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서통합 의료인가? - 만성 불치병
이시형 지음 / 풀잎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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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박사는 한국에서 최초로, 대중적으로 성공한 자기계발서를 저술한 분이고 예전에는 매스미디어 출연도 자주 하여 인지도가 매우 높은 분입니다. 그 본분은 역시 많이들 아는 대로 정신과 의사이며 뇌 과학자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유독 의학과 한의학이 직역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여 국민이 불안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시형 박사는 지금 이 신저에서 동서의학의 통합을 주장합니다. 한의학의 빼어난 점은 의학계가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게 해야 한다는 게 그 요지로 보입니다. 

이 책 곳곳에서 강조되는 키워드 중 하나는 기(氣)입니다. 제2장(p54 이하)을 보면 오스트리아 수도 Wien 병원의 박우현 교수가 소개되는데, 이분은 2018년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전통통합의학을 TCM이라 부르는데, 그는 매주 서양의학자들에게 이 TCM을 강의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챕터 2 전체가, 그의 온갖 활약상을 담은 컬러사진들과 함께 그의 화려한 경력 설명으로 채워집니다. 박 교수는 기(氣)를 에너지로 번역하여 그의 강의 핵심 주제 중 하나로 삼는데, 일단 사진들만 봐도 그의 명망과 평판이 짐작됩니다. 혁명이 끝난지는 오래되었으나 프랑스 왕족 후손의 주치의와 찍은 사진도 있고, 합스부르크, 호엔촐러른 황실 후손의 주치의분도 보입니다. 박 교수는 이 책의 서문을 쓴 분이기도 합니다. 

기는 에너지로도 표현됩니다. 이 기가 환자나 기타 누군가 이것이 필요한 이들에게 불어넣어지면, 그 사람은 종전에 느끼지 못하던 무엇인가를 감지하게 되는데, 서양인들은 이를 something great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이런 기 치료라는 걸 행할 수는 없고, 저자 스스로도 말하지만 서양(이미 practice하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전문가들 중 어떤 이들이 하는 방식으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도 합니다. 반면 박우현 교수의 메서드는 대단한 반응이니, 기 치료라는 건 확실히 어떤 포뮬라로 정립하기 어려운, 오묘한 측면이 있는 듯합니다. 

저자께서는 동양식과 서양식 접근법(물론 기 치료, 대체의학)의 특징을 각각 다르게 파악합니다. 서양은 주로 입(入)을 중시하며, 동양은 출(出)에 초점을 둡니다. 물론 대체로 기(氣)의 출입을 두고 말하는 것이며, 박 교수님 특유의 "풋(phut)!"하며 기를 불어넣는 방식은, 박 교수님 고유의 방식만 그리 효과를 보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많은 서양인들은 이를 더 이상 신비하다거나 기적처럼 여기지 않고 이미 기성 의학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또 동양의 특징은 연속성, 서양의 특징은 비연속성에 있다고도 합니다. 

제3장은 김의신 교수와 SB주사에 대한 내용입니다. 김의신 교수는 이 책 추천사를 쓴 분이기도 한데, 박 교수가 국내 학부는 경희대 한의대를 나온 것과 달리 이분은 서울대 의대 출신입니다. p106을 보면 말기암 환자가 복수, 흉수가 가득차 더이상 장래가 없어 보일 때 그가 개발한 SB주사(알파K)가 효과를 보았다고 책에 나옵니다. p111을 보면 서울대 의대 이왕재 교수가 이 주사를 뇌종양 환자에게도 적용하여 일정 효과를 본 사례가 나오며, 자궁경부암. 담도암 등에도 경과가 좋았던 보고가 있다고 합니다. 

