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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행복을 줄게 - 날마다 행복을 채집하는 엄마의 그림일기
강진이 글.그림 / 수오서재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행복한 그림일기를 보았다.
<너에게 행복을 줄게>라는 책에서 '너'라는 대상은 저자 자신일 수도 있고, 두 아이일 수도 있고, 이 책을 읽는 독자일 수도 있다.
행복이 이렇게 단순했나. 문득 편안하게 차 한 잔을 마시는 순간이 행복할 때가 있다.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버려서 금세 잊어버리지만 분명히 행복한 순간이다. 그러고보면 행복은 바람 같다. 붙잡을 수는 없지만 분명히 느낄 수는 있다. 그런데 붙잡을 수 없는 행복을 붙잡으려고 하니 괴롭고 힘든 게 아닐까.
누군가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않다면 미래에도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행복할 수 없는 이유를 대느라 행복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강진이님의 그림일기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엄마의 일상이 눈 앞에 펼쳐진 것 같다. 그림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를 알 수 있다. 부엌에서 요리하는 모습, 거실에서 tv를 보는 모습, 잠든 두 아이와 창문 커튼을 젖혀 밤하늘을 보는 엄마의 모습,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 큰 아이의 교복을 맞추러 간 모습 등등
아기였던 아이가 어느새 엄마만큼 자라있는 그림을 보니 저절로 흐믓한 미소가 지어진다. 예쁜 수채화 그림을 통해 한 가정의 행복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것 같다.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다들 비슷한 것 같다. 북적거리며 사는 모습을 그림으로 보니 더 정겹다. 강진이님의 그림일기를 보니 근래에 벽장에 모셔두었던 가족앨범을 꺼내본 생각이 난다.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사진을 보니 새록새록 떠오른다. 즐거웠던 순간들이다. 여행을 가거나 무슨 기념일에 찍은 사진들이라서 다들 표정이 밝다. 그 사진들처럼 날마다 활짝 웃으며 살았으면 좋겠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쓰던 일기가 어느 순간, 일 년에 한두 번 쓰는 기록으로 바뀌었다. 아마도 기쁘고 즐거운 일이 있을 때만 일기를 쓰겠다고 마음 먹은 후에 바뀐 것 같다. 행복하지 않아서 일기를 못 썼다기보다는 그냥 핑계를 댔던 것 같다. 늘 반복되는 일상인데 굳이 적을 일이 뭐 있겠냐고.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일기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 일기를 쓴다는 건 날마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이구나.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답답할 때도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감사하고 기쁠 때가 더 많다는 것을 깜박 잊었던 것 같다. 일기는 그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오늘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고,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그리고 날마다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
그동안 잊고 있었구나, 곁에 있는 행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