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흐드러지게 피고 꽃 이파리 날렸던 4월 첫 주말, 남도로 통하는 고속도로마다 승합차며 대형버스가 즐비하다. 추돌사고로 인한 교통정체도 3건이나 경험했다. 광활한 대륙도 아니건만, 왕복 10시간 30분을 꼬박 안전벨트를 메고 있었다. 남도 여행길에 읽을거리 2권 챙기길 자~알 했다. 특히 [어슐러 K. 르 귄의 말]은 탁월한 선택. 

 



책 선배님들이 별 다섯 ★★★★★ 꽉 채워 칭송한 인터뷰집이다. 사실, 인터뷰집은 읽을 땐 재미있어도 묵직하게 가라앉는 문장이 많지 않아서 피하는 장르였다. 어슐러 K. 르 귄 역시 서문 제목을 "인터뷰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로 달았다.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인터뷰어는 출판사 홍보팀에서 책에 관해 쓴 보도자료를 읽고 오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발췌 문장까지 갖춰서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그 발췌 문장을 크게 읽고 나서 진지한 목소리로 말한다. "자, 여기에서 하신 말씀에 대해 더 이야기해주시죠."

그런 인터뷰어들은 책을 한 권 쓴 유명인들과는 잘 맞는다. 그 유명인이 실제로 그 책을 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인터뷰어도 실제로 읽지 않았으니까.


9쪽


하긴,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인터뷰이 이름조차 제대로 몰라 실시간 방송에서 실수를 하는 D급 인터뷰어를 본 적 있는데, 숱한 인터뷰 요청을 받아왔을 문학계 거장은 어떠할까? 다행히 어슐러 K. 르 귄은'데이비드 네이먼David Naimon'이라는 A급 인터뷰어를 만나 "배드민턴 경기와 같은 좋은 인터뷰"를 생의 말미에 진행했음은 그 자신에게도, 팬들에게도 큰 축복이다. 게다가, 그 인터뷰집을, 무려 13권 째 르 귄의 저작을 번역하고 서신까지 주고 받았던 이수현이 우리 말로 옮겼다는 점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행운이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사이 물 흐르듯 이뤄지는 언어의 즉흥연주, 교감이 경청으로 화답 받는 찐케미 인터뷰의 정석을 보여주는 [어슐러 K. 르 귄의 말]. 평생 이심전심 해온 지피지기일지라도 친구의 깊은 생각을 이처럼 유연하게 끌어내긴 어려울 텐데... 인터뷰어 데이비드 네이먼이 어려서부터 어슐러 K. 르 귄을 읽으며 만남을 상상해 왔기에 가능한 케미가 아닐까 한다.

저는 제가 쓰는 글의 소리를 들어요...몸 안에서 글이 울리면, 스스로가 쓰는 글을 들으면 올바른 리듬을 들을 수 있고, 그러면 문장이 깔끔하게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18)



이야기는 갈등을 다룬다고,

플롯을 갈등에 바탕을 둬야만 한다고 말하면

세상을 보는 관점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거예요.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정치적인 선언이기도 하죠. 삶은 갈등이고, 그러니 이야기에서 정말 중요한 건 갈등뿐이라고 말이에요.

(41)


[왜 미국인은 드래건을 두려워하는가?]였고, 딱 집어서 모든 판타지를 상상력이 많이 들어간 모든 소설을 단지 오늘의 주식시장을 다루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들용이라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폄하하는 미국인의 경향에 대해 슨 글이었어요. 삶에 대해 즉각적인 이득만 따지는 태도죠.




다른 문화에서 자란 사람을 어디까지 대변할 수 있는가? 제 아버지는 인류학자였고 이 질문과 정면으로 부딪혔어요. 이해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동의 없는 가져다 쓰기가 되어 버리는가? (116)

우리는 다른 존재의 마음을 상상할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 상대를 멋대로 이용하지 않도록, 매 걸음을 아주아주아주 조심해야죠. (118)


