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이라는 말을 잘 알고 있는지...
지난 번에 아이가 하는 말에 자꾸만 밀린 나는 "청산유수" 라는 표현을 썼다.
울 아이 당연히 무슨 뜻인지 묻고...
나중에 자신도 이런 사자성어를 지어서 쓰겠다고 한다.

그러던 차 속담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그건 자신도 바로 지을 수 있다면서 자신이 지은 속담을 말해주었다.

" 하나 아끼려다 날짜 지나서 못먹으면 손해다. "

어쩜 정말 우리 아이 상황에 딱 맞은 속담을 지었을까!
난 우리 집에서 버리는 음식 쓰레기들이 너무 아깝다. 그래서 장을 보는 것도 두렵다.

입 짧은 울 아들이 사는 과자, 울 신랑 이것 저것 먹고 싶다고 사는 군것질거리랑 반찬,
그런데 세 식구 먹는게 정해져있고 또 울 신랑 역시 똑같은 반찬 연이어 두 번 먹는 거 싫어한다.
어떤 때에는 아무리 적게 해도 음식이 남는데...

그런데가 빵 같은 거는 다른 친구들이랑 나눠먹으면 되는데 꼭 내일 먹겠다고 놔두라고 하고 날짜가 지나간다.
그래서 버린 음식이 많은데...

아이도 그런 것을 알고 있나보다. 요즘은 내가 워낙 잔소리를 해대는 통에 많이 안 산다. 
역시 경험만큼 좋은 건 없나보다.
아이의 입에서 최초로 나온 속담(?)
뼈저린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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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 결혼기념일이고 또 우리 아이에게는 아주 중요한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이었지요.

재작년까지는 예비소집일에 아이들도 모두 가서 한 시간 정도 설명 듣고 있다 왔다는데, 작년부터는 교장선생님께서 바뀌신 후로 그냥 아파트 별로 줄 서서 서류 접수하고 다른 서류 받아 오면 되었답니다.

작년 취학통지서가 나왔을 때 유예시키려고, 아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저만 학교에 갔었거든요. 그 때엔 우리 아이 여섯살 반이라서 유치원 친구들은 모두 취학통지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았지요.

올해 취학통지서를 받고 예비소집일이 언제인지 보니 아이 유치원 현장학습날과 겹치더군요.

그것도 방학동안 가고 싶었는데 바뻐 못갔던 킨텍수 우주체험전... 학교를 빠지자니 울 신랑 올해는 초등학교 가니까 예비 소집일에도 빠지지 말고 가야한다고 합니다.

다른 엄마들 거의 다 아이 안 데리고 간다고 하고, 또 아이 데리고 갈 필요도 없는데 학교 구경을 해야한답니다.

어제도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유치원에 와서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또 유치원에서도 초등학교 견학을 갈텐데.. 그리고 학교에 한 번도 안 가본 것도 아닌데...

하지만, 유치원에서 현장학습을 내일로 바꿨기에 마음 편히 아이를 데리고 학교로 갔습니다.

좀 더 서둘러서 10시 쯤 갔으면 기다리지 않았을텐데, 10시 30분 딱 맞춰 갔더니 사람들이 너무 많네요. 차라리 더 늦게 갈 것을 했습니다.

며칠 전 우리 아이 사고를 쳐 앞 니 두 개를 뺐기 때문에 엄마를 따라온 다른 아이들 신나게 놀고 있는데, 우리 아이 제 옆에 바짝 붙여놓았습니다.

30분을 넘게 줄서있으려니... 왜 이리 줄이 많은지요.

서류를 집에서 써오면 좋은데 왜 미리 써오지 않고 학교에 와서 쓰는지, 그래서 줄이 줄어들지 않네요.

울 아이 아는 엄마들 만나면 차례차례 인사하고 저 역시 아는 엄마들 만나 수다 떨고, 이제 30분 정도 지나니 그래도 끝이 보입니다.

우리 아이 몇 명 남았나 세는데 이제 네 명 밖에 남지 않았네요.

"엄마, 이제 네 명 남았다."

그런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떤 엄마가 와서 살짝 옆에 섭니다.

전 처음에 잠깐 화장실 갔다 온 엄마인줄 알았는데 늦게 와서 새치기 한 거더군요.

이젠 별로 줄도 없는데 꼭 그렇게 하고 싶은지...

우리 아이 다시 줄을 세어보더니 이렇게 말하네요.

"엄마, 네 명이 아니라 다섯이야."

우리 아이는 왜 그런지 영문도 모르고 왜 줄이 많아졌나 제 딴에 심각하게 생각합니다.

접수를 하다보니 유예를 한 아이들은 서류가 따로 되어있네요.

그래도 우리 아이 '최현우'라고 쓰여진 것을 보니 기분이 무척 묘합니다. 드디어 초등학생이 되나보다 생각하니 대견하기도 하고, 학교 생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하고...

