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지식in에서 지금도 클래식이 작곡되는지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이 있길래 답변을 달은 적이 있었다.

 교향곡, 협주곡, 소나타나 오페라같은 음악들이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하신

모양이었다.

 그 분이 생각하시는 클래식 음악이란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차이코프스키같은 이들의 범주에만 속하는 모양이

었던 것 같다. 무리도 아닌 것이, 클래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바르토크나 라벨이 누구인지도 모를 뿐더러

그 이후 세대의 인물들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0/21C에 마지막으로 거론되는 '대작곡가'는 누구일까?

 개인적인 관점도 포함되긴 하나, 얘기해보자면

 

 오르프, (존)케이지, 메시앙, 쇼스타코비치, 스트라빈스키, 슈톡하우젠, 카발레프스키, 슈니트케, 리게티

 

 이상이다. 이 중에 생존해 있는 인물은 하나도 없다. 더구나 스트라빈스키는 세상을 떠난지 40년이 넘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들 중에 "대중적으로" 친숙한 인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쇼스타코비치는 그나마 지명도가 있을 수도 있으나, 역시 관심이 없는 사람은 생소한 이름이다.

 예전에 음악잡지를 하나 보고 있는데,

 

 "John Cage(존 케이지)라는 작곡가는 워낙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라는 문장을 보고는 헛웃음이 나왔다. 대체 어떤 관점으로 보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나치게 협소한 시각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그가 20C의 대작곡가임에는 자명하며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관심

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인물일 뿐이다. '4분 33초'외에는 별다른 대표작이 없는 것도 이유가 되지 않을까?

 

 

 

 내가 고등학교 때 배우던 음악 교과서이다. 지금하고는 내용이 많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얼마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소개되는 인물들은 그야말로 빈약하기 짝이 없으며, 대중적으로 친숙한

인물또한 없다.

 

 

 여기서부터는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모차르트','베토벤'같은 클래식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알만한 인물들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

 '대작곡가'란 것의 정의를 어떻게 해석하냐는 관점에 따라 여러인물들이 거론될 수도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으며 그들의 작품이 다양하게 회자되고, 모두에게 친숙할만한 인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아까 언급한 인물들 외에도

 구바이둘리나, 머스그레이브, 구레츠키, 글래스, 라이히, 윤이상, 애덤스, 아브라함센, 타케미츠, 진은숙

꽤 명성이 높은 작곡가들이 있으나, 이들이 대중적으로 다가서기에는 그 거리가 너무나 멀다.

 그리고 옛날만큼 희소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교육여건 향상이나 인터넷의 영향으로 알려지는 작곡가나 인물

들이 많아지면서 그야말로 과잉사태가 되어버렸다.

 알려지는 작곡가나 그들의 곡들이 너무 많아져버려서 일일이 알거나 듣기도 힘들 뿐더러, 뚜렷한 개성이 나타

나는 것도 아니다. 또한 개성이나 실험적 측면만 강조하다보면 대중하고는 멀어져버리니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연주회에서 만날 같은 레퍼토리만 무대에 올려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대중적인 레퍼토리가 95%이상을 차지한다. 만약 어떤 연주회에서 프로그램을

 '히키 - 첼로 협주곡, 메시앙 -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튀르 - 교향곡 4번' 등으로 한다면

대체 누가 보러 가겠는가? 스타 연주자가 내한을 가져도 완판이 안 되는 판국에 레퍼토리까지 20/21C의 곡들로

꾸민다면 좌석은 텅텅 빌 것이고, 주최나 후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과거의 음악만을 부각시키다보니 그들의 인지도나 지명도가 오르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 반대로 보면 현대

인물들은 그만큼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먼 미래까지 알 수는 없으나, 몇 십년 동안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앞으로 쇼팽이나 차이코프스키

같은 명성을 누리는 인물들은 영원히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들면 약간 씁쓸하기도 하다.

 

 뭐.. 나하고는 상관없이 역사란 흘러가는 것이니, 수십년 후에 음악사에서 비중있게 다루는 인물들이 누구일지

예견해보는 것도 나름 흥미로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봤자 '음악사에서만' 대작곡가일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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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의 소소한 클래식 이야기, 혹은 잡담

 

 

 

 1. 쓸데없는 습관

 

 일종의 결벽증일까나..

