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2 : 동물들의 가족 만들기 - 스톱! 주문을 외치면 시작되는 동물들의 과학 토크쇼 STOP! 2
김산하 글, 김한민 그림 / 비룡소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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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나도 지니처럼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느 덧 Stop! 시리즈가 몇 권이 되었습니다. 동물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참 재미있지요. 처음 이 책을 받자마자 제가 먼저 읽었습니다. 워낙에 동물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 아이인지라 우리 아이 처음 이 책을 만난 날 무슨 책인지 묻습니다.

영어로 "Stop"이라고 쓰여있으니 더욱 궁금했겠지요?

 집에도 애완동물이 있습니다. 특히 장수풍뎅이랑 사슴벌레를 기르면서는 자연스럽게 암컷과 수컷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알이 애벌레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생명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느끼고 있지요.

또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많이 있는데 특히 구피는 알이 암컷 구피의 몸 속에 있다가 치어가 된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저 역시 그 모습을 처음 보면서 얼마나 신기했는지 몰라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시리즈 책 중 두번째인 <동물들의 가족 만들기>는 정말 아이에게 딱 알맞는 책이었답니다. 나중에 이 책을 다 읽고 뒤에 나온 stop 시리즈를 이야기해주니 다른 책도 빨리 읽고 싶다고 하네요.

 요즘 '학습만화'라고 하는 책이 참 많이 나오는 것 같지요. 저도 어릴 적에 아버지께서 사다주신 역사 만화 시리즈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게 생각이 나고, 만화 역시 많이 봤기 때문에 만화라는 것에 대해 선입견이 없는데 학습만화는 정말 재미도 있고 유익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우리 아이처럼 아직 유치원생인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주인공 지니. 너무 귀엽습니다. 특히 처음 지니와 등장인물 소개를 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아이는 무척 부러워합니다. 지니의 신비한 능력 세 가지. stop!하고 외치면 5분 동안 모든 걸 멈출 수 있다니 얼마나 신기한가요? 저도 정말 부럽습니다.  게다가 생명이 있는 것과는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

집에 거북이랑 게, 새우, 장수풍뎅이 애벌레, 사슴벌레, 철갑상어, 구피, 금붕어 등 정말 귀염둥이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저 역시 동물들과 이야기할 수 있으면 무척 행복할 것 같아요.

그리고 늘 화초를 기르는 데 실패하는 저이기 때문에 친정에서 얼마 전 산세베리아 큰 화분을 가지고 와서 늘 조마조마하고 있는데 식물과도 대화할 수 있다면 물을 주는 시기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요?

 우리 아이에게 "만일 동물이랑 이야기할 수 있다면 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니? "하고 물어보았습니다. 우리 아이는 요즘 관심사인 고슴도치를 만나서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묻고 싶다고 하네요.

 지니의 친구인 '엘리'라는 뱀도 정말 대단합니다. 예전에 아이랑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인물에 대한 책을 읽어서 낯설지 않은 메두사. 그 메두사의 머리카락 뱀 중 하나였다니... 어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지 작가분의 상상력이 실로 놀랍습니다.

 게다가 아이들 방이라면 거의 다 있을법한 동물 인형이 지니의 토크쇼의 제작진이 되는 거나, 단순히 동물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만을 다룬 것이 아닌 지니의 학교 생활이나 일상의 모습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이 책의 구성이 너무 멋집니다.

 책이 한 권이기에 모든 동물들의 가족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할 수 없지만 정말 쉽게 알 수 없었던 사슴이나 하마, 사자, 물총새랑 바우어새, 반딧불이랑 퉁가라 개구리까지...

 수컷 사슴이 먹지도 않고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싸우거나 수사자가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암사자의 새끼를 물어죽인다는 것을 처음 안 저와 아이. 우리 아이는 동물들이 무척 불쌍해보였지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동물들이 자신의 새끼를 낳고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 지 알 수 있었답니다. 심지어 퉁가라 개구리처엄 목숨까지 내놓고 암컷 개구리를 부르는 모습은 대단히 위대해 보였답니다.