무엇보다 나는 [어슐러 K. 르 귄의 말]을 통해 이수현 번역가를 다시 만나 즐거웠다. 젊은 시절 미모가 대단했던 르 귄 만큼이나 유난히 또렷하고 까만 눈동자가 아름다웠던 이수현님. 진중하고 사려깊은 성품을 반영하는 저음의 음성과 밝은 표정, 오랜 세월이 지나 활자로 다시 만난 이수현은 여전히 사차원 재치와 지적인 매력을 글로 품고 있었다. 어슐러 K. 르 귄(1929년 출생)과 이메일 서신을 주고 받가가, 작가가 루즈벨트 대통령 재임 기간의 사람임을 인식하고는 "내 마음속의 유교인이 깨어나서, 평생 그를 어슐러라고 부르기는 불가능해져버렸고!"(140)라고 적다니! 사차원 매력이 여전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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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3-04-05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우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처음에 어스시 이야기로 시작해서 구할 수 있는 작품은 닥치는 대로 구해서 읽었어요. 여타 다른 판타지나 SF와 다른 잔잔함과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톨킨과 함께 판타지와 SF를 고전적인 의미에서 ‘문학‘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인터뷰집이라서 아직 안 구했는데 저도 조만간 책 주문할 때 구해야겠습니다. 자동차여행은 비행기와는 다른 과정의 묘미가 있어 저도 좋아합니다. 바깥 경치도 살피면서 음악도 듣고 노래도 하고 뭔가 이것도 행공처럼 명상하는 느낌일 때가 있어요. 즐거우셨겠습니다

얄라알라 2023-04-06 12:07   좋아요 1 | URL
transient님께서는 이미 친숙하시고 좋아하시는 작가이시군요
전 그 유명한 인류학자의 따님이라는 데 먼저 호기심을 느껴서 읽게 되었는데, 사실 본격적 작품은 아직 접해보지 못해서 천천히 시작하려 합니다. transient님 서재에 가면 좋은 정보가 많겠는걸요?^^ 미리 감사드립니다

레삭매냐 2023-04-05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거리여행에는 고저 책과
함께 하시는 모습, 아주
부럽습니다.

저도 언젠가 남도에 가보고
싶네요. 기차 타보고 싶은데
말이죠 ^^

한 번역가가 한 작가를 줄창
번역하는 것, 찬성합니다.

얄라알라 2023-04-06 12:06   좋아요 1 | URL
˝고저˝ 부럽습니다...라고 말씀해주시는 레삭매냐님의 언어감각 덕분에 왠지 제가 이틀 여행에 책 읽기 자알 한 듯 으쓱해집니다.

이수현 작가님, 최근에 닐 셔스터먼 신작도 (꽤 두꺼운데) 다 번역해주셔서 읽으려 대기중입니다.

레삭매냐님께서는 기차도 좋아하시네요^^ 기차타고 동해 여행도 해보고 싶어집니다

감은빛 2023-04-1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복 10시간 반이라!
저도 동해 바다로 여행 다녀온 지 일주일 밖에 안 지났는데,
또 어딘가로 놀러가고 싶네요.
바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화요일이네요.
 

  • 패기 넘치는 젊은 인류학자가 2010년대 카자흐스탄에서 수행했던  자신의 연구를 들려주던 중, 몸짓과 목소리에 두려움을 담길래 의아했던 적이 있다. 공안에게 밀착 감시받고 근방에서 폭탄테러를 경험하는 등 생사가 갈리는 절박한 순간들을 회상하는 그의 앞에서, 모험소설 소비하는 독자인 양 생글거렸던 무식함을 후회한다.

  • [신장위구르 디스토피아]를 권해 준 이 지역 정치철학 연구자에게 서문 읽다가 충동적으로 "무척 흥미롭습니다"라고 메시지 날리지 말았어야 했다. 목숨을 걸고 증언해 준 사람들만큼이나 학자로서 자신도 많은 걸 걸고 쓴 대런 바일러(Darren Byler)의 책에 "흥미롭다"라는 표현이 불경하다는 걸 알았다.

  • [신장 위구르 디스토피아]를 읽는 중간중간, [이퀼리브리엄], [1984] [ 멋진 신세계]에서 묘사한 디스토피아가 겹쳐 떠올랐다.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가상 현실계(소설과 영화 속)의 디스토피아가 21세기 현실에서 소위 "중국의 첨단기술 형벌 식민지(China's high-tech Penal Colony)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데 경악, 혐오, 공포감을 느끼리라. 그럼에도 저자 대런 바일러는 [1984]나 [멋진 신세계]를 어디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IF" 가정법이나 비유적 수사, 저자 자신의 사적인 목소리를 최대한 배제하고 담담하게 기술했다.

