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본다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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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엄청난 공포심이 생긴다. 반복되는 일상이 주는 나른한 안정감이나 권태로움이 한순간에 공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영국이 낳은 스릴러 작가 클레어 맥킨토시의 신작 '나는 너를 본다'는 평범한 일상이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는 것을 알려주는 현실에서 충분히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소재의 스릴러 소설이다.


40대 중년의 조 워커는 남편 매트의 외도로 아들과 딸을 데리고 남편 곁을 떠나 작가로 성공하고 싶어 하는 남자 사이먼과 함께 살고 있다. 평소와 같았던 하루인데 우연히 지하철 신문 광고를 보고 놀라고 만다. 올바르지 못한 만남을 권하는 광고에 실린 얼굴은 분명 조 자신의 얼굴이라고 여겨진다. 놀라는 가슴을 안고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말하지만 닮은 사람일 거라는 말에도 마음이 안정되지 못한다. 성실함과는 동떨어진 아직은 철이 들지 못한 청년인 아들은 사이먼과 사이가 그리 좋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열아홉 살의 딸은 감독인 남자친구를 두고 성공을 꿈꾸는 현실도 불안하다.


너무나 뻔뻔한 범죄자를 눈감아 줄 수 없어 폭행을 감행했던 과거를 가진 지구대 치안 팀에서 근무하는 켈리 스위프트에게 조 워커는 불안한 마음에 연락을 취한다. 지하철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심 할 수 없는 예감이 들며 열쇠를 잃어버린 인물이 범죄에 노출되면서 조 워커 역시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한다. 안다고 믿었던 인물이 가진 악의는 조의 생명을 위협한다. 살아야 한다. 자신은 물론이고 또 다른 인물도 살아 있어야 하기에 목숨을 건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에 자꾸만 책을 읽는 동안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문구처럼 평범한 직장이라면 매일 콩나물시루 같은 지옥철에 몸을 실어야 하는 현실에서 타인에게 나를 오픈되어 있는 공간이 주는 오싹함에 몸을 떨게 된다.


예상했던 결말이 아니라 오픈되어 있는 결말이 주는 무서움은 상상이상이다. 자신이 욕을 먹더라도 상대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취한 행동이 가진 진실을 들어내지 못하면서 갖는 악한 마음이 소름 끼치게 무섭다. 그 대상이 친밀한 상대라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사생활이 온전히 보호받기 힘든 현실이 가진 무서움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이야기가 무섭지만 재밌다.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두려움에 떨면서도 범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용기를 내는 조 워커나 범죄자를 폭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포기를 모르는 켈리란 인물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임에 틀림없다.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어 오싹하지만 쫄깃한 재미에 오픈 되어 있는 결말 역시 재미를 더해주고 있어 스릴러 소설이 주는 묘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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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르주 바타유 지음, 이재형 옮김 / 비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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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것은 늘 설레는 일이다. 비채에서 나온 모던 클래식 문학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표지가 인상적인 책들을 접할 수 있는데 이번에 만난 '조르주 바타유'란 다소 생소한 작가의 두 권의 책'눈 이야기'와 '하늘의 푸른빛'은 지금껏 만났던 표지보다 더 감각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극하는 표지가 인상적이다. 그중 처음으로 읽은 '눈 이야기'는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에로티시즘이라고 일컬어지는 책이라기에 호기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사람이 사람에게 빠지는 것은 한 순간이라고 한다. '나'라는 인물은 예민한 성격에 외롭게 자란 열여섯 살의 미성숙한 인물이다. 성인은 아니지만 늘씬하고 아름다운 시몬이란 소녀를 만나고 단 사흘 만에 그녀가 충격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시각적 자극에 휩쓸려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을 소유하지 않고도 극한대의 성적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 일은 두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일이 계기가 된다. 서로를 탐하는 두 사람을 한 마르셀이란 소녀가 우연히 목격하고 시몬은 마르셀을 두 사람의 관계에 함께하도록 이끈다.


