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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초콜릿이다 - 정박미경의 B급 연애 탈출기
정박미경 지음, 문홍진 그림 / 레드박스 / 2010년 1월
평점 :
솔직해서 화끈한 연애 조언서라고 생각했다. 저자가 원하는 건 후진 연애사에 좌절하지 말고 현명한 여자로 살라는 거라고.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연애를 대하는 여성들의 태도가 아닐까. 어떤 연애가 여자들을 행복하게 할까? 동화 같은 로맨스는 잊자. 여기 너무도 적나라한 이야기를 들어 보자.
삼십 대 여성 일곱 명의 연애담은 그리 썩 유쾌하지 않다. 엄밀히 말하면 B급 연애담은 서른을 넘긴 미혼 여성이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만을 골라놓은 것 같다. 여자에게 서른을 넘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개인 나름의 의미라기보다는 사회가 여자들에게 씌워 놓은 굴레가 아닌가 싶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도 왜 유독 여자에게 나이는 문제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서른을 넘기고 마흔을 바라볼 나이에 아직 싱글이라면 이 책이 과연 A급 연애를 가능하게 해줄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자. 그냥 드라마 보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 될 것 같다.
1. 서른다섯 살까지 못해본 여자 ...어리
진짜 드라마였다면 늦은 나이라도 로맨틱한 첫 경험이었을텐테 현실은 참 팍팍하다.
2. 남성 혐오증 환자의 전투적 연애 일기... 희수
소설 속 여주인공으로 등장할 듯한 스타일이다. 화려한 연애술사의 속내를 누가 알겠는가. 그래서 연애는 단순한 남녀 관계가 아닌가 보다. 나이가 들수록 연애를 할수록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더라.
3. 연하남 악마의 유혹 ...현서
연상연하 커플이 대세라고? 그건 드라마 얘기지. 현실에서 연하남은 치명적인 악마의 유혹이 맞다. 잠깐의 즐거움 때문에 많은 것을 잃을 수 있음을 잊지 말라. 연하남이 손해보는 건 글쎄, 별로 없는 것 같다.
4.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못된 여자는 아무 데나 간다 ... 초인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문득 떠오르는 주인공이다. 연애와 결혼 사이에서 조건을 따지는 여자를 누가 욕하겠는가. 착한 여자는 환영받지 못하는 세상 같다. 결혼이 목표일 수는 없지만 수단으로 보는 것도 영 찜찜하다.
5. 세상에 단 한 사람 내 편을 만들고 싶다 ... 지아
연애할 때의 착각, 대단한 환상이 아닐까 싶다. 연애의 시작은 설레고 아름다운데 점점 변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서 연애는 깎아 놓은 사과에 비유되나 보다. 세월은 흐르고 사람은 변하는 법.
6. 분신사바 나쁜 남자를 부르는 여자의 주문... 디디
여자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비열한 남자들에게 속지 말라고. 너무나 뻔한 결말인데 당사자는 모르는 최악의 연애다.
7. 잘난 남자는 잘난 여자를 키우지 않는다 ...이후
잘난 남자에게 끌리는 걸 탓할 수는 없지만 그 잘난 남자가 자신을 이용해먹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머리에 든 거는 많은데 마음은 썩어빠진 나쁜 놈들에게 속지 않으려면 지적 허영을 조심할 것.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왜 남자를 초콜릿이라고 표현했는지 알 것 같다. 적당한 양의 초콜릿은 즐거움을 주지만 과하면 몸에 해롭다. 세상에 나쁜 남자때문에 연애를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제 더이상 남자에게 끌려다니는 B급 연애는 그만!!!
서른과 마흔 사이에서 방황하는 수많은 싱글 여성들이여, 힘을 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