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김영성 님이 ˝해명˝이란 제목으로 쓴 글을 보았다. `구매`가 뜨지 않는 글에 대한 해명이었다. 글을 공유하고 싶었지만, 친구 공개로 제한되어 있다.
요약하면, 소비자의 권리와 현명한 소비를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글에 댓글이 달리고, 그럼으로써 촉발된 댓글들에서 평소 생각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졌다. 하나는 알라딘 서재 관리자가 서재 글을 검열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 서점 중 알라딘의 고객 혜택이 형편 없다는 것이었다.
1. 서재 감시자가 있다
그 글에 달린 댓글에서, ˝어제 알파벳 님의 글이 서재에서 사라졌다˝는 내용을 보았다. 사라졌다는 글을 나도 읽은 기억이 난다. 비선 실세 인물의 딸의 부정이 불거지면서 이화여대 총장 사퇴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민감한 시국과 관렴된 글이라서 알라딘의 자기검열에 걸린 것이리라. 글이 사라졌다는 말에 울분을 쏟아내듯 댓글을 썼었다. 이제 한바탕 토하고나니 진정 국면이다.
2012 년 1 월에 뉴스 등 저작권이 있는 컨텐츠 게시 관련 긴급공지[1]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알라딘서점이 자기검열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변명처럼 느껴지는 내용이다. 외부 뉴스/ 언론사 기사의 전문 또는 부분 인용을 허락 없이 게재할 경우 해당 글은 블라인드 처리된다는 것으로, 저작권을 따라야 하는 새로운 서재 운영 규칙이다.
이렇게 생각해 본다. 알라딘서점은 집주인이고, 고객 관계를 신용으로 담보 삼아 알라디너는 서재를 세들어있다고 볼 수 있겠다. 집주인이 뭐라고 하면 세들어 사는 주제에 정당한 발언을 한들 들어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새로운 규칙이 집주인의 자구책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잣대 적용이 편파적이라는 것이다. 서재글 중에 어디서 통째로 퍼다 나른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런 글은 어찌 예외가 되는 것일까. 집주인 마음대로일 테지. 그래도, 정치 현안에 유난히 민감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2. 인터넷 서점 탐방
이제라도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음은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격분과 함께 모험과 도전 의식을 느끼게 되었다.
다른 서점에 일일이 들러보았다. 알라딘과 달리, 하루 세 차례 선착순으로 할인 쿠폰을 주는 곳도 있고, 전월 사용 실적과 무관하게 제휴 카드 5% 할인 혜택을 적용하는 곳도 있다. 게다가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서점은 알라딘과 차별화 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다. 교보는 바로드림 서비스, 반디는 북셀프, 매장반품 같은 서비스 말이다. 그리고, 당일배송과 중고도서 온라인 거래는 더 이상 알라딘서점만의 장점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요즘 알라딘은 오프라인 중고서점 매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서비스 개선은 등한시 한 채 말이다. 회원제 최상위 등급인 프리미엄 회원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신용카드 한 장 발급 받으면, 단번에 프리미엄 회원이 되고 알라딘에서 최고 대우를 받게 된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개정되지 않는 한 그 제도를 방패 삼아 서비스 개편을 미루어도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래도 소비자 권리를 잃지 않으려면 외쳐야 한다. 서재 관리자가 감시자로 역할하고 있으니 효과가 있을 법도 하다.
3. 드문 만남
소비자의 혜택이 다른 서점에 더 많다고 하니 모험심으로 알라딘서점을 떠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중에 한 중고서점에서 이제는 희귀본이 되어버린 책을 하나 찾아냈다. 현재 책은 절판 상태에 있고, 저자는 돌아가시고, 출판사의 존폐를 알기 힘들다. 바로 <삶과 죽음의 음악>이다. 이 책은 알라딘에서 검색은 되지만, 제목, 저자, 출판사와 같은 중요 정보 외에 아무 내용이 없다. 알라딘서점은 책 표지 이미지조차 구비하지 못하였다. 이 글에 책을 포함시켜 놓았지만,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책처럼 희미하게 보인다. 오래 전에 저자인 한상우 선생을 한 차례 뵌 적이 있다.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들은 후 다시 뵙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중고서점에서 당신의 책을 대하면서 다시 뵙는 듯한 느낌이 묘하다. 여하튼 반가웁고,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