파이어와의 결혼으로 새 운명을 맞게 된 벨라의 수난기를 다루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 결혼식과 허니문으로 반 이상을 할애하고 이후 벨라의 출산기를 서정적으로 때로는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눈길을 끄는 방식이다.

하지만 앞 부분의 그런 이야기들이 너무나 진중하게도 많이 할애돼 보는 이들을 지치게 만든다. 나도 모르게 시계를 계속 보게 만들었는데, 이런 장면이 한 50여분 정도는 됐을 터. 그러니 이 영화에 대해서 잘 모르고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사이에 스펙타클한 액션을 아직도 기대했다면 그건 아니다. 이미 전작들도 그렇고, 그런 류의 영화가 아닌 로맨스가 주류고 액션은 양념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를 챙겨 본 입장에서 이젠 내성이 붙어 그러려니 하지만.. 이번 영화 '브레이킹 던'도 판타지 로맨스로 내달렸다. 그 정도가 더 심해서 그렇지만서도..

어쨌든 영화는 제목 옆에 part1이 붙듯이,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에 그 시퀀스도 그렇고, part2인 마지막 이야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면서 '벨라'의 새로운 운명의 서막을 알리듯 영화는 그 과정까지 단계를 그려냈다. 그것이 비록 루즈한 여정일지라도 이 영화의 팬으로써 그것을 감내한다면, 어찌보면 2편 마지막을 위한 마음가짐으로 기대케 하는 전조인 셈이다. 영화적 공언처럼 세기의 결혼식이든 아니든 또 외견상의 허니문이 중요한 것 보다는, 벨라의 운명에 드리워진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야말로 이 영화의 주요 플롯이라 할 것이다. 여기에 서정적인 분위기와 기묘함까지 더해진 판타지한 로맨스 '브레이킹 던'..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진정한 part2를 기대해 본다. 특히 벨라를..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4567&mid=16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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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 1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늦가을부터 장안의 화제로 떠오르며 수목의 '뿌요일'을 책임지는 사극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제대로 캐릭터화한 이른바 '석규세종' 대 밀본의 '정기준'과의 대결 양상으로 압축되는 가운데 이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렇다면 많이들 알려지고 궁금해 하는 원작 소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소위 '뿌나' 팬이라면 당연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책이 드라마화 되고 인기 드라마가 책으로 나오거나 혹은 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인기있는 작품들은 여러 방식으로 우리네 이야기의 살을 찌우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정명 작가의 동명의 원작소설 '뿌리깊은 나무'는 드라마와는 일견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에 맞춰서 이번에 원작의 1권에 이어서 2권 초반까지 읽게 됐는데, 그래서 나름 정리해봤다. 원작소설과 드라마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또 책의 내용은 어떻게 전개되는지 등 그것을 간단히 추스려서 5가지로 정리하면 이렇다. 물론 아래의 내용은 드라마 '뿌나'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가정하에 쓴 것이고, 여기에 원작까지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많이 공감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




1. 책은 온리 '강채윤'이 주인공이다.

그렇다. 원작소설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바로 겸사복 강채윤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 한석규가 분한 세종 이도가 극의 중심을 잡고 이른바 '석규세종'에 의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책에서 이야기의 중심이자 전개되는 과정에는 항상 강채윤이 있다. 하급말단 관리지만, 그는 고군분투하며 여러 난관에 부딪히는 등 궐내에 일어난 집현전 학자들 살인사건을 조사해 나간다. 드라마가 '허담-윤필-장성수' 순으로 죽어나갔다면 책에선 역순이다. '장성수-윤필-허담' 그리고 '정초'라는 판서까지 죽음을 당하면서 전개된다. 이 모든 것이 며칠 사이에 벌어진다. 그러면서 이들 죽음에 마방진 숫자놀음의 의문과 음양오행설과 같은 것이 관련돼 있어 주목을 끄는 방식이다. 즉 살인이 예견된다고 해야되나.. 어쨌든 책에선 강채윤이 8할을 맡고 있을 정도로 비중이 높다. 드라마와는 다르게..

2. 밀본의 정기준 같은 건, 책에서는 아예 나오질 않는다.

이것이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원작을 따와서 만든 드라마에서 극화시킨 인물 바로 밀본의 수장 '정기준'.. 드라마는 역사 속 임팩트했던 실존 인물 '삼봉 정도전' 선생의 유지였던 '재상총재제'를 받든 사대부의 비밀 결사조직 '밀본'을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그 밀본이 세종 이도와 대립각을 세우며 집현적 학사들을 죽이고 심지어는 글자 반포에 생사를 걸어 반대하는 등, 드라마를 이끄는 중심 축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은 그런 밀본이라든지 정기준 같은 인물의 언급은 전혀 없다. 연이은 학자들 죽음이 이야기의 기본 축으로 전개되면서 그 배후 세력을 밝혀 나가지만, 정기준 같은 허구적 인물은 없다. 과거 이야기로 돌아가 정도전 선생의 언급은 간혹 있어도 '밀본'같은 건 없다는 거. 드라마 '뿌나'가 만든 최대의 픽션인 셈이다.

