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하반기 정기공연


"풍류, 은은한 멋과 여운"


2017.12. 2(토)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프로그램
ㆍ취타풍류
ㆍ육자배기, 흥타령, 시나위
ㆍ산주합주
    -연주 :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기다리던 공연이었다. 바쁘고 성급한 일상을 반영하듯 급하게만 달려가는 듯한 음악의 흐름에 쉼의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을까. 전통음악이 갖는 풍류의 시간을 함께 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연주다. 다소 긴호흡으로 연주되는 음악을 만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긴호흡으로 우리음악의 본래자리를 만난듯 설렘이 함께한다. 취타풍류, 육자배기ㆍ흥타령ㆍ시나위, 산조합주로 구성된 공연에 기대되는 것은 기악합주가 전하는 합주선율이 갖는 힘이다. 이번 공연의 백미는 산조합주였다. 연주자들의 호흡이 악기와 악기 사이의 어우러짐으로 이어지며 음악 속으로 몰입하게 한다. 우리음악이 갖는 선율 속으로 빠져든다. 흡족하고 뿌듯함이 마음 가득 넘친다. 프로그램의 단순구성이 주는 공연기획의 의미를 깊게 빠져드는 음악 속에서 확인한다.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의 공연을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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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제112회 정기연주회


"알리, 국악관현악을 만나다"


2017.11.16(목) 오후7:30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프로그램
-국악관현악 : 남도아리랑 작곡 백대웅
-창과 관현악 : 춘향가 중 '사랑&이별' 편곡 김선, 판소리 박지윤
-국악관현악 : 판놀음2 작곡 이준호
-국악관현악 협연 : 축연무, 작곡 박범훈, 무용 서영무용단
-국악관현악 : 아름다운 몽골(몽골리안 사이한 오론) 작곡 Choidog. E
-피리현연 : 섬머타임 작고 조지 거시윈, 편곡 Oyuntuya Enkhbat 피리 김광복
-국악관현악 협연 : 가수 알리
내가 너에게 편곡 박경훈
지우개 편곡 박경훈
댄싱퀸 편곡 조원행


*대단히 흥행적이다. 일단 관객을 불러모아 무대에서 공감을 일으키는 것에는 성공적이다. '알리'라는 유명한 대중가수가 그 중심에 서서 국악관현악과 대중가요의 만남으로 관객을 불러 모아 주목을 받았다는 것에는 다른 이견이 없다. 객석을 가득 매운 관객의 환호성만으로 만족한다면 매번 유명한 사람을 불러와 흥행에 성공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한 지방에 상주하며 국악관현악단이라는 단체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한 무대가 무엇을 담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많다고 여긴다. 국악관현악을 기반으로 삼되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가지고 단체의 색채를 가꿔가며 음악적 완성도를 높여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 역시 단체를 사랑하는 관객으로써 당연한 요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관객을 대중적 기반으로 하는 지역 국악관현악단의 존재근거는 무엇으로부터 찾아야할까.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객석에서 관객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무대는 늘 무엇인가 덜 채워진 무엇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무대를 향한 관객의 환호성의 중심에서 한 사람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국악관현악의 선율이 늦가을 밤을 수놓은 마알간 밤하늘 별처럼 반짝이며 깊은 감동의 여운을 남길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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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정기연주회


위대한 전통, 한국의 맥 
나라음악, 바람을 품다


2017. 11. 1 ~ 2. Pm. 7:3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프로그램
-서곡, 바람을 품다 "예맥의 땅"
-봄꽃에 머물다 "섬진강, 이화도화"
-여름일기 "채석강"(소적벽)
-가을소리 "紅, 지리산 물들다"
-겨울, 눈 내리는 날 "덕유산 설천"
-에필로그, 나라음악 "예인의 땅, 영원한 예향"


*몰아붙이는 힘이 거침이 없다.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바탕으로 하여 내일을 열어갈 희망을 담아 굳건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그 힘의 근원은 먼 옛날로부터 이어져 온 이 땅의 숨결이다. 전라북도를 구성하는 자연을 숨결을 고스란히 담아낸 리듬엔 그렇게 굳건한 의지가 깃들어 있어 오늘에 이르는 위대한 전통과 예향의 맥이 면면히 어어져 꽃으로 피어난다. 그 속에 전통의 맥을 이어온 자부심이 대단하다.


어제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무대다.  쉬운 길을 걷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서 밝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이 모습을 보았기에 먼 길이지만 빼놓지 않고 찾는다. 자기 색깔이 분명해지는 음악을 위해 절취부심하고 그 결과를 관객과 공유하며 공감을 불러오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그 노력에 기꺼이 박수를 보내는 관객이 있어 든든함을 잃지 않아 보인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무대와 그 무대에 응원을 보내는 관객이 전라북도립국악원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큰 힘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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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능스님 4주기 기념음악회


범능 정세현, 음악에 물들다


2017. 9. 23(토) 오후 6시30분
화순 개천사


*까만밤 절로 오르는 숲길에 반딧불이가 길안내라도 하듯 앞선다. 세상과 벽을 두르듯 하늘만 빤히 보이는 깊은 산 속에 단정하게 앉은 절, 개천사開天寺다.


소리로 맺어진 속세의 인연들이 한자리에 모여 생전 스님의 뜻이 사후에도 넓고 깊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등불 하나하나를 밝히나 보다.


밤도 깊어가고 가을도 깊어가는 시간, 사람들의 마음에 켠 등불이 모여 산 속 절은 밝아지고 깊고 푸른 밤하늘로 올라가는 소리공양은 청아하다. 간혹 반딧불이가 밤의 허공을 가로지른다.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전각에 갇혔던 천불千佛이 절마당에 나투어 합장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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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하반기 정기공연


창극, 만복사 사랑가
(원작 김시습의 만복사저포기)


2017. 9. 8(금) 오후 7:30
              9(토) 오후 3:00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저승과 이승의 삶을 이어주는 중심에 사랑이 있다. 남녀 간의 사랑도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도 모두 삶과 죽음이 갈라놓은 단절을 잇고자 하는 마음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라고 본다. 금오신화에 등장하는 만복사저포기의 중심 내용 역시 사랑의 단절을 안타까워한 마음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무대의 목표가 아닐까. 국립민속국악원의 '만복사 사랑가'는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무대였다. 흔한 소재인 사랑을 테마로 이승과 저승, 삶과 죽음, 소통의 부재와 단절을 강요한 시대적 아픔까지를 담아 억울한 죽음이 가져온 치유할 수 없었던 인간성의 파괴를 껴안아 다독이는 무대는 공감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특히, 창극의 감정선을 이끌어간 반주의 어우러짐은 여느 무대에서 경험하지 못한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으로 극에 몰두할 수 있도록 전해준 연주였다. 또한 연화 어머니의 절창은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까먹을 정도로 이번 창극의 백미로 꼽아도 좋을 만큼 돋보이는 무대가 되었다. 만복사 사랑가가 담고자했던 사랑의 궁극적 지향점이 어딘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는 다소 지루한 이야기의 전개나 스크린이나 마이크 활용 등에서 보여는 무대활용의 사소한 실수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다시, 어쩌면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무대의 목표라면 이번 국립민속국악원의 '만복사 사랑가'는 주목받아 마땅한 공연으로 내 기억속에 오래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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