p122를 보면 재미교포 치과의사 이상덕씨의 DDS학회 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어떤 환자가 송곳니 하나가 빠진 후 온몸에 통증이 확산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은 비단 이 환자만의 특수한 것이라기보다는 아마 우리들도 그 비슷한 체험을 한 번 정도는 해 봤음직한 것입니다. 서양의학은 대체로 국소적인 질환에 집중하고 특정한 효과가 날 것을 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동양의학은 인체 전체를 모두 하나로 연결되었다고 보며, 종합적인 처방을 하는 게 특징이라고 하죠. 앞에서 이야기한 연속성이라는 개념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지나치게 많이 쓰는 농법은 땅을 병들게 하며 이후 세대가 엄청난 비용을 치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의학자들이 보다 열린 마음으로 홀리스틱한(p125) 접근 방식을 가져 동양의학의 좋은 점을 적극적으로 흡수한다면 무엇보다 환자의 편익과 복리가 늘어날 것입니다. 이 책에 나온 모든 처방은 개인 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을 거칠 필요가 있겠음은 물론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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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ONSCHOOL IELTS Study Pack - 시원스쿨 아이엘츠 학습지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외 지음 / 시원스쿨LAB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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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학 쪽 바라보는 학생들의 경우 아이엘츠를 많이들 응시합니다. 아무래도 한국인들에게는 영국식 발음이 미국보다 낯설어서 듣기가 조금이라도 어렵기도 하고, 그런 걸 떠나서라도 아이엘츠가 내용 자체가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이엘츠는 아이엘츠에 특화된 교재, 코스로 공부해야 효율이 좋을 텐데, 특히 이런 학습지 포맷은 시원스쿨에서 잘 만든다는 생각이며 이번에도 확인가능했네요. 책에서는 "하루 한 시간으로 아이엘츠 완성"을 표방합니다. 

이 스터디 팩은 12주 코스의 본 내용+2회분 실전모의고사로 구성되었습니다. 12주 코스도, 첫 두 주는 기초 다지기, 나머지 10주가 아이엘츠에 대한 본격적인 공부를 시키는 내용입니다. 아이엘츠 영어라고 해서 다른 영어공인능력시험과 생판 다른 내용을 묻는 건 아니며, 다만 아무래도 아이엘츠 포맷이라는 게 따로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에 맞는 고득점 포인트를 교재가 짚어 줘야 합니다. 시원스쿨의 다른 교교들처럼, 학습자가 어려워할 만한 대목을 차근차근 조곤조곤 가르치는 듯한 형식이라서 마음부터가 뭔가 편해졌습니다. 

제가 인상적으로 본 건, 예를 들어 week01에서 모든 자음, 모음에 입 모양을 그려 넣고, 조음 방법도 자세히 가르치는 대목입니다. 영국식 영어라서 아무래도 그 특유의 풍을 (적어도) 흉내라도 내려면, 이렇게 조음부터 하나하나 새로 교정한다고 여기고 성실하게 따라해야 합니다. 물론 언어는 종이로 배우는 게 아니므로, 교재에는 일일이 QR코드를 달아서 시원스쿨 사이트로 연결되게 배려했습니다. 영국식 발음이 무조건 옳다는 게 아니라, 영국 가서 공부 혹은 취업할 사람이라면 그 발음을 기초부터 잘 익혀야 발음은 물론 자기 귀에도 더 잘 들리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week01의 p21을 보면 특히 한국인이 잘 틀리는 여러 예를 들며 이것부터 반드시 고칠 것을 제안하는데, 이건 아이엘츠나 영국식을 떠나 모든 영어에 통하는 사항이므로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몸에 익혀야 하겠습니다. 

아이엘츠도 말하기, 쓰기, 듣기, 읽기 등 네 파트로 나뉜 것은 다른 영어공인능력 시험과 같습니다. 아무래도 코스 초반에 해당하는 week03~05에서는 유형 파악하기가 주를 이루며, 많은 수험생들이 마음에 큰 부담 없이 아이엘츠 유형을 눈에 익히는 게 첫째 과제입니다. 스피킹 파트에서 많이 나오는 질문 유형은 예를 들면 week03의 p3에 나오는 여러 물음들입니다. 어느 정도 영어 공부를 해 온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알아들을 만한 것들이지만, 어학 공부의 경우 특히 중요한 게 "내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여기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머리 안에 지식과 노하우를 쌓는 것입니다. 동의/반대, 장점/단점, 원인/해결책, both views, 이런 구조들은 수험생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것들입니다. 

week09를 보면 이제부터는 각 영역에서 빈출 주제가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합니다. p8을 보면 is referred to as가, 전치사 as 하나가 붙음으로 해서 완전히 다른 뜻이 되어 버립니다. on one's own 같은 숙어는 영어 특유의 표현인데 실제로 좀 의외다 싶게 저들이 자주 쓰는 구절이죠(영국식 미국식 가리지 않고). p10을 보면 특히 아이엘츠, 토플 같은 데서 한국인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라이팅의 핵심 요령이 나옵니다. 서론은 두괄식으로(미괄식 배치는 공인영어시험에 걸맞지 않습니다), 본론은 요점이 드러나되 내용을 풍성하게(영어시험뿐 아니라 학교 들어가서 어떤 유형의 라이팅이라도 마찬가지), 무난한 결론으로의 마무리, 이상이 아이엘츠다운 글쓰기이겠습니다. 

