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가 지나 가물거리는 기억을 그러모아 방문기를 적어 봅니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Six Centuries of Beauty in the Habsburg Empire],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거 다들 아시죠? 워낙~~~유명하니까. 초등 겨울방학 견학 코스로 인기몰이 중이니까!



소문은 들었지만, '혹시나'가 역시나!

입소문을 탄 인기에 연일 현장판매 티켓 오전 매진이라는 소문 그대로, 13시쯤 도착했을 땐 이미 발권 마감이었습니다. (이 엄청난 인기 덕분에 3월 1일에서 3월 15일로 2주간 연장 전시 결정되었다고 하니, 아직 예매하지 않으신 분들께는 기쁜 소식이겠습니다)


매진이라면서, 매표소 앞 줄을 서 있는 분들은 뉘시냐고요?



 이런 분들을 "일찍 일어나는 새, 얼리버드 early bird"라고 하겠죠? 올빼미로 살고 있는 제가 평생 되어보지 못한 유형. 저는는 실로 얼리버드인 친구 덕분에 무임승차로 얼리버드 티켓을 얻었습니다.


이 얼마나 소중한 티켓인가요! 얼리버드 티켓, 가격할인에 프리 패스 서비스까지! 무려 아무 때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워낙 인기 많은 전시이다 보니 회차별 입장 인원 제한을 두었는데, 얼리버드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네요! 고맙습니다. 친구 A님!




이 얼리버드 입장권이 아니었다면, 성인 티켓 가격은 1만 7천5백 원! 얼리버드를 예찬해! 얼리버드로 살고 싶어!


내용

성인

청소년

어린이

(만25세~64세)

(만13세~24세)

(만7세~12세)

개인

17,500

15,000

10,000

단체(20인 이상)

15,000

12,000

8,000

흥분을 가라앉히고, 쌀쌀한 날씨에 벤티 사이즈 라테를 마셔둡니다. 얼리버드 티켓을 쓸 수 있는 마지막 날인지라, 얼리버드 조직이 다 모인 듯 입구가 혼란스러웠거든요. 저 많은 사람들 속에서 관람을 하려면 속이 따뜻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전시관 입구는 증명사진 남기기 딱 좋은 스폿이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았던 관계로 패스합니다!  입장해서는 어땠냐고요? 아.....말씀 드렸죠? 무려 26일간 판매했던 얼리버드 티켓, 1월 31일까지 쓰지 않으면 "꽝=도루묵"이 되는 관계로 그 숱한 얼리버드 티켓구매자들이 하필 1월 31일에 다 몰려들었나 봅니다. ('early bird'가 티켓팅할 때만 해당되는 용어였는지도 ㅎㅎ) 나름 전시란 전시 놓치지 않고 다녀봤지만, 이렇게 입장객 많은 전시는 처음입니다. Musuem San에서 암실 체험할 때, 깜깜한 공간을 안내 쇠 파이프에 의지해서 더듬더듬 앞사람 따라 천천히 이동했던 때가 생각났어요. 아예, 두 줄 서기로 관람한다고 상상하시면 됩니다.


저는 13시쯤 입장해서 16시 30분쯤 나왔으니, 3시간 이상 머물렀습니다.

다음 일정이 아니었더라면 5시간은 충분히 머물며 하나하나 눈과 마음에 다 담고 싶은 보물들이었습니다.


 총 96점이 전시되었다는데 그중에서도 "갑옷"에 매혹되었습니다. 전시관에 머물렀던 3시간 중, 1시간 이상은 온통 갑옷 구경하는 데 썼던 것 같아요.

Peter Paul Rubens /CC0

****************************

합스부르크 왕가 사람들이 입었던 갑옷이 정교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기능적입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게 정교한 장치들이 숨어 있어요. "갑옷"의 "갑"이 무슨 뜻일까? 옷이라기에는 예술작품을 나타내는 데 적합한 단어인가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예품이 과연 싸우러 나가는 사람에게 '입는 보호막'이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그 섬세한 아름다움에 절로 입이 벌어졌습니다.


 흉통 부분을 보면 매끈한 곡면이 아니라 사구 dune처럼 살짝 솟아난 모양새인데, 이 모양이라면 화살이 비껴 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 엉뚱한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하긴, 아래 갑옷의 경우 흉통 부분에 칼이나 뭔가를 걸어 놓을 수 있는 걸개가 붙어 있는 걸로 보아, 전투력 증강보다는 위세를 위한 옷이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옷의 전면보다 후면이 재미있었습니다. 단, 좁은 공간에 관람객이 워낙 많아서 후면부 볼 때 눈치가 많이 보이긴 했습니다. 디테일은 달라도, 갑옷 대부분은 허벅지 안쪽은 비워두었더라고요. 기동성을 위함이겠죠?