지저분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생리현상을 통해 극한의 자극과 충족감을 느끼는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광기를 표출한다. 이 과정에서 마르셀은 평소의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도덕적 관념과 분위기를 초월하며 보여주는 행위로 인해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마르셀이 사라진 나와 시몬은 더 큰 자극에도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며 그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마르셀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인식한다.


성이 가진 쾌락의 즐거움을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주인공들이 추구하는 방식이 상상을 초월하는 면이 많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결코 하기 힘든 행위들을 서슴지 않으며 쾌락을 추구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불편하다는 감정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불안정한 인간 관계에서 오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은 조금 난해하고 어렵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우리 정서보다 성에 대한 생각이나 행위에 조금 더 자유로운 표현이 나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서양인들의 문학적 관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은 조금 난해하고 어렵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우리 정서보다 성에 대한 생각이나 행위에 조금 더 자유로운 표현이 나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서양인들의 문학적 관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기억도 시간이 흐르면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대로 기억하게 된다. 가장 위태롭고 불안정한 시기에 성적 쾌락을 추구하며 함께했던 인물을 잃어버린 그들은 시간이 흘러 그들을 돕는 인물을 따라 다른 나라, 다른 도시를 떠돌며 어떤 모습으로 지난 시간을 떠올리지... 그들이 가진 불안정한 정서는 어른이 되어서도 변화지 않을지 궁금해진다. 읽는 독자에 따라 평이 가릴 수 있겠지만 '눈 이야기'는 에로티시즘 문학이 주는 즐거움을 느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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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푸른빛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르주 바타유 지음, 이재형 옮김 / 비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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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티시즘 문학의 대가라고 조르주 바타유의 '눈 이야기'를 읽고 저자를 에로티시즘 문학의 대가라고 평가는 이유를 어렴풋이 느끼고 또 다른 책 '하늘의 푸른빛'은 같은 선상에 있는 책이 아닐까 하는 호기심을 갖게 한 책이다. 전쟁의 광기에 빠지기 전 불안정하고 불길한 기운이 엄습하는 유럽을 배경으로 주인공 나(트로프만)을 둘러싼 인물들과의 관계가 에로시티즘만이 아닌 급변하는 불안정한 시기에 살면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도르프만은 사랑하는 아내 에디트가 있지만 그녀의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늘 불안하다고 느끼기에 다른 여성들을 통해 자신이 느끼는 갈증을 해소한다. 책에서는 토르프만을 중심으로 세 명의 여성이 있다. 가장 더러운 사람들만이 출입하는 곳에 있는 여자 디르티 본명 도르테아란 여성은 자신이 가진 환경에 굴하지 않는 씩씩하고 당찬 여성이란 느낌을 준다. 그녀는 트로프만과 함께 그가 묵는 사보이 호텔에 찾는데 오래 전 트로프만의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을 보고 격분하며 들어온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면서도 토르프만과 성적 욕망을 채워가는 인물이다.


억압받는 사람들 편에 서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죽음이 멀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모습을 가진 못생긴 스물다섯 살의 아가씨 라자르... 토르프만은 라자르에게 자신이 겪은 모든 일들을 이야기하는데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인물로 자신처럼 함께 아프고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토르프만 주변에 있는 여성 중 가장 밝은 느낌의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크세니는 가장 안쓰럽고 불쌍한 여성이라고 볼 수 있다. 크세니는 좌파 성향의 좋은 집안의 아가씨로 특이한 성향의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 토르프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를 생각하는 그녀의 마음은 토르프만이 크세니에게 전혀 존중하거나 아니 개만도 못한 취급을 당한다. 그녀는 자신이 토르프만에게 했던 것처럼 자신을 위해주는 미셀이란 인물의 죽음으로 인해 절망하고 만다.


'하늘의 푸른빛'은 토르프만이 가진 비정상적인 행위와 취향만을 볼 때 에로티시즘이 강하게 묻어나는 책이다. 허나 그 속에는 유럽 전체를 어둡게 가두고 있는 전쟁이란 기운과 스페인 내전 등 한 인물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커다란 소용돌이 가진 무게감이 전반에 깔여 있어 결코 가볍게만 읽지 못한다.


