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웅진 세계그림책 16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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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엄마는 내 최고의 엄마 ^^ 사랑해요 *^^* 

아이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인 앤서니 브라운. 그리고 그의 최고의 책 [우리 엄마] - 내가 엄마가 되어서도 그렇겠지만 따뜻한 엄마의 모습이 정말 정말 좋은 책이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입니다. 처음 이 그림을 보고 참 평범한 엄마의 모습이구나 하고 생각을 했지요.  

별로 멋 부리지도 않은 수수한 옷차림과 그리 예쁘지도 않고 오히려 평범함에 가까운 외모의 그림이 정말 우리들의 모든 엄마를 대변해주는 그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지은 작가 앤서니 브라운은 서문에서 존경하는 나의 어머니께 그리고 내 아이들의 멋진 엄마, 나의 아내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아내를 생각하며 쓴 이 멋진 동화. 정말 생각만 해도 너무 멋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와 있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에 우리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이야기 합니다. 매우 짧은 이야기임에도 우리 아이가 매 그림마다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읽는 시간에 제법 된답니다.  

주로 반어법을 사용하면서 웃으며 이야기하는 우리 아이의 미소에서는 엄마가 세상 누구보다 마음껏 응석을 부리고 장난칠 수 있는 상대라는 것을 이미 깨닫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신에게 있어 멋지고 소중한 친구가 있고 가족과 친척들이 있지만, 역시 ‘엄마’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며 최고의 멋진 놀이 친구라는 것을 아이가 느끼고 있답니다.  

“우리 엄마는 참 멋져요.” 이 책의 시작은 이러합니다. 엄마가 식탁에 앉아 차를 마시려고 잔을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이 그림을 보면서 정반대로 "우리 엄마는 하나도 안 멋있어요." 라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 엄마는 굉장한 요리사이고," 라는 말과 식탁 위에는 너무나도 예쁜 케이크들이 가득 있지요. 역시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원숭이 모양의 케이크 빨간 하트 케이크, 별이 들어간 케이크 등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케이크.  우리 아이는 하지만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 엄마는 요리를 잘 못해요. 그리고 케이크 같은 것은 하나도 못 만들지요."라고 얼른 이야기 합니다. 

"놀라운 재주꾼이에요, "라는 글을 읽으면서 "우리 엄마는 이렇게 저글링 같은 것은 하나도 못하고, 재주도 절대로 잘 못 부려요."라고 하지요. 제 눈치를 살피면서 말하는 아이의 얼굴에는 미소 하나 가득.  

당연히 "우리 엄마는 훌륭한 화가이고,"라는 장면에서는 엄마가 멋지게 화장을 해서 변신하는 모습이 나와 있습니다. 아이들이 엄마의 화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할까 참 궁금합니다. 우리 아이도 아기 때 제 결혼식 사진과 야외촬영 사진을 보면서 아빠는 알아보는 데 엄마를 가리키며 누구인지 묻더군요.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하지만... 역시 이 장면을 보고 "우리 엄마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요."라고 하지요.  

우리 아이는 이 책이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힘이 제일 센 여자죠." 두 손 가득 짐을 몇 묶음씩 들고 또 팔에 끼고 장을 보고 오는 듯한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 엄마는 힘이 하나도 없어요. 무거운 것은 아빠가 다 들고요, 이제 안아달라고 하면, 엄마는 내가 너무 무겁다고 해요.”라고 대꾸하지요.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이야기 하는 우리 아이는 제 반응을 보면서 깔깔대며 웃습니다. "우리 엄마는 마법의 정원사. 무엇이든 자라게 할 수 있어요."라는 글에는 "우리 엄마는 이런 하트 꽃은 만들지도 못하고, 내가 유치원에서 가지고 온 화분도 모두 죽여요."라고 대답합니다.  

지난번 이사하는 과정에서 망가진 화초랑 부레옥잠이 있었는데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우리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화초 기르는 것에 소질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그 다음 유치원에서 가져온 행운목이랑 싹이 나는 인형은 정성껏 잘 돌보고 있는데, 우리 아이는 서운한 모양입니다.  

"우리 엄마는 나비처럼 아름답고, 안락의자처럼 편안해요."에서는 '우리 엄마는 절대 나비가 될 수 없어요' 라고 단호히 말합니다. 나비가 된 엄마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그 다음 장면세서 편안한 안락의자로 변하는 엄마의 모습은 앤서니 브라운의 재치와 유머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그림이지요.  