 집에서 애완동물을 기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는 아이는 또한 동물들의 습성이나 생활을 담은 책과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며 더욱 더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깨달아 가는 것 같아요.

또한 슬프기만 한 것도 아니도 물총새가 눈을 감고 물고기를 잡으려다 돌을 집는 장면이나 또 노아의 방주에 해적이 나타나는 모습. 지니가 열심히 stip!을 외치고 해적선을 멀리 보내는 장면 등 재미있는 스토리도 많아 아이랑 신나게 웃으며 보았답니다.

또한 지니가 학교에서 하는 의상 경연 대회 준비를 시작으로 해서 책 속으로 들어간 지니가 노아의 방주에 탄 동물들을 만나게 되고. 그래서 동물들의 가족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스토리 구성은 정말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멋진 아이디어가 역시 좋은 책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세이지 뇌조로 분장한 지니의 모습. 그리고 세이지 뇌조의 이야기를 통해 종족의 본능과 보존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었답니다. 책 속에는 동물 그림도 있지만 사진도 있어 각 동물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 좋았지요.

단, 좀 더 바라는 것은 책 뒤에 이 책에 나오는 동물에 대해서만이라도 좀 더 자세하게 그들이 살고 있는 서식지와 생활습성에 대해 자세한 사진과 함께 따로 구성되어 있다면 더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보았지요.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고 다른 네 권의 책도 우리 아이는 빨리 읽어달라고 합니다. 아직 두 권은 출간되지도 않았지만 책 뒤에 있는 내용을 보며 저 역시 책이 나오기를 무척 기대하고 있답니다.

동물들이 함께 사는 법(공생과 기생)이나 동물들의 의사소통, 그리고 나머지 두 권도 빨리 만나보고 싶네요.

 귀여운 지니와 친구들을 또 다른 책에서 보게 되기를 바라며... 우리 아이와 다음 번에는 누가 먼저  stop! 이라고 외칠지 책을 읽으며 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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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 I LOVE 그림책
캐드린 브라운 그림, 신시아 라일런트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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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늘 재작년 초 하늘나라에 가신 제 친정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저는 어릴 적 가까운 사람의 장례를 본 게 중학생이었는데, 우리 아이는 일곱살 생일 날 제 친정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생일잔치 하다 말고 뛰어갔었기 때문에 아이의 기억에도 더 깊숙히 남아있는 것 같네요.

워낙 고령인지라 지병 없이 누워계시다 돌아가셨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지들 모두 호상이라고 하셨지요. 겨울이었지만 날씨 역시 따뜻해서...

우리 아이 그 다음부터 할머니가 몇 살이냐고 가끔 생각날 때마다 묻습니다. 작년 제 친정 엄마가 대수술을 하셨기에 아이는 할머니 병원에 자주 갔었고 그렇기 때문에 <죽음>과 <병>에 대한 것이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깊숙히 자리잡았던 것 같아요.

엄마는 오래 살아야한다고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가 나오는 책을 읽어줄 때마다 저를 꼭 껴안고 뽀뽀하는 아이. 이 책은 아이랑 읽으면서 감동과 여운이 많이 남는 그런 책인 것 같아요.

삶과 죽음에 대해 알수 있는 것 이외에도 사람이 사랑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줍니다.

신시아 라일런트의 책을 처음 접하고 <보물창고>라는 출판사에 대한 애정을 느꼈던 최초의 책이었고 그 다음에 아이랑 보물창고의 책을 참 재미있게 많이 읽었지요.

얼마나 나이가 많은지 절대 나오지 않지만 주위 친구가 모두 없다는 것을 미뤄보면 굉장히 나이가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친척이나 가족도 없는 듯,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 그리고 자신의 것에 이름을 지어주는 할머니가 자시보다 더 오래 살지 못하는 것에는 이름을 붙여주지 않는 확고한 의지를 보며 얼마나 외로운지 알 수 있었지요.

