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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18권 세트 (그림책 18권 + DVD 18장 + 워크북)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ㅣ 국시꼬랭이 동네
이춘희 글, 강동훈 외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언제나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국시꼬랭이동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할 땐 15권이었는데, 그 뒤로 시간이 흐르면서 16번째 책인 <돼지 오줌보 축구>와 17번째 <막걸리 심부름>], 그리고 18번째 <엄마 손은 약손> 책이 나왔네요.
<엄마 손은 약손>은 나도 우리 아이에게 지금까지도 "엄마 손은 약손" 노래를 부르며 배를 쓰다듬어 주기에 더욱 더 정이 가는 국시꼬랭이 시리즈입니다. 게다가 저 역시 어린 시절 친정 어머니께서 배가 아플 때마다 제 배를 쓰윽 만져주셨기에 정말 엄마가 아이에게 어린 시절을 함께 할 수 있는 추억의 그림책으로 딱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요.
<막걸리 심부름> 역시 책을 읽을 때마다 친정 어머니가 떠오른답니다. 전 한번도 막걸리 심부름을 해보지 않았는데, 제 친정 어머니께서는 외할아버지가 늘 주전자에 막걸리를 가지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다고 하네요.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주전자에 막걸리를 받아오다가 더우면 몰래 한모금 마신 적도 있다고 나중에 말씀해주셨는데...
우리 아이에게 그 말은 쏙 빼놓고 외할머니도 어린 시절에 그렇게 심부름을 했던 적이 있다는 이야기만 해줬답니다.
<돼지 오줌보 축구> 제목만 들어도 웃긴답니다. 15권 완간되고 새로운 국시꼬랭이 시리즈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아쉬웠는데, 무척 오랫동안 기다리던 국시꼬랭이 시리즈였기에 이 책이 나올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돼지 오줌보 축구>는 기다린 보람을 갖게 했지요. 우리 아이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우리 아이도 축구를 무척 좋아해서 그런지, 돼지 오줌보를 갖고 축구를 하고 싶다고 하네요. 이걸 어떻게 지금 구할 수 있을까요?
전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옛날 아이들도 돼지 오줌보를 공처럼 만들어 놀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예전 중학생 때 로러 잉걸스 와일더의 [초원의 집] 시리즈를 읽을 때에도 로라의 아버지가 로라에게 이 공을 만들어주던 장면이 나왔거든요. 그 때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같은 장난감이 없던 시절에 세계 여러나라의 어린이들이 놀던 놀잇감은 다 비슷한 것 같아요.
국시 꼬랭이 동네 시리즈. 내가 어릴 때 놀았던 그 모습은 약간. 그리고 우리 부모님 세대가 즐겨 놀던 그 문화 그대로 정감있게 그려낸 책입니다. 정말 이런 책을 왜 일찍 몰랐을까 했던 때가 있답니다.
사실, 이 시리즈는 우리 세대의 이야기라기보단 우리의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겠지요. 전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더 그리워하고 있고, 그렇지만 어릴 때 잠자리랑 개구리 잡고 놀고 늘 밖에서 친구들과 뛰놀던 기억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비슷한 추억에 잠길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 세대가 보는 [국시꼬랭이 동네]시리즈는 완전 다를 것 같아요. 지금은 온통 아스팔트 천지에 놀어터 역시 모래가 아닌 푹신푹신한 고무매트가 깔린 곳이 훨씬 많으니까요.
산에 가려면 자동차를 타고 한참 가야하고, 모래놀이를 할 때에도 문화센터나 체험놀이터에 가야하는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예전에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놀 때 엄마들이랑 수다를 떨었어요. 여러가지 다양한 화제가 있었지만 그 중 가장 핵심은 재미있고 유익한 동화책은 어떤 걸까 하는 거였지요.
그 중 한 엄마가 "우리 아이는 똥떡을 정말 좋아해."하고 말하더군요.
저도 똥떡 책 너무 좋아하지만 그 이외에도 국시꼬랭이 시리즈 18권은 하나라도 버릴 것이 없어요.
