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1 : 미스터리 편 - 모르그가의 살인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1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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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나 추리소설을 즐겨 보던 시절이 있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은 기묘한 매력이 있다. 정말 오랜만에 그의 소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중 첫번째 책은 미스터리 편이다. <모르그가의 살인>, <마리 로제 미스터리>, <도둑맞은 편지>, <황금 벌레>, <병속의 수기>, <폭로하는 심장>, <범인은 너다>, <군중 속의 남자>, <누더기 산 이야기>, <에이러스와 차미언의 대화>까지 모두 10편의 단편을 만날 수 있다.

추리소설에 입문하기 위한 책으로 이보다 더 적절한 책은 없을 것 같다. 바로 주인공 뒤팽에 대한 소개가 <모르그가의 살인>에서 자세히 나온다. 어떻게 사건에 대한 놀라운 분석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부분에 대해서 꽤 친절한 설명이 있으니 참고하면 될 것 같다. 그의 분석은 정확한 방법을 통해 얻은 결과인데도 사람들이 보기에는 직감을 이용한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일반인들보다 뛰어난 것은 지식적인 측면이라기보다는 뛰어난 관찰력을 바탕으로 한 추리능력일 것이다. 얼마만큼 정보를 얻어내느냐는 관찰을 할 때, 무엇을 관찰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부터 시작된다. 흔한 예로 사람들의 표정 변화에 주목하면 그 사람의 생각을 추측할 수 있다.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의욕적으로 탐정 역할에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작가는 탐정이 추리한 사실을 독자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그토록 쉬운 추리였다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좀더 난해하고 미궁에 빠진 사건일수록 더 매력적인 법이다.

에드거 앨런 포가 1941년에 오귀스트 뒤팽을 주인공으로 한 <모르그가의 살인>을 발표했다고 하니 벌써 70여년 전의 추리소설인 것이다. 현재 추리소설을 집필한 작가들 중에 뒤팽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뒤팽이라는 인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탐정 중에서는 거의 원조, 조상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보다는 뒤팽이라는 인물 탐구에 초점을 맞추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뒤팽은 어린아이와 같은 상상력과 전문가적인 분석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을 대할 때에 편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어떤 사건에서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근거없는 추측이나 섣부른 판단을 피해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야 진짜 범인을 밝혀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뒤팽은 국장이나 경찰보다 학생들의 추리력이 훨씬 낫다고 말한다. 뒤팽은 홀짝 게임을 잘하는 여덟 살짜리 소년이 얼마나 놀라운 분석력을 가졌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홀짝 게임은 구슬을 가지고 하는 단순한 게임으로 한 명이 구슬 몇 개를 손안에 쥐고 있으면 상대방이 그 수가 홀인지 짝인지 맞히는 것이다. 상대방 추측이 맞으면 상대방이 구슬을 따고 틀리면 구슬을 잃는 것이다. 이 소년은 학교에서 주변 아이들의 구슬을 전부 땄는데 친구들은 소년의 추리 방법을 행운이라고 여겼지만 실은 소년에게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었다. 그 원칙이란 상대방의 생각을 관찰해서 알아내는 것이다. 뒤팽이 소년에게 어떻게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서 계속 이길 수 있냐고 물었더니, 소년은 "누군가가 얼마나 현명한지, 멍청한지, 착한지, 악한지 혹은 그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의 표정을 최대한 똑같이 지어봐요. 그리고 그 표정과 어울리거나 일치한다고 여겨지는 생각이나 감정을 내 마음 속에 갖게 될 때까지 기다리죠."라고 말했단다. 이것이야말로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 수 있는 탐정의 기본원칙이 아닐까 싶다.

추리소설을 읽고나면 탐정에 대한 감탄이 결국에는 그것을 쓴 작가에게 돌아가는 것 같다. 에드거 앨런 포, 정말 놀라운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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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절대가이드 - 자신만만 떠나는 우리나라 완벽 여행 코스, 개정판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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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절대가이드>라는 책을 보면서 가장 먼저 감탄한 것은 책에 소개된 여행지가 아니다.

그건 바로 사람이다.