관람실 내 갑옷 입는 시연 동영상이 반복 재생중이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혹여 유럽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갑옷 테마로 한 번 박물관과 미술관을 훑어보고 싶어질 지경이었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의 갑옷일수록 조각이 세분화되었다하니, 당연히 입는데도 더 오랜 시간이 들었겠지요? 갑옷을 입은 연기자가 발레의 샤세 동작을 보여줍니다. 의외로, 갑옷 입고 움직임이 둔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입어보고 싶지도, 입고 활동해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갑옷 아래 감춤으로써 인간 육신의 취약성을 예민하게 인식하지 않을 수 없게되는 전쟁 상황은 상상만 해도 무서우니까요.


붉은 벨벳으로 가장자리를 장식하고 금 도금을 입힌 갑옷....

위세를 위한 옷이라고 '쾅쾅쾅' 확인 도장 찍고 싶어집니다.

제 사고는 이런 데서 반복적 한계를 드러내는 데, 저는 극소수의 권력자가 황금 갑옷을 입고 위세를 뽐낼 때 덜그럭거리는 갑옷이나 맨 피부로 적의 칼과 창을 맞아야 했던 많은 보통사람을 상상하게 됩니다. 갑옷의 화려함에 매혹되는 동시에, 마음이 서늘해지는 까닭입니다.



저는 관람실 안에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를 들고 갔어요. 책에서 보았던 명화를 전시관 벽면에서 볼 때, 가벼운 기쁨을 느꼈습니다. 이번 전시의 놀라운 인기 덕분에 이 책 판매지수도 상당하더군요.



아직 [합스부르크 600년] 전시에서 찍어 온 사진 중 1/10도 방출하지 못했습니다. 테마를 정해서 조금씩 묶어 포스팅 하려합니다.


이 포스팅을 마무리 하기 전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 선생님들의 높은 식견과 섬세한 배려에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브뤼헐 가문과 꽃 정물화' 전시실에는 실제로 너무도 아름다운 꽃을 배치하여서 전시실의 특징을 살려주었습니다.



한 때, 박물관 공부를 따로 했던 만큼, 박물관에 가면 전시품 외에 그것을 이어준 사람을 상상하게 됩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학예사 분들이 워낙 섬세하게 관람객을 위한 편의를 제공해주신 덕분에 정보와 재미가 넘치는 즐거운 관람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유럽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저인지라, 전시회에 담긴 알뜰 정보의 반/반/반도 못 담고 왔을지 모릅니다. 조금 더 공부를 해서 3월 15일 전에 다시 중앙박물관을 찾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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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02-15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얄라알라님, 아침 일찍 가서 현장예매하지 않으신다면 다시 못 가실 것 같은데요...
봄방학이라 평일에도 어떨지 모르겠네요.
3월 연장기간 인터넷 예매가 7분만인가 매진되었어요!
저는 무슨 아이돌 콘서트 예매하는 줄^^
넋 놓고 있다가 전시 마지막날 수요일 야간 표 한 장을 건졌습니당^^
전시 기대되네요~!!

얄라알라 2023-02-15 13:29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님,
마지막날, 그것도 야간....이왕이면 2장이면 더 좋았겠지만 1장 겟하심을 축하드립니다.짝짝짝^^
그래도 얼리버드 입장객 마지막날이라고 몰리던 1월 31일에 비하면 넉넉히 관람하실 수 있겠어요^^

저도 이 포스팅 올리고 조금 전에 알았어요....표 없다는 걸 .꺼이꺼이입니다^^:;;;

얄라알라 2023-02-15 13:30   좋아요 1 | URL
7분이라니!!

실제, 제게 표를 양도해준 친구야말로 표를 다시 못 구했다고 해서 미안했어요^^;;;;

실로 조성민이나 아이돌 콘서트 예매랑 같네요

거리의화가 2023-02-15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진정 인기 많은 전시가 맞네요! 합스부르크 역사를 읽고 가보고 싶던 전시였는데 이리 인기가 많다니...ㅎㅎ 결국 가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ㅠㅠ
갑옷이 사진상으로는 표면이 매끈해보이고 가벼워보이는데 실제로는 묵직하겠죠?ㅎㅎ
알라님이 조금씩 올려주시는 전시 포스팅을 기다려야겠어요^^

얄라알라 2023-02-15 14:13   좋아요 1 | URL
세로 물결 무늬는 빛 받아 더 화려하게 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세공해 넣은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모델이 갑옷 입고 움직이는 걸 보면 그렇게 무거워보이진 않지만, 계속 입고 있으면....

발레 동작 하는 거 보고 놀랐습니다 ㅎ
거리의 화가님께서 응원해주시니 남은 사진들을 천천히 모아서 방출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3-02-15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문득 잘츠부르크 성에 갔을
적에 만난 히틀러의 전기톱 MG-42
와 각양각색의 고문 기구들 생각이
나네요.