날마다 편지를 받고 싶어 우체국으로 가도 자신에게 오는 것은 단지 세금 고지서뿐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저는 이 책을 보며 살아계신 양쪽 부모님께 더욱 많이 찾아뵙고 또한 아이에게도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내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지요.

우리 아이는 책을 읽으면서 무척 즐겁게 웃습니다. 침대와 흔들의자, 집과 자동차까지 이름을 붙여 준 할머니의 모습도 재미있었고 그 이름이 너무 웃기다고 하네요. 침대는 로잰느, 흔들의자는 프레드, 집은 프랭클린, 자동차는 베치...

자신도 영어 이름이 있고 유치원 친구들 역시 영어 수업 때문에 영어 이름이 있어 이제는 영어 이름에 대해 자연스럽지만 물건에 어떻게 이런 이름을 붙이냐고 하는 아이.  또한 처음에는 단지 네 개의 사물임에도 이름이 헷갈렸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할머니가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게 아닌 베치를 타고 흔들 의자에 앉는 게 아닌 프레드에 앉아있다고 하는 말이 무척 자연스럽게 들려왔지요.

집에 찾아온 강아지 한 마리. 불쌍하고 또 귀엽고 했지만 정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얼마나 사랑에 ‚–주려 있는지 알 수 있었답니다. 또한 가까운 사람을 잃은 아픔이 얼마나 큰 지, 더 이상의 이별이 싫은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눈시울이 글썽거립니다.

그래서 먹을 것을 매일 주면서도 이름은 결코 지어주지 않았던 할머니를 이해할 수 있었지요. 몇 개월이 흘러 어엿한 어른 개가 된 강아지. 하지만 아직도 이름이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찾아오지 않는 개. 할머니는 며칠을 초초하게 기다려보지만 나타나지 않는 개로 인해 알게 됩니다.

아무리 애정을 주려고 하지 않았지만 어느 새 물이 스며들듯이 그 개를 사랑하고 가족처럼 받아들였다는 것을... 개를 찾아 개 보호소에 전화를 하고 찾아가며 왜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을까 개 목걸이를 해주었더라면 쉽게 찾을 수 있었을텐데 하며 후회를 하신 할머니.

하지만 아이들의 동화에서 좋은 점은 역시 해피엔딩이라는 점.

개 보호소에서 찾은 자신의 개 '러키'. 행운이라는 이름의 러키를 데리고 집으로 옵니다. 할머니가 우려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고 이제 외롭지 않고 러키로 인해 다시 행복을 찾은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지요.

더 이상 사랑하는 것이 두렵지 않은 할머니. 이제는 러키 뿐 아니라 다른 애완동물도 기를 수 있을만큼 강해진 할머니가 언제까지나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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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자꾸 초인종이 울리네 I LOVE 그림책
팻 허친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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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면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이야기 

자꾸자꾸 초인종이 울리네.
이 책을 지은 작가는 팻 허친스 입니다.  전에 <바람이 불었어> 라는 책을 아이와 함께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이 나왔다는 말에 얼른 아이와 읽어보았지요.

또한 수학 동화라고 할 만큼 나눗셈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에 더욱 좋아서 아이와 읽었던 책이랍니다.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책이 나오자마자였는데 아직 수 개념이 약한 우리 아이는 단 12개의 쿠키임에도 아이들이 늘어갈수록 몇 개 씩 주어야할지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었지요.

무척 재미있게 몇 번을 읽고 나서 또 과자를 가지고 블럭 인형을 앉혀놓고 과자를 나눠주는 놀이도 해보며 그렇게 지냈습니다.

아이에게 수학적인 요소를 가르칠 때 이런 책은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지요. 그렇게 하지 않고 내용만으로도 즐거운 책임에 분명하고요.
한참 읽지 않다가 오늘 아이와 읽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와는 달리 이제 몇 달이 지나 수학 학습지도 많이 하고 또 책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아이는 그래도 너무 재미있게 읽습니다.

