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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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매혈기>로 유명한 중국 소설가 위화의 작품이다.

허삼관매혈기는 허삼관이 피를 팔아 가족을 부양하는 이야기다.

허삼관은 친자식이 아닌 일락이를 위해서도 피를 판다.

이런 찐한 부성애가 중국식 유머와 함께 섞여 있어 웃음과 눈물 사이를 오갔던 감동적인 작품이다.

이후는 나를 위화라면 좋게 보는 편견이 생겼다.

영화 <인생>도 보았는데, 그의 소설이 원작이라고 해서 더욱 위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는 위화가 10개의 단어로 자기 시대의 중국과 자기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그 10개 단어는 인민, 영수, 독서, 글쓰기, 루쉰, 차이, 혁명, 풀뿌리, 산채, 홀유다.

이 중 나는 직업이 직업인만큼 독서, 글쓰기, 루쉰 부분을 매우 흥미롭게 보았다.

고교 졸업 후 발치사가 됐던 그가 문화원 직원이 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해 작가가 된 이야기,

그 자양분이 된 독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봤고 그가 한 장을 할애해 쓴 덕분에 루쉰에게도 흥미가 생겼다.

더불어 문화대혁명기의 중국의 상황과 경제 개방 후 변모된 중국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현대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위화처럼 5개의 키워드로 내 인생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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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놓는 소년 바다로 간 달팽이 24
박세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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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텔레비전 드라마 <연인>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처음에는 이 드라마가 별로 재미있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간 소현 세자 부부와 조선인 포로들의 이야기가 나와서 관심있게 보고 있다. 찾아보니 당시에 60만 명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포로로 끌려갔고 그 중 50만 명이 여자였다고 한다. 여기서 환향녀라는 말이 나왔고 이것이 화냥년이라는 속어가 되었음도 알 수 있었다.

이 책 <수를 놓는 소년>도 병자호란 때문에 부모를 잃고 하나뿐인 누나와 헤어져 심양에 포로로 끌려가 청나라 상인의 노예가 된 윤승이라는 소년의 이야기다. 윤승은 가업으로 수를 놓았던 어머니와 누나 덕에 수놓는 재주를 가졌고 이 재주와 노력을 통해 세자빈을 돕는 일을 하다가 곤경에 처하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고 되고 헤어진 누나 소식도 듣게 된다.

주인공 윤승은 병자호란 때 포로로 심양에 끌려가 노예가 된다


드라마 <연인>에서도 피로인들이 겪는 고통이 잘 그려지는데, 이 책의 조선 소년 윤승도 청나라 상인의 집에 노예로 팔려와 고생을 하다가 자기 때문에 위기에 처한 아이를 구하기 위해옷에 수를 놓게 되고 그가 가진 빼어난 솜씨 덕에 자수 일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전통 자수에 대한 표현이 나와 흥미롭다



서울공예박물관에 가면 우리 조상들이 수놓은 너무나 멋진 자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나는 이런 멋진 자수 작품들이 좋다. 이 책의 표지도 그런 자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그려져 있어 이 책을 소장하게 싶게 만든다. 그리고 책 내용 덕분에 우리나라의 다양한 전통 자수 표현법도 알게 되었고 문자도의 의미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전통 자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뒷표지


무엇보다도 책을 통해 과거에 있었던 한 사건으로만 보았던 병자호란 이면에 당시의 백성들이 겪었을 고통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의미가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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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유리 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 -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자주 흔들리는 사람들을 잡아줄 마음 강화 습관
기무라 코노미 지음, 오정화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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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 중계를 보면 멘탈이 강한 사람의 태도가 어떤지 보인다. 그런 사람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서두르는 기색 없이 자기 페이스대로 경기에 임해 승리를 거머쥐거나, 지더라도 그 순간의 감정에만 사로잡혀 분노를 표출하거나 침울해하기보다 상대의 승리를 축하하는 여유를 보여준다. 그런 멋진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런 멘탈 갑인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것이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내 멘탈이 유리 멘탈 정도는 아니지만 이 책을 보면 멘탈 무장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 책은 사소한 것에도 쉽게 마음이 무너지는 당신, 멘탈이 약한 게 아니라 단지 섬세할 뿐, 유리 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는 회복력, 조금 부족한 당신이 더 매력적이야, 멘탈이 약해도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당신, 이렇게 5장으로 나눠서 멘탈 회복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들려준다. 책에서도 말했듯이 멘탈이 흔들리는 순간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 책은 우울 상태에 빠진 멘탈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조언을 들려준다.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자기감정을 잘 아는 것이 필요하고, 자신을 우울하게 만드는 언어습관도 고쳐야 하며 자존감도 높여야 한다고 설명하며, 각 방법의 실천을 돕기 위해 멘탈 관리 연습이라는 페이지를 두어 자기 자신에 대해 적어 보는 시간도 준다.