이 책을 쓴 저자와 사진을 찍은 작가는 부부 사이란다. 같은 직장을 다니다가 동시에 사직서를 내고 지금은 함께 여행을 다니고 있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아내는 글을 쓰고 남편은 사진을 찍어서 <대한민국 절대가이드>라는 책을 낸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더 놀라운 건 이 책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두 사람이 함께 쓴 여행책이 꽤 많다. 2015년 출간된 <대한민국 절대가이드>는 개정판이다.

5년 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여러 번 개정판을 낼 정도로 국내여행서 중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책인 것 같다. 그런 책을 이제서야 만나게 된 건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이 근래에 생겼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외국여행에 대한 로망만 있었지, 국내여행은 그리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국내에도 아름다운 명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강원도의 설악산이나 강릉 경포대부터 시작해서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서울특별시, 제주틀별자치도까지 지역별로 가볼 만한 여행코스가 소개되어 있다. 여행가이드 책답게 전체적인 설명은 간략하게 나와있고, 교통정보, 음식점이나 숙박시설에 관한 정보, 주변에 가볼만한 곳들을 꼼꼼하게 알려준다. 지도를 통해 여행코스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요즘은 내비게이션 때문에 지도를 찾아볼 일이 거의 없어서 방향감각이나 공간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배낭 메고 떠나는 도보여행이 아니니까 지도가 필요하지는 않겠지만 국내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책은 필수가 될 것 같다.

사람마다 여행하는 스타일이 다르지만 이제까지 여행을 다녀본 경험으로 볼 때 혼자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면 미리 준비하고 계획해야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는 것 같다. 여행의 묘미는 무작정 떠나는 맛이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멋진 여행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절대가이드>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으로만 봤을 뿐인데도 여행을 상상하면서 보니, 설레고 즐겁다. 예전에 가봤던 여행지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

한때는 여행이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었는데 지금은 워낙 가족여행만 다니다보니 장소가 중요한 화두가 된 것 같다.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즐길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여행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이 책이 정말 대한민국 여행을 위한 절대가이드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부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책을 쓴다는 건 절대적으로 부러운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여행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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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인테리어 쇼핑 - 스타 디자이너 조희선이 기본부터 알려주는 인테리어 쇼핑 코칭
조희선 지음 / 중앙M&B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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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집의 완성은 인테리어에 있다.

집 구조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따라서 개성있는 나만의 집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많은 스타들의 집을 고친 디자이너로 유명한 조희선이 기본부터 알려주는 인테리어 쇼핑 가이드북이다.

우선 쇼핑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있는데 책에서 알려준 10가지 쇼핑원칙만큼은 꼭 기억해야 될 것 같다.

1. 가구는 평생 쓰는 것이 아니다.

2. 미리 정한 예산 내에서 자신의 취향을 발휘한다.

3. 인테리어는 인생 계획과 함께 가야 한다.

4. 소중한 공간을 하나 정해서 투자한다.

5. 여러 용도로 바꿀 수 있는 가구를 선택한다.

6. 과감하게 지출해야 할 가구가 따로 있다.

7. 저렴하게 사도 괜찮은 가구가 있다.

8. 쇼핑 순서를 정한다.

9. 덩치 큰 가구는 모노톤으로 고른다.

10. 가구별 지출 계획을 미리 세운다.

확고한 원칙이 없으면 유행이나 주변 말에 혹해서 나중에는 꼭 후회하게 된다. 인테리어는 비용적인 측면때문에 자주 바꿀 수 없는 가구들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미래의 인생 계획까지 고려하여 선택하라는 조언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이 책은 초보자들을 위한 인테리어 쇼핑 가이드답게 거실, 침실, 주방, 드레스 룸과 서재까지 공간별로 나누어 가구와 소품을 알려준다. 사진과 그림이 잘 나와있어서 이해하기 쉬운 것 같다.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용적이면서도 개성을 강조할 만한 소품들이 엄청 많은 것 같다. 보기만 해도 탐나는 소품들이 많지만 눈으로만 즐기고, 실제로 활용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될 것 같다.

각 챕터마다 집 꾸미기에 대한 궁금증과 그에 대한 답변이 나와 있어서 매우 실용적인 조언을 해주는 것 같다. 여러가지 선택 노하우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부분까지 콕콕 집어주는 것 같다.

