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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피나무'
수없이 많은 검은 열매를 달고 겨울 찬바람을 이겨내고 있다. 검은색의 껍질에선 윤기마져 나는듯 싶지만 의외로 온기를 품고 있다. 겨울 막바지 키를 훌쩍 키운 나무의 수피에선 물 오르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기도 하다. 여름날 연노랑빛으로 출발하여 가을에 진한 갈색으로 익는 열매를 보는 맛이 제법이다.


굴피나무는 목재의 단단함으로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로부터 고려시대 화물선에 이르기까지 목관, 목책, 선박재료 등으로 널리 쓰이며 사람들 곁에서 오랫동안 함께한 나무다.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전읍리에 있는 키 8미터, 둘레 360센티미터, 나이 300년 된 굴피나무 보호수가 현재 알려진 가장 큰 나무다. 이 나무로 오래전 위용을 떨쳤던 굴피나무의 역사를 짐작케 한다.


굴피나무는 흔히 굴피집을 만드는 재료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굴피집의 '굴피'는 굴참나무 껍질의 준말로서 지붕으로 쓰인 것은 굴피나무가 아니다.


열매는 황갈색 물을 들이는 염료로 이용되고, 열매가 달린 채로 꺾어다가 꽃꽂이 재료로도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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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나물'
둥근잎이 층층으로 쌓인 그 끝에 고개를 삐쭉하게 내밀고 세상 구경나온 아이들처럼 두리번거린다. 모자를 치켜쓰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펼쳐진 입술을 가진 그들에게 낯선 세상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보인다. 오히려 한없는 호기심 천국이다.


봄에 나는 새싹들은 모두 그 성질이 순하여 먹을 수 있다. 냉이나 달래와 같이 나물로 먹는다. 연한 잎을 데쳐서 무치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는다. 꽃을 말려 차로 마시기도 한다.


왜 광대나물이라는 이름을 가졌을까? 이 꽃은 이른 봄에 마치 봄을 부르듯 피어나는데 꽃을 잘 보면 목 주변에 주름이 많은 광대들이 입는 옷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서 광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코딱지풀, 코딱지나물로도 불리는 광대나물은 '봄맞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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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화'
탐매를 꿈꾸지만 언감생심 매화 꽃 피기까지는 아직 멀었을 때 남매와 더불어 꽃소식을 전해주는 나무가 있다. 남매는 매화꽃 향이 난다고 매화 이름을 붙였지만 그 축에 끼지 못하지만 꽃이 귀할 때 독특한 모양과 색으로 주목 받기에 충분하다.


아직 찬기운이 많이 남았을때 피는 꽃을 피우는 나무들은 매화, 납매, 생강나무, 산수유 등과 같이 대개가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풍년화 역시 넓은 타원형의 잎이 나오기 전, 향기로운 꽃이 먼저 노랗게 핀다.


전남대 수목원 작은 정원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있어 꽃이 귀한 때 종종 찾아 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곤 한다. 풍년화도 여기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봄에 일찍 꽃이 소담스럽게 피면 풍년이 든다고 하여 풍년화라는 이름을 얻었다. 비집고 나와 춤추듯 갈라지는 꽃잎들에서 저절로 향기가 번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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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초'
한여름 하늘의 별이 땅으로 내려와 노란별꽃로 피었다. 자잘한 별들이 모여 꽃봉우리를 만드니 별무리다. 그 꽃이 지고난 후 하얀 별로 다시 피어 한 겨울에도 빛나고 있다. 하늘에서 온 모습 그대로 추운 겨울을 나며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바닷가 마을에서 깨진 화분으로 갑갑한 옷을 벗어던진 모습으로 내가 왔다. 이제는 집으로 들고나는 문 한쪽을 지키며 철따라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는 이들을 반긴다.


줄기가 상상의 동물인 기린 목처럼 쭉 뻗은 모습에서 기린초라 불렀다고도 하고, 약초로 이용되는 식물 중 그 기능이 가장 우수하다고 하여 '기린초'라고도 한다.


비슷한 종류로는 가는기린초, 넓은잎기린초, 애기기린초, 섬기린초, 태백기린초, 큰기린초 등이 있으나 구별이 쉽지 않다. '소녀의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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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슬'
밤사이 살포시 내린 눈이 겨울숲의 색조를 특별하게 한다. 이 특유의 빛으로 겨울을 기억하는 한 함께 떠오를 이미지다. 눈과 적당한 그늘과 숲의 서늘함까지 고스란히 담는다.


꽃이 진 후 열매로 만났으니 이제 때를 놓치지 않고 꽃을 볼 수 있어야 열매의 특별한 이유를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수많은 다리로 살아야하는 생명을 보듯 경외감으로 다가온다. 동물들의 털에 붙어 서식지를 넓혀야 하는 생존의 문제가 여기에 있었을 것이다.


'털이슬'은 이슬처럼 매달린 열매에 털이 잔뜩 난 모습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꽃은 8월에 흰색으로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여러 개씩 달린다. 꽃받침 잎은 녹색으로 2개이고, 흰색의 꽃잎도 2개이며 끝이 2갈래로 갈라진다.


그늘진 숲에서 새싹을 돋아 꽃피고 열매 맺기까지 작고 작은 생명이 겪어야 하는 과정은 기다림의 연속이 아니었을까. '기다림'이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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