  • 대런 바일러는 [신장 위구르 디스토피아]를 문헌 연구는 물론, 2011년부터 2020년, 신장과 카자흐스탄, 그리고 미국 시애틀에서 수행했던 연구(특히 심층 인터뷰와 현장조사)에 근거해 썼다.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자행되고 있는 도무지 믿기 어려운 수준의 폭력이 현실의 이야기임을 증명하기 위해, 그는 신장 재교육 수용소를 거쳐갔던 이들의 사례 연구(case study)를 축으로 챕터를 연결한다. 감시 자본주의 하, "자동화된 인종화의 일상성"이 얼마나 끔찍하게 진행형이며 벗어날 길 없이 내리누르는 탄압과 촘촘한 감시망이 구축되기까지 어떤 이해관계가 얽히고 어떤 맥락이 있었는지 보여준다.

  • [신장위구르 디스토피아] 읽기를 권해준 신장위구르 연구자(+알라디너) 김 ** 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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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6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07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3-03-2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오웰의 1984년을 읽을 때 공포를 느꼈었는데- 저는 이런 세상에서 살라고 하면 못 살 듯- 신장 위구르~~는
더할 것 같습니다. 필독서인 것 같아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얄라알라 2023-04-05 08:58   좋아요 0 | URL
페크님, 장바구니엔 또 뭐 다른 보물이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전 이 책 김재원님 추천으로 읽었는데 완전 잘 읽었다 싶었어요. 완독 응원드립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몽실언니]는 40년 전, 1984년 초판되었다. 해방직후와 6*25전쟁을 시간적 배경 삼았지만, 책 읽다 워낙 생경한 단어를 자주 접하다 보니 22세기 배경의 SF소설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불과 70여 년 전 고난한 삶과 격동기 풍경을 공감은 커녕 낯설어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다.

*

예를 들어 나는 '암죽'이라는 음식을 [몽실언니]에서 처음 들어보았는데, 발음 때문인지 '밤'같은 열매로 만든 죽인줄 알았다. 몽실이의 갓난 동생은 이 암죽을 먹고 컸다. 세상에 태어나자 마자 엄마를 잃었기 때문에 암죽이 모유 대용이었다.

*

'암죽'도 몰랐던 내가, "설빔"을 "설빙" 으로 오해하는 꼬마들에게 놀라움을 표한다. "아!!!팥빙수 아냐!" 하며 황당해한다. 그러는 나는 정작 마트에서 '파조기' 안내판을 '파기(폐기) 조기'로 오해했다. 폐기예정 음쓰인줄 알았단 말이다.




그런 내가 "설빔"을 "설빙"이라며 입맛 다시는 꼬마들에게 놀라워할 수 있을까? 원클릭이면 옷을 바로 배송받는 패스트패션 천국에 사는 꼬마들에게 일 년에 한 번 설빔 알기를 기대한 내가 고루했다. 언어의 생물성을 깜빡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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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2-26 0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큰아이가 제일 좋아하던 동화책입니다. 딱 이 책입니다. 초판이고요. 아직도 가끔 몽실이와 작가 권정생을 이야기하지요.
˝새끼 입에 먹을 거 들어가는 거 보는게 제일 좋다.˝
이게 여태 제가 올린 유일한 짤의 제목입니다. 동화 말고 드라마 <몽실언니>에서 극중 몽실이의 상이군인 아빠 한진희가 했던 대사였습니다. ^^

얄라알라 2023-02-26 12:39   좋아요 0 | URL
˝새끼 입에 먹을 거 들어가는 거 보는게 제일 좋다.˝

그 말의 의미가 뭔지 알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몽실언니> 아버지는 군에서 도망나와 ‘상이군인‘이라고도 불리지 못했다고 했던 것 같고, 그래서 더 자격지심이랄까, 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릴 지경으로 못나 보였는데
골드문트님이 올려주신 대사를 보니, 몽실이 아버지에 대한 편견이 조금 달라지려 합니다.^^

참 좋은 책이예요~~ 들려주셔서 감사드려요 골드문트님.

