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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테이너 - 시대와 소통하는 대중문화예술인 19명을 만나다
장윤선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1월
평점 :
문화는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생명력이 발휘 된다
얼마 전부터 ‘문화가 돈이 되는 세상이다’는 말이 있다. 모 오디션 프로그램에 2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응모했다고 한다. 그곳에 응모한 사람이든 오디션이 진행되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든 머릿속에는 ‘화려한 성공’이라는 말이 함께할 것이다. 불같은 마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이러한 현상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에 앞서 문화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어떤 집단의 구성원이 지닌 사유, 정보교환, 행동, 생활 등 그 집단에서 습득하여 계승해 온 양식’라는 사전적인 정의와는 별도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관가할 수는 없다. 곧 지금 우리들의 삶이 곧 문화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라고 하는 말이 주는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일상과는 구별되며 ‘특정한 매체나 장소에서 행해지는 특별한 행사’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는 말이다. 이는 문화를 사람들의 일상으로부터 분리시키고 문화 활동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을 일반인과 다른 사람으로 가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스크린이나 텔레비전 화면에 등장하는 영화배우나 가수 들을 사람들이 영위하는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고립시키기까지 한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들과 다른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만들어 왔다.
소위 말하는 대중문화예술인인 배우나 가수들도 같은 땅에서 울고 웃으며 좌절하기도 하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현실의 무게를 그대로 담아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하여, 그들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사건이나 흐름에 동질감을 느낄 수 있고 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들어 그러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늘어나고 한편에선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반갑기 그지없다.
소셜테이너(Socialtainer)는 ‘소셜(Social)’과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합친 말로 대중문화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발언이나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지칭하는 말이다. 이미 정치활동에 들어선 문성근을 비롯해서 기부천사로 불리는 김장훈, 락 가수 윤도현, ‘날라리 외부세력’의 김여진, ‘레몬트리 공작단’의 박혜경 등이 그들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대중문화예술인들 열아홉 명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수록하였다. 이들 소셜테이너들의 활동은 다양한 부분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글을 엮어 책으로 만든 것이다.
김미화, 공효진, 권해효, 김여진, 김남훈, 김장훈, 류승완, 맹봉학, 박진희, 박철민, 박혜경, 여균동, 윤도현, 이상은, 이광기, 이은미, 임순례, 홍석천, 탁현민
저자가 ‘소셜테이너’라는 이름으로 만난 열아홉 명의 대중문화예술인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기부하는 것이나, 책을 펴내 대중적 계몽에 동참하거나, 사회적 이슈가 되는 현장에 동참하거나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으로 그들은 편향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왜곡된 시선을 받거나 출연하던 방송에서 도중하차하거나 섭외가 끊기는 경험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 대중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한 몸짓으로 보며 자신이 할 수 있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 쉬지 않고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문화가가 가지는 진정한 힘이 여기에서 확인된다고 본다. 각 분야에서 자신들이 하는 작은 실천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발걸음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화는 그렇게 사람들의 실제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 숨 쉬는 생명력으로 대중들 속에 살아남기 때문이리라. 권력이나 제도권에서 다소 밀리는 경험을 할지라도 이들은 대중들의 사랑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더 매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