"우리 엄마는 무용가가 되거나, 우주 비행사가 될 수도 있었어요."에서는 "우리 엄마는 무용을 하나도 못해요. 그리고 우주 비행사가 되지도 못했고 우주여행도 가보지 못했어요."라고 말하며 저를 놀려댑니다.  

“어쩌면 영화배우나 사장이 될 수도 있었고요. 하지만 우리 엄마가 되었죠.” 우리 아이는 "우리 엄마는 절대로 영화배우나 사장이 될 수도 없어요. 사장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면 몰라도..."라고 말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는 저랑 이런 말놀이를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요. 또한 이 말은 정말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세상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어느 고귀한 직업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자 여자들만이 누리는 특권입니다. 다른 더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음에도 우리 아이의 엄마이자 한 가정의 소중한 아내의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엄마의 노력의 결실입니다.  

하지만 바로 “우리 엄마는 슈퍼 엄마! 나를 자주 웃게 해요. 아주 많이”,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 그리고 엄마도 나를 사랑한답니다.(언제까지나 영원히……)”라는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 아이는 저를 품에 꼭 안고 사랑한다고 속삭입니다.  

그리고 마치 슈퍼맨처럼 옷을 입고 변신하여 한 쪽 팔을 치켜들고 하늘을 나는 듯한 엄마의 그림에서 정말 가정주부라는 일이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것임을 나타내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의 행복한 삶에 있어 엄마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큼을 알려주고 있답니다.  

언제나 밝고 꾸밈없이 행복하게 자라는 우리 아이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에 나오는 ‘우리 엄마’ 만큼은 아니더라도 늘 아이를 웃게 만들 수 있는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데 최선을 다하는 우리 엄마가 되렵니다.  

아이와 동화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놀이터에서 때로는 집에서 아이와 함께 신나게 놀면서 늘 웃음꽃이 넘치는 소중한 우리 가족이 되렵니다. 저 역시 우리 아이에게 “엄마 사랑해요”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하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에게도 “사랑해!”라고 말해주렵니다.  



[인상깊은구절]
"어쩌면 영화배우나 사장이 될 수도 있었고요. 하지만 우리 엄마가 되었죠." "우리 엄마는 슈퍼 엄마! 나를 자주 웃게 해요. 아주 많이"  

 

 아래는 우리 아이가 쓴 독후감 - 초등 1학년 때

 

[단짝 친구 우리 엄마]

우리 엄마는 뚱뚱해요.
하지만 치마를 입으면 안 뚱뚱해 보여요. 그리고 슈퍼맨처럼 멋져요.
그림책 속에 나오는 수퍼엄마보다 훨씬 멋있어요.

또 우리 엄마는 힘도 세요.
나를 번쩍 안아주세요.
내가 아기였을 땐 엄마가 매일 나를 안고 다녔다고 해요.
하지만 지금은 가끔 안아주세요.

우리 엄마는 예뻐요.
머리 냄새도 좋고 꼬불꼬뿔한 머리카락도 좋아요.
내가 졸릴 때면 난 엄마 머리카락을 만져요.
그러면 스르르 잠이 잘 와요.

나는 엄마가 동화책을 읽어줄 때가 가장 좋아요.
내가 혼자 읽으면 재미없는데 엄마가 읽으면 주인공들이 정말 나타날 것 같아요.

우리 엄마랑 보드게임을 할 때도 참 좋아요.
내가 이기면 엄마도 같이 좋아해요. 엄마가 이길 때면 난 조금 속상해요.
그래서 울 때도 있는데 그럼 엄마가 나를 꼭 안아주세요.
"게임은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어. 재미있게 하는 거야."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세요.
하지만 내가 거의 게임에서 이겨요. 생각을 많이 하는 게임은 엄마가 이기지만 주사위 게임은 항상 내가 이겨요.

우리 엄마는 굉장한 요리사도 아니고 훌륭한 화가도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요리를 많이 해줘요.
재미있는 미술책도 읽어주고 물감 놀이도 하고 클레이를 갖고 만들기도 잘 하세요.
그리고 그림 전시회도 같이 가요.
우리 집에는 미술책도 엄청 많이 있어요.

우리 엄마도 마법의 정원사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냄새를 맡으면 아픈 병이 낫는 꽃을 만들면 좋겠어요.

또 우리 엄마는 노래를 잘 불러요.
엄마랑 같이 '네잎 클로버'랑 '아기 다람쥐 또미'를 부를 때면 진짜로 천사가 부르는 노래 같아요. 꼭 하늘나라에 있는 기분이에요.

