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흐르는 사랑 - The F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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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이것만큼 완벽한, 성공적으로 판명되어진 진리는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역시도 언젠가는 깨질 가능성이 아주 조금이나마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지금까지는 완성된 진리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진리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처음부터 영생이라는 개념을 끌어다가 '이것은 불멸이니 죽음이라는 것은 없습니다'라고 우겨대는 꼴이다. 그리고는 결국 그것이 가져다주는 불행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는 다시 환생한다. 언젠가 과거의 존재였던 것이 지금 현재의 것이 되어, 혹은 지구가 아닌 우주의 존재가 되어, 또는 그 어느 무엇의 존재도 아닌 존재가 되어 존재한다.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려는 듯, 그리고 그는 환생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라도 하려는 듯 했던 말을 또 하고 데자뷰를 즐긴다. 그러나 결국 그것은 자연으로 돌아간다. 

 모든 죽음은 자연으로의 회귀이다. 죽어서 무엇이 될지, 혹은 그 무서움에 대한 공포가 그 문을 쉽게 열지 못하게 만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인간이기에 끊임없이 그 문을 두드린다. 그럼 다시 질문하자! 죽음이란 무엇인가? 

 어쨌거나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진시황도 죽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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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보다 낯선 - Stranger than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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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하다. 그리고 젊다. 사랑을 담아낸 영화라고 하기엔 그 사랑 자체가 매우 약하게 그려졌으며, 우정 이야기라고 하기에도 꽤나 뻔한 감이 있다. 여행을 담아낸 로드무비? 어쩌면 그것에 가장 가까운 모습은 보이지만, 그럼에도 로드무비의 습성을 그대로 따라가진 않는다. 그들은 그냥 세곳에 머무르며 각각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으니까! 마치 단편 3개가 뭉쳐져서 만들어진 하나의 영화처럼... 

 천국보다 낯선은 짐자무시를 유명하게 만든, 그의 초기작이다. 여자 한 명과 남자 한명, 그리고 그 남자의 친구가 함께 뭉쳐지면서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그녀를 찾아가고 그녀와 함께 여행을 떠나고.. 그리고 그 속에서 아주 소소한 일상의 발견이랄까? 물론 이야기 자체는 우리가 경험하기 쉽지 않은 기이한 것들이 접목되어 있기는 하지만.. 매우 소소하다. 그리고 끝까지 잔잔하게 즐거움을 준다. 

 뉴욕과 클리블랜드, 그리고 플로리다. 계절의 차이인지 아니면 도시의 차이인지.. 같은 나라에 묶여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다른.... 뭐, 인간이라는 것도 그렇잖아! 다들 똑같은 소재로 이루어진 것 같지만, 실상은 너무나도 다른... 그래서 참 낯선 느낌이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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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의 샘 - The Virgin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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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을 베푸는 행위가 곧 복수로 뒤바뀌는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누군가는 그런 경험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내 남자(혹은 여자)가 다른 이성을 두고 나와 저울질하며, 나의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을 나중에 깨닫게 된 이후의 분노처럼....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의 작품에서 이런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차라리 왼편의 나의 집이었나? 아니면 애꾸눈을 한 소녀의 복수극처럼.. 또는 박찬욱스런? 어쨌거나 처녀는 남자들에 의해 무참하게... 죽음을 당했고, 남겨진 그녀의 부모는 그 사실도 모른채 그들에게 친절을 베푼다. 그리고 복수는... 

 우연이라는 것.. 어쩌면 운명이라는 것과 매우 이상하게 결합된 것이라서 그런지 그것의 개념 자체는 매우 애매모호하다. 우연은 필연의 속성을 지닌 운명과는 달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우연 자체가 운명적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모순되는 말이니까! 

 어쨌든.. 처녀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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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 China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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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놀라운 장면 하나는 바로 칼을 코에 집어넣고는 그대로 빼내는 장면이다. 잭니콜슨의 코가 순간 잘려나가버린.. 그래서 피가 흘러내리는데, 저걸 어떻게 촬영했지 싶었다. 뭐, 이곳은 차이나타운이었으니까 가능했었는지도... 

 그러나 더 놀라운 장면은 그녀의 고백이었다. 그녀가 그녀의 아버지와 그녀의 딸이 그녀의 아버지가 남편인, 즉 딸의 아버지가 그녀의 아버지인 참으로 이상하면서도 기묘하면서도 충격적인 사실관계에 있었다는 것! 결국 그것은 근친이라는 단어만으로도 감히 담아낼 수 없었던 순간이었기에 놀라웠을 뿐이다. 물론 이 역시도 차이나타운이었기에 가능했었는지도... 

 허나 마지막은 압권이다. 이전의 것들은 그저 이를 위한 장치에 불과했다. 아버지인 할아버지가 그녀를 데리고 가는 그 장면은, 그럼에도 그 누구하나 감히 말리거나 손을 쓸 수 없는 그 기묘한 장면에서는 정말 온몸이 부르르르 떨릴 수밖에는 없었다. 어찌 이런 일이 가능하냐고? 여긴 차이나타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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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 Driving with The Lover of W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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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가 심상치않다. 아내의 애인? 물론 이보다 더한 작품들도 있었다. 가령 '아내가 결혼했다' 정도? 어쨋거나 이 작품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쉬울 것이다. 다만 그 남자의 행보가 참으로 재미있다는 것이다. 아내의 남자와 함께 하는 여행이랄까? 물론 속이야 쓰리고 답답하고 짜증도 나고 하겠으나, 어찌보면 그것 자체로도 상당히 즐거운 추억이었을 것이니... 

 허나 여기 더 우스운 꼴은 바로 '스와핑'이다. 물론 스와핑이라 함은 서로 이야기가 진행된 이후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지만, 어쨌든 그런 것은 생략한 채 서로의 부인과 그런 관계를 가지(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이다. 그리고 다소 아쉽거나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이니 별 수 없는 장치이겠으나... 

 소재 자체는 언제나 그렇듯이 상당히 놀랍지만, 그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 자체는 상당히 절제된 모습을 보인다. 차라리 해피엔드처럼 확 불쌀라버리는 것과는 다르잖아! ... 어쨌거나 고인이 되신 박광정씨의 주연작이었던 이 작품. 그래서 더 의미가 남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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