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사라져버린 해태 타어거즈를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그래서 여관방에서 밤새 방망이 휘둘렀던 장종훈의 마음으로 밤을 지새우며 무언가를 잡고 늘어졌고, 꼭 다시 한 번은 정상에 서고말겠다는 이대진의 오기로 버티고 견뎌내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야구는 수많은 선수와 관중들의 삶으로 엮인 모자이크였고, 나의 삶은 야구장의 풍경들로 엮인 모자이크였다.


아마도 내가 IMF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그 벽을 훌쩍 뛰어넘고 ‘럭셔리하게 성공가도를 달리는 21세기형 신주류가 될 수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인문학 전공대학원생, 입시학원 강사, 작가 따위 시장가격 제로의 구질구질한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종종 삶의 경쟁에서 밀려 삼미의 18연패보다도 아득한 나락에 주저앉은 채 다음 달 생활비를 걱정하며불면의 밤을 보냈다. 하지만 끝내 주저앉지는 말자고 스스로 다그쳤던 것은 18연패 아니라 36연패를 한 뒤에라도 경기는 계속되는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냥 주저앉아버리면 한 게임이라도 인심 쓰듯 적선하는 상대란 세상에 없는 법이며, 그나마 정신 차리고 덤벼들면 우승 못지않게 짜릿한 1승을 얻게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혹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에 의욕을 가끔 부린 것은, 단 한 번 기회만 주어진다면 악전고투 끝에 4등으로 올라가 3등, 2등, 1등 팀을 차례로 잡아내고 우승하던 해태처럼 기어이 한 건 해낼 수도 있는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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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0년을 뒤흔든 100인의 한마디, 명장면 200선‘이 부제이다.

야구인의 말과 글이 담겨 있다. 2010년까지 스포츠서울의 말, 기럭 사진을 정리했다. E-book으로 1,2권이 나와있다.

2007년 명가의 마지막 사령탑 김시진

"마지막 이라는 단어는쓰고 싶지 않다"

현대 김시진 감독

2000년대 최강팀으로 군림한 현대가 몰락했다.
 2007년 10월 5일, 고별전이 열린 현대 덕아웃에 모처럼 기자들이 넘쳤다. 현대의 마지막 사령탑김시진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야구는 계속한다"는 한마디를 내 뱉었다.

오후 8시 53분, 경기가 끝났다.

현대는 마지막 밤을 함께한 팬들에게 운동장을 개방해 선수들의 사인과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잊지 못할 선물을 마련했다. 이날 수원구장을찾은 1444명의 팬들은 운동장을 밟고 평소 좋아하는 선수와 사진을 찍었다. 유니폼을 가져와 사인을 부탁한 팬들도 있었고 기념구를 가져온 팬들도 있었다.

김시진 감독은 자신의 사인을 받으며 울음을 터뜨린 여대생들을 보고 그만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현대는 한화를 상대로 한 마지막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현대는 히어로즈로 재창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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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김성근 감독과 김인식 감독의 감독론이다.

김성근 야구란

김성근 야구란, 한 마디로 순간에 모든 걸 투자하는 야구가 아닐까싶다.

 야구라는 것 자체가 그렇다. 한 경기, 한 타석, 투구 한 개, 그것을위해서 수천 번, 수만 번 반복 연습한다. 어느 한순간에 그 연습이 결과로 나온다. 밖에서 보면 결과가 한순간에 끝나지만, 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땀을 흘려야 한다.

 연습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 속에 절실함이 있어야한다. 그 절실함으로 수천 번 수만 번을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기댈 곳이 없었다. 그 당시 아마추어야구는 직장 야구였다. 반면, 프로야구는 직장이 없다. 나는 프로야구가 없던 그때부터 이미 프로선수였다. 돌아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야구를 했으니까. 그런 절박함 속에서 자신을 갈고 닦아 이길 수 있는 위치에 서는 것이 프로의식이다. 여기에 프로야구 선수로 성공하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30년 가깝게 감독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매 순간 전력을 다했기때문이다. 앞날을 계산하지 않고, 하루하루 그 순간에 모든 것을 투자한 것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주된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그 사이에 당연히 위기도 많았다. 하지만 그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야구는 아무 데서나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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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야구 용어를 사전식으로 풀어냈다.
돌과 몽둥이라는 원시적인 도구가 공이되고, 방망이가 되어 서로의 실력을 겨룬다.

코치보다는 매니저에 가까운 야구 감독


야구가 처음 시작된 미국에서는 야구 감독을 매니저(manager)라고부른다. 축구나 농구 감독을 코치(Coach, 혹은 Head Coach)라고 부르는 것과 다르다. 축구와 농구 감독들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주로 기술과 전술에 대한 ‘지도‘에 집중되는 것과 달리 야구 감독에게 요구되는 것은 보다 폭이 넓어서 ‘운영‘이라고 부를 만하기 때문이다.

우선 야구팀은 다른 종목의 스포츠 팀에 비해 규모가 크다. 동시에 라인업에 들어가는 것은 축구의 11명보다 적은 10명(지명타자 포함)이지만 교체선수를 포함해 매일 경기에 투입되는 선수의 수는 보통 15명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농구나 축구보다 훨씬긴 시즌 동안 더 많은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충분한 후보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한국 프로야구의 경우 2009년부터 연간 133경기를 치르고 있으며 일본은 146경기,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는 162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게다가 선수들의 역할 또한 포지션에 따라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 있기 때문에 각각의 기능을 지도하고 담당할 코치들 역시 다른 종목들에 비해 훨씬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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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앞뒤의 상황과 그 선거에 나섰던 후보들의 모습을 되짚으려는 책이다.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특정한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에 대해 동일시하는 정서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생각을 가진다는 것을의미하며, 그래서 늘 서로 논쟁하고 갈등하는 일에 끼어들게 됨을 뜻한다.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이란 서로 차별화하고 갈등하고 투쟁하는것이 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정치를 업으로 삼거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거나, 그 과정을 연구하는 모든 이들이 공통으로안고 사는 질문이 있다. 바로 ‘왜 우리나라의 정치는 늘 이 모양 이꼴인가?‘ 혹은 ‘왜 나라꼴이 이 모양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라꼴‘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국민이다. ‘나라꼴‘ 이란 결국 정치인들이 권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린것이며, 어떤 정치인에게 권력을 쥐여줄 것인가는 국민이 결정하기때문이다.

어쨌거나 국민이 자유롭게 한 표씩을 던져 대통령과 국회의원을뽑는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역시 민주주의 제도에 의해 굴러가는 나라임은 분명하다. 물론 여전히 심심치 않게 우습고 황당하고 어처구 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는 하지만, 다수의 국민에 의해 선택된 정치 인이 권력을 쥐게 된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가 없다.

 끝내 응징되지 않는 반칙에 의해 크고 직은 왜곡이 발생해왔고, 또 앞으로도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은 외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종 결정자가 국민 자신이라는 사실을 국민 자신이 인정하고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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