엄마가 맛있게 만든 쿠키. 게다가 책을 읽으면서 출출하다고 초코칩 쿠키를 먹고 있었으니 책에 나온 쿠키와 모양이 똑같은 쿠키를 보며 더 재미있어했지요.

처음 두 명의 아이들. 그리고 엄마는 과자를 주고, "할머니만큼 과자를 맛있게 만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하고 말씀하지요. 게다가 그 말씀은 초인종이 울리며 점점 아이들이 많아질때마다 하시지요.

두 명의 아이가 사이좋게 나눠먹으면 각각 여섯 개씩. 우리 아이도 셈이 빨라져 열심히 계산을 하고 대답을 합니다.

하지만 초인종이 울리고 옆 집에 사는 톰과 한나가 옵니다. 과자를 어떻게 나누면 좋을까 하는 말에 우리 아이는 친구에게 세 개씩 주면 된다고 합니다. 몇 달 사이에 정답을 이렇게 잘 맞출수가! 저는 우리 아이에게 너무 잘 안다고 마구 칭찬을 하며 책을 읽습니다.

막 먹으려는 순간 또 두 명의 아이들이 오고, 그 다음에는 무려 여섯 명의 아이들이 옵니다. 친구들이 많아 이제는 각기 한 개씩 밖에 돌아가지 않는 과자. 열 두 명의 아이들과 열 두 개의 과자.

드디어 먹으려는데 왜 초인종이 울리는 건지... 과연 한 개의 과자를 먹을 수 있을까 망설이는 아이들에게 사이좋게 나눠먹는 모습에 상이라고 주는 듯 나타난 할머니와 큰 접지 가득한 과자들.
의자도 없이 한 의자에 두 명씩 앉아서 아무런 불평없이 과자를 먹으려는 아이들에게 주는 상이 아닐까요?

엄마는 다른 아이들이 올 때마다   "할머니만큼 과자를 맛있게 만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하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 반복되는 말도 재미있지요.

그리고 드디어 과자를 먹으려는 순간 또 다시 울리는 초인종 소리. 과연 누가 찾아왔을까요?

아이들의 상상에 결론을 맡기는 독자. 과연 우리 아이는 뭐라고 할까 물어보았더니 다른 친구들이 또 왔을거라고 합니다. 과자는 많으니까 괜찮다고 하면서 너그러운 눈빛을 보내는 아이.

서로 나눠주며 사이좋게 먹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우리 아이는 자연스럽게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읽을 때마다 과연 마지막 초인종이 누구일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결말이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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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비룡소의 그림동화 12
에즈라 잭 키츠 글.그림, 김소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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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눈이 오면 꼭 피터처럼 해보리라! 

지난 겨울에는 봄이 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 눈이 내렸습니다. 많이 깔리지 않아서인지 다시 한 번 눈사람을 만들려고 한 마음을 아쉽게 접고 말았답니다.

겨울방학인지라 시간도 많고 아이와 함께 눈사람을 만들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아이는 장갑을 끼고 부츠를 신고 눈을 뭉치고 굴려가며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저 역시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와 신나게 눈을 뭉치고 점점 커다랗게 눈을 굴려 동그란 모습을 만들었지요. 한 시간이 지나고 크고 작은 눈사람이 3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모자와 목도리를 가지고 와 눈사람을 꾸며주었지요. 기념사진까지 찰칵! 너무 기쁜지 아이의 볼은 발그레 했고, 함께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답니다. 그 눈사람들을 집에 가지고 와서 베란다에 놓아두었지요.