새파랑 2023-02-26 1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몽실언니 드라마로 본 기억만 나네요. 그런데


설빙 맛있습니다 ^^

얄라알라 2023-02-26 12:38   좋아요 1 | URL
[몽실언니]를 여기저기, 다양한 루트로 추천받아왔는데
몽실이의 생명력이, (섹슈얼리티를 무기와 자원삼는) 성인 스칼렛 오하라와는 또 다른 맛의 질김을 보여주고 멋지더라고요.
읽으며 부끄러움을 많이 느끼게 했던 동화입니다.

새파랑님, 근데 요즘 ˝설빙˝ 매장 거의 없지 않나요?^^ 저도 설빙 인절미 들어간 메뉴들 좋아했엇는데 저희 동네 대형 매장은 철수한지 오래 되었고,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가고 싶네요. 설빙 ㅋ

persona 2023-02-26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지라서 파조기 아니었나요? 겉에 흠집 난 거요. 오징어나 진미채나 명란젓 같은 거 저는 파지가 오히려 좋더라고요. ㅎㅎㅎ 다시마도 괜찮고요.

얄라알라 2023-02-26 12:36   좋아요 1 | URL
네^^;;; 저는 최근에 그 단어를 처음 들어봤어요..^^:;;;

˝설빔˝을 팥빙수인줄 아는 애들 앞에서, 놀람 감탄사를 뱉었던 제가 부끄럽죠 ^^

아! 제주구좌 ˝못난이˝ 당근이라는 걸 사봤는데 그거 참 괜찮은 선택이더라고요.
아마 파조기 개념인가봐요^^

persona 2023-02-26 12:40   좋아요 1 | URL
못난이 과일 채소들 안 예쁠 뿐이지 괜찮은 것 같아요! 제로웨이스트 샵에서 처음 봤어요. 저는. ㅎㅎㅎ 파지 쪽은 시장에 잘 안나오니깐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부끄러워하실 것 까지야…^^
저도 어릴 때 ‘모과’를 뭐가? 로 잘못 알아들은 적이 있어요. ㅋㅋㅋ 경험이 없는 어린이다 보니깐 ㅋㅋㅋ 그런 일이 종종 있는 것 같기도 해요. ㅎㅎㅎ

얄라알라 2023-02-26 12:49   좋아요 1 | URL
‘모과‘ ㅋㅋㅋ
너무 귀여우세요.
‘모과‘나 ‘뭐가?‘나 엄청 비슷하네요

저는 1년째 생활영어좀 잘 해보고 싶어서 노력 많이 했는데
참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표현에 더 신경이 쓰이고 관심가나봐요

모과..ㅋㅋ아, 모과향을 갑자기 맡고 싶어집니다

persona 2023-02-26 13:34   좋아요 2 | URL
모과를 누가 주셔서 그걸로 모과차를 엄마가 만들어 주던날인데요.
-엄마 이게 뭐야? 향 좋다!
-모과?
-이거이거
-모과.
-아니 이게 뭐냐구!
로 시작해서 엄마가 웃겨서 일부러 모과라고만 한동안 답하셨었어요. 전 막 답답해서 이게 뭐냐고 뭔지도 모르고 먹냐고 막 그러고 ㅋㅋㅋ
 


[분노와 애정], 원제 [ Mother Reader: Essential Writings on Motherhood]

한국어판 표지는 숙성된 와인의 여유로움을 환기시킨다면, 원서 표지는 수험용 참고서인양 딱딱해 보여서 의외였다. 대화 중 이 책, [분노와 애정]을 추천하던 지인의 시선이 잠시 허공에 머물렀는데, 순간이었지만 눈빛에 복합적 감정이 스쳤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엄마됨의 기록이라는데 제목이 어쩌다가 [분노와 애정] 일까? "넘치는 애정"이 아니고 말야? 묻는 동시에 답이 뻔해 보였다. 분노의 대상이 무엇일지.......