말하기 영역의 경우, 어느 시험이건 일종의 템플릿이라는 게 있어서 다양한 경우(질문, 문제) 각각에 잘 맞는 모범답안을 마련하고, 실전에서는 약간의 변형을 거쳐 답하게들 가르치는 게 현실입니다. 이상적인 교습 방법은 아닐 수 있으나, 시험은 현실이기도 한 만큼 요령도 필요하며 그래서 이런 교재와 코스가 나오기도 하는 것입니다. week12의 p12를 보면 샘플 답안이 나오는데, 이 정도는 딸딸 외울 정도가 되어 아이엘츠 고득점 포커스가 하나하나 맞혀진 답이 입에서 술술 나오게끔 준비를 해야 합니다. 듣기의 경우 영국식 발음이 귀에 선 것만 제외하면(사실 요즘은 심지어 토익에서도 영국, 캐나다, 호주식 발음이 나오기 때문에 그리 생경하지도 않지만), 이에 나오는 어휘 수준은 토플보다도 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스터디 팩에서 가장 잘된 부분이, 12주 코스가 끝난 뒤 나오는 두 권의 실전모의고사(Practice Test)입니다. 마치 실제 아이엘츠 시험을 치르듯 생생한 문제들이 담겨서 감각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에 좋습니다. 어떤 시험이라도 실력과 별개로 감각이라는 게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시원스쿨에서 제공한 도서를 공부하고 나서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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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커뮤니티로 연봉 1억이 되었다 - 당신을 위한 무자본 창업 노트
박소정.박서인 지음 / RISE(떠오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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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건 꼭 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저자들께서 자신을 소개하는 말입니다.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로 꼭 해 보고 싶은 일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용기나 재능, 혹은 자금이 부족해서 "감히" 시도하지 못합니다. 한 분은 전직 대기업 직원이고 다른 한 분은 인터넷 쇼핑몰을 18년 동안 운영하신 경력이 있습니다. 두 분 저자의 공통점이라면 한두 번의 큰 실패 경험이 있고, "피보팅"의 계기로 삼아 거꾸로 대박을 일궈냈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에서 제가 독자로서 오히려 더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저자들이 큰 실패를 했던 대목입니다.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힘든 건, 거의 24시간 동안 매장에 붙어 있으면서 쉴새없이 크고작은 노동을 해야 한다는 점(p28 등)입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현실이 이렇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로망이라면 가게 돌아가는 시스템을 딱 마련해 놓고 알바생들만 써서 운영하는 이른바 "풀 오토"를 돌리는 것입니다. 이게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저자분들 같이 노련한 사람들도 이게 안 돼서 결국 가게 문을 닫고 만 것입니다. 자영업자들의 실패담은 그것만으로도 다른 이들에게 반면교사가 되기 때문에 제3자에게 유익한 정보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실패를 바탕으로 남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한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더 재미있습니다. 더군다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어떻게 운영했기에 그로부터 많은 수익이 났다는 것인지도 역시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온라인으로 컨텐츠를 만드는 데에는 도대체 돈이 들지를 않습니다. 그야말로 무자본 창업이겠으며, 또 매출의 90%가 수익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아무리 매상을 올려도 인건비다 월세다 고정비 지출이다 해서 다 빠져 나간다면 애써 노동하고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셈이며 실제 많은 자영업자들이 이런 애로점을 호소합니다. 그나마 장사라도 잘 되면 나을 텐데, 경기가 나빠서 그것마저 힘들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창업은, 만약 매상만 일정하게 올릴 수 있다면, 확실히 매력적인 대안이긴 합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우리는 확실히, 어떤 놀라운 세상에 살고 있는 게 맞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잠시 수고하면, 남도 아니고 바로 나 자신의 관심사를 수십~수백 명이 모여 토의하는 "방"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나도 이 이슈에 대해 절실한 관심을 가졌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훨씬 예리한 현실 인식과 정보가 난무(?)하는 걸 보고 놀라기도 합니다. 집단 지성의 힘은 그만큼 놀라운 것이며 혼자서 끙끙대거나 개인적 인맥을 동원해도 해결 안 되던 문제가, 단톡방 눈팅 몇 번에 간단히 풀리기도 하니 말입니다. 