3. 역사적 인물에 대한 묘사가 좋다. 이순지, 최만리 등..

이 부분은 책만이 가지는 묘한 매력이다. 드라마는 다소 평면적으로 캐릭터화 하면서 그 인물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만, 책 속에서 나오는 인물은 그 사람들의 모습은 물론 학식과 스타일을 제대로 소개한다. 그래서 꽤 끌리는 인물 이야기로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집현전 학자들 중에서 많이 나오는 인물은 바로 산학과 역학에 도가 튼 서운관 '이순지'다. 집안도 좋았고 출세가도를 달렸지만, 그는 산학과 천문 등에 빠져 사는 등 인간과 우주 만물에 대해선 공자 저리가라다. 그래서 강채윤에게 이번 살인사건의 연결고리가 되는 지점을 언질해 주기도 한다.

한편 집현전 초기 학사를 지내며 말년에 대제학까지 오른 '최만리'.. 두말하면 잔소리요, 그는 역사의 기록처럼 세종 이도에게 글자 반포에 대해서 상소문까지 올려 극구 반대했던 인물이다. 여기 책에서도 그는 보수적인 정통 경학파의 수장으로 동료이기도 한 부제작 정인지의 실용경세파와 맞서는 인물로 나온다. 그러면서 같은 라인의 직제학 '심종수'도 엮어서 그려내며, 문종의 세자시절 스승으로써 10여 년을 가르친 내막까지 최만리 이야기 등이 소상하다. 대신에 드라마에서 최만리는 간혹 비추긴 했어도, 책에서는 그 살인사건의 배후처럼 알게 모르게 묘사되는 등, 아주 임팩트하게 나온다.



4. 전형적인 범인을 쫓는 추리소설 양상을 뛴다.

드라마 '뿌나'도 그랬다. 초기에 집현전 학사들 '허담-윤필-장성수'가 연이어 죽어 나가면서 겸사복 강채윤이 그 사건을 파혜쳐 나가는 양상.. 하지만 중반부터는 밀본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급기야 3대 본원 정기준이 실체를 드러내며 석규세종과 대립구도 양상으로 치닫는 게 현재 드라마의 구도다. 그런데 여기 책에서는 밀본 자체가 없다보니, 온리 강채윤이 살인사건의 주범과 배후를 쫓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추리소설 기법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역사 속 이야기다 보니, 현세와는 다른 색다른 증거 자료, 특히 비서고에 얽힌 책 이야기와 관련된 배경 묘사 등이 눈에 띄게 묘한 매력을 준다. 다만 이것을 탐문 과정에서 전해들은 채윤의 시각과 생각에서만 펼쳐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주인공 강채윤의 활약상을 중심으로 잘 펼쳐내고 있다.

5. 세종 이도 보다는 세종시대의 치세가 언급된다.

이건 드라마의 '승'이라고 봐야할까.. 지금 드라마 '뿌나'에서 '석규세종'은 완벽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겸사복 강채윤이 아니라.. 그가 그려내는 감정선은 분노와 절제, 그리고 고뇌와 번민 등이 복합적으로 상충돼며 다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한석규'의 힘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자신이 만든 글자를 가지고 연이은 반대에 부딪치며 궁지에 몰리는 등, 세종 이도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극의 중심으로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거. 하지만 책은 이런 이도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1권 중반 이후 잠깐 나오는 등, 이도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는 없다. 대신에 이도가 이끌었던 그 세종시대에 대한 치세가 언급된다. 이른바 문치력 이전에 여러가지 책이 나오고 이른바 산학, 역학, 천문, 농사, 화폐, 그리고 상업 얘기까지.. 당시 세종시대에 관련된 역사적 기록들을 책 하단에 각주 식으로 담아 지식의 보고처럼 전달해준다. 이 부분은 드라마와 다르게 꽤 유용한 정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원작소설과 드라마의 차이점을 5가지로 추스려 봤다. 물론 이게 정확한 답이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드라마를 봤다면 또 원작소설까지 읽어봤다면 이런 차이점은 어느 정도 공감은 갈 것이다. 사실 이것 이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긴 하지만, 큰 틀은 이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책은 분명 드라마와는 다르게 전개된다. 연이은 집현전 학사들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그와 관련된 범인과 배후 세력을 밝히는 데 주인공 강채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그래서 지금 '석규세종'의 활약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마와는 꽤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책이 주는 색다른 묘미는 바로 그 글속에서 펼쳐내는 또 다른 상상적 이야기의 세계다. 그렇기에 이번 원작소설 '뿌나'는 드라마와 다른 재미를 선사함이 명료해진다.

과연 범인은 누구였을까.. 2권 초반 이후를 틈틈히 달려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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