갑옷 구경 잘하고 갑니다.

얄라알라 2023-02-15 14:12   좋아요 1 | URL
각양각색이라니...갑자기 소름이 확 돋습니다..매냐님..

남을 괴롭히는 고문도구조차 사용자(가학행위를 하는 놈들)의 미학적 취향에 맞춰 제작되었다는 건가봐요...아흑....좔츠부르크 성....갑자기 무서워지는데요.
그래도 부럽습니다.^^ MG-42이런 정교한(?) 숫자까지 기억하실 정도로 레삭매냐님 자세히 관람하셨나봐요. 부럽습니다. 가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3-02-16 0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쩌다 보니 이 전시회 2번 갔다 왔습니다. 저는 사실 좀 딱히 인상적이지 않은 전시였는데 얄라알라님 글을 보면 제가 못본 부분이 보일거 같아요. 기대합니다. ^^

얄라알라 2023-02-16 00:47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어쩌다라고 하시지만, 너무 부럽습니다요. 2번 다녀오셨다면 전시관 내에서 영상도 여유있게 보셨겠네요...제가 갔던 1월 31일은 정말 많아도 많아도 너무 사람이 많아서....설명을 못 보고 지나친 작품도 있었어요..

바람돌이님께서는 어떤 전시관에서 오래 머무르셨으려나,^^ 상상해봅니다. 아무래도 다들 초반에 천천히 움직이시는 듯 했어요. 제가 갔던 날에는

바람돌이 2023-02-16 00:51   좋아요 1 | URL
벨라스케스 그림요. 옆에 있는 국왕부부의 그림과 비교하니 벨라스케스가 이 어린 공주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확 느껴지더라구요. ㅎㅎ

yamoo 2023-02-18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얼리버드가 뭔가요?? 얼리버드는 걍 프리패스에요?? 뭐지, 이 쌈박한 거슨??

전시 몰랐는데, 가봐야 겠습니다!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얄라알라 2023-02-20 01:38   좋아요 0 | URL
저도 얼리버드 예매는 해 본 적이 없어요 야무님! 아무리 좋은 전시라고 해도, 미리 예매해놓고 내가 혹 가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 그냥 조금 더 티켓 값이 오르더라도 확정된 일정일 때 직전예매하는 편이거든요.

이 전시는 햇살과함께님 말씀대로, 현장예매(그것도 아침 매우 일찍)만 가능한가봐요^^;;; 또 기회가 오겠지 하고있습니다. 저는 ㅎ

야무님께서는 왠지 저보다 훨씬 미술관이나 박물관 자주 다니실 것 같습니다~ 저야말로 야무님의 서재에서 무료(?) 작품 관람하는 중이니 감사드립니다

그레이스 2023-02-18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리버드로 다녀왔어요 ㅎㅎ
사람이 너무 많고 작품수도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얄라알라 2023-02-20 01:39   좋아요 1 | URL
설마 1월 31일에 다녀가신 건 아니지요? 31일이 오후는 피크였는지.....아, 정말 작품 앞에서 두 줄로 나란히 서서....기다려야만 작품 해설을 읽을 수 있었어요....흑흑흑.....체류 시간 대비 작품 자체를 탐색한 시가는 허망하게도 짧을 수 밖에 없던 1월 31일 관람이었습니다.

그레이스님 힘드셨음을 제가 넘 잘 알겠습니다용

그레이스 2023-02-20 05:10   좋아요 0 | URL
ㅎㅎ
전시 오픈하고 얼마안되서 그날도 힘들었습니다.^^;;

transient-guest 2023-02-23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우셨겠어요. 이곳의 두 군데 Art Museum은 아직 새로운 exhibit소식이 없네요. 코로나 이후엔 뭔가 다 slow down되어 잘 안오는 느낌?이에요. 그 전엔 그래도 각각 연 두 건 정도는 새로운 exhibit이 늘 있었는데 말이죠. Silicon Valley의 ‘부‘와 위상이 SF를 넘어섰다고 하는데 문화예술은 아직 멀었나봅니다. 아직은 SF에 가야 뭐든 제대로 있어요. SV에는 museum이 있어도 별로, 시향도 SF와 비교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하네요.
 

2023년 2월 키워드로 [밝은 밤]을 남긴다. 사진의 배열 순서가, 이 소설과 나의 인연 변화를 보여준다. 처음엔 실수로 [긴긴밤]을 읽었다. 독서모임 책제목을 "베스트셀러 & 밤"이라는 조합으로 기억했다 벌인 실수였다. 다른 참여자가 테이블 위에 [밝은 밤]을 꺼내놓는 걸 보자, 나는 과장된 높은 음색으로 헤헤거렸다. 미안하다 못해 당혹스러웠기에...