저자는 원래 사람을 잘 안 만나는 편이었다고 합니다. 성격이 내성적이라서가 아니라 일이 바빠서인 경우가 많았는데, 오프라인에서 사람 만나서 정보 얻는 게 사실은 꽤나 비효율적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오프라인에 비해 시간과 돈이 덜 들면서, 얻는 정보는 더 알짜가 많았다는 게 저자의 평가인데 이 역시 수긍하게 됩니다. 사람 몇 백 명을 만나야 알 수 있었던 걸, 매일같이 정보를 생산하는 블로거들의, 실제 일상과 업무를 통해 얻은 노하우와 정서적 고충을 엿본다는 게 얼마나 효율적이냐는 것입니다. 

저도 현재 여러 단톡방에 들어가 있지만, 이런 방을 보면 방장이나 스탭 외에도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하며 방 참여자들을 일종의 팬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사람들도 일종의 인플루언서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현업에서 얻은 노하우가 남다르거나, 특별한 열정을 갖고 활동하며 다른 참여자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기도 합니다. 책 제2장, 특히 p77 이하에는 저자가 이런 오픈채팅방에서 찐팬을 만들었던 과정이 나와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물론 누구나 유념해야 할 게, "찐팬"은 그에게 어떤 진정성이 보여야 생기는 것이지, 영리의 의도를 노출하거나 불건전한 영향력 획득 등의 속셈이 보인다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겠습니다. 

요즘은 전자책 쓰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플랫폼이나 출판사에서 이를 지원하기도 하고, 평소에 책 쓰기를 통해 자신을 세상에 알리고 소통하려는 포부를 지닌 이들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 책 제3장에서는 수익화를 위한 전자책 쓰는 방법이 자세히 나옵니다. 전자책이 그렇게나 많이 나오지만 시장에서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책은 극히 드뭅니다. 저자는 잘 팔리는 전자책은 따로 있다고 하며, 야심하게 자신의 책을 시장에 내놓고 가급적이면 성공까지 하려는 이들이 특히 유념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알려 줍니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주장 중 제가 다른 책에서는 잘 못 본 내용이, 강의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방법입니다. 책 서문에서부터 그 얘기가 나와서 과연 무슨 이야기일까 했는데, 후반부 상당 부분을 그 주제에 할당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하는 내용들이라서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이 중에는 저자분들의 특수한 재능이나 여건에 힘입은 요소도 있겠지만, 우리 독자들로서는 성공한 이들의 케이스,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나한테 맞는 몇 가지만 캐치하여 내 생업에 적용할 수만 있어도, 또 몇천, 아니 몇백의 추가 수익만 더 올릴 수 있어도 꽤나 괜찮은 결과 아니겠습니까.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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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바로 초등 4 필수 한자 - 초등생이 꼭 익혀야 할 학년별 한자 어휘 길잡이 바로바로 초등 필수 한자 4
FL4U컨텐츠 지음 / 반석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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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단계가 올라가면서 제시되는 한자도 점점 수준이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p18에서는 부부(夫婦)라는 단어가 소개되는데, 이 말 자체는 어려울 게 없으나 같이 나오는 다른 말들이 조금 어렵습니다. 4자성어 중 부창부수(父唱婦隨)라는 게 있는데, 뜻은 "부부 간에 화합하는 도리"를 뜻한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에게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귀여운 컬러 일러스트가 같이 실렸기 때문에 이해가 더 쉬워질 듯합니다. 또 신부(新婦)라는 단어도 나오는데, 이렇게 한자로 같이 써 주면 발음이 같은 다른 단어하고 헷갈릴 일이 없겠습니다. 일본어로는 좀 다른 뜻을 가지는 대장부(大丈夫)도 나오네요. 

교재는 매 챕터마다 대표 단어를 하나 제시하고, 그 한자가 들어간 다른 단어들도 함께 소개합니다. p24에는 고향(故鄕)이 나오는데, 고(故)라는 글자는 고의, 죽마고우 등에 들어간다고 책에 나오네요. 사실 고(故)가 고향이라고 할 때 쓰이는 것과, 고의라고 할 때에는 의미가 상당히 다릅니다. 왜 hometown과 intent에 같은 형태소가 들어가야 하는지, 아이들이 완전히 납득하기는 어렵겠지만 어른이 최대한 잘 이끌어야 하겠지요. 죽마고우(竹馬故友)의 故는 고향에서의 故와 뜻이 바로 통하며 학생들도 잘 알아들을 것입니다. 유명한 문학 작품과 노래도 있는 만큼 향수(鄕愁)라는 말의 뜻은 너무 어렵지 않게 다들 받아들이겠죠. 