선생님께서 무척 자상해보이시네요. 나중에 우리아이 담임선생님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아이의 손을 잡고 "네가 현우니?" 하면서 따스하게 웃으십니다. 이제 학교에 잘 왔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미소가 아직도 생각나네요.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입학식날은 새치기 하는 엄마 안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 학교까지 와 새치기를 하면 어떡하나요?  '줄 서세요' 라고 말하려다 울 신랑이 참으라고 해서 그냥 두었는데...

학교에서 준 안내문이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니 요즘은 저희때랑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나중에 정리해서 올리렵니다.

그리고 오늘 학교에 아이 데리고 가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것도 모두 나중에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아직 입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예비 소집일에 학교에 가서 학교 구경도 하고 선생님도 만나고... 나중에 유치원에서 간다고 하지만 그거랑은 또 다른 경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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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1-24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보고 있다는걸 알텐데..아..양심없는 자는 어디가든지 있어요..
입학날을 기다리겠네요..^^&
 

"그럼 누가 220km로 만든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그런 속도로 달리면 큰 일 날텐데...

 

이것도 토요일 사건입니다.

요즘 자동차를 타고 가면 차 안에 있는 물건에 관심이 무척 많은 아이 때문에 울 신랑은 대답을 해주기에 바쁘답니다.

전 그 흔한 장롱면허도 아닌 무면허에다 자동차 하면 차 키 열고 시동 켜는 정도라... 아이에게 자동차에 대한 것은 거의 이야기를 해 줄수 없지요.

게다가 요즘에는 아이랑 울 신랑 겨울방학 내내 카트라이더 자동차 경주에 심취해 있어 자동차 속력에 관심이 무척 많습니다.

그리고 <카> 영화 속에 나오는 자동차 경주를 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는 고속도로랑 자유로를 달릴 때면 마치 자동차 경주하는 것 처럼 중계까지 하지요.

 

어제도 앞에서 운전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또 속력을 살피며 묻습니다.

"아빠, 지금 얼마큼 달리는 거야?"

그리고 네비게이션에서 가끔 알려주는 말. <이 도로는 시속 90km 구간입니다.> 하고 낭랑한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가지고 봅니다.

"아빠, 그럼 더 빨리 달리면 어떻게 해?"

길이 막혀 자동차가 제 속도를 못 내고 천천히 달릴 때면 눈금이 줄어드는 모습에 더욱 재미있게 관찰을 하고, 완전히 차가 멈춰 서 있으면 눈금이 '0'에 와 있는 것을 보며 또 묻지요.

"어떻게 숫자가 0에 와있어?'

그 정도야 저도 아니까 대답을 해 줍니다.

"자동차가 달리지 않고 있을 때는 속도가 나지 않으니까 '0'에 있는거야."

알았다고 하는 표정. 하지만 무척 궁금한 게 많은 아이는 또 묻습니다.

"아빠, 그럼 220km로 달리면 어떻게 해? 얼마나 빨라?"

물론 저도 알고 싶습니다. 꼭 차 타고 갈 때면 그만큼의 속력이 궁금해진 아이는 역시 지나치지 않고 질문을 하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어디에서 이만한 속력을 내고 달리겠습니까?

용인 자동차 경주장에 한 번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멀고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요즘은 춥고 자동차 경주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독일 아우토반에서는 시속 220km뿐 아니라 300km로 달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였더니 나중에 자기는 꼭 독일에 가서 자동차를 타고 달릴거라고 하더군요.

제가 그만한 속도를 느끼고 싶으면 나중에 같이 고속철도를 타보자고 했습니다. 아마 조만간 고속철도를 타야할 것 같은데, 그냥 왔다갔다 할 수는 없고 여름 휴가를 고속철도 타고 하야하나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 계속 자동차 속도계를 보면서 미련이 남는 듯 마지막까지 이렇게 외칩니다.

"그럼, 누가 220km로 만든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달릴 수 없는 속도를 왜 자동차에 만들어 우리 아이의 호기심만 가중시키니까요.

그런데 울 아이 말을 듣고 저도 한번 정도는 그 속도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과연 얼마큼 빨리 달리면 시속220km로 달리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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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이랑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습니다.

서울에 간다고 하니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묻습니다.

그래서 한 시간 가량 걸리는데 처음 단골 소아과에 가서 취학통지서에 첨부되어 온 <홍역예방접종 확인서> 떼고 그 다음 간다고 했지요.

르네 마그리트 전시회 보려고 서울시립 미술관으로 네비게이션 설정해놓고 소아과 먼저 간 다음 간단히 먹을 거 사서 다시 차에 올랐습니다.

울 아이 심심하다고 늘 차에 타고 갈 때면 하는 퀴즈랑 수수께끼 놀이, 끝말잇기, 가위바위 보 등을 하자고 합니다.