 나는 모든 CD들을 케이스에 꽂을 때 글자가 똑바르게 해 놓는다.

 삐뚤어져 있으면 영 마음이 놓이질 않다보니.. 언제부터 이런 버릇이 들었는지 가물가물..

 아, 물론 종이 케이스에 넣어야하는 박스물들은 예외다.

 

 그리고 CD 밑면은 절대 손으로 잡지 않는다. 무조건 검지와 엄지를 이용해 CD를 잡는다.

 지문을 절대 남기지 않는다는 말..

 가끔 종이 케이스에 너무 꽉 들어가 있어 빼기가 힘든 CD들도 있는데, 그런 건 안경닦이로 집어서 뺀다.

 이 정도면 결벽이라고 봐도 되겠다. 흠..

 혹시 모르겠다. 나랑 비슷한 성향을 가지신 분들이 계실지도(?)

 

 

 

 

 2. 최근 구매한 음반들

 

 

 

 일전에 얘기했던 최나경(재스민최)의 음반과 다른 것들이다.

 모두 피아노 협주곡만 샀다. 발렌티나 리시차의 라흐마니노프는 이전에도 주문했었는데, 주문 후 품절이

되는 사태가 발생해 알라딘 고객센터와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었다. =.=;

 여하튼 이번에는 품절이 안 되어서 다행이다. 해석도 괜찮고... 3번이 가장 마음에 든다!

 

 아르카디 세비도프의 스크리아빈 피아노 협주곡 / 소나타 앨범은 표지가 너무 야하다;;

 조금 묵은 연주이고, 새옷으로 갈아입은 재발매반이다. 연주는 괜찮은 편.

 

 가장 마음에 드는 협주곡은 하이페리온의 낭만협주곡 시리즈 Vol. 43인 베넷과 바쉐의 협주곡이다.

 베넷도 음악가 정보수집하면서 알고는 있었으나 음악을 들어보기는 처음이다.

 곡 자체도 너무 좋고 하워드 셸리의 연주또한 발군이다. 받고나서 지금까지 하루에 한 번 이상을 매일 들었다.

 새로운 곡을 알게 될 때의 기쁨!!

 역시 피아노 협주곡은 너무나 좋다~

 

 

 

 

 

 

 

 

 

 

 

 

 

 

 

3. 큐이에 다시 빠지다

 

 

 César Cui - My Desire, Op. 57, No. 25

 

 전주곡(프렐류드, Prelude) 때문에 한동안 빠졌었는데.. 요즘 큐이의 가곡들을 다시금 즐겨 듣고 있는 중이다.

 별로 녹음된 것이 없어서 문제긴 하다만.. '세자르 큐이 가곡집'같은 앨범도 언젠가 나오긴 하겠지..?

 

 러시아 5인조의 큐이여, 부활하라!!

 

 

 

4. 임헌정과 최나경의 연주회 소식

 

 

 

 오호호...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국내 지휘자인 임헌정의 연주회 소식이다.

 2. 26일에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할 예정..

 특히!!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2번)를 플루트로 연주한다는 신선한 충격이!!

 그것도 최나경이 솔로이스트로 나선다고 한다.

 으으.. 녹음기라도 준비해가야할 판이다. 한 번만 듣고 끝내기에는 너무 아쉽단 말이다!

 이미 스케줄을 비워놓은 상태.. 후후~ 오랜만에 연주회에 갈 생각을 하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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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츠 (Carl Filtsch, 1830~1845) - Mazurka in E flat minor, Op. 3, No. 3 (1843)

 

 

 

 

**필츠의 마주르카 악보 다운로드~ → http://en.scorser.com/Out/4794422.html

 

 

 예전에 소개했던 카를 필츠의 마주르카이다. 너무나 놀랍다. 이런 음악이 어찌 13세 소년의 작품이란 말인가!

 

 R.슈만(1810~1856)이 쇼팽을 소개할 때, '모자를 벗어라, 천재가 나타났다!'고 한 말은 유명하다.

 천재끼리는 뭔가 알아보는 눈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렇담 필츠를 소개할 때는 어떠한 말이 적당할까?