.'덤벙덤벙' 실수 때문에 독서 모임이 한 주 미뤄진 미안함을 상쇄하고자, 아니 너무 재미있어서 차오르는 사심으로 [밝은 밤]을 한 번 그리고 두 번 읽었다. 한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가족 파노라마를 그렸다는 점에서 이민진의 [파친코]와 비교하는 리뷰도 보았다. 하지만, 메뉴판만 비슷할 뿐 속맛이 상당히 다르다고 느꼈다. [파친코]에는 댕기 머리에 한복 자락 나부끼는 주인공이 등장하건만 [밝은 밤]에 비한다면 치킨 스튜를 더한 퓨전 육개장 맛을 낸다. 도리어 [밝은 밤]에서는 청국장 냄새를 맡았다. 역사적 서사는 생략된 채 주로 인물 간 관계 및 심리 묘사에 초점을 두는 데도 말이다. 오해는 피했으면 한다. 나는 [파친코]의 열혈 팬이며, 맛이란 본래 맛보는 사람마다의 미뢰 밀도에 따라 편차가 크니까. [밝은 밤]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속내, 고구마 3개는 꾸역꾸역 삼킨 듯 답답한 속내를 꾹꾹 눌러두거나 역으로 화산분출시키는 방식이 묘하게도 "한국적"이라고 느꼈다.



사람은 인생의 침잠기에 울림이 큰 작품을 쓰는 걸까? ***, ****, 장영희 선생님, 올리버 색스의 글을 읽으며 그런 궁금증을 품었더랬다. 최은영 작가 역시 [밝은 밤]을 쓰던 시기가 성인기의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고 회고한다.



그 시간의 절반 동안은 글을 쓰지 못했고 나머지 시간 동안 [밝은 밤]을 썼다. 그 시기의 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누가 툭 치면 쏟아져내릴 물주머니 같은 것이었는데, 이 소설을 쓰는 일은 그런 내가 다시 내 몸을 얻고, 내 마음을 얻어 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


_[밝은 밤] 작가의 말 中




그 힘들었다는 시기에, 심지어 마감기한이 세금 고지서처럼 따박따박 날아오는 연재소설을 써냈다니 최은영 작가의 필력도 필력이거니와 정신력에 놀라운 마음이 든다. 작가는 "삼천이(주인공 '지연'의 증조할머니)"라는 인물의 힘에 끌려 작품을 시작했다지만, 정작 주인공인 "지연"과 가까웠다고 했다. 또한 소설 속 인물, 지연이를 통해 힘을 얻어다고 고마워 한다. 지연은 천문학 분야 박사이자 연구원이다. 자녀 없이 이혼한 30대이며, 일부러 속초 어디매쯤 '희령'에 산다. 내가 행간을 통해 엿 본 지연은 잘 웃지 않고 생기 없고 과묵한 사람일 것 같지만, 예의가 참 바르다. 지연은 '희령'에 얻은 아파트에서 멋쟁이 이웃주민의 호의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친할머니셨다. 두 사람은 피를 나눈 혈연관계이지만, 처음엔 서로 존대하고 깍듯이 예의를 지킨다. 그러는 데에는 사연이 있다. 지연의 엄마인 미선과 할머니는 오랜 기간 연락을 끊고 살았기 때문이다.



할머니 댁에 초대받은 지연은 자신이 증조할머니 '삼천이'와 무척 닮은 외모와 성정을 지녔다는 말을 듣자, 호기심이 생긴다. 할머니를 통해, 고조할머니, 증조할머니, 그리고 증조할머니와 할머니의 절친 이야기를 듣는다. 증조할머니와 할머니는 모두 위선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자와 결혼하여 일생이 고단했다. 예를 들어, 양민 출신 증조할아버지는 '백정의 딸'이라고 손가락질 받던 증조할머니를 '구원'이라도 하듯 데려가 결혼을 했으나 정작 아내의 당당한 기백을 보고 '원래 양민이었던 것처럼 군다'라고 미워한다. 속이 참으로 좁다. 할머니의 남편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6*25 전쟁 전 결혼했는데도에 피난 내려왔다가 한참 어린 어린 소녀를 아내 삼는다. 뻔뻔한 중혼의 피해자가 된 소녀가 바로 지연의 할머니이다.