인테리어를 하고 싶어도 비용때문에 망설였는데 저렴한 비용으로도 충분히 멋진 인테리어를 계획하고 꾸밀 수 있을 것 같다. 평생 쓸 수 있는 가구와 나중에 교체하는 가구가 무엇인지, 각각의 가구와 소품의 특성을 파악하면서 인테리어의 기본을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전문적인 부분들은 전문가에게 맡겨야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를 정하고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인테리어를 원한다면 기본적인 내용은 알아야 한다. <나의 첫 인테리어 쇼핑>이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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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그래피 매거진 4 이문열 - 이문열 편 - 시대와 불화하다, Biograghy Magazine
스리체어스 편집부 엮음 / 스리체어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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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정해놓은 잣대에 휘둘리지 말자.

뭔가를 규정하는 순간, 그것은 감옥에 갇혀 버린다.

소설가 이문열님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른다.

그저 이문열님이 쓴 소설 몇 권을 읽었을 뿐이다. 세간에 떠도는 이런저런 이야기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소설이 아닌 사람에 대한 평가는 나의 관심대상이 아니다.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은 참 독특한 잡지다. 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80년대와 90년대에는 소위 인기작가들이 몇몇 있었다. 소설가의 이름만 대면 그들의 작품을 줄줄 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소설책을 읽었던 것 같다. 소설책은 일종의 유희였고 가끔은 위안을 주는 친구였던 것 같다. <사람의 아들>, <젊은 날의 초상>, <금시조>, <황제를 위하여>, <영웅시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삼국지> 등등.

지금 나의 책장에도 그의 책들이 몇 권 꽂혀져 있다. 내게는 '이문열'이라는 이름 석자가 곧 그의 소설로 인식되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평범한 다수의 사람들은 이문열의 작품을 소설로 받아들이지만 특정한 소수는 소설을 정치적 도구로 해석한다. 그리고 특정한 정치 색을 운운하며 칼날을 휘두른다.

솔직히 우리나라는 편가르기가 너무 심한 것 같다. 오죽하면 사람들끼리 만나서 대화할 때는 지역, 정치, 종교 얘기는 피하라고 하겠는가. 같으면 상관없겠지만 다르면 만나자마자 원수지간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르다'는 곧 틀린 것이고 나쁜 것이 되는 경향이 있다. 오랜 세월을 단일민족이라고 세뇌를 당해서일까.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화합하고 공존할 수 있겠는가.

이번 호에서는 '이문열'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시대와의 불화'를 통해 비극적인 근현대사를 조명하고 있다.

6·25 전쟁 때 아버지가 월북하면서 남한에 남겨진 어머니와 5남매는 대공형사의 감시를 받으며 살게 된다. 연좌제가 폐지되는 1981년까지 그들에게는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어있었고 감시를 피해다니느라 이사를 자주 다녀야했다. 이문열은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고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하지만 그곳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중퇴하여 고향에 돌아간다. 연좌제에 걸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는 많지 않았다. 결혼하고 나서는 생계를 위해 고시 학원 강사를 하다가 매일신문사에 가까스로 입사하게 된다. 일하면서 틈틈히 쓴 원고를 응모하지만 여러 번 낙방한다. 그러다가 큰 기대 없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한 것이 드디어 1979년 1월, <새하곡>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장하게 된다.

한국 문단의 대표 작가에서 '보수 괴물'로 비난을 받게 된 것이 1990년 대 후반부터다. 인터넷을 통해 그에 대한 비방이 빠르게 퍼졌고 안티세력까지 등장하게 되면서 2001년에는 극단적인 '책 장례식'까지 벌어지게 된 것이다.