나는 우리 엄마가 진짜 우리 엄마여서 좋아요.
나랑 단짝 친구 우리 엄마.
언제까지나 사랑해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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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8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글에서 행복이 왕창왕창 느껴져요~
아이 독후감이 인상적이네요~
한없이 미소짓고 갑니다^^
 
꿈꾸는 윌리 웅진 세계그림책 17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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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를 처음 만난 책 그리고 언제나 윌리만큼 꿈 많은 우리 아이 

지금 읽으면 그 느낌이 다른 책. 우리 아이 다섯 살 때 앤서니 브라운을 처음 만난 책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영어 원서로도 앤서니 브라운의 책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지요. 언제 읽어도 기분 좋은 앤서니 브라운의 꿈꾸는 윌리. 

그 속의 그림은 정말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가 처음 읽었던 다섯 살이랑 지금이랑 또 느낌이 다르지요. 책 속에 나오는 패러디한 등장인물이나 화가의 작품도 마찬가지고, [미술관에 간 윌리]나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역시 마찬가지인 듯 해요.

우리 아이가 몇 년 전 여름 "앤서니 브라운과 존 버닝햄의 원화 전시회"에 갔었을 때입니다.
너무 좋아하는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들을 그것도 원화로 보는 기쁨이 무척 컸답니다.  

그리고 별관으로 가서 그의 작품들을 모아놓은 도서관에 사거 책도 읽고 또 "꿈 꾸는 윌리"의 장면을 모아서 똑같이 꾸며 놓은 곳으로 가서 정말 구경을 재미있게 하였지요.  

그곳에서 윌리랑 사진도 찍고 바나나를 잡아 보기도 하고 사진이랑 비디오도 많이 찍고 왔습니다.
이 책을 읽을때마다 그 기억이 나는게 참 좋은 것 같아요.  

또한 처음 책을 읽을 때 저는 잘 모르고 열심히 이야기를 읽어주는데 우리 아이가 그림을 보더니 바나나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깔깔거리면서 웃습니다.  

정말 그림을 보니까 중요한 물건들이 모두 바나나로 표현되어 있더군요, 바나나 꼬리, 바나나 마이크, 바나나 발레슈즈, 바나나 침대 등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이런 기발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데에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윌리는 꿈 속에서 영화 배우와 가수로 변신하기도 하고 또한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새롭게 만들어 버립니다. 바나나로 표현하면서...   

양 쪽의 그림이 대비를 이루기도 하고 윌리가 꿈꾸는 모습을 통해 앤서니 브라운 아이들의 꿈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네요. 아주 간단한 이야기지만 아이들의 그림책이 그렇듯이 그림으로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그림책. 

이야기가 중요하고 그림은 곁다리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그림책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보여주는 작가 중 한 명인 것 같아요. 언제나 닮고 싶은 앤서니 브라운 ㅎㅎㅎ

이 책은 윌리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라고 하는데 앤서니 브라운의 유머감각과 재치가 총집합된 책인 것 같아요. 숨어있는 바나나를 꼭 찾아보세요. 아이랑 숨은그림 찾기 하듯 바나나를 찾는 거 정말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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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쿵!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4
다다 히로시 글 그림 / 보림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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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부터 엄청 커다란 사과가 나옵니다. "커다란 커어다란 사과가... " 라는 말과 함께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 쿵!"하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볼 수 있습니다.

책 양쪽 페이지 가득 커다란 사과가 정말 먹음직스럽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아마 제일 처음 사준 동화 중 하나입니다. 돌 지나서 한 18개월 쯤 되었을 때이지요.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책 중 하나인데, 이제는 우리 조카들에게 선물해주는 책이 되었네요. 

사과 먹을 때면 여전히 이 책 생각이 나요. 비가 올 때면 커다란 사과에 숨은 동물 친구들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가끔은 사과 모양의 우산이 하나 갖고 싶은 생각도 든답니다. 명화 그림 우산도 있어 캐릭터 우산도 있는데 사과가 쿵에 나오는 그림으로 혹은 다른 동화책의 캐릭터나 책 그림이 나오는 그런 우산이 많이 있으면 좋겠어요. ^^

너무 재미있는 흉내내는 말이 재미있어서 우리 아이가 너무 좋아하고 열심히 읽은 책이지요. 하도 열심히 보아서 아마 우리 아이 그림책 중 제일 낡은 책이 된 것 같아요.