나는 작가 최은영의 삶도, 인간관도 모른다. 다만 [밝은 밤]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새비 아저씨'라는 이상화된 단독자를 빼놓고는 죄다 찌질하다는 점은 안다. 그들은 위선적이고, 이기적이며, 가부장제의 폭력성을 제 위엄으로 착각한다. 과연 [밝은밤]에 후한 독자평을 주었던 이들 중 남성은 어느 비율일까 궁금할 지경이다. 왜 작가는 '남성'에게 특화된 냉소적 시선을 갖게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작가는 대 놓고 그 "F," "F(eminism)"를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밝은 밤]은 (콕 집어) 여성의 힘, 위선과 폭력에 저항하고 전복하려는 여성 연대,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신화적 DNA, 말의 주술성을 보여준다. 많은 여성 분들이 서로서로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대여기한이 끝나가 [밝은 밤]을 다른 예비 독자분들께 돌려드려야 할 때가 오니, [밝은 밤]의 명문들을 남겨야겠다.




핏줄을 통해 흐른다. 세대에서 세대로 주술적이기까지 한 氣가

증조모가 할머니를 보며 엄마라고 불렀을 때, 할머니는 고조모가 증조모에게 했다는 말을 떠올렸다. 기래. 가라. 내레 다음 생에선 네 딸로 태어날 테니. 그때 만나자. 그때 다시 만나자. 47


참을 수 없이 찌질한...작가는 왜 남성을 찌질하게 그렸을까?

그는 순교자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사람이었다. 가진 모든 것을, 목숨까지도 버려 천주에 대한 사랑을 지키려 했던 그들의 이야기에 감화를 받았다. 그는 증조모를 알게 되면서, 그녀가 사는 모습을 보고서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준비를 했다.

그 결과로 그는 평생을 억울함과 울화와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했다. 자기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부모를 떠날 때만 해도 몰랐던 것이다. 아니, 그는 평생 몰랐다. 자기가 얼마나 작은 손해에도 예민하고 속이 좁은 삶인지, 자신은 부모를 떠날 만큼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그저 충동일 뿐이었다. 떠나고 싶은 충동. (61)

*

아내에게 속은 기분이 들었다. 아내는 그저 자기 할 일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부터 양민이었던 것처럼 굴었다. 백정인 주제에 말이다...늘 고개를 빳빳이 드는 모습에 그는 옅은 노여움을 느꼈다. 그런 일로 노여워했다는 걸 인정하려 하지는 않았지만.(62)

**

지연의 증조할아버지에 대한...

-어디 서방 앞에서!

- 내가 당신한테 도망가자 했기까, 내가 당신 부모 저버리라 했시까, 내가 당신보고 혼인하자 했시까. 기런데 왜 내를 일평생 입 닥치고 살게 했시까? 내 죄가 뭐인데, 백정네 딸로 태어난 게 죄라면 내 죄를 죄로 두지 기랬어요...

- 내레 너가 아무리 말썽을 부려도 널 단 한 번도 친 적 없다.

-기게 지금 자랑입니까?

이중결혼한 사위를 두둔하고 오히려, 남자 마음을 잡지 못했다며 딸을 비난하는 남편에게 증조할머니의 반격


밟으면 꿈틀. 당하지만 않는다.

서럽다. 문득 생각하다가 삼천이 너가 했던 말이 생각났댔어. 방앗간 사장이 내한테 뭐라 지랄한 적 있지 않간. 내가 빨리빨리 일을 못한다구 몰아붙였던 적이 있었더랬잖아. 내가 집에 가는 길에 서럽다, 서럽다 하니 삼천이 너가 그랬지. 서럽다는 기 무슨 말이간. 슬프믄 슬프고 화가 나믄 화가 나지, 서럽다는 기 뭐야. 나 기 말 싫구만. 너레 화가 나믄 화가 난다구 말을 하라요...섧다, 섧다, 하면서 화도 한 번 내보지 못하고 속병 드는 건 아니라고. (127)

증조할머니 삼천이에게, 삼천이의 친구 새비아줌마가 쓴 편지


여성끼리(만) 연대와 위로

'지도 학생 모임에서 지연씨가 왜 이 전공을 택했는지 이야기하면서 눈을 빛내던게 기억나요. 그 때 내가 많이 지쳐있었거든. 지금 지연씨 나이 정도였을 거예요. 만사가 지겹고 재미가 없었는데, 어린 친구가 왜 이 공부를 택했는지 밝게 이야기하던 모습이 맘에 남았어요.'

...

팀장을 데려다주고 집으로 가는 동안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어린 팀장의 얼굴을 상상해봤다. 예의바르고 말을 가려 하고 자신의 사적인 부분을 잘 얘기하지 않는 그녀가 내게 틈을 보인 순간이었다. 이상하게도 그녀의 말이 위안이 되어서 나는 조금 놀랐다. 잠자리에 누워서야 어쩌면 그것이 그녀 방식의 위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 후, 의기소침과 우울을 겪던 지연이 상사에게 위로 받은 대목.