인체의 한 부분을 극도로 탐닉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코 하지 못할 공간이나 분위기에서도 행해지는 성적 행동들이 온전히 이해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 배경상 죽음이 늘 주변을 맴돌며 가까이 있고 저자가 죽음을 어둡고 두렵게만 느끼는 존재가 아님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니 것에 조금은 이해가 된다. 에로티시즘과 죽음... 다소 어울리지 않은 것 같은데 저자는 두 가지의 결합을 작품에서 흥미롭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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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셀프 트래블 -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조은정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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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몇 년 전부터 가족, 친구들과 기회가 생길 때마다 자유여행을 다니고 있다. 국내도 아니고 해외여행이란 것이 쉽지 않기에 동남아시아보다는 조금 먼 여행지를 선택하는 편이다. 올해는 친구들과 이 년 동안 여행을 위해 돈을 모았기에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지를 의논하고 있다. 유럽보다는 미국 동부나 서부를 가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상상출판사에서 나온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을 만났고 미서부 여행을 생각해 본다. 미서부 여행을 다녀 온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었기에 더욱 끌리는 여행지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워낙에 땅이 넓고 광활한 대자연이 매력적인 미서부 여행은 자유여행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감이 없지 않았다. 허나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책을 보면서 여행가이드북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여행지선택과 정보들이 알차게 담겨져 있어 미서부도 충분히 자유여행으로 즐겨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미서부를 대표하는 도시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포틀랜드를 중심으로 자신이 평소에 보고 싶고 생각하던 여행스타일을 골라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일정 짜기를 알려준다. 누구나가 만족할 수 있는 베스트 코스, 평소에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자이언 국립공원 등을 볼 수 있는 대자연 코스, 미술관 & 박물관 코스 미식 코스, 쇼핑 코스로 처음 자유여행을 떠난 사람도 일정 짜기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이 선호하는 여행 코스를 짤 수 있다.

 

 

미서부 여행하면 자연이나 화려한 라스베이거스를 먼저 떠올린다. 여기에 영화광이 아니라도 무수히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할리우드는 서부여행을 선택하는 사람이 빼놓을 수 없는 여행코스다. 이미 영화나 미드, TV에서 보았을 기록들을 볼 수 있는 박물관, 유명인사들의 본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은 밀랍 인형이 전시되어 있는 마담 투소, 영화를 볼 수 있는 상영관,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스튜디오 투어까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아플 정도로 보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할리우드가 아닐까 싶다.

 

24시간 언제나 호화찬란한 빛나는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평소에 관심이 없던 게임이 주는 일탈을 잠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세계 최대 카지노, 콜라병 모양으로 다양한 기념품을 쇼핑할 수 있는 쇼케이스 몰, 이집트 파라오 형상을 볼 수 있는 호텔, 오색찬란한 분수대가 근사한 호텔은 물론이고 입이 벌어지는 화려한 모습을 가진 아름다운 호텔들, 보는 즐거움을 넘어 즐기는 액티비티 체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라스베이거스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미서부를 여행지로 선택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태초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자연을 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도 미서부 여행을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TV이나 이미 다녀온 분들의 사진을 보면서 여행지를 꿈꾸었는데 막연하게 국립공원 여행을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미국의 여러 국립공원을 방문하는데 경제적인 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애뉴얼 패스, 땅이 넓어 시차를 생각해야 한다는 유의점, 기본적인 안내책자나 기타의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비지터 센터를 들리기, 낮과 밤 일교차가 심해 챙겨야 할 옷가지에 대한 꼼꼼한 정보를 통해 미국의 국립공원을 여행할 때 필요한 정보들이 알차다.


