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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짐을 지는 자와 짐을 지우는 자. 복종-지배 관계를 떠올리는 사람은 군주신민이다. 자생-기생 관계를 떠올리는 사람은 민주시민이다. 아무리 젠체해도 지배자는 결국 기생적 존재라는 각성에 도달해야 참 세상을 일구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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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까지 인사동에 가면 박수근을 볼 수 있습니다. 유화 물감으로 그린 특별한 동양화, 화강암 바닥에 화강암 같은 존재들을 새겨넣은 그 한국화, 있는듯 없는듯 웃는듯 우는듯한 운주사 마애여래와 너무도 닮은 아낙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박수근 matière에 스며들었다 나오니 부정한 권력, 부패한 자본, 타락한 종교에 영혼을 볼모잡힌 오늘 한국인의 모습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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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행복하다 느끼고 주위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이 도리어 더욱 이기적이고 편협한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를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대체 얼마나 행복하면 더는 이기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요?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이기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행복한 감정을 느끼면 사람은 더욱 큰 안정감을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욕구에 더 집중하면서 주변 사람을 의식하지 않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이기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높다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늘 일이 잘 풀려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생각에 휘말려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독단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잘 나가던 사람이 어느 날 급격히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바로 이런 독단이 부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불행한 상황에 놓인 사람은 주위 환경에 더 섬세하고 예민하게 반응해 오히려 주변을 배려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불행할 때 마음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기 파괴적인 것이 아니라면 불행한 사람이 불행한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 양보하고 배려할 때, 격조 높은 행복이 창조되지 않을까요. 생명의 이치가 그러하지 않을까요.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자기만 행복해지려고 이기심과 독단을 극대화하는 소수 사람들이 준동하고 있습니다. 정권, 돈, 종교를 움켜쥐고 범죄 수준의 패악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행복은 배타적 소유 대상이 아니라 함께 향유할 가치라는 사실을 모르는 중독자들입니다. 영혼이 파멸된 자들입니다. 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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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14-02-14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분트
아프리카 반투족 말로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이랍니다.
내가 있어 네가 있다는 것과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것은 참 다릅니다.
수 많은 너로 인해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진실로 행복한 것일까요?
 

 

서울대 웬만한 인기학과보다 한의대 가기가 더 어렵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 마흔 넘은 나이로 한의대 가겠다고 수능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년 이상 인문사회과학을 공부한 내게 고교 이과 수학은 가히 난공불락의 요새였습니다. 하여, 수학책만 열한 권을 싸들고 용인 백련암으로 들어갔습니다. 하루에 열다섯 시간 씩 참선하듯 수학문제를 풀었습니다. 공부 사이사이 뭉친 마음이 탁 풀어지게 하는 휴식법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닥에 예쁜 꽃 그림이 그려져 있는 조그만 세숫대야에 미리 맑은 물을 떠놓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문제가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가 쌓이면 가만히 책상에서 물러나 세숫대야 앞에 앉습니다. 심호흡을 한 뒤 고요히 손을 씻습니다. 초르르 초르르 똘랑똘랑....... 영롱한 물소리가 영혼의 갈피마다 번져갑니다. 결코 길지 않은 그 시간 동안, 그러나 가뭇없이 아득하게 삽상함, 맑음, 가벼움, 풀림, 안온함의 바다로 흘러갑니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醫者로 살아가는 일이 아내의 발자국 소리처럼 익숙해진 요즘, 심리 상담을 하거나 침을 놓은 직후 나는 언제나 손을 씻습니다. 단순히 위생적인 이유만이 아님은 물론입니다. 아픔, 그 내력, 드물지 않게, 불평을 토로하며 이리저리 마음결 헤집어 흔드는 환우들의 마음에 섞이고, 몸에 닿고 나서 손을 씻으면 그 즉시 마음이 고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날 거의 무심코 했던 행동을 이제는 완전 유심히 하는 것입니다.

 

최근, 어떤 감정적 쏠림과 그에 대한 합리화를 유발시키고 나서 손을 씻게 했더니 그 쏠림과 합리화 사고가 사라졌다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손을 씻으면 마음도 깨끗해진다는 진실이 실험으로 증명된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를 확인하면서 심리치료의 과정에 환우 스스로 손 씻기 또는 치료자의 손 씻기기를 도입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 세밀하게 이 생각을 다듬어 실천에 옮기려 합니다. 자못 의미로운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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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3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3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드리 헵번, 배우의 삶보다

굶주리고 아픈 생명 끌어안은 인문적 삶이

훨씬 더 아름다웠습니다.

 

 

 

오드리 헵번 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의로움과 선함을 저버린 사회를 끌어안은, 이

젊은이의 눈빛과 입 매무새를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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