여러 게임을 하다 이제 스무고개로 넘어갔습니다. 예전에 어릴 적에 울 언니랑 참 많이 했는데 요즘 아이들도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작년부터 했기에 게임 방법을 능숙하게 아는 아이 덕에 신나게 놀고 있지요. 울 아이 잘 모르겠다고 하면 역시 힌트르 주는 울 신랑 덕분에 울 아이 6:4로 이기고 있었습니다.

다시 제가 문제를 낼 차례. 정답은 "꿀벌" 이었습니다. 그냥 '벌'로 할까 하다 그냥 "꿀벌"로 정했지요.

동물 중에서 곤충이라고 했고 또 좀 어려운 것 같아 제가 힌트를 주었습니다.

"얘는 꽃을 좋아해."

너무 힌트를 많이 주었지요. 

처음에는 나비라고 했다가 제가 비슷하다고 했더니, 역시 '정답' 하고 외치면서 "벌"이라고 합니다.

"아니야, 그냥 '벌' 말고 두 글자라고 했잖아." 

그러자 우리 아이 씩씩하게 외칩니다.

"땡벌"

갑자기 차 안이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거의 서울시립미술관 다 와서 요 골목 조 골목 들어간다고 조용히 하로고 하던 울 신랑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어버렸지요.

땡벌이 벌이 맞는지요?

요즘 유행하는 노래 우리 아이도 몇 번 들으며 흥얼거렸는지 생각난나봅니다.

그래서 집에 와 궁금해 네이버 검색을 했습니다.

그 결과  땡벌은 "땅벌" 이라고 하네요. 땅벌의 사투리에 '땡벌, 땡비, 땡삐, 땅삐' 등이 있다고 하지요. 결론은 땡벌 역시 벌이 맞는 거지요.

땅벌은 '땅 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이고, 토봉(土蜂)이라고도 하며, 커다란 벌(말벌)의 일종입랍니다.

그래도 정답은 땡벌이 아니고 꿀벌이었는데...

웃는 사이 미술관에 다 오고 이제 아이랑 스무고개는 끝이 났지만, "땡벌"하고 외치는 우리 아이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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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지난 지 벌써 한 달 가까이 되었는데, 아직도 문득 생각나면 하는 질문.

"엄마, 도대체 산타 할아버지는 언제 오시는 거야?"

그저께 금요일 저녁 아이랑 책 읽어주는 시간에 우리 아이 또 그렇게 묻는다.

좀 되어 이젠 잊어버렸겠거니 했는데 어째 아직도 산타 선물 타령인지...

꼭 챙기는 아이. 정말 존경스럽다.

생일도 지나 생일선물 받고 올해 학교 들어간다고 양쪽 할아버지, 할머니께 가방 사라고 용돈받는 것 아이 통장에 고스란히 넣어주었는데... 정말 무척 집요한 아이.

그래서 난 물었다.

"글쎄, 왜 안 오실까?"

"엄마, 산타 할아버지 정말 있는 거 맞아?"

"작년에 유치원에 오셨잖아."

울 아이 하는 말은 이렇다.

"그 산타 할아버지 말고, 진짜 산타 할아버지, 내가 받고 싶는 선물 주시는 산타 할아버지말이야."

그러더니 살짝 덧붙여 말을 한다.

"혹시, 엄마랑 아빠가 산타 할아버지 아니야?"

그래서 일단 아니라고 했는데, 왜 그리 웃음이 나오려는지 참느라 혼이 났다.

도대체 무슨 선물을 받고 싶다는 건지, 작년 크리스마스 때 고슴도치나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 사달라고 해 그냥 지나갔는데 아직도 선물을 받고 싶어 묻는 우리 아이.

"그럼, 무슨 선물을 받고 싶은 건데?"

"그것 봐, 내가 어떤 선물  받고 싶다고 하면 그거 사서 주려고 하는거지? 다 알아. 정말 수상한데..."

"엄마, 아빠가 산타 맞는 거 같은데."

재작년에도 약간 의심하긴 했었는데 이제 제법 커서 유치원에서 아이들끼리 이야기하며 산타의 비밀을 알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선물 하나 더 받고 싶어 계속 집요하게 묻는 것인지...

그래서 저도 다시 아이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럼 아빠에게 물어봐!"

울 아이 당장 아빠에게 쪼르르 달려갑니다.

"아빠, 왜 근데 산타 할아버지 안 와?"

울 신랑 하는 말 조그맣게 들립니다.

"좀 기다리면 오시겠지."

크리스마스 다 지났는데요? 울 신랑도 적당히 둘러댈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다시 방으로 들어왔지요. 마지막으로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무슨 선물이 받고 싶어? 산타 할아버지 안 오시면 네가 받고 싶은 선물 어린이 날 사줄게."

"그럼 어린이 날 두 개 사주는 거지?"

끝끝내 갖고 싶은 선물이 뭐라고 이야기는 하지 않고 선물 두 개를 챙기는 아이.  그냥 산타 할아버지 없다고 올 크리스마스엔 이야기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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