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납매臘梅(소심)
엄동설한 매화 피는 시기에 같이 핀다. 매화를 닮아 매화의 매자를 달았다. 매화를 닮았다고 본 것은 겉모습이 아닌 그 속성을 본 것이다.

12월을 섣달, 납월(臘月)이라 하는데 그 추운 섣달에 피는 매화라 하여 '납매'라 부르는 꽃이다.

'납매'는 중국이 원산이어서 당매라고도 하고 꽃색깔이 노랑이어서 황매라 부르던 것을 송나라 때부터 '납매'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꽃은 1∼2월 잎이 나오기 전에 옆을 향하여 피는데 좋은 향기가 난다. 종모양 노오란 꽃망울을 열어 붉은 꽃잎을 드러낸다. 일반 매화보다 먼저 핀다. 보통 1월 중하순에 피어 봄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한다.

삭막하고 추운 겨울 닫힌 마음에 봄 향기를 전해주는 것으로부터 '자애'라는 꽃말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납매(구아납매)
꽃이 귀한 때, 귀한 꽃을 만난다. 섬진강 매화를 시작으로 복수초에 이어 이번엔 납매다. 예년에 비해 다소 느긋한 마음으로 꽃소식을 접하고 있다.

납매는 섣달(납월)에 피는 매화 닮은 꽃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엄동설한을 견디며 피는 꽃은 고운 빛만큼 향기도 좋다.

뜰에도 이 열망을 담아 묘목을 들여와 심은지 여섯해가 지났지만 다른 곳에 비해 꽃 피는 시기가 늦다. 꽃을 품고 망울을 키워가는 동안 지켜보는 재미를 함께 한다.

​납매도 종류가 제법 다양한가 보다. 우선은 꽃 속이 붉은 색을 띠는 이것과 안과 밖이 같은 색으로 피는 소심이라는 두 품종을 확인 했다.

​새해 꽃시즌의 시작을 열개해준 납매의 향기를 품었다. 올해도 꽃마음과 함께하는 일상이길 소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복수초

섣달인데도 꽃마음을 품고 사는 이들의 마음은 부산하다. 언 땅을 뚫고 올라와 기지개를 켜는 꽃과의 눈맞춤을 조금이라도 빨리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긴 시간 꽃을 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이 들쑤시는 탓이리라. 그 마음에 부응이라도 하듯 여전히 겨울인 숲에는 서둘러 노오랗게 불을 밝힌 꽃이 있다.

눈과 얼음 사이에 피어난 꽃을 볼 수 있어 '눈색이꽃', '얼음새꽃',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해서 ‘설연’이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기쁨을 준다고 해서 복과 장수를 뜻하는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며 산들꽃들을 만나는 기대감이 앞선다. 나무에서는 이미 12월에 납매와 매화가 피었고 땅에서는 복수초가 피어 꽃을 보려는 사람들을 불러내고 있다. 곧 변산바람꽃과 노루귀가 그 선두에 서서 봄꽃의 행렬을 이끌 것이다.

꽃을 봤으니 꽃마음으로 살자.







댓글(3)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호시우행 2024-01-23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아름답네요. 지난해 봄에 꽃을 피운 복수초 화분이 분갈이를 하지 않아서인지 지금까지는 아무런 미동도 보이질 않네요.ㅠㅠ 늘 야생화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세요.

무진無盡 2024-01-23 18:22   좋아요 0 | URL
복수초는 다년생이라 죽지 않았다면 봄에 그 자리에서 다시 꽃대가 올라올 것입니다.

호시우행 2024-01-24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기쁜 답글입니다.
 

매화

"댁의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살림도 때로는 운치가 있는 것입니다."

언제부턴가 매화를 떠올리면 나귀를 타고 눈길을 나서 탐매에 길에 들었던 옛그림 보다 김용준의 수필 '매화'의 첫 문장이 생각난다. 학수고대하던 섬진강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에 한해 꽃놀이의 첫여정으로 길을 나섰다.

엄동설한 하나 둘 꽃문을 여는 것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정작 매화가 만발할 때는 그곳을 피하게 된다. 아이러니가 따로 없다.

섬진강 소학정 매화, 100년의 시간이 응축되어 피어난 매화는 그 품을 열어 빛과 향기를 나눈다. 위에서부터 제법 많은 꽃이 피어 멀리 두고 바라보기를 청하고 간혹 지근거리에 피어 눈맞춤을 허락하기도 한다.

마주도 보고, 뒤에서도 보고, 내려다도 보고, 올려다도 보며, 때론 스치듯 곁눈질로도 보고, 돌아섰다 다시 보고, 보고 또 본다. 이렇듯 매화에 심취하다 보면 매화를 보는 백미 중 다른 하나를 만난다.

이곳에 오면 먼길 달려와 소학정 매화를 함께 보던 꽃벗들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눈길에 나귀 타고 탐매探梅에 나선 옛사람들의 마음을 알듯도 하다.

섬진강에는 매화가 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산수유

봄 볕이 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며 늘상 눈여겨 보는 것이 이 나무의 개화 정도다. 갑옷 같은 껍질에 쌓여 속내를 보여주기 전부터 눈에 아른거리는 색감으로 마음은 이미 봄맞이 길을 성큼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으로 어떻게 이 샛노오란 색을 표현할 수 있을지 난감할 뿐이라서 고이 마음 속에 담아두고 생각날 때마다 떠올려 보게 된다. 자연이 주는 강렬하지만 거부감 없는 느낌을 온전히 담아둔다. 이 경이로움은 여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늦가을부터 한겨울까지 붉디붉은 색의 열매 또한 색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리산 상위마을, 경북 의성 사곡마을, 경기 이천 백사마을 등으로 만개한 산수유 꽃그늘 아래서의 나들이를 즐기러 많은 사람들이 발품을 팔지만 내게 산수유는 봄을 부르는 색으로 만난다.

세상 꽃들이 다 저버린듯 꽃보기 귀한 때 꽃처럼 눈길을 사로잡는 것 또한 이 산수유의 또다른 매력이다. 붉은색으로 나무가득 꽃 피듯 달린 모습이 장관이다. 눈 내리는 때에 보면 강렬한 색의 대비로 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