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내가 OO 7
미즈시로 세토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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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소꿉친구인 슈고, 애쉬, 타로가 어느 날 카페에서 만난 '773(나나미)'의 제안으로 300일 후 가장 불행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만화다. 승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던 세 사람은 점점 더 불행해지다가 급기야 세 사람 중 한 명이 목숨을 잃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나나미가 큰 희생을 치른 결과 게임이 재개되고, 덕분에 다시 한 번 게임을 하게 된 세 사람은 힘들게 얻은 기회를 지난 번과 다른 인생을 사는 데 사용하기로 한다. 


한편 회사에서 잘려서 시간 많은 백수가 된 슈고는 어린 시절에 겪은 방화 사건에 대해 새롭게 조사해 보기로 한다. 슈고의 어린 시절을 망친, 너무나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건이라서, 슈고는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해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생각나는 기억들이 있었고, 그 기억들을 연결하고 또 연결한 끝에, 슈고는 결국 그 시절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진실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그런 슈고를 지켜보는 나나미의 머리 속에선 슈고가 상상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미즈시로 세토나의 만화가 대부분 그렇지만, 이 만화는 정말이지 다음 전개를 예상하기가 어렵다. 판타지와 미스터리, 스릴러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있어서 좀처럼 질리지도 않는다. 7권 마지막에 또 다른 반전이 나오는데, 작가님 대체 어디까지 가시는 건지... 어서 8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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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그린 에덴 1
마야마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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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야 미노리는 언니만 편애하는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요요기 미술학원이라는 디자인 전문학교에 입학한다. 미노리는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매일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기를 꿈꿨지만, 입학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친구는커녕 과제에 치여 죽을 맛이다. 그런 미노리에게 두 명의 남학생이 다가온다. 한 명은 우등생인 데다가 성격까지 좋아서 모두가 좋아하는 카가미 토우마, 다른 한 명은 예술적인 감각은 뛰어나지만 성격이 괴팍해서 다가가기 힘든 후지오카 타케루이다.


미노리는 위기에 처할 때마다 다정하게 자신을 구해주는 카가미에게 호감을 느끼는 한편으로, 왠지 모르게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는 듯 보이는 후지오카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이런 식으로 여주인공이 서로 다른 타입의 두 남성에게 동시에 호감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전형적인 삼각관계 로맨스 만화인데, 배경이 디자인 전문학교이고 세 명 모두 이제 막 예술의 세계에 진입한 초심자들이라서 각자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허니와 클로버>가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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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은 밤의 디저트 가게
나카야마 유카리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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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건 아닌데, 읽다가 울어버리고 만 책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평범한 동네 한 구석에 위치한 디저트 가게. 곰과 연어가 밤에만 영업하는 특이한 가게다. 대체 누가 여기를 찾아올까 싶은데 의외로 찾아오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밤 늦게까지 일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회사원부터 회사를 그만둔 여성, 회사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신입 사원, 남편과 사별한 아내, 독박 육아 중인 여성, 병석에 있는 할머니를 걱정하는 손녀, 고양이와의 이별을 앞둔 할아버지, 투병 중인 친구를 걱정하는 중년 여성들 등이다.


이 만화는 드라마로도 제작된 인기 만화 <심야 식당>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회 다른 인물이 길을 걷다가 우연히 디저트 가게를 발견하고, 가게에 들어와 주인장인 곰과 연어가 만들어주는 디저트를 먹고, 디저트를 먹으며 각자의 사연을 털어놓는 식이다. 다른 점은 세 편의 에피소드가 이어진 다음, 각각의 에피소드의 '어나더 스토리'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먼저 나오는 에피소드 한 편 한 편도 감동적이지만, 각각의 에피소드에 등장한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 같은 내용을 다르게 보는 과정에서 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만화를 그린 작가 나카야마 유카리는 간호사 겸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병원이 배경이거나 환자가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많은 편이다. 이제 막 사회인이 된 여성부터 워킹맘, 싱글맘, 일하는 자녀를 대신해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린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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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의 실패
강산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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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어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말한다. 대학에 가면 뭐든 할 수 있다, 좋은 대학에 가면 더 많이 할 수 있다, 라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아마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대학에 입학해 한 달 아니 일주일도 안 되어 깨달을 것이다. 대학에 가면 뭐든 할 수 있다던 어른들의 말은 거짓이었다는 걸. 대학에 가도, 좋은 대학에 가도 뭐든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애초에 뭘 좀 해본 애들이 뭐라도 할 수 있다는 걸 말이다.