확인(確認)이라는 글자는 쓰기도 어렵고 애들이 일상에서 접하기도 그리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 과제, 숙제에다 찍는 확인 도장 같은 이야기를 하면 좀 쉽게 받아들일까요? 이 글자들은 다른 단어에 무척 넓게 확장되어 쓰일 수 있습니다. 정확(正確), 인식(認識), 확신(確信), 인정(認定) 등이 교재에 나옵니다. p66을 보면 증감(增減)이 제시되는데 이 말은 좀 어려울 수 있어도 증가, 감소, 증진, 경감 등은 비교적 쉽게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증(增)이 (+)이고, 감(減)이 (-)란 점만 이해하면 이것 관련한 모든 단어의 뜻이 쉽게 짐작되기 때문입니다. 건강이 개선되는 걸 건강 증진(增進)이라고 표현한다는 점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p92에 보면 의무(義務)가 나옵니다. 추상적이지만 4학년쯤 되면 많이 들어봤을 단어입니다. 형태소인 의(義)와 무(務), 특히 후자는 좀 어려운 편이죠. 독립운동가 안도산이 역설한, 흥사단의 4대 정신인 무실, 역행, 충의, 용감 중 무실(務實)이라는 말이 좀 어려울 수 있는데, 이 무(務)라는 한자만 정확히 이해한다면 아마 뜻이 잘 파악되겠습니다. 업무(業務), 공무원(公務員) 같은 단어들도 함께 나옵니다. 사회 시간에, 헌법에 규정된 4대 의무도 배우는데 기왕이면 이렇게 정확한 한자까지도 함께 배우면 좋겠습니다. 

p106에 나오는 배치(配置)는 글쎄, 저렇게 한자로 쓰면 아이들이 어려워하겠지만 아마 학과 외 활동을 할 때 이런저런 지시를 받으면서 들어는 봤을 말입니다. 책에는 분배, 위치, 지배, 장치 등이 제시되는데 위치와 장치가 사실은 같은 글자인 치(置)를 쓴다는 점, 아마 어른들이라 해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을 것입니다. 다음 페이지에는 트레이싱을 하며 따라쓰게 이끄는 코너가 나오며, 앞에서 배웠던 직업(職業), 사명(使命), 연극(演劇) 등이 나옵니다. 한국사 시간에 신라(新羅), 나주(羅州. 당시 명칭 금성) 등을 배울 텐데, 그때 공통으로 들어가는 게 나(羅)라는 글자입니다. 본 뜻이 "벌이다"이므로, p102에 제시된 나열(羅列)에도 이 글자가 들어가는 게 당연합니다. p103에 보면 나침반이 나오는데 이 글자도 한자로는 羅針般이라고 씁니다. 역시 한자의 확장성은 대단합니다. 

응원(應援)이라는 단어가 p148에 나옵니다. 응(應)은 응용, 인과응보 등에 쓰이며 이 책에는 없지만 대응(對應)도 마찬가지입니다. p162를 보면 네 가지 유형의 문제가 나오는데, 한글로 훈(訓)과 음(音)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글자르 오른쪽에서 고르게 합니다. 문제는 모두 다섯 개인데, 선지가 되는 한자는 모두 여덟 개나 됩니다. 이 중에서 답을 골라야 합니다. 다음 문제는 뜻과 한자가 제시되고 그 음(音)을 쓰게 하는 유형입니다. 4번 문제가 좀 어려운데, 한자들의 획수를 세어 쓰게 하는 것입니다. p164에는 마무리 퀴즈가 나와, 네 글자 혹은 두 글자를 이어 올바른 한자어를 찾게 하는 유형인데, 보기에는 나오지 않지만 석탄(石炭), 제물(祭物), 호응(呼應) 등도 보입니다. 

