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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의 도서관 - 어떤 테이블에서도 나의 품격을 높여주는
강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평점 :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의 역사
맛에 대한 특별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는 다는 것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그렇더라도 나들이 하는 동안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음식점은 그냥 끼니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찾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양식은 입맛에도 달갑지 않아 찾지 않지만 특별한 경우 내 입맛보다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먹는 대로 따라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기에 나에게 음식은 그냥 배고픔을 해결하는 경우이거나 돌아오는 때를 해결하는 정도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나에게도 특별한 음식이 한 가지 있다. 국수가 그것이다. 보통 잔치국수라고 하는 것이지만 때론 비빔국수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내가 국수를 직접 삶고 비빔장을 만들어 즉석에서 비벼먹는 그 맛은 참 좋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특별한 음식이 있을 것이고 음식과 관련된 추억이 함께할 것이다. 이렇게 음식은 배고픔을 벗어나기 위한 것만이 아닌 하나의 문화이며 시대를 나타내는 한 가지 표상이 될 수 있다. 강지영의 ‘미식가의 도서관’은 음식과 문화의 관계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강지영은 영국 켄트 대학교에서 언어학을 전공하고 런던의 Leith School of Food and Wine에서 음식 문화학을 공부한 뒤 쉐프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프리랜서 케이터러, 와인 회사의 숍 매니져 등으로 활동하며 파티코디네이터, 식문화 및 와인 강사, 메뉴 플래너, 레스토랑 컨설턴트 및 음식 평론가로 다양한 영역에서 음식 문화와 테이블 매너를 전하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저서로는 ‘나는 서울이 맛있다’, ‘파티 푸드 인 스타일’ 등이 있다.
‘미식가의 도서관’은 세계 각지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우선 아시아 타일랜드, 베트남, 터키, 중국, 일본, 인도 그리고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영국, 스페인, 미국 등 유럽의 대표적인 음식에 대해 저자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나라 역사와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한 나라의 특정음식보다는 이제는 세계적인 음식으로 된 향신료, 초콜릿, 커피, 맥주 등에 대해서도 각 음식의 특징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숨겨진 음식이야기는 음식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민족의 이동이나 전쟁, 자연조건 등에 의해 음식이 만들어지고 음식에 반영된 특성이 고스란히 이어지며 새로운 조건에 맞게 변화되고 또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베트남의 쌀국수나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중국인에 의해 퍼진 중국음식, 자투리 치즈로 퐁뒤라는 명물을 만든 스위스, 메모하는 습관이 낳은 세계적인 셰프들의 고향 프랑스 등의 이야기에서 이런 과정을 속속들이 살피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이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며 SNS를 통해 알린 일이 뉴스화 되었다. 특정한 나라의 음식이 이제는 세계화되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음식이 전파되며 세계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국의 음식을 세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김치를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에 대응하고 있다. K-POP를 중심으로 한류의 흐름에 음식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으로 세계화에 어떤 결과를 얻는가에 따라 국가의 해외 활동이 영향을 받을 정도로 중요한 분야로 등장하기도 했다.
강지영의 ‘미식가의 도서관’은 바로 그러한 시대적 흐름이 어떻게 보면 예전부터 있어온 현상이며 오늘날에는 더욱 주목받고 있는 하나의 문화임을 확인시켜주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음식의 일반적인 이야기에서 각 나라의 특정음식에 대한 정보까지 담고 있어 음식과 문화의 관련성뿐 아니라 이제는 보편화된 음식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어 맛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