커다란 사과를 동물들이 하나씩 등장하여 커다란 사과를 조금씩 나눠먹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아직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이 책을 보면서 서로 함께 나눠먹는 그림을 통해서 친구들과 함께 하는 법과 함께 나누는 법을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각 사각 사각, 야금 야금 야금, 쪽쪽쪽, 냠냠냠, 아삭 아삭 아삭 우적 우적 우적 등 소리를 흉내내는 말이 너무 많이 등장하면서 그것을 따라하는 아이의 문장 표현력이 무척 좋아짐을 느꼈답니다. 어린 아이들이 한창 말 배우는 시기에 다양한 언어들을 책으로 많이 접하는 것도 무척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땅 속에서 올라온 두더지부터 개미들과 벌과 나비, 애벌레, 다람쥐, 토끼, 돼지와 여우와 너구리. 그리고 심지어 커다란 악어와 사자와 곰이 나타나 사과를 먹는데도 사과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실컷 먹고 다른 동물들에게 양보해가며 사이좋게 지내는 동물들의 표정 또한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먹고 나서 깍듯이 인사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지요.마지막 비가 내리자 모두 사과 속으로 대피해서 사과는 커다란 우산이 됩니다. "하지만 걱정 없어요."라고 말하며 커다란 우산이 된 사과 속에 있는 동물들의 표정이 무척 행복해보이네요.

작은 이야기가 담긴 책이지만 그 의미는 무척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이 책. 재미 뿐 아니라 아이들의 언어발달이나 정서에도 너무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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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 때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9
레이먼드 브릭스 글, 그림 | 김경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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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고 핵실험을 한다는 뉴스가 여기 싱가포르에까지 들립니다. 그 이외에도 요즘 이런 저런 안 좋은 소식 때문에 늘 한국 뉴스를 시청하고 있지요.

겁많은 우리 아이는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그리고 왜 도대체 북한이 저렇게 하느냐고 묻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서 정치에 대해, 또 전쟁과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바쁘답니다. 한국에 가면 새로 사야 할 책이 점점 늘어갑니다.

전쟁에 대한 소재를 가진 그림책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니 이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몇 년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정말 많습니다. 아동에게 알맞는 동화책 뿐 아니라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이 상당히 많이 있지요.

나 역시 전쟁이란 텔레비전을 통해 다른 나라의 모습을 보거나 과거 우리나라의 모습을 역사책 안에서, 혹은 드라마로 보았을 뿐입니다.
아니면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 속에서 일제 시대의 암울했던 경험과 한국전쟁의 비극에 대해 몸소 겪은 이야기들을 단편적으로 들을 때 전쟁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아마 이제 우리나라에 다시 전쟁이 터진다면 그 땐 정말 “핵”이 도입될 것 같지요.

<산타 할아버지> 와 <눈사람 아저씨>를 통해 참 재미있게 이야기를 만드는구나 하고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은 좀 주제가 무거워서 선뜻 아이에게 읽어주기가 그랬지요. 하지만 역시 다양한 내용의 작품을 읽어보는 것이 좋다고 판단되었고, 역시 작가가 작가이니만큼 그래도 재미는 있겠지 싶어 읽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그냥 읽지 않고 지나쳤다면 몹시 후회할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동에 감동이 물결을 치며 이야기와 그림이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았고, 처음 읽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나와 우리 아이의 마음 깊이 눈을 감으면 두 노인이 손을 붙잡고 나란히 누워 시편 23편을 낭송하며 기도를 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레이먼드 브릭스의 유머와 풍자가 전쟁을 소재로 한 이 책 안에도 들어있어 슬프면서 동시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지요.

만화처럼 칸칸이 그려진 그림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 조그만 칸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만이 등장하여 대화를 나눕니다. 또한 전쟁을 준비하는 장면은 책 전체 커다란 그림으로 나오면서 더욱 분위기를 고조시키지요.
커다란 미사일은 막 쏘아 올리기 직전 같고 하늘을 날아 어디론가 향하는 미사일과 바다 안에서 서서히 움직이는 잠수함. 핵폭탄이 떨어지면서 엄청난 빛이 나는 광경. 정말 기분이 묘해집니다.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보는 북한 핵 무기 실험,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하면 사진 자료가 나오는 일본 원자폭탄 투하 - 버섯구름들.