세 시간 가량은 잘 있다가 점점 녹아내리는 눈사람을 보면서 아이는 오늘이 너무 슬픈 날이라고 하더군요. 그 이유인 즉 눈사람이 녹아내린 날이기 때문이라나요.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더니... 이 책을 읽으면 며칠 전 눈사람을 만들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 전에도 우리 아이가 참 좋아하고 즐겨 읽었지만 그 느낌이 사뭇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네요. 우리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눈 오는 날의 풍경은 정말 참 아름답다!' 라고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에즈라 잭 키츠’의 그림책을 참 좋아합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잘 표현한 이야기와 그림들이 좋고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저 역시 동심의 세계로 빠져 드는 것을 느끼지요.

이 책 역시 길게 풀어 쓴 이야기가 아닌 짧게 함축된 이야기와 눈 오는 날의 멋지고 새하얀 그림이 대부분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행간의 숨은 의미를 잘 이해한다면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책이 되는 것 같아요.

<피터의 의자>, <피터의 안경>, <피터의 편지> 등 피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여러 책들을 모두 읽은 우리 아이는 이 책을 보면서 비슷한 분위기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더군요. 이 책이 출간될 당시에는 흑인 사회의 모습과 흑인 아이를 주인공으로 다룬 작가의 모습이 정말 굉장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을 거라는 사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책은 작가의 다른 그림책에서와 같이 흑인 사회의 모습 특히 소외 계층에 대한 문제와 그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된 것과 는 좀 느낌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냥 눈 오는 날 모든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그런 멋진 세상을 담아냈다는 것을 저는 더욱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코트를 입고 눈 쌓인 곳에 가서 뒹굴기도 하고 여러 모양을 만들어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저뿐 아니라 우리 아이는 너무 하고 싶은가 보네요.

제가 사는 곳은 아파트인지라 눈이 내리면 서둘러 눈을 치우고 또 차들이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는데,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 속에서 꼭 한 번 아이와 같이 뒹굴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눈이 내리면 아침 일찍 일어나 아무도 밟지 않는 새하얀 길에 발자국을 내어보며 놀았던 그 시절을 기억하면서 이 겨울이 다 가기 전 다시 눈이 내리는 날에는 우리 아이에게도 또 한 번의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렵니다. 새하얀 눈을 도화지삼아 몸으로 그린 멋진 작품을 우리들의 머리 속에 영원히 간직하고 싶네요.

하지만 어느 새 새 봄이 찾아왔습니다. 다시 눈이 내리고 멋진 눈 내린 풍경을 도화지 삼아 작품을 만들기 위한 시간은 다시 찾아올 겨울로 미뤄어야 할 것 같습니다. 빨리 봄을 기다렸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새 지나간 겨울이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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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그리워지면 영문판으로 된 이 책을 읽습니다. 올 겨울 한국에 가게 될까 모르겠습니다. 눈 내리는 한국의 겨울 - 아이와 피터처럼 놀며 멋진 눈사람도 실컷 만들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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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쓰고 인사해요 세계는 내 친구 3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지음, 이혜경 그림 / 보림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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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인사말이 정말 재미있지요?

몇 가지 안 되는 인사말인지라 언제 다 외웠는지 툭하면 제게 인사를 하고 유치원에 가서 친구에게도 알려주겠다며 월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책을 금요일 오후에 받았거든요.

생각보다 작은 사이즈였지만 아이 머리에 대보니 모자가 딱 알맞게 잘 어울리더군요. 좀 아쉬운 것은 인터넷에서 보았을 때에는 책을 펼치면 모자가 모두 입체로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 부분인 브라질의 모자만이 입체라 너무 아쉽습니다. 그리고 더 여러 나라의 인사말과 모자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하지만 보드북이라 더욱 좋고 어린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어린 아이들에게는 책이 장난감이듯 모자처럼 써 보고 또 책을 읽어보며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튼튼하고 잘 찢어지지 않고 베일 걱정이 없어 아이에게 주기 안성맞춤이랍니다. 저는 아직도 책을 읽으면서 종이에 손을 잘 베어서...