표면적으로는,

밤 잠 설치게 하며 엄마 몸의 하얀 영양액을 요구하는 아가의 울음소리, 삶의 궤적을 기록할 15분을 오롯이 빼내기 어렵게 분절되는 엄마됨의 시간감각, 혹은 출산 후에도 바로 사라지지 않는 임신선이나 제왕절개수술의 꿰맨 흔적처럼 몸의 변화에 대한 분노이겠다. 엉뚱한 위장 표적이다. 분노의 표적을 정밀 분석할 여유가 없는 엄마들이 쉽게 떠올리는 표면상의 이유일 뿐, 사실 분노는 더 깊은 데, 잘 드러나지 않기에 흔들기 쉽지도 않은 저 깊은 데를 향한다. 게다가 화학성분 최소화한 비누로 씻은 아기의 피부는 얼마나 달콤한지, 분노는 순수한 애정 그리고 기쁨과 얽혀서 체로 걸러지지도, 쉽사리 분리되지도 않는다. "and 접속사"가 필요한 까닭이다.

그러니 [분노와 애정]이라는 제목은 합당하다



[분노와 애정]에 수록된 16편을 마음 가는(호기심 크게 느낀) 순서대로 읽었다.

  • 도리스 레싱 Doris Lessing, 소설가

  • 마거릿 미드 Magaret Mead, 인류학자

  • 실비아 플라스 Sylvia Plath, 시인

  • 에이드리언 리치 Adrienne Rich, 시인.

4편까지 읽던 중 갑자기, 흉내 내고 싶어졌다.

*****************

도리스 레싱 Doris Lessing


[다섯째 아이 The Fifth Child]의 작가 도리스 레싱의 자서전 <Under My Skin>(1994)에서 발췌한 글이다. 그녀는 모국 영국의 식민지였던 남아프리카 남로디지아(현 짐바브웨)에서 자랐고, 마찬가지로 백인이자 파견공무원이었던 남편과 남로디지아에서 신혼살림을 꾸렸다. 도리스 레싱은 피부색이 어두운 현지인들을 '하녀, 하인'으로 부려먹으며 앙칼지게 소리 지르는 백인 부인이 되기엔 많이 깨어 있었으며, 당대(20세기 중반) 시대정신이었다는 "출산 넘어 또 출산, 즉 겹출산"을 운명으로 수용하기에는 너무도 자기중심적이었다. 자서전에서 그녀는 오만의 수준으로 자존감을 드높인인다.


나는 프랭크의 예쁘고 영리한 새 아내였고 프랭크는 그런 나를 자랑스러워했다. 나 또한 사람들이 나와 활기 넘치는 내 아기를 보고 감탄하는 것이 좋았다(21)

*

존이 태어난 지 9개월이 되어 곧 두 발로 서려고 했을 때, 우리는 둘째를 낳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내가 이러한 삶에 머물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진지한 계획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저 파리나 런던에서의 자유로운 삶을 꿈꿀 뿐이어싸. 난 이곳에 속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몰랐을 것이다. 나는 누가 봐도 모든 걸 잘 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여성은 누구였는가? 티거는, 밝고, 저돌적이고, 재미있고, 유능하고,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었다. (23)

*

나는 유모차에 존을 태우고 몇 시간이나, 몇 시간이나 걸었다. 그런 느낌이었다. 총명한 젊은 여성이 하루 종일 작은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지루한 일은 없다. 나는 유모차를 밀면서 머릿속으로 시를 썼다. (24)


[마가렛 미드 Margaret Mead]



미국 우표로 발행되었을 만큼 명사였던 마가렛 미드는 인류학자로서의 냉철한 분석력과 시적 감수성을 사회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데도 활용했다. 특히, 20세기 초 중반 당대 학계에서는 주변부의 소재였던 아동기 및 양육법의 비교문화적 연구를 선구적으로 수행했다. 그녀의 글 "할머니가 되어"에서도 인류학자로서 습관화된 거리두기 태도가 잘 드러난다.