사실 워낙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늘 못살게 굴기 때문에 나 역시 일본에 악감정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업네요. 사람 개개인이야 무슨 죄가 있을까 하지만 정말 뉴스를 접하며 간혹 듣는 일본 정치가들의 말과 행동은 정말 얄미움 그 자체.
그래서인지 미국이 일본에 투하한 원자 폭탄 때문에 무조건 항복을 받아내고 우리나라의 독립이 이뤄진 것 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지 그 후유증으로 인한 피해를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해도 있는데...  지금은 그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아 서둘러 핵무기를 감축하려고 노력하고 서로 견제를 하고 대화를 통해 조약을 맺으면서 위험성을 최대한 낮추고 있다. 만일 정말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생각만 해도 너무 참혹할 것 같지요.

레이먼드 브릭스가 이 책을 쓸 당시 영국에서는 핵전쟁이 날 것 같은 위기감이 고조되고 사람들은 반핵운동을 심각하게 벌였다고 합니다. 작가 역시 반핵운동에 가담을 했고 그래서 이 책이 나왔을 것이라고 하네요. 

그 때문에 이 책의 배경은 영국의 조그만 시골마을이랍니다. 주인공 할아버지는 도서관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나갑니다. 아마도 퇴직 후 조용하게 편안히 지내고 싶어 시골로 왔지만 그래도 국제 정세에 간심을 기울이고 늘 새로운 소식을 듣기 위해 도서관에 가서 신문을 읽고 다른 정보도 얻고 합니다. 
반면 할머니는 그냥 집안일을 하고 멋진 가정을 꾸미는 일에 관심을 쏟습니다. 그런 할머니에게 요즘에는 정치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할아버지.

여전히 오늘도 도서관에 갔다 온 할아버지. 전쟁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대화가 참 재미있어요. 그리고 전쟁을 이미 겪었기에 그들의 대화에서는 1,2차 세계대전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예 전쟁은 그래도 낭만이 있었다고 회상하는 이야기 속에는 정말 <핵무기>가 미치는 엄청난 피해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 같아요.



할아버지는 언제 전쟁이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고 서둘러 방공호를 만들자고 합니다. 도서관에서 핵전쟁에 대비해 만든 정부 지침서와 지방 의회 지침서까지 가지고 온 할아버지는 그 책을 토대로 옥내 대피소(방공호)를 만드는 할아버지.
하지만 그것은 정말 허술하고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가 막힐 따름. 과연 그것으로 핵폭탄으로 인한 충격과 방사능의 오염을 막을 수 있을지 어떻게 이런 지침서가 나왔을지...
아마도 작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국민들이 국가를 맹목적으로 믿는 것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옥내 대피소를 만들자마자 정말 핵폭탄이 터지고 두 노인은 대피소를 피신을 합니다. 담아놓은 유리병 안의 물은 폭탄이 터지는 소리에 깨지고 전기가 끊기고 통신은 두절되지요.
당연히 방송도 되지 않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바깥 상황이 너무 궁금하지만 꼭 자신들을 구해줄 누군가가 올 것을 믿고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비상식량을 챙겨야 한다고 서두르는 장면, 엉터리 같은 지침서 때문에 자신들이 만든 좁은 대피소 안에서 생활하는 모습이나 바깥의 맑은 공기를 쐬자며 집을 나서는 장면. 아무데도 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할아버지 때문에 화장실 사용으로 할머니와 다투는 모습 등 무거운 주제를 다소 밝게 만들고 있습니다. 탁월한 작가의 유머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하지만 방사능에 오염이 되어 서서히 몸에 이상증세가 생기고 서서히 죽음의 문턱으로 다가서고 있지만 삶의 끈을 놓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예전에 <타이타닉> 영화를 보며 배가 가라앉는 장면에서 악사들이 마지막 연주를 끝내고 모두 돌아가려고 할 때 끝까지 않아 찬송가를 연주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 때도 참 많이 울었는데... 

작은 그림 속에서도 그들의 몸이 아파오고 이제 창백해지면서 생을 마감하려는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들도 지금이 자신들의 마지막을 아는 듯 기도를 하고 성경을 외우는 모습에서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힘없는 사람들임을 상기시키지요.
정말 앞으로 이런 참혹한 현실이 펼쳐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언제나 전쟁이 일어나고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전쟁에 대한 소재를 다룬 책을 살펴보았습니다.  전쟁이란 역시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까지 황폐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여기 나오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비록 방사능 오염으로 생을 마감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그들의 희망을 버리지 않는 마지막 부분은 아직도 내 머리에 깊이 남아있네요.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간절히......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전 세계 사랑과 평화가 있기만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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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버트 먼치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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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열 살. 앞으로 10년이 지나서도 서로 사랑으로, 또한 평생 이렇게 보내고 싶어요.

