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
오명호 지음 / 애드앤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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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


모든 정보는 필요를 만났을 때 유용함이 발생한다.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라는 책을 받아 들고 단숨에 읽어버린 이유도 나의 절실한 필요 때문이다. 그 때문에 책을 덮으면서 느끼는 소감은 쉽고 명쾌하고 깔끔하다.


저자 오명호씨는 협상 교육 전문가로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협상 교육을 해 왔다고 한다. 강사들이 쓴 글들은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다 할 정도로 쉽다. 쉬운 예와 표들 그리고 적절한 연습 문제까지 더해 있어서 개념을 하나씩 익혀나가는데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 특히,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에서는 그런 장점들이 돋보인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독자의 필요와 이 책의 정보가 맞아야 그 효용성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래서 행동경제학을 기반으로 한 실험 관련 서적이나, 심리학 책을 몇 권 읽은 독자들은 그렇게 새로울 게 없는 정보라고 느낄 수 있다. 10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유사한 정보를 담은 책들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이런 실험들을 협상의 현장으로 데려와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구체적인 상황들을 적어보면서 책을 읽는다면 비로소 나에게 활성화될 수 있는 정보가 될 것이다.


‘ZOPA(Zone of Possible Agreement_협상가능영역)’, ‘BATNA(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_최상의 대안_플랜B)와 같은 개념을 처음 접한 것은 아니었지만,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이런 것들을 활용하면서 생활해 왔는가를 한 번쯤 떠올려보게 된다.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라는 제목처럼 조금 더 지혜로운 방법으로 협상력을 장착해서 일상을 살아간다면, 감정적인 소모보다 더 다양한 선택지들을 고르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미치자 저자가 제안하는 기술마다 내가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상황들을 적어보게 된다.


책 속 들여다보기

양보의 기술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영화 속 대사는 누구나 한 번쯤 느끼게 되는 지점들이다. 내가 하는 일의 특정 영역에서는 이런 양보의 이슈가 내심 고민이다. 어떻게 내가 하는 양보가 상대에게 더 가치있게 느껴지도록 할 수 있을까? 나의 호의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것이 되게 할 수 있을까? 책을 읽어내려가다 보니, 비단 협상이나 흥정이 필요한 거래적 상황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심지어 가족관계 안에서도)에서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하다.


훌륭한 양보의 기술은 쉬운 양보를 하지 않는 것, 화끈한 양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쉬운 양보는 오히려 상대방의 만족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몇 년 정 동대문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 흥정을 시작했는데, 주인의 화끈한 양보가 오히려 ‘이렇게 깎아도 남는 거였어? 나 호구된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게 해 불편한 마음으로 거래를 했던 기억이 상기되는 지점이었다.


그럼 어떻게 양보를 할까? 상호성의 법칙을 기억하라. ‘내가 하는 작은 양보는 어려운 것이니, 당신도 하나 작은 것을 내놓으시오’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또 한꺼번에 양보하지 않고 쪼개서 양보하는 것이다. 이왕이면 한계 지점까지 몇 번의 양보를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해 놓고 양보를 조금씩 해나가는 게 좋다. 양보의 폭은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하면, 더욱 상대방에게 가치 있는 양보를 얻어낸 쾌감을 줄 수 있을 듯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책은 쉽게 읽히고, 한 번에 협상에 대한 느낌을 익히기엔 충분하다. 그래서 손에 잡히기 쉬운 곳에 두고 사소하게 협상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에 다시 슥~하고 훑어보고 나의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을 세워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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