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동백꽃

눈이 그쳤다

통곡소리가 그쳤다

애달픈 음악소리도 멈췄다

누군가를 가슴에 안고

붉은 꽃 한 송이 피워내던 일 또한

잠깐 사이다

다만 허공에 어여쁜

피멍 하나 걸렸을 뿐이다

*2월은 동백꽃과 관련된 시를 모아본다. 나태주 시인의 시 '동백꽃'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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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동백꽃

나는 저 가혹한 확신주의자가 두렵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 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나는 차마 발을 내딛지 못하겠다

전 존재로 내지르는

피묻은 외마디의 시 앞에서

나는 점자를 더듬듯이

절망처럼

난해한 생의 음표를 더듬고 있다

*2월은 동백꽃과 관련된 시를 모아본다. 문정희 시인의 시 '동백꽃'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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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세월

그대가 존재하는 까닭은 오래되었다

나의 어디에나 그대는 있다

오래되어 쓰지 못하는 만년필에도 있고

쓰임새가 없어 버려진 손수건에도 있고

책갈피에 넣어둔 냉이꽃에도 있다

그대와 일상언어로 주고받던 웃음에도 있고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에도 있고

싹트는 소리가 들리는 봄밤에도 있다

달그림자에 꽃그늘이 아름다운 밤에도 있고

눈이 내려 쌓이는 밤에도 있고

한밤중 잠들어도 그대는 온다

삶의 마지막 순간

의식없는 의식 속에도

그대가 올 것이다

그러나

그대와 내가 없다면

해가 진들

달이 뜬들

무슨 소용이랴

*김초혜 시인의 시 '세월'이다. 지나온 시간이 고스란히 쌓였다. 그 모든 시간이 그대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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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눈이다.

잘 마른 대나무 빗자루를 들고 잠시 망설인다.

발자국 내기가 주저해지는 이유는 이 순결한 순간을 더 오랫동안 담아두기 위함일 것이다.

드르르르륵~

사정을 두지않는 밀대보다는

쓰윽~ 싹~ 쓰윽~ 싹~

잘 마른 대나무 빗자루의 경쾌한 리듬이 좋다.

앞집 보다

서둘러 시작한 하루가

뿌듯하다.

반가운 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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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를 덜어낸 흰구름은 산을 감싸고
차분히도 마냥 내리는 비는 땅을 적신다

비도 땅도
봄 마냥 온기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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