너무나 어릴 때 아이에게 읽어준 책이었지만 지금까지 늘 마음 속에 남는 책. 그리고 나중에 우리 아이가 멋진 한 사람의 어른이 되어 누군가의 아빠가 되고 내가 늙어 힘이 없을 때 우리 아이가 내게 사랑의 노래를 불러준다면 하는 생각이 드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 내가 살아있는 한 /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제 마음대로 곡을 붙여가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으면서 노래를 불러 주었답니다. 마치 자장가와 같기도 하고 언제나 사랑한다는 말이 너무 아름다운 노래 같아요. 아기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무척 느껴집니다.

이 책을 우리 아이 돌 무렵에 사서 읽었을 때는 그냥 재미있게 그리고 책에 나오는 자장가를 제 맘대로 멜로디를 붙여 가면서 읽어주었답니다. 낮에도 좋지만 밤에 아이를 재우면서 잠자리에서 읽어주기에 참 좋은 책이더군요.

아기가 태어나서 점점 자라면서 겪게 되는 일상생활의 모습이 참 잔잔하게 표현된 것 같아요. 점점 우리 아이가자라면서 이 책에 있는 장면과 비슷하게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너무 재미있고. 이제 일곱 살이 된 우리 아이는 자기도 이런 아기 때가 있었는지 보면서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갓난아기 때의 장면을 보면서는 책에 나온 그림처럼 제 무릎을 베고 똑같이 누워있기도 하고, 기어 다니거나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그림을 흉내 내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책을 보았지요.

그런데 언제 어느 날인가 변함없이 이 책을 읽어주는 데 갑자기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 아이가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제게 묻더군요.  “엄마, 엄마도 나중에 크면 이렇게 할머니처럼 되는 거야?”라고...

전 그냥 별 생각 없이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지요. 사람은 누구나 늙는 거라고, 남자는 나중에 할아버지가 되고, 엄마는 여자니까 할머니가 된다고.

그런데 그 말을 듣고 우리 아이가 갑자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더니 울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엉엉” 거리며 대성통곡을 합니다.
갑자기 너무 당황스러운 저. 옆방에 있다가 아이가 우는 소리를 듣고 놀라 뛰어온 아빠까지, 잠시 후 살살 달래어 물어보았습니다.

이 책의 끝부분에서 이렇게 주인공을 고이 기르던 엄마가 나이가 들면서 할머니 되고 더 이상 힘이 없어 아들을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할머니가 된 엄마는 침대에 누워 있지요.
언제나 저와 함께 놀아줄 수 있는 엄마가 아닌 할머니가 된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던 모양입니다.

사실 우리 아이의 외할머니는 아직 젊으신 편이지만 머리가 백발이고, 남편이 7남매의 막내다 보니까 시부모님들의 연세가 좀 많거든요.
제가 한 말이 자신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실제 모습과 겹쳐져 더 충격이었는지, 겨우 달래고 난 다음 우리 아이가 한 말은 어떻게 하면 빨리 할머니가 되지 않는가 하고 묻는 것이었지요.

항상 운동을 열심히 하면 노화가 방지된다고 이야기해 주자, 그 다음날부터 지금까지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엄마! 오늘, 운동했어?”하고 묻습니다.
아이 덕분에 그동안 하지 않던 운동을 하게 된 것을 보면서, 우리 아이의 효도(?) 덕분에 제가 건강관리를 잘 하게 된 것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로 제 남편은 절대로 이 책을 아이가 읽을 수 없도록 보이지 않게 숨겨놓으라고 신신당부를 했지요. 너무 울어서 놀란 남편의 반응 또한 황당합니다. 그렇다고 책을 감춰놓으라니...

하지만 저 역시 그 때 아이가 울어서 놀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답니다.

그 이후 5년이 지난 지금도 전 가끔 아이를 품에 안고 이 노래를 불러줍니다.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지금도 이 책을 놓지 않고 아주 가끔 읽고 그 때 일을 이야기해줍니다. 아이는 많이 자라서 엄마가 할머니가 된다는 사실도 받아들이고, 자신이 나중에 아빠가 된다는 것도 알지만, 그럼에서 엄마와 함께 아주 오래도록 살고 싶다고 엄마는 할머니가 안 되었으면 하고 말하는 사랑하는 내 아이.


오늘도 살며시 잠이 든 내 아이를 품에 앉아봅니다. 이제 무겁고 제법 자라서 품에 쏙 안을 수 없지만, 함께 한다는 게 좋고 내가 품에 앉고 기도해줄 수 있는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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