직접 아기를 낳았을 때 나는 내가 편견을 갖고 어린 아이들을 관찰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정하면서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대신, 나는 아이들 하나하나가 내 아이보다 나이가 많은지 적은지, 몸집이 더 큰지 작은지, 더 얌전한지, 똑똑한지, 능숙한지를 판단했다. 곤란했다. 아이를 낳음으로써 엄마에 대해 상당히 많이 배웠다고 느꼈지만 어떤 면에서는 덜 객관적인 관찰자가 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70)

*

하지만 나 자신을 아동기를 연구하는 전문가가 아닌 그저 한 명의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내 딸과 손녀가 어린이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에 미친 영향을 상당히 달리 묘사되어야 한다. 나는 상쇄해야 할 편견이 아니라, 특별하고 아마도 언젠가는 사라질 민감함을 얻었다.(70)

[분노와 애정]_ 마가렛 미드 편


뼛 속까지 인류학자인 미드는 손녀 세반 마가릿이 태어나자, '할머니됨'의 경험과 감정을 역시나 인류학적으로 해석한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서 생물학적 후손의 탄생에 관여하는 것이 낯설다(66)" 라는 문장에서 나는 이 할머니에게 다시 한번 존경심을 느낀다. 개인적 에피소드조차도 더 큰 맥락 속에 위치시켜 해석하려는 체화된 직업 정신! 마가렛 미드는 자신의 행위가 아닌, 딸의 출산 행위를 통해 자신의 지위가 바뀜(즉 할머니가 됨)을 어린아이처럼 신기해한다. 익숙함 공식을 뒤틀어 새롭게 보는 인류학자의 천진함을 미드에게서 엿본다.

나머지 14편의 에세이에 대해서는.....일기장 기록을 대신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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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1 0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3-02-25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 특별하게 느껴지는 글이네요.
출산후 느낌이 분노까지는 아니지만 아주 처음부터 확 애정을 느끼지는 못했던것 같아요.;; 그래서 죄의식을 느꼈던듯요.^^

얄라알라 2023-02-26 00:04   좋아요 1 | URL
역시나, 그레이스님 예리하심!!^^

저는 도리스레싱의 [다섯째 아이], 좀 더 이해되었어요.
실제 도리스 레싱이 두 아이들 놔두고 떠나잖아요..
저 에세이를 읽고 소설도 더 잘 이해되더라고요
 

2주가 지나 가물거리는 기억을 그러모아 방문기를 적어 봅니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Six Centuries of Beauty in the Habsburg Empire],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거 다들 아시죠? 워낙~~~유명하니까. 초등 겨울방학 견학 코스로 인기몰이 중이니까!



소문은 들었지만, '혹시나'가 역시나!

입소문을 탄 인기에 연일 현장판매 티켓 오전 매진이라는 소문 그대로, 13시쯤 도착했을 땐 이미 발권 마감이었습니다. (이 엄청난 인기 덕분에 3월 1일에서 3월 15일로 2주간 연장 전시 결정되었다고 하니, 아직 예매하지 않으신 분들께는 기쁜 소식이겠습니다)


매진이라면서, 매표소 앞 줄을 서 있는 분들은 뉘시냐고요?



 이런 분들을 "일찍 일어나는 새, 얼리버드 early bird"라고 하겠죠? 올빼미로 살고 있는 제가 평생 되어보지 못한 유형. 저는는 실로 얼리버드인 친구 덕분에 무임승차로 얼리버드 티켓을 얻었습니다.


이 얼마나 소중한 티켓인가요! 얼리버드 티켓, 가격할인에 프리 패스 서비스까지! 무려 아무 때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워낙 인기 많은 전시이다 보니 회차별 입장 인원 제한을 두었는데, 얼리버드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네요! 고맙습니다. 친구 A님!




이 얼리버드 입장권이 아니었다면, 성인 티켓 가격은 1만 7천5백 원! 얼리버드를 예찬해! 얼리버드로 살고 싶어!


내용

성인

청소년

어린이

(만25세~64세)

(만13세~24세)

(만7세~12세)

개인

17,500

15,000

10,000

단체(20인 이상)

15,000

12,000

8,000

흥분을 가라앉히고, 쌀쌀한 날씨에 벤티 사이즈 라테를 마셔둡니다. 얼리버드 티켓을 쓸 수 있는 마지막 날인지라, 얼리버드 조직이 다 모인 듯 입구가 혼란스러웠거든요. 저 많은 사람들 속에서 관람을 하려면 속이 따뜻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전시관 입구는 증명사진 남기기 딱 좋은 스폿이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았던 관계로 패스합니다!  입장해서는 어땠냐고요? 아.....말씀 드렸죠? 무려 26일간 판매했던 얼리