 소개는 고사하고 인지도가 바닥이니 마땅한 말도 떠오르지 않는데...

 

 리스트(1811~1886)가 '이 아이가 연주를 하면, 나는 일을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라고 했단다.

 오오.. 엄청난 찬사를..

 허나 리스트의 말은 빗나가는 정도를 넘어 아예 맞질 않아버렸다.

 연주회다운 연주회는 커녕 꽃다운 15세에 복막염으로 요절했으니 말이다.

 필츠는 클라라 슈만의 아버지인 프리드리히 비크(Friedrich Wieck, 1785~1873)에게 교육을 받고, 프랑스 파리

에서 쇼팽에게도 1년 반 이상 동안 제자로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얼마 없는 작품들은 쇼팽의 영향이 짙게

느껴지는 편이긴 하다.

 이 외에도 즉흥곡, 로망스, 피아노 콘체르티노 등이 있는데.. 12세에 작곡한 역작인 콘체르티노는 쇼팽의 협주

곡처럼 피아노의 비중이 높고, 관현악의 영감이 적긴 하지만 놀라운 수준을 보여준다.  하이페리온 낭만 협주곡

시리즈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츠가 세상을 살다간 시간이 너무 짧아 안타까울 뿐이다. 그가 평범한 기간만큼이라도 살았다면 음악사는

재정립 됐을지도 모른다. 혹은 리스트의 예언이 맞았을 수도 있겠지(?)

 

 

 

 

 

 

 

 

 

 

 

 

 

 

 

 

 

 

 단독앨범은 없고 타이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모두 '쇼팽의 제자'란 제목으로 나와 있다. 마지막 앨범은 역시

해외에서만 구할 수 있다. 피아노 콘체르티노가 실려있는 앨범!

 

 15년의 짧은 기간을 살았으면서 이런 걸작들을 남긴 것을 보면 확실히 천재란 타고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글렌 굴드 왈,

'모차르트는 너무 오래 살았다'는 필츠같은 인물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을까? (물론 그런 뜻은 아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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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경 (Jasmine Choi) - Wait There (Version For Flute & Piano)

 

 

 원래 알라딘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주문을 하는 편인데, 그것도 나름의 철두철미한 계획과(;;) 면밀한 분석(?)

을 통해 나만의 최강 위시리스트를 선별하여 구매를 했다고 생각해 왔건만..

 

 이도 파탄이 나고 말았다...

 

 플루티스트인 최나경의 이 음악을 듣자마자 장바구니에 넣고 추가 물품을 색출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아.. 이루마의 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Wait There의 플루트 버전이라

 니.. 이건 도저히 감당이 안 돼...

 본 앨범은 클로드 볼링의 곡들이지만.. 보너스 트랙 하나가 나를 이렇게

 옭아맬 줄이야...ㅠㅠ

 

 최나경씨.. 근래에 나온 모차르트 플루트 4중주까지 구매하게 만들 판이

 시네요. 이전 판타지 앨범은 이미 소장하고 있었지만 말이에요. 흐엉....

 

 덕분에(;;) 구입을 망설이고 있던 다수의 피아노 협주곡 음반들도 몽땅

 주문해 버렸다.

 

 

 

 아아아.. 이래 가지고서는 월초부터 버틸 수가 없어..

 아직 새로 나올 음반들과 보관리스트에서 줄줄이 추파를 던지는 대기자만 해도 너무나 많은데 말이다!!(;;)

 

 

 이미 주문하고 배송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니까 하는 말이지만.. 역시 충동구매는 무섭다.

 뭐.. 그래도 혼자 만족하며 잘 들으면 좋은 것이니까!!(자기위로..ㅜㅜ)

 

 최나경씨, 앞으로도 좋은 음반 많이 기대하고 있을게요! 충동구매가 아닌 팬심으로!!

 활발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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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바로크 시대 여성작곡가들의 기악작품과 성악 작품
구에레 (Elizabeth Jacquet De La Guerre) 외 작곡, 비자리에 아르 / NAIVE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벰보나 레오나르다의 음악까지 실려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절대 남성들에게 뒤지지 않았던 여성 작곡가들의 걸작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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