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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괴불나무

돌계단을 오른다. 힘든 길은 아니지만 천천히 걷는 것은 중간쯤 있는 나무를 보기 위함이다. 눈 밝은 이가 귀한 나무라며 알려준 자리에서 늘상 반겨주지만 매번 같은 모습은 아니다. 때를 달리해서 만나기 때문이다.

누구는 지리괴불나무라고도 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알아낸 것이 각시괴불나무로 보여진다. 자세한 것이야 따지고 들어가야 더 알 수 있겠지만 여기서 멈춰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만남에선 노랑꽃이 한창일 때다. 두개의 꽃대가 솟아올라 다정하게 꽃을 피웠다. 그것만으로도 이쁜데 나뭇잎과 어울리는 노랑색의 조화가 더 좋다. 잎이나 꽃대의 털 유무는 살피지 못했으니 다음을 기약할 이유라고 하면 될까.

숲은 이미 키큰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때이므로 풀이나 키작은나무들이 햇빛을 받기는 쉽지 않다. 부는 바람 덕에 빛받아 더욱 빛나는 꽃과 눈맞춤이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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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난초'

먼데서 오는 꽃소식이라도 마음을 언제나 반갑다. 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지만 꽃 피었다는 소식에 만나러 갈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시간을 내고 찾아갈 수 있다는 것, 지금 내가 누리는 이 행복 또한 꽃이 준 선물이다.

큰 길가 나무 밑에 있지만 볕이 드는 순간 유난히 빛나는 꽃이다. 꽃대에 많은 꽃을 달았고 그 하나하나가 모두 빛을 발하고 있다. 녹색 꽃대와 황갈색 꽃, 하얀 꽃술이 어우러진 모습이 매력적이다.

왜 감자난초일까. 둥근 알뿌리가 감자를 빼닮아서 감자난초라고 한단다. 감자라는 다소 투박한 이름과 어울리지 않지만 그 이름 때문에 더 기억되기도 한다. 크기와 색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숲 속에서 만나는 꽃들은 모두가 숲의 요정이 아닐까 싶다. 있을 곳에 있으면서 그곳에서 빛나는 모습이라야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꽃말이 '숲속의 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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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6-20 0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요기합니다.ㅎㅎ
 

미스김라일락

꽃보러 간다며 나선 길이었다. 국도를 빠르지 않은 속도로 지나가다 언듯 눈에 들어 온 꽃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확인하기 위해 위치를 기억해 두었다. 돌아와 차를 세우고 확인해 보니 만개한 미스김라일락이다.

독특한 이름의 미스김라일락은 라일락과 같은 수수꽃다리속에 속한다. 미국 군정시절 미국 군정청 소속 식물 채집가 엘윈 M. 미더가 도봉산에서 자라고 있던 털개회나무의 종자를 채취하여 미국으로 가져가 개량하였다. 그 당시 식물자료 정리를 도왔던 한국인 타이피스트 김(kim) 씨의 성을 따서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1970년 대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정원식물로 심기 시작하였다.

미스김라일락은 꽃봉오리가 맺힐 때는 진보라색이다가 점점 연보라색으로 만개할 때는 하얀색으로 변한다. 짙은 향을 내며 꽃은 라일락에 비해 자잘하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하얗게 빛나고 있다. 나비 한마리 날아오더니 팔랑거리며 여기저기를 탐한다. 이쁜 모습을 찾는 나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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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삼'
노고단을 오르는데 못보던 녀석이 길 아래 숲에서 고개를 쑤욱 내밀고 손짓 한다. 어찌 그냥 지나치랴. 망설임도 없이 비탈을 내려가 눈맞춤 한다. 이렇게 만난 후 때만 되면 여기저기서 자주 만나게 된다.

흰색의 꽃이 뭉쳐서 피었다. 연한 녹색에서 점차 흰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느다란 꽃대는 굳센 느낌이 들 정도니 꽃을 받치기에 충분해 보인다. 녹색의 숲과 흰색의 꽃이 잘 어울려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삐쭉 올라온 꽃대가 마치 노루꼬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노루삼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유래한 것은 아닌가 싶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녹두승마라고 부르며 약재로 사용된다고 한다.

멀리서 바라본 모습이 마치 숲 건너편에 서 주변을 경계를 하고 있는 노루를 보는 느낌이다. 꽃말은 ‘신중’, ‘허세 부리지 않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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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더부살이

때가 아니었다고 여긴다. 꽃소식을 접하고도 만날 생각을 못하거나 안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서식지를 알 수 없거나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그것이지만 무엇보다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더 큰 이유가 아닌가 한다.

이 꽃도 마찬가지였다. 일찍부터 소식을 접하였지만 마음을 내지 못하였다. 그러다 문득 올해는 멀지 않은 길을 나섰다. 이제서야 만날 때가 되어서일 것이라 여긴다.

백양사 인근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백양더부살이다. "백양더부살이는 쑥 뿌리에 기생하며 볕이 잘 들고 건조한 곳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생태를 지녀 전라남도 및 제주도 몇몇 곳에만 분포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잡풀 사이에서 키을 키운 꽃이 우뚝 솟아 있다. 대부분은 무리를 지어 있지만 간혹 한 두 개체만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제법 튼실한 꽃대에 많은 꽃을 달고 있다.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던 것일까. 화려한 색으로 스스로를 꾸몄다. 한계가 있기에 더 강럴한 의지의 표출로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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