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철마다 잊지않고 찾아온다. 잠시 그 넉넉한 품에 머무는 동안 가슴에 쌓인 버거움을 내려 놓을 수 있다. 시간이 겹으로 쌓인 수피를 어루만지면 그 까칠하고 거침 속에 온기가 전해진다. 그 온기는 고스란히 가슴에 담긴다.
내가 찾는 이 은행나무는 담양군 봉안리 은행나무다. 천연기념물 제482호로 지정되어 관리받고 있다. 이 나무는 마을 외곽 네 방위에 있는 느티나무와 함께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로 일제강점기, 8·15광복, 6·25전쟁 등 국가의 중대사 때마다 울었다고 전한다.
은행나무 중에는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용문사 은행나무를 비롯하여 19그루의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은행나무는 은행나무목은 은행나무과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이 과는 고생대 이첩기에 나타난 15속(屬)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우는 은행나무는 크고 멋진 수형에 푸른 잎에서부터 노란단풍, 풍성한 열매까지 다양한 멋으로 사람과 함께 살아온 나무다.
싹이 튼 지 20년 이상이 지나야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데, 씨를 심어 손자를 볼 나이에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하여 공손수(公孫樹)라고도 부르는 은행나무는 '장수'라는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