이십대 초반 지하철을 타고 왕복 세 시간 거리를 오가며 통학하던 때가 떠올랐다. 항상 피곤했고 지하철에서는 대개 잠들어 있었다..'학생, 그러지 말고 나한테 기대.' 그런 말을 하며 자기 어깨를 내어주던 여자들이 있었다. 그 때의 나는 그 마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

내 어깨에 기댄 여자는 편안한 얼굴로 잠을 자고 잇었다. 청명한 오후였다. 어깨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좋았다. 나는 내게 어깨를 빌려준 이름 모를 여자들이 떠올렸다. 그녀들에게도 어깨를 빌려준 여자들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딸아! 중력(ㄱㅂㅈㅈ 끄는 힘)을 피해 멀리 날아라!

'조국을 빛낸 해외 동포' 시리즈는 1988년 여름부터 1993년 여름까지 방영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었다. '암호학자 김희자 박사' 편은 1992년 9월 28일에 방송됐다.

...

김희자 박사에게 갈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가라고 했던 새비 아주머니의 말을 나는 종종 생각했다. 그 말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만을 뜻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딸이 다른 차원으로 가기를 바랐던 마음이었겠지. 본인이 느꼈던 현실의 중력이 더는 작용하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딸이 더 가벼워지고 더 자유로워지기를 바랐던 새비 아주머니의 마음을 나는 오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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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2-13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 넘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밝은밤 계속 피해 다녔는데..
자꾸 올라오는 리뷰보고도 미루고 있었는데 정말 당장 읽고 싶게 만드셨어요~~^^
최고~~!!!

여기선 땡투를 못하네요 ㅠㅠ

얄라알라 2023-02-14 09:13   좋아요 0 | URL
은하수님, 혹시 손에 잡으시면 그 자리에서 다 읽으시게 될지도 몰라요^^ 이름은 상대적으로 평이했는데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는,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지 알 것 같았어요^^즐거운 책읽기 하시기를.

페크pek0501 2023-02-13 1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인용을 곁들이며 풀어 쓰신 리뷰, 반찬 많은 밥상을 받은 듯 푸짐하게 느껴집니다.
두 번이나 읽으셨다니 저도 꼭 읽어야 할 책 같습니다. 검색해 보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얄라알라 2023-02-14 09:14   좋아요 0 | URL
발레로 다져진, 몸 가벼우신 페크님에게는 많은 반찬이 필요 없으시겠지만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요새는 소설을 두 번씩 다시 읽는 ˝좋은˝ 습관이 생겼어요. 작가를 더 잘 알고 싶다보니 절로 그런 습관이 생기네요.(물론 별 5 소설만 ㅋ)

좋은 아침 시작하시어요. 페크님

반유행열반인 2023-02-13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어쩌다 실수로 두 권 읽게 되었으니 이득 아닙니까 ㅋㅋ두 권 다 읽은 (그러고 하나는 엄청 깐ㅋㅋㅋ)책이라 반갑네요.

얄라알라 2023-02-14 09:15   좋아요 1 | URL
ㅋㅋㅋ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열반인님 스톼~일의 농담 ㅋ 네네,
덤벙거리는 덕분에 따블로 읽었네요 ㅎㅎ
 
스갱 아저씨의 염소 파랑새 그림책 95
알퐁스 도데 글, 에릭 바튀 그림, 강희진 옮김 / 파랑새 / 201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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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수 많은 그림책 중에서 유독 이 책에, 그 중에서도 ‘에릭 바튀‘의 일러스트레이션이 곁들여진 버전에 강렬히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스치듯 짧게 경험하는 ‘바깥세계‘ 자유의 순간을 위해 기꺼이 생명의 위태로움을 감수하는 어린 염소에게 왜 매료될까? 10년 후에도 별5 평점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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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3-02-08 1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거의 30년 전에 읽었는데 피로 하얀 털 물들이며 죽은 암염소가 저한테그때 뭘 심어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얄님 평보며 퍼뜩 드네요 ㅋㅋㅋ

얄라알라 2023-02-11 02:41   좋아요 1 | URL
열반인님^^
저희는 닉넴도 서로 가볍게 나눠서 부르는 사이잖아요?^^

저도 열반인님, 이 댓글을 보면서, 비록 시기는 다르지만 저 역시 블랑케뜨가 마지막 새벽을 맞는 장면이 제게 뭘 심었겠구나...ㅉㅉㅃ하였습니다.

어렸을 땐, 읽었어도 잘 기억못했을 이 동화를 어른이 된 후 많이 좋아하게 된 이유를 스스로 파보아야겠습니다^^

singri 2023-02-08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표지가 강렬하긴 하네요.
알퐁스도데라니 ;;궁금합니다

얄라알라 2023-02-11 02:42   좋아요 0 | URL
네 singri님
만약 이 작품 읽으실 거라면
에릭 바튀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보시는 것도 멋진 선택이 될 듯 합니다^ ^

초원 2023-02-08 21: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강렬하네요. 10년 후면 30대인가요? 얄라님 글도 반유행님 댓글도 뿌리가 단단하네요.

