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던 책의 첫 문장

나를 줄곧 떠나지 않는 갑갑함과 아릿함, 이 낯선 감정에 나는 망설이다가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붙인다. 이 감정이어찌나 압도적이고 자기중심적인지 내가 줄곧 슬픔을 괜찮은 것으로 여겨왔다는 사실이 부끄럽게까지 느껴진다. 슬픔, 그것은 전에는 모르던 감정이다. 권태와 후회, 그보다 더 드물게 가책을 경험한적은 있다. 하지만 오늘 무엇인가가 비단 망처럼 보드랍고 미묘하게나를 덮어 다른 사람들과 분리시킨다.

그해 여름 나는 열일곱 살이었고 완벽하게 행복했다. 그때 ‘다.
른 사람들‘이란 내 아버지와 그의 애인 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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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란 특정한 누군가가 만드는 게 아니라 스스로 탐색해 발견하고 경험하는 것이다. 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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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종반과 끝내기에 주목한 것은 우연의 산물이다. 나는 불확실한 초중반에 승부가 좌우되는 게임의 법칙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초중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가장 안전하게 승률을 높이기 위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을 찾다가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계산의 영역으로 들어섰던 것이다.

종반과 끝내기가 단순한 계산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지루한 영역이라는 것, 그리고 ‘몰입‘과 ‘노력‘ 에 강하다는 나의 기질이 바로 그 지루한 과정을 참고 견뎌내는 최적의 재능이었다는 것이야말로 우연한 행운이자 내가 많은 타이틀을 쟁취할 수 있었던 숨은 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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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테트리스 블록들이 와르르 내려오듯 보고서가 밀려드니, 이런 꾸밈까지 생각할 겨를 없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직장인일과에서 15, 문서 작성이라 한다. 게다가 직장인 77%, 보고서가 성공과 크게 관련 있다 생각한다. 이런 스트레스 속에서 보고서를 붙잡고 있다 보면 … 뭐를 많이 넣게 된다. 옷으로 치면, 좋다는 것은 모조리 걸치고 나온 스타들이 듣는 소리, ‘투 머치‘ 패션이 된다. 뭐를 하나 뺐으면 좋았을 것이란 이야기를 듣는다. 보고서도 그런 것이 있다. 왠지 찔리는 마음에, PPT 파일 여기저기 효과음이 들리고 화면도 움직이는, 디자인 경진 대회 출품작을 만들어 놓는다. 하지만 쓰는 나도 모르겠는 소리를 적어 놓고 이런 기량을 동원한들 정상 참작이 되지 않는다. 상사는 번잡한 PPT 파일은 치우고 그냥 깨끗한 A4 용지에 다시 적어 내라 하실 것이다.

미니멀 패션은 포인트 액세서리 하나 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이야기를 듣는다. 보고서도 그렇다. 줄곧 글씨로 밋밋하게 채울 것이아니라 포인트 되는 비주얼을 곁들여야 하겠다. 그런데 딱히 넣을
‘비주얼이 없다고 클립 아트를 뒤져 예쁘장한 그림 아무거나 얹어주는 것은 곤란하다. 구두에 맞추려 위아래 옷가지를 모두 새로사는 것처럼, 보고서도 마찬가지. 작은 디테일 하나라도 보고서에있는 얘기와 연관된 것이어야 한다.

그나저나, 글쓰기를 못하므로 보고서 작성도 글렀다고 지레 체념할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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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구 돔구장 투어 여행기 책이다. 일본 구단에 대한 내용도 풍부하다.

격동의 2004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2004년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사상 처음으로 프로야구 주말 경기가 선수회(JPBPA)의 스트라이크 결의에 따라 12경기 모두열리지 못했다. 결국, 일정에 잡혀 있던 경기가 취소되고 말았다. 9월 16일~17일 양일간열린 선수회와 NPB(일본야구기구) 간의 노사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이루어진 선수 파업으로 일본 프로야구 70년 사상 초유의 사태인 ‘공백의 2일‘을 맞은 것이다. 긴테쓰와 오릭스의 일방적 합병 발표에 반발해 이루어진 이번 파업에 따라 양일간 선수들은 구단별로팬 사인회 또는 자체 연습을 했다. 노사협상의 쟁점이었던 긴테쓰와 오릭스 문제는 결국합병하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긴테쓰 팬들은 거리 시위에 나서기까지 했다. 1954년 전통의 긴테쓰가 막을 내리면서 팀명은 오릭스 버펄로즈가 되었다. 긴테쓰와 오릭스 합병에따라 라쿠텐이 라이브도아를 제치고 새로운 구단으로 NPB 참여가 결정되어 센다이시 미야기구장을 본거지로 창단했다. 이즈음 2004년 일본 챔피언 세이부에서도 회사 경영이어려움에 부닥치자 야구단 매각설이 흘러나오면서 한때 양대 리그가 단일 리그제로 간다.
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미 다이에 호크스는 소프트뱅크로 넘어갔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후쿠오카 다이에 호크스 마쓰나가 타격 3관왕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마쓰나가의 타격 3관왕 등극은 1938년 나가지마(교진), 1965년 노무라(난카이), 1973~1974년 오(王 貞治, 교진), 1982년과 1985~1986년 오치아이(롯데), 1984년 부머(한큐), 1985~1986년 바스(한신)에 이은 사상 7번째이다. 마쓰나가의 최종 성적은 타율0 358 홈런 44 타점 1200이었다. 이해 히로시마 카프에서 무명 10년 차를 보내던 시마가타율 0,337로 센트럴리그 수위타자를 차지했는데, 그는 1995년 입단 당시 애초 투수였다.

가 1999년 야수로 전향한 지극히 평범한 선수였다. 연봉도 최저 수준이었다. 그러던 시마가 마쓰이 히데키처럼 되겠다고 백넘버를 55번으로 달더니 137경기에서 타율 0.337 홈런32 타점 84에 최다안타(189)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언론에선 그를 원조 고질라 마쓰이와 비교해 ‘붉은 고질라‘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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