브라이스 캐니언 국립공원은 미서부를 대표하는 3대 캐니언 중 하나다. 보는 것만으로도 입이 떡 벌어지는 나바호 트레일, 선셋 포인트, 브라이스 포인트, 인스피레이션 포인트 등 어는 곳에서 보든 하나같이 다 매력적인 모습이라 시간과 된다면 책에 소개된 곳 전부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붉은 사암들이 매력적인 모뉴먼트 밸리,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하게 되는 캐니언랜드 국립공원은 이제껏 몰랐던 곳으로 막연히 떠올렸던 국립공원과는 다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7가지 방법으로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을 여행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경비행기와 다소 몸이 힘들고 경제적인 면에서 부담이 가는 경비행기로 즐기는 피그닉 투어는 여행한다면 꼭 해보고 싶다. 


미서부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한 권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숙소, 여행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물품들, 경비, 비자, 입국심사, 대중교통, 여행을 생각하며 생각하게 되는 소소하지만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질문들에 대한 정보들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보면서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진다. 조만간 친구들과 만날 약속을 잡았는데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을 가지고 나가 이번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누어 볼 생각이다. 미국 서부 여행 가이드북이 가져야 할 모든 정보가 담겨진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이 책이 있어 미국 서부 여행은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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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빛의 일기 - 상
박은령 원작, 손현경 각색 / 비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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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브라운관을 떠나 있던 배우 이영애의 복귀작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던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5만원 지폐 속 인물 신사임당을 소재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이야기가 흥미로운 소재의 책으로 상하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선 상권만 읽어도 매력적인 인물들이 가득해 미처 보지 못한 드라마가 궁금해질 정도다.


지윤은 우리나라 미술사를 대학에서 가르치는 시간 강사다. 능력 있는 사업가 남편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자식과 지적 자부심을 높여주는 지윤이란 며느리를 둔 시어머니의 자랑스러운 가족이다. 생활에 묶여버린 부부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처지로 한 없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지윤의 복잡스런 마음과는 달리 친인척에게 자랑스런 가족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시어머니의 마음이 마냥 불편하다. 뛰어난 안목과 실력이 있어도 시간 강사로 살고 있는 자신 앞에 대학에서 인정하는 지도교수가 안견의 <금강산도>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미술학적으로 대단한데 진작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기자회견을 둘러싼 자리에서 진실을 알리고 싶어하는 인물은 지윤에게 의견을 물으며 시간 강사 자리마저 위태로운 실정이다. 지윤은 이탈리아 서점에서 <금강산도>와 관련된 자료들을 보게 되고 어떤 이끌림에 의해 고택에서 생각지도 못한 물건을 얻는다.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알려진 사임당이 아닌 한 여자로 한 남자와 서로 연정을 품은 로맨스가 풀어질 거란 예상과는 달리 기묘사화의 끔찍한 잔상은 여전히 이어지고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마음을 담은 행동으로 부모님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트리고 마는 사임당...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급하게 다른 남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 일은 사임당 그녀를 마음에 품은 남자를 깊은 상처를 남긴다.


지윤이 <금강산도>를 둘러싼 진실을 알고자 문서를 복구하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물건이 하루아침에 사업이 엉망이 된 그녀의 남편의 일과 깊은 연관이 있음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동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사임당의 이야기에 추가된 애틋한 로맨스가 더해져 동화책이나 위인전기에서는 느끼지 못할 재미가 더해진다. 드라마를 미처 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캐릭터 각각이 가진 이미지가 강하게 남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권력을 쥐고 움직이고 싶어하는 악랄한 인물로 인해 시대에 순응하며 본심을 들어내지 못하는 과거의 인물들, 현대는 학연, 지연, 돈이 아니면 실력이 좋아도 제대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기 힘든 대학이란 폐쇄적인 단체, 돈을 쫓아  거짓이 진짜가 되는 모습은 알고는 있어도 씁쓸한 기분을 갖게 한다.  


생활을 위해 한양으로 올라오는 사임당 가족과 그녀처럼 한양에 터를 잡는 그녀의 옛연인 아직 하권을 읽지 못했지만 이들이 만들어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드라마를 보았다면 책의 내용이 영상으로 더 다가올 수 있었겠지만 책을 통해 느껴지는 인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져 드라마도 찾아서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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