강산 작가의 만화 <루의 실패>는 이슬아 작가가 이 책을 2023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해서 알게 되었다. 주인공 루와 친구들은 서울 모처의 대학가 주변에 사는 이십 대 청년들이다. 전공 공부에도 취업 준비에도 전념하지 못하는 이들은 하루하루를 시덥잖은 일들로 채운다. SNS에서 유행하는 카페에 간다거나, 데이팅 어플로 원나잇 상대를 찾는다거나, (극장에 진득하게 앉아 영화 한 편은 못 보면서) 틱톡 영상을 몇 시간씩 본다거나 하는 식이다.


하루하루를 시덥잖은 일들로 채우는 이들의 마음이 결코 편하기만 한 건 아니다. 이들은 저마다 공황과 분노, 불안과 우울에 시달린다. 특히 친구들 사이에서 대장 역할을 맡고 있는 루의 경우가 심하다. 부모님 집에 얹혀 살면서 생활비를 받아 쓰는 루는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하는 친구들에 비하면 형편이 낫다. 하지만 루 자신은 일찍이 경제력을 갖추고 자신의 진로를 찾아 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극도의 불안과 열등감을 느낀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청춘들의 불안과 분노라는 흔한 소재를 다룬 만화인데, 소재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전개는 기발하고 참신하다. 루의 친구들 중 하나인 '블래키'는 인간이 아니라 개다. '종소수자'인 블래키는 친구들 사이에서 대체로 존중받지만, 이따금 친구들이 자신 앞에서 '개새끼', '개같다'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쓸 때마다 흠칫 놀라며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이런 일들이 쌓여서 어떤 식으로 관계에 균열을 내는지를 보여주는 섬세한 만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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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비밀 클럽 1
후쿠시마 텟페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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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학원 도시 '사립 유칼리잎 학교'의 신입생 네코타 유이치는 무슨 동아리에 들어갈까 고민하던 중 엄청난 미소녀 아리가사키 치토세가 부장이자 유일한 부원인 '방과 후 비밀 클럽'에 들어간다. '방과 후 비밀 클럽'은 이름 그대로 방과 후에 부장과 부원들이 모여서 학교 곳곳에 숨겨진 비밀들을 알아내고 진상을 파헤치는 것이다. 네코타는 학교의 비밀 따위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아리가사키가 예쁘기도 하고 아리가사키를 가만히 내버려 두면 안 될 것 같다는 이상한 예감이 들어서 동아리 활동에 참가한다. ​ 


1권에서 아리가사키와 네코타는 교내 신문부의 비밀, 학교 휘장의 비밀, 매점에서 판매하는 빵의 비밀, 온라인 수업의 비밀, 안뜰의 저수지와 선도부장의 비밀 등을 알아낸다. 수수께끼를 좋아하는 신비한 분위기의 미소녀와 어리바리한 소년의 조합인 점, 학교를 배경으로 소소한 추리를 해나가는 과정을 너무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그린 점 등이 요네자와 호노부의 동명 인기 소설이 원작인 애니메이션 <빙과>를 떠올리게 한다. 작화는 데즈카 오사무 느낌이 나는데, 작중에 데즈카 오사무의 명작 <불새>가 언급되는 걸 보면 높은 확률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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