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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신문 세트 - 전2권 ㅣ 사계절 근현대사신문
강양구 외 지음 / 사계절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사계절 출판사는 처음 우리 아이가 태어난 후 [보아요 시리즈]와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 [설빔]과 같은 그림책으로 먼저 알게 되었기에, 처음엔 그냥 재미있는 그림책을 잘 만든는 출판사구나 이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그림책에 이어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과 사계절 저학년 문고와 1318문고까지 읽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사계절 출판사 탐방을 갈 기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다양한 사계절의 책들을 보면서 단순한 어린이 출판사가 아니라 정말 다양한 책들을 펴내는 종합출판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계절 출판사 탐방을 갔을 때 눈여겨 본 책 중 하나가 [역사신문]이었다. 신문 형식을 빌려서 역사에 대해 다룬 책이라 무척 신기했다. 다른 출판사에선 본 적이 없는 신문 형식으로 된 역사책. 그 시리즈가 눈에 확 들어와서 한 시간 가량 책을 그 자리에서 책을 본 기억이 떠오른다.
이번에 나온 [근현대사 신문] 두 권을 알게 되고, 우리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물론 아이가 혼자 읽기엔 우리 아이 나이가 좀 어리지만, 신문을 좋아하는데다 역사에 부쩍 관심이 늘었는지라 함께 보기에 충분한 자료가 될 듯 싶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또한 우리나라 역사를 고대시대부터 다룬 [역사 신문] 시리즈가 탐이 난다.
요즘 역사에 대한 책들을 계속 찾고있던차에, 신문으로 만나는 우리와 세계의 역사라니 당장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 세계사를 배우거나 한국사를 배울 때도 고대시대부터 공부를 했지만, 대부분 나라에서는 세계의 역사를 배울 때 근대사부터 다룬다. 세계 1,2차대전의 중요성과 그 이후 현재까지 아는 게 훨씬 중요해서일까?
<근대편>을 통해서는 1876년에서 1945년 세계 2차대전의 종식과 조선의 해방, <현대편>에서는 1945년부터 2003년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이 시대 이전에는 각각 동서양의 나라들이 독립적으로 역사를 이뤄왔다. 물론 중간 중간 획기적인 사건들이 있었지만, 역사가 계속되고 인류가 생존하는 시점에서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근대 이후엔 모든 역사가 세계 속에서 유기체처럼 벌어졌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세계와 한국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종합적으로 생각해보고,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역사의 장면을 세계가 어떻게 보았는지, 또 세계에서 벌어진 사건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신문의 형식이라서 그런지, 책 속에서는 다양한 기사들이 나온다. 사진과 도표, 일러스트와 사설, 만평 등 꼭 청소년이나 어른이 아니더라도 신문을 일찍 접한 초등 고학년이라면 재미있게 읽으면서 역사를 보는 시각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근대편 책에서는 신문의 제목도 지금 사용하는 문체가 아니라 다소 딱딱하기도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세월의 흐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목과 달리 각각의 신문기사의 흐름은 그리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쉽게 설명이 되었기 때문에 읽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내가 읽고 있는 책을 옆에서 보던 아이는 신문이 왜 이렇게 나오는지 궁금해했고, 또 함께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면 열심히 물어보았다. 어릴 때에도 어린이 신문을 참 좋아했는데, 이 책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신문을 통한 NIE활동을 하게 되었고 독후활동과 관련된 멋진 아이디어도 몇 개 얻게 되었다.
이 책이 기획된 것은 2006년이라고 한다. 출간될 때까지 3년의 시간동안 기사를 뽑고 교정을 하고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참 많은 사람들이 수고를 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행복하다.
옛날 신문은 흑백이고 세로쓰기에 한자가 참 많이 들어갔을텐데, 근대 역사를 신문 형식으로 보면서 완전 칼라는 아니지만 읽기 좋은 색감으로 한글 가로쓰기로 보는 기분도 새로웠다.
중고등학교 시절 역사를 참 좋아했지만, 현대사에서는 시험이 거의 나오지 않았기에 늘 취약한 부분이 1,2차대전부터 현대까지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게 까마득한 옛날이지만, 새롭게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는 신문이 좋았다. 또한 근대와 현대의 역사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만든 원인이 되었기에 더욱 더 꼼꼼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 당시엔 그냥 시험 때문에 외워야하는 연도나 세계대전의 발생 이유와 같은 내용도 새롭게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현대편>에서는 해방 이후의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내가 태어나기 전 사건이 반 정도, 그리고 그 다음 반 정도의 기사는 내가 태어난 후 일어난 사건이 나온다.
어릴 때 뉴스로 신문으로 접한 내용들과 어른들의 대화 속에서 나온 사건들. 또한 내가 학교에서 배우고 성인이 되었을 때 겪었던 일들이 역사책 속에 고스란히 나오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지금은 <근현대사 신문>이 두 권으로 완결이 났지만, 100년의 세월이 지난다면 지금의 현재는 과거가 될테니까 새로운 신문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각 권은 20호로 구성되었는데, 제목만 보더라도 얼마나 이 책을 정성들여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각 신문은 8면으로 이뤄져서 각 호당 약 4년을 단위로 우리 역사 속에 일어난 내용 중 중요한 사실을 꼼꼼하게 다루었다. 1면은 각 신문의 제목을, 2면에선 한국의 소식을, 3면에서는 세계에서 벌어진 소식들을 사설과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으로 다루었다. 그 다음에도 신문답게 사회면과 경제면을 나눠놓았고 과학면과 문화면에 생활 단신면까지 다 포함해놓은 구성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근대를 통해 본격적인 동서양이 만나 세계 속에서 하나의 역사가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안중근 의사의 순군 100주기를 맞은 요즘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들을 다시 생각해보았고, 특히 [사설-윤봉길은 테러리스트인가]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에 대한 세계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생각해보았다.
<근대사>의 내용도 좋았지만, <현대사>에서 나오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 기사는 잘 모르고 있던 나의 역사 지식을 새롭게 만들어주었고,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이해하며 세계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2차대전이 끝난 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있는 많은 식민국가들, 베트남전쟁과 필리핀 민중혁명에 대한 내용은 아마도 이 책을 계기로 진지하게 생각해본 것 같았다. 늘 마음아픈 광주민주화항쟁과 IMF 경제 위기.
지금도 세계의 한 구석에서는 전쟁의 아픔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피해, 현재 서해 백령도 해상에 침몰한 천안함으로 인한 아픔까지. 이미 과거의 산물인 역사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미래를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만일 이렇게 하면 역사가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주역이 될 수 있도록 보다 단합되고 포용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국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번 읽고 그치는 책이 아니라, 두고 두고 궁금한 우리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책. 세계 속의 한국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책. 또한 청소년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근현대사 신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