교재 말미 p165에는 준6급 한자 75개가 제시되어 심화 학습을 돕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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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4U컨텐츠 지음 / 반석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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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한자어 하나하나에 어떤 구성인지 매번 알고 사용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정확한 어원을 알면, 아 그게 그 뜻이었구나 하며 새삼 그 뜻에 대해 새기게도 됩니다. 이 교재를 보면 그 표지에, 예를 들어 불을 끈다는 소화(消化)와, 물건이나 돈을 쓴다는 소비(消費)가 소(消)라는 한자에 의해 서로 연결지점이 있음을 보여 주는 그래픽이 있습니다. 아이가 이처럼 단어 속의 공통요소를 자연스럽게 찾아서, 혹 처음 보는 단어라 해도 혼자서 그 뜻을 추리하는 버릇이 생긴다면, 이제 어휘력과 문해력의 기초가 놓이는 셈입니다. 

p52을 보면 자손(子孫)이라는 낱말이 나옵니다. 자(子)라는 글자는 좁게는 아들, 즉 1촌인 직계후손만을 가리키지만 보다 넓게는 그 아들(혹은 딸)의 후손들도 두루 표시합니다. 책에서는 이 단어에 대해 "아들과 손자를 모두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는데, 우리들이 모두 알듯 그보다 더 뜻이 넓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자어는 은유, 제유, 환유 등으로 그 외연이 무척 자연스럽게 확장 가능하므로 그 느낌과 이치를 아이들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p56 같은 곳들을 보면 따라쓰면서 복습을 하게 권하는 코너가 있습니다. 한자는 필순을 정확히 익혀야 모양새가 이쁘게 나오며, 각 구성 요소들이 정확히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어르신들은 바른 필순을 가르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특히 지낼 력(歷) 같은 글자는 획수가 많고 구성이 복잡하므로 처음부터 정확하게 아이들한테 가르칠 필요가 있죠. 이 글자는 한중일 어디서나 더 간단해진 약자로 쓰이기도 합니다. p57을 보면 세월이라는 세(歲)가 나오는데 이 글자도 어디 어른들더러 써 보라고 하면 제대로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한글전용 정책 자체는 타당성이 있었다고 해도, 특정 세대에게 한자를 아주 안 가르치다시피한 건 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도 학교에서 당번이라는 말을 쓰는지 잘 모르겠는데, p90을 보면 이 당번이라는 글자를 어떻게 쓰는지를 가르칩니다. 當番이라고 쓰는데, 그 뜻은 "어떤 일을 맡는 차례가 됨"이라고 합니다. 사실 當이라는 글자는 생각보다 그 쓰임새가 광범위한데, 당좌예금이라고 할 때의 당도 이 글자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 당장(當場)이라고 할 때에도 이 글자를 쓰니 형태소로서의 기능이 너무 많습니다. 당장이라는 저 글자는 영어의 here and now하고 뉘앙스까지도 비슷합니다(순서는 바뀌었지만). p91을 보면 당선(當選)이라고 할 때에도 심지어 이게 쓰이니, 알 걸 다 아는 어른들이 봐도 뭔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만큼 한자 안에 무슨 심오한 이치가 든 건 아니고 그냥 언어적 관행이 그렇게 발달한 것입니다. 하긴 당번이나 당선(시의원, 구의원)이나 닮은 점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104를 보면 주야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문언상으로는 낮과 밤이지만 사실은 이른바 융합합성어로서 그 뜻은 "항상"이라는 뜻으로 더 자주 쓰이죠. 우리말의 "밤낮"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야식"에도 "야(夜)"라는 글자가 들어가며 p105에도 예시로 나옵니다. 같은 페이지에는 주야장천이라는 성어가 나오는데 이 역시도 형태소와 형태소가 합쳐져 제3의 뜻으로 확장된 좋은 예입니다. 사실은 夜 역시도 글자 구성이 복잡한 편이므로 주의하여 그 필순을 읽힐 필요가 있습니다. 

p116을 보면 원인(原因)이라는 글자가 나오는데, 이것 말고 간접적인 이유라는 뜻의 遠因도 따로 있으므로 학생들은 조심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原理, 原則 등에도 같은 글자가 쓰이므로 역시 어휘력 확장의 아주 좋은 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염원(念願)이라는 글자가 p122에 나오는데, 관념이나 이념 같은 글자에도 들어가므로 연결해서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원(願)이라는 글자는 소원이라는 단어 안에서 그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편집이 깔끔하고 일러스트가 많아서 아이들이 부담 없이 한자를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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