가장 처음 나온 <똥떡>
처음에는 똥떡이 무엇인가 했답니다. 그냥 똥이 떡처럼 나오는 게 아닌가 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요즘같은 수세식 화장실이라면 똥떡을 만들 필요가 없겠지만요. 예전같은 재래식 화장실이라면 아이들이 똥떡을 만들어서 먹을 때가 종종 있었을 것 같지요? 하지만 재래식 화장실에 빠진다는 건 생각만해도 아찔하네요.
예전에 친정 부모님께서 잠시 시골에 사실 적에 처음 이사간 시골 집이 재래식 화장실이었거든요? 그 때 가장 처음 한 일이 재래식 화장실 말고 새로 수세식 화장실을 만든 거였으니까요.
우리 아이는 너무 어려서인지 기억을 하지 못해 안타까와요. 나중에 그런 화장실에 한 번 가봐야겠어요.
<싸개싸개 오줌싸개> 나 <논고랑 기어가기>, <눈 다래끼 팔아요>와 같이 자신의 몸이나 병과 같은 이야기도 재미있네요. <달구와 손톱>도 우리 몸을 소중히 여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고요.
지금은 절대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지만, 만일 국시 꼬랭이 동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커다란 고무신을 만들어서 고무신 놀이도 하고 - 책과는 약간 다르지만. 진짜 큰 고무신에서 논 것은 아니니까요. 현재는 볼 수 없는 검정 고무신을 갖고 모래놀이를 하면 정말 신날 것 같아요.
키를 써보고 소금을 받으러 가보기도 하고, 야광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체를 문에 걸어놓은 것 같은 체험활동. 생각만해도 즐겁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정말 국시 꼬랭이 동네 시리즈 18권의 책 내용과 같은 장소를 꾸며놓은 공간이 있으면 대힛트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아파트 문화라서 그런지 아이를 낳아도 숯이나 고추를 다는 것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네요. 하지만 전에 아이랑 차를 타고 갔다오다 대문에 걸린 숯과 고추를 본 적이 있었는데, 아이가 국시꼬랭이 시리즈 중 한 권인 <숯 달고 고추 달고> 책에서 보았다고 자랑스레 이야기를 하네요.
<아카시아 파마>책을 읽고서는 정말 그런 파마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풀싸움>이나 <각시각시 풀각시>에서는 저도 풀각시를 만들어보고, 또 풀싸움도 하고 싶었답니다.
어릴 때에도 풀각시는 만들어 본 일이 없고 또 누가 제게 만들어준 적도 없었는데... 또 풀싸움은 처음에는 풀을 가지고 누가 질기나 서로 시합을 하는 건 줄 알았거든요. 연싸움처럼요.
그런데 여러가지 풀을 모은 후 풀이름을 대면서 자신의 팀에 그 풀이 있는지 하는 거라서, 옛날 그렇게 논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바로 산 교육이 되는 것 같아요.
아마도 그래서 요즘에 생태체험이나 또 시골 학교로 전학을 가기도 하는 것 같지요. 저도 식물도감 같은 책을 읽고 또 아이랑 여러 가지 풀 이름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이렇게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서로 놀면서 익히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기에 도시화가 된 것이 다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껴봅니다.
<밤똥 참기> 역시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는 밤 모양의 똥인줄 알았어요. 화장실(뒷간)이 집에서 멀리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밤에 화장실에 가는 것을 무서워해서 밤똥을 참게 되는 것을....
<꼴 따먹기>랑 <도마뱀아 도마뱀아 비를 내려라>도 정말 재미있었답니다.
앞으로 19번째, 20번째 시리즈가 나와서 우리 아이들에게 더 많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 세대의 이야기 뿐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의 어린시절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최고의 책이 바로 [국시꼬랭이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DVD까지 있어서 더 좋은 책.
꼭! 꼭! 우리 어린이들에게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멋진 [국시 꼬랭이 동네] 시리즈를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