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사기 - 포스트모던 사상가들은 과학을 어떻게 남용했는가
앨런 소칼, 장 브리크몽 지음 | 이희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행으로 촉발된 90년대 미국의 과학전쟁을 대표하는 저작.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논란의 출발점으로써 일독할 가치는 충분. 별 3개가 적당하지만 다른 리뷰의 평가가 박한 것 같아 5개를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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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VS 철학 -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 철학 대 철학
강신주 지음 / 그린비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방대한 내용을 다루는 이런 류의 교양서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은 저자의 전문분야가 아닌 부분에서 틀린 사실을 서술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저자가 동양철학 전공자여서 그런지 특히 서양철학 부분에서 틀린 내용이 자주 발견된다. 

 한 가지만 예로 들면, 

22. 무엇이 자본주의를 살아가게 하는가? 베버 VS 보드리야르 中  

저자는 베버의 자본주의 이해가 사실상 편협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저자에 따르면 베버는 자본주의 발생의 기원을 '프로테스탄티즘 윤리'라는 종교적 윤리에서 찾음으로써, 대량생산-대량소비로 유지되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베버에 대한 저자의 조악한 이해는 일반적으로 널리 퍼진 속류적인 베버주의 해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어서 별로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하지만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상, 많은 철학 입문자들이 베버에 대한 속류적인 이해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을 방치하는 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 윤리를 자본주의 발생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서술한 적이 결코 없다. 그것은 베버 자신이 분명히 밝히고 있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는 어디까지나 역사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기원을 '역사적으로 추적'한 하나의 사례 분석에 지나지 않는다. 베버는 마르크스와 달리 사회의 총체적인 본질을 모두 설명하는 거대담론으로서의 사회과학을 거부한 사람이다. 그는 역사적인 탐구를 통해 프로테스탄티즘 윤리를 서구의 자본주의의 탄생 과정에서 '선택적 친화력'을 가지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규정했고, 초기 자본주의의 역사적 기원을 밝히는 핵심적인 단초로 삼았다. 마르크스의 유물론이 하부구조를 역사발전의 근본적인 요인으로 규정하듯이, '상부구조'를 궁극적인 결정요인으로 삼는 도식적인 담론이 결코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 그가 청교도적 금욕주의야말로 '자본주의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니! 이 얼마나 한심한 이해인가. 저자의 서술은 불행히도 이러한 한심한 이해를 바탕으로 펼쳐져있다. 

사실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저자가 아무리 철학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모든 것을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는 독자는 비판적으로 텍스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입문교양서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없지만,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없는만큼 그에 대한 수용도 '선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 마디로 책의 내용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는 말자는 것이다. 특히 저자의 주관성이 짙게 배어있는 듯한 부분은 좀 더 많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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