타인과 교류해야 할 일이 많은 현대에는 타인으로 인해 상처받는 일이 많다. 그럴 때마다 너무 힘들어할 것이 아니라 이 책에서 제안하는 조언을 실천해 마음을 강화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남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자신부터 돌보는 태도가 필요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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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문학동네 청소년 66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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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꽃님 작가의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어서 이 책도 매우 기대가 됐는데 역시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감동도 듬뿍 준다. 이꽃님 작가는 책제목도 흥미롭게 감각적으로 잘 짓는 것 같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도 읽고 싶은 마음이 퐁퐁 샘솟게 하는 제목인데다 정겨운 시골 마을의 한여름 풍경인 표지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야기의 배경은 정주라는 가상의 도시에 있는 번영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올림픽의 유도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사람이 코치로 있는 유도부가 유명한 번영고등학교가 있고, 유도부에 대한 마을 주민의 관심과 성원도 대단하다. 이 학교에 미혼모의 딸로서 엄마를 지켜주기 위해 유도를 배우기 시작한 여고 1학년생 하지오가 전학을 온 뒤에 생긴 일을 다루고 있다.

이곳에서 지오는 화재로 부모를 잃어 할머니와 살면서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지만 귀에서 이어폰을 떼지 않는 유찬, 폭력을 휘두르며 자녀를 돌보지 않는 아버지 때문에 홀로 두 동생을 돌보면서 악착같이 유도 훈련을 하는 새별, 유찬과 새별, 그리고 지오 사이를 잘 이어주고 지오가 이 마을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도와주는 유도부 친구 주유가 나온다.

지오, 유찬, 새별은 모두 결핍이 있고 큰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런 아이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상처 치유를 돕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데에는 주위 어른들의 사랑과 지역민의 도움이 큰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 많이 나오는 단어는 선택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도 인생은 “BD 사이의 C”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우리 인생은 우리가 선택한 결과의 집합체다. 늘 옳고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 책에서도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돼 결정했지만 그것이 꼭 옳은 선택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 선택 때문에 실패하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머물러 있지 많고 적극적으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많은 이의 관심과 소통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유난히 덥고 길게 느껴졌던 올 여름도 지나갔다. 점점 추워질 일만 남았다. 이럴수록 주위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더 필요하다. 유찬이는 유찬이대로, 또 새별이는 새별이대로, 그들의 가슴 아픈 사연 때문에 눈물도 난다.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나도 살펴보면서 따뜻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이야기다. 소통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한다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될 수 있음을 느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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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대화술 -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오시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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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는 갑질로 인한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심지어 최근에는 학부모의 부당하고 무리한 민원 요구 때문에 교사가 학교에서 죽음을 선택하는 심각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책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심리 대화술>에 이런 지속적인 갑질에 대처할 수 있는 조언을 주는 책이다.

책 표지에 말이 안 통하는 꼰대 상사, 소통이 불가능한 MZ 직원, 내 마음 같지 않은 동료, 갑질 일삼는 거래처와 고객, 어쩌면 그렇게 직장 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인간 유형들을 잘 짚어 놓았는지, 보는 순간 공감이 돼서 웃음이 나왔다. 나는 직장에서 좋은 게 좋은 거지하는 마음에 남에게 싫은 소리를 안 한다. 나도 싫은 소리를 듣고 싶지도 않은 만큼 남에게도 안 하는 것이며, 이왕이면 서로가 그런 말을 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알아서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런데 그것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거나 힘들 때가 있다. 그래서 할 말 다하고 사는 사람이 너무 부럽다. 나는 표정 관리도 못해서 속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심리 대화술> 같은 특별한 기술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 책 서문에 따르면 직장인이 스트레스를 받는 주요 요인으로는 업무량, 업무의 질, 인간관계가 있으며 이 중 인간관계가 80%로 압도적인 요인으로 조사됐다. 정확한 수치는 몰라도 인간관계가 가장 큰 요인일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짐작했을 것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매달 30개가 넘는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의 정신건강과 산업재해 예방에 힘쓰고 있는 산업의인 이노우에 도모스케가 썼다. 그가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 하는 많은 직장인들을 만나면서 그에게 했던 조언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이 책은 갑질 상황에서 나를 지키는 대화 방법을 알려주며, 김 대리, 정 팀장, 박 사원, 강 차장을 설정해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 자기밖에 모르는 동료를 내 편으로 확보하는 방법, 만만하지 않은 상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법, 할 말 다 하면서 상사에게 인정받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마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론을 맺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갑질하는 사람들의 습성을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조언을 명심하면 많이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보통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 하면서 상대방이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므로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하지만 나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책도 무조건 바꿀 것이 아니라 상대를 먼저 파악해서 최대한 피하라고 조언한다. 이 책을 자주 읽어서 상대방을 확실히 파악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상황별 대처법을 머릿속에 그려 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모두가 존중하며 산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별별 사람이 다 있는 만큼 이런 상황에 의기소침하거나 자책할 것이 아니라 저자의 말대로 나를 잘 돌보는 것이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또한 이 책 68쪽에도 나오듯이 내 편을 만드는 것의 중요함을 새겨야겠다. 그나마 이런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책이 있어 다행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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