제일 처음 한국이네요 조선 시대에 쓰던 갓이 등장하고 태극기가 보이고 산수화를 그리는 여인과 정자에서 글을 읽고 있는 선비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답니다. 병풍과 연꽃도 그러하고 우리나라를 외국에 알리는 데에도 좋을 것 같아 번역해서 출간되기를 희망해봅니다.

단 하나, “안녕하세요?”는 요즘 어른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인사이지만 제가 알기로도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고 들은 적이 있어 어떤 인사말로 하는 것이 좋을지 의문점이 생깁니다. 아이들 유치원에서 예절 교육을 할 때에도 “안녕하십니까?”로 가르쳐주고 또 아마 조선시대에도 역시 그러했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두 번째 <몽골>은 역시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인 것 같습니다. 고려 시대 몽고인 원의 지배를 받았으면서도 아직도 몽골이라는 나라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림에서도 보이듯이 <말가이>라는 모자가 참 예뻐 보여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멋진 모자를 쓰고 인사를 해봅니다. “샌 베노?”

베트남의 물 위에 지은 집과 보트를 타고 강을 내려가는 사람을 보면서 아이에게 ‘보트 피플’이라는 난민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해주었지요. 그리고 요즘 우리나라 농촌에 베트남 여자들이 많이 산다는 것도 이야기하며 요즘 화제가 되는 ‘코시안’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답니다. 역시 책이 있으니까 이야기를 해주기 더욱 쉬운 것 같아요.

베트남의 모자인 <농>을 쓰고 “씬 짜오!” 인사를 한 후 인도의 <터번>을 쓰면서 “나마스 떼” 인사를 합니다. 특히 터번을 정확하게 둘러쓰지는 못하지만 긴 스카프를 가지고 아이의 머리에 터번 비슷하게 감아주었지요. 우리 아이는 무척 좋아하면서 열심히 인사를 합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지금 서평을 쓰면서 문득 생각이 드는데 여기 나온 인사는 사람, 장소, 시간에 관계없이 평상시 만났을 때 할 수 있는 인사인지 궁금하네요. 좀 더 인사말에 대한 설명이 길어도 괜찮았을 것 같아요.

척 보기에도 무척 따뜻할 것만 같은 러시아의 모자 <샤프카>와 함께 “즈드라스부이쩨!” 인사를 나누고 풍차와 튤립의 나라 네덜란드로 가서는 머리에 <훌>을 쓰고 인사를 합니다. “후데 모르헨” 고등학교 때 제 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는데 책에 나온 글자를 보니 네덜란드어와 독일어가 많이 비슷해 보이네요.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즐겨 쓰는 중절모가 <실크해트>라는 설명을 듣고 ‘아! 실크로 만든 모자라 그런 이름이 된 것이구나!’ 알겠더군요.

역시 영어에 가장 자신을 보이는 우리아이도 큰 소리로 인사를 합니다. “헬로!” 

또한 마지막에 나오는 브라질의 깃털 모자를 가장 좋아합니다. 입체로 되어 있는데다가 늘 유치원 여름 캠프를 갈 때면 이런 깃털 모자를 만들고 인디언 춤을 추기 때문에 친근해 보이는 멋진 모자. “올라!”

그리고 저는 그냥 겉표지구나 하고 생각을 했는데 우리아이가 알려주네요. 똑같이 “올라!”하고 인사를 하지만 멕시코의 챙이 넓은 모자 <솜브레로>와 자세하게 글자를 들여다보면서 같은 “올라!”라고 하는 인사지만 알파벳도 다르다고 하네요.

모자와 인사말이 눈에 띄지만 각 나라의 민속의상이나 각 나라의 상징물과 대표하는 건축물까지 나와 있어 작은 문화체험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답니다. 한 달 있으면 어린이날인데 귀여운 조카들에게 선물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열심히 읽으면서 저 역시 인사말을 외우렵니다. 그리고 시리즈라고 들은 것 같아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로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해봅니다.

여러분도 모자 쓰고 인사해보세요. 가장 마음에 드는 말은 무엇인가요?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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