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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꿈꾸는 아이들 - 피겨, 은반 위의 여왕
신혜숙 지음 / 형설라이프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피겨에 대해 전혀 무관심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열광한다. 세계 최고 피겨 여왕 김연아 덕분이다. 김연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김연아 신드롬으로 느껴질 정도다. 과연 김연아는 어떻게 피겨를 배웠고 훈련을 했을까? 김연아의 인기만큼 피겨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커져서, 피겨를 하고 싶다는 아이들도 많아진 것 같다.
이 책은 김연아를 가르쳤던 신혜숙 코치가 쓴 에세이집이다. 김연아를 가르쳤던 2년 반 동안의 이야기뿐 아니라 지금까지 가르치고 있는 선수들과 피겨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아니 콕 집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많은 엄마들이 궁금해한다. 외부 지원이 거의 없는 종목이라서 전적으로 개인 부담이 크다. 피겨 스케이트화, 개인 코치 비용, 링크 대여료, 피겨용 의상, 전지훈련 비용, 국제 대회 출전 비용......거기에 잦은 부상으로 지속적인 물리치료, 재활 운동도 받아야지, 꾸준히 무용, 발레 강습도 받아야 하니 돈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재능이 뛰어난 유망주인데 돈 때문에 피겨를 포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김연아도 타고난 재능과 의지가 남달랐기 때문에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낸 것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아이의 꿈과 열정이며 그 다음, 꿈을 이룰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하나는 '선수+코치+엄마'의 삼위일체이고, 또 하나는 '재능+노력+돈'의 삼위일체라고 한다. 이 모든 조건을 갖춘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열심히 노력했지만 실제 대회에서는 제 실력을 발휘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고, 부상으로 자신의 꿈을 접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신혜숙 코치가 피겨계에 몸 담은 지 벌써 40년이 되었다고 한다. 어린 중학생이 혼자 일본으로 피겨 유학을 가서 국제 대회를 경험하고, 그 뒤에 국가대표 팀을 맡으면서 지도자의 길을 걸어 오면서 담아둔 이야기가 얼마나 많겠는가. 어쩌면 이 한 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현재 피겨 퀸이 된 김연아 선수를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최지은 선수, 김나영 선수, 이동원 선수 등 여러 제자들에 대한 마음이 전해진다. 25년 간의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피겨계를 지켜온 훌륭한 분이란 생각이 든다. 잘 몰랐던 피겨의 세계를 조금 알게 되어 기쁘다.
일반인들은 세계 정상에 오른 김연아 선수만을 바라보지만 그 뒤에는 함께 땀흘리는 수많은 선수들과 코치, 응원하는 가족이 있었다. 이제는 국민들이 함께 응원할 차례다. 피겨에 대한 관심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 선수들을 위한 아이스 링크장도 많아지고 일반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감동적인 메달 소식이 들린다. 부족한 여건 속에서도 최고가 된 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까지 김연아 선수도 잘 해내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