겨우 몇 줄로 누군가의 인생을 요약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문열의 삶은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보는 것 같다. 빨갱이에서 보수괴물까지, 그에게 붙여진 딱지들이 너무나 소름끼친다. 도대체 누가, 한 사람에 대해서 함부로 규정지을 수 있는가. 중세의 마녀사냥처럼 현대 사회의 왜곡된 여론몰이를 경계해야 하며 동조해서는 안 된다. 이쪽에 대해서 '아니오'라고 말한다고해서 저쪽을 옹호하는 건 아닌 거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무지개빛이 존재하는데 왜 굳이 한 가지 색만으로 규정지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에서는 한 인물에 대한 객관적 사실과 인터뷰를 통한 주관적인 목소리를 함께 보여준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그 인물의 배우자까지 인터뷰한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누군가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배우자가 아닐까 싶다. 그냥 인간 '이문열'을 말해줄 수 있는 한 사람.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문열의 아내로서가 아니라 그냥 박필순님에 대한 매력이 느껴진다. 짧은 인터뷰지만 "그 부인을 알면 이문열을 미워할 수가 없다."라는 소개글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모든 수식어를 떼어내고 그냥 '이문열'이라는 한 사람을 탐구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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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초등 우리말 교과서 3 - 굳어진 문장 : 관용구.속담 스토리텔링 초등 우리말 교과서 시리즈 3
김일옥 외 지음, 김희경 그림, 우경숙 외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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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꾸준히 책읽는 습관을 가진 아이에게는 굳이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습관이 가장 중요한데 책읽기야말로 기본이 되는 좋은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책읽는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초등3학년을 기점으로 국어뿐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어휘력이 요구됩니다.

단시간에 얻을 수 없는 어휘력인지라 부랴부랴 어휘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는 시기가 초등3학년 이후 인것 같습니다.

솔직히 책만 잘 읽으면 해결될 일을, 책을 잘 안 읽으니 다른 방법을 찾게 됩니다.

<스토리텔링 초등 우리말 교과서> 시리즈는 초등 전학년 교과서에서 사용되는 필수 어휘를 선별하여 짤막한 이야기를 통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입니다.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선별한 내용이라 더 믿음이 갑니다. 이번 책은 3권으로 <굳어진 문장 - 관용구, 속담 >편입니다.

어른들은 일상에서 많이 쓰는 관용구나 속담이라 아이들도 당연히 알 줄 알았는데 의외로 무슨 뜻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건 아이들끼리는 평소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라서 따로 배워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 코가 석 자'라는 속담은 '내 사정이 급하고 어려워 다른 사람을 돌볼 여유가 없다'라는 뜻이라고 무작정 외운다면 너무나 외워야 할 것이 많아지고, 나중에는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 겁니다. 어떻게 해야 머릿속에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이해한 내용은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내 코가 석 자'라는 문장 자체만으로는 숨은 뜻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 속담에 얽힌 옛날 이야기, '방이 형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절로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방이 형제'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흥부와 놀부'와 '도깨비 방망이'를 섞어놓은 이야기 같습니다. 신라 시대에 방이 형제가 살았는데 형 방이는 가난했고, 동생은 부자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 방이가 동생에게 곡식 종자를 얻으러 갔더니 심술사나운 동생이 곡식 씨앗을 푹푹 삶아서 주었답니다. 형은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가꾸었는데 정성이 갸륵해서인지 삶은 씨앗에서 이삭이 하나 나오더니 쑥쑥 자랐답니다. 잘 자란 이삭을 새 한 마리가 날아와 물고 달아나니 방이는 그 새를 쫓게 되었고 산 속에서 길을 잃게 됩니다. 날은 어두워지자 갑자기 붉은 옷을 입고 손에 방망이를 든 아이들이 나타나 놀다가는 새벽녁이 되자 돌아갔답니다. 방이는 아이들이 놀고 간 자리에 방망이 하나가 놓여 있어, 집으로 가져왔더니 그것이 바로 요술 방망이였답니다. 그래서 방이는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동생이 심술이 나서 형을 찾아갔더니 요술방망이를 얻게 된 모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동생도 산 속을 찾아가 붉은 옷을 입은 아이들을 몰래 기다리다가 그만 아이들에게 발각되고, 붉은 옷 입은 아이들은 동생이 방망이를 훔쳐간 도둑인 줄 알고 코를 코끼리 코처럼 길게 만들어버렸답니다. 결국 동생은 석 자 만큼 늘어난 코 때문에 걱정하고 부끄러워하다 죽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눈앞에 놓인 자기 문제가 심각하면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상황일 때를 '내 코가 석자'라는 말을 쓰게 되었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서 책읽기가 즐거워지고, 책을 읽다보면 관용구와 속담을 저절로 익힐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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