얄라알라 2023-02-11 02:43   좋아요 1 | URL
초원님께
타이타닉 영화의 대사를 들려드리고 싶어지는.
˝You see people.˝

열반님 (반유행님) 댓글 저도 좋아해요^^

고양이라디오 2023-02-09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얄라님의 5점이라니 궁금하군요. 알퐁스 도데라니 한 번 보고 싶습니다ㅎ

얄라알라 2023-02-11 02:44   좋아요 1 | URL
^^ 고양이라디오님~운동도 하시고, 책도 읽으시고, 이젠 알퐁스 도데까지....
이 그림책은 다 읽고 나서도 개운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더 좋아하나봐요^^ 묘한 취향인가도 싶습니다 ㅎ
 

운동이라고는 (+ 마라톤이라는 희미한 추억을 뒤로 한 채) 걷기만 하는 나의 입에 담을 단어는 아닌 듯한데, 소위 "테니스 엘보우"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테니스 라켓은커녕 파리채 한 번 휘두른 적 없이 팔꿈치를 귀하게 모셔 주었건만, 웬 통증이 이리 지독한가? 샤브샤브 야채 가위질과 양치질할 때 비명이 절로 나오더라. 외투에 팔을 넣을 때도 비명을 삼킨다. 아픈 이유가 궁금해서 기억을 뒤져봤자, 가끔 4~5시간씩 소파에 널브러져 핸드폰과 노느라 팔목과 팔꿈치를 지지대 삼은 정도? 그런데도 '테니스 엘보우' 통증이라니, 매우 부끄럽다. 엄살 부려서 더 부끄러운데, 매일 물리치료 받고 약 처방도 한 달 치나 받았다.


문제는, 




커피 머그잔도 왼손으로 받들어 양손으로 드는 처지에, 이 많은 책들을 한 번에 들고 왔다는 것이다. 처음엔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만 빌릴 계획으로 도서관을 찾았다. 그러나....언제나 그랬듯이, 새 책 앞에 선 나는 황홀한 기대감에 팔꿈치 통증 따위는 홀딱 잊었다. 대출가능 최대치로 꽉꽉 채워 빌리고는 흐뭇해서 비실비실 웃음이 나오는 걸 숨기며 도서관에서 걸어 나왔다. 지금 이 녀석들은 내 집 서가에 자리잡았는데, 막상 앉혀놓고 보니 이 녀석들을 들고 온 사람, 참 우악스럽게 힘자랑 했지 싶다. 한 팔로 들고 올 수 있는 분량이 아니다.

*

이건 마치, 뭐랄까, 제 자식이기 때문에 20킬로가 넘는 어린이도 번쩍 안아올릴 수 있는 엄마의 괴력에 비유할까? 팔꿈치가 그렇게 아팠는데도 번쩍 이 녀석들을 업어 온 나는 뭔가... 안 읽은 새로운 책들을 보면 가슴이 설레고, 더 잘 살고 싶은 욕심이 올라오는 나는 뭔가... 물리치료나 받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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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3-02-07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책들 본 순간 엘보가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났나보네요.
저희집에 테니스 광이 있어서 그 고질병을 잘 아는데 얼른 나으시길 바랍니다.

얄라알라 2023-02-08 00:20   좋아요 1 | URL
네, coolcat님.
‘고질병‘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니 흑..^^:;;
저도 가볍게 생각했다가
만성통증이라는 의사 선생님 설명 듣고 당황했어요.

감사드립니다. 얼렁 통증 줄일 수 있도록 당분간 스마트폰을 적게 해야겠습니다 ㅎ

레삭매냐 2023-02-07 18: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역시 책쟁이들의
책에 대한 욕심이란.

저도 책 대출 한도가 꽉
차 버렸답니다. 반납해야
하는데 말이죠...

얄라알라 2023-02-08 00:19   좋아요 2 | URL
꽉찬 대출 권수에서 한 권씩 반납하며 숫자 낮춰나갈 때의 쾌감...

그 역시 책쟁이들이 아는, 즐기는!

레삭매냐님의 책 욕심에 비하면 저는 찍 소리도 못합니다요!^^

다락방 2023-02-07 1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걸 다 어떻게 들고 오신 거에요 ㅠㅠ (방금 서점에서 책 사서 백팩에 책 8권 있는 사람)

얄라알라 2023-02-08 00:1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8권..새책으로 8권...
다락방님의 8권 두께가 어쩌면 13권 두께일지도..

