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생애
이승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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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4011 사랑에 대한 문학적 백과사전과 같은 작품.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이렇게 디테일하게 묘사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그냥 사랑에 빠졌을 뿐인데, 질투했을 뿐인데 거기에 이렇게나 많은 이유가 있었다니. 약간 작위적인 느낌도 들긴 하지만 거슬리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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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02-21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승우
작가 이름만 봐도 왜 마음이 아프죠?
작위적인 느낌?
궁금한데요?!
이 책은 잘 몰랐는데...저장합니다~

새파랑 2024-02-21 09:57   좋아요 1 | URL
그냥 좀 소설 느낌보다는 에세이 느낌이 강합니다 ㅋ

확실히 재미는 있습니다~!!
 
흰옷을 입은 여인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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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4010 ‘보뱅‘의 아름다운 문장으로 써내려간 ‘에밀리 디킨슨‘의 전기. 그녀의 시를 읽어보진 않았지만, 왠지 순수하고 아름다운 작품일거란 확신이 든다. 보뱅이 선택했으니까, 보뱅이 좋아했으니까. 한번 읽었을때는 별로였는데 두번 읽고나니 너무 좋았다. 문장과 문장들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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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02-21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패터슨‘이란 영화 봤는데...
<패터슨>이란 책 때문에요
‘애밀리 디킨슨‘ 하고 ‘아하!‘라는 말이 계속 맴도네요

새파랑 2024-02-21 10:02   좋아요 1 | URL
패티슨 검색하니까 로버트 패티슨 만 나오는군요 ㅋㅋ 디킨슨과 패티슨 ㅎㅎ

보뱅은 사랑입니다~!!

그레이스 2024-02-21 10:06   좋아요 1 | URL
죄송요
오탈자 고쳤어요
패터슨요
유명한 영화던데...ㅠ

새파랑 2024-02-21 10:10   좋아요 1 | URL
패터슨 ㅋ 영화 평이 대단히 좋네요. 시를 다룬 영화라니 궁금합니다~!!

그레이스 2024-02-21 10:12   좋아요 1 | URL
시 쓰고 싶어질 정도로 ^^ 좋았어요
혹시 보게되시면 에밀리디킨슨과 아하! 찾아보세요.
뭉클한 장면이예요.
전 넷플로 봤어요
 

다른 보뱅의 작품에 비해는 별로였다. 그래도 보뱅이니까 문장은 좋았다.


쉰다섯 살, 우린 최대한 얼굴을 숨긴다. 어머니의 시선을 받을 수 없는 우리는 하느님의 시선만을 받고 싶어한다. 그러다 죽음을 맞는다. 뒤이어 처음 온 아이가, 꿀벌이 윙윙대는 풀밭 위를 항해하는 우리의 관을 차분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우리의 죽음을 바라보는 낯선 이가 늘 있게 마련이다. 무사태평인 이 목격자 덕에 우리의 마지막 순간은 주일 나들이 복장을 한 평화로운 사건이 된다. 수수께끼처럼 이어지는 소박한 날 들에 끼어드는 하나의 사건. - P13

나중에 에밀리는 천사의 난폭함을 보이며 털어놓게 된다. 자신은 한 번도 어머니를 가져 본 적이 없다고, 어머니란 ‘우리가 불안에 사로잡힐 때 의지하게 되는 분‘이 아니겠냐고. 어머니란 무엇인가에 대한 완벽한 정의다. 우리가 무언가를 이해하려면 결핍보다 나은 것이 없다. - P17

헝클어진 태양 같은 민들레를 귀걸이로 삼던 이가 생기 없는 안락한 삶 속으로 멀어져 갈지언정 민들 레의 영광은 남는다. 내리치는 가을비에 시달리는 꽃, 일상의 굶주림에 속박당한 암소들에게 뜯어 먹히는 꽃. 그럼에도 이 꽃들은, 그 비와 암소들을 이야기하며 사랑하기도 하는 언어를 사방으로 퍼뜨린다. 말은 불멸의 태양이다. - P59

에밀리는 다른 이들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안다.
우린 한 줌의 사람들밖에 사랑할 수 없으리라는 것. 이 한줌의 사람들 역시, 죽음의 무구한 숨결이 불어오면 민들레 갓털처럼 흩어지리라는 것. 그것 말고도, 글은 부활의 천사임을 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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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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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4009 말을 잃어버린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 두 사람의 교차 이야기. 표지처럼 두 사람의 삶은 불투명하고 우울하지만 결말은 아름답다. 결핍과 결핍의 만남. 한강 작가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작품. 왜 입과 눈만 다른 기관과는 다르게 닫고 잠글수 있는걸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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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2-21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읽어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은데 좋게 읽었던 것 같아요. 한강 작가 나름의 분위기가 있어 좋았어요^^

새파랑 2024-02-21 10:04   좋아요 1 | URL
전 우리나라 작가 1픽하면 한강 작가를 꼽고 싶습니다~!!
 

역시 믿고 읽는 한강 작가의 작품.

나는 당신에게 왜 그토록 어리석은 연인이었을까요. 당신에 대한 사랑은 어리석지 않았으나 내가 어리석었으므로, 그 어리석음이 사랑까지 어리석은 것으로 만든 걸까요. 나는 그만큼 어리석지는 않았지만, 사랑의 어리석은 속성이 내 어리석음을 일깨워 마침내 모든 것을 부숴버린 걸까요. - P44

그녀는 숨을 참았다가 천천히 뱉는다. 자신의 어머니의 마지막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마지막 열세 시간 동안 어머니는 눈과 입을 반쯤 벌린 채 느린 숨을 쉬었다. 십여 년 전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난 오빠 부부는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태평양을 건너오는 중이었다. 쉬지 않고 그녀는 어머니의 귀에 속삭였다. 의식을 잃은 것 같아도 청각만은 살아 있으니 뭐든 이야기를 들려주라는 호스피스의 충고 때문이었다. - P145

가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 몸에 눈꺼풀 입술이 있다는 건.
그것들이 때로 밖에서 닫히거나,
안에서부터 단단히 걸어잠길 수 있다는 건. - P161

나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다. 혀끝으로 아랫입술을 축인다.
가슴 앞에 모은 두 손이 조용히, 빠르게 뒤치럭거린다.
두 눈꺼풀이 떨린다, 곤충들이 세차게 비비는 겹날개처럼.
금세 다시 말라버린 입술을 연다.
끈질기게, 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쉰다.
마침내 첫 음절을 발음하는 순간, 힘주어 눈을 감았다 뜬다.
눈을 뜨면 모든 것이 사라져 있을 것을 각오하듯이.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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