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영화 속 대사는 누구나 한 번쯤 느끼게 되는 지점들이다. 내가 하는 일의 특정 영역에서는 이런 양보의 이슈가 내심 고민이다. 어떻게 내가 하는 양보가 상대에게 더 가치있게 느껴지도록 할 수 있을까? 나의 호의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것이 되게 할 수 있을까? 책을 읽어내려가다 보니, 비단 협상이나 흥정이 필요한 거래적 상황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심지어 가족관계 안에서도)에서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하다.
훌륭한 양보의 기술은 쉬운 양보를 하지 않는 것, 화끈한 양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쉬운 양보는 오히려 상대방의 만족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몇 년 정 동대문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 흥정을 시작했는데, 주인의 화끈한 양보가 오히려 ‘이렇게 깎아도 남는 거였어? 나 호구된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게 해 불편한 마음으로 거래를 했던 기억이 상기되는 지점이었다.
그럼 어떻게 양보를 할까? 상호성의 법칙을 기억하라. ‘내가 하는 작은 양보는 어려운 것이니, 당신도 하나 작은 것을 내놓으시오’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또 한꺼번에 양보하지 않고 쪼개서 양보하는 것이다. 이왕이면 한계 지점까지 몇 번의 양보를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해 놓고 양보를 조금씩 해나가는 게 좋다. 양보의 폭은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하면, 더욱 상대방에게 가치 있는 양보를 얻어낸 쾌감을 줄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