백팩이 남아나셨나요?^^;;;;
저는 알라딘에서 얼마전 ‘짐 많은?? 책 많이 나르는??˝ 요런 문구로 굳즈 판매할 때 아주 큼지막한 가방 하나 사서, 요긴하게 쓰지만 그 가방도 많아야 10권 수용인 듯 합니다. 욕심이 가방 솔기 튿어지게 할까봐 조심조심하지만 조만간 솔기 터질 것 같습니다 ㅎ

그렇게혜윰 2023-02-07 2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테니스엘보는 안 써야 낫는다던데요 ㅠㅠ 전 어제 당근으로 엄마책 받아왔는데 19권.....20분 걷는데 곡소리 날 뻔요 ㅠㅠ

얄라알라 2023-02-08 00:11   좋아요 1 | URL
ㅎㅎㅎ20분..19권...아, 그러실만 합니다....어깨에 멍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그러시다가 어깨 멍 드실 것 같아요. 살살, 조금씩 읽으시어요(라고 말씀드리기엔, 제 이 포스팅이 떳떳하지 않네요 ㅎㅎ)

그렇게혜윰 2023-02-08 08:34   좋아요 0 | URL
전 끌어안고 왔어요! 어깨에 메고 오신 거예요? 😭

건수하 2023-02-07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마트폰 엘보도 있다더라고요… 저도 코로나 시절 삼시세끼하며 왔는데 오래갔답니다. 지금도 무리하면 아프구요.. 얄라알라님, 치료 잘 받으셔요!

얄라알라 2023-02-08 00:13   좋아요 2 | URL
ㅎㅎ수하님, 저 아까 걷다가 폰으로 수하님 댓글 확인하고 순간 걸음 멈춘 것 있죠 ㅎㅎ바로 답글 쓰고 싶어서 ㅎ

수하님께서 일깨워주신 그대로, 저는 ‘스마트폰 엘보‘입니다. 요 2~3달 사이에,‘무비어퍼컷‘이라는 유투버의 모든 동영상을 단 하나도 안 빼놓고 다 보았거든요^^;;;;;;


수하님께서도 엘보 통증에서 벗어나시길요.
감사합니다.

singri 2023-02-07 2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부림은 언제나 옳긴하지만 ;;
잘 나으시길.

얄라알라 2023-02-08 00:18   좋아요 0 | URL
singri님 감사합니다.

명함 내밀기도 부끄러운 통증으로 야단을 떠는 저를 반성하고 있었어요. 조금이지만, 통증을 느끼니 다른 분들의 행동반경이나 움직임에 좀 관심이 생기더라고요...안 아플 땐 별 생각 없이 살다가요...

근데 ˝책부림˝이라는 말 좋은데요^^ 언제나 옳습니다 ㅎ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은오 2023-02-08 05: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얄라님 옆으로 누우셔서 팔꿈치와 팔을 모두 소파에 붙이세요!!! 자세가 중요합니다. 얄라님 팔 소중해....😭 - 와식인간 은오 올림

얄라알라 2023-02-09 17:24   좋아요 0 | URL
그러잖아도 최근 겨울호랑이님이셨던 것 같은데, 전라도 화순 와불 사진 올려주셔서 유심히 보았더랬어요 ㅎㅎ
와식이 중요한 거군요^^

와식인...이 단어 아주 맘에 드는걸요^^

독서괭 2023-02-08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 앞으로는 도서관 가실 때 백팩을 준비하시는 건 어떨지요? 안 써야 낫는다고 하니ㅠㅠ 어서 나으셔서 더 많이 들고오시길 빕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3-02-09 17:23   좋아요 0 | URL
누군가 그러시더군요. 책욕심 많은 사람은 아예 가방을 큰 거 사지 않도록, 원천 봉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제가 알라딘 굳즈로 나온 대형 캔버스 백을 산 후에 한 쪽 어깨가 찌그러지려 합니다 ㅎㅎ

근데 더 많이 들고오라고요?^^ ㅎㅎ독서괭님의 애정어린 응원에 저, 힘자랑 조만간 하겠습니다. ㅋ

고양이라디오 2023-02-09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한도가 몇 권입니까 ㅎㄷㄷ

팔꿈치 조심하시고ㅠ 얄라님 글과 댓글들을 보니 저도 어서 책 읽고 싶네요!ㅎㅎ

얄라알라 2023-02-09 17:24   좋아요 1 | URL
이름을 빌려쓰고 있습니다. 제 욕심을 제 이름으로만 다 채우지 못합니다^^;;;;ㅋㅋ

2023-02-09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10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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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男兒˝라는 표현이 가능한 한국 사회 특유의 ˝다문화주의˝를 비판하지만, 정작 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소속인 김지혜가 [소수자와 인권] 강좌 준비하며 참고한 자료를 엮어 낸 책. 주로 북미 사회 이론과 사례를 끌어와 저자의 해석을 살짝 곁들인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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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2-07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좋게 읽었는데...
별3개? 하고 봤는데 100자평 내용 보니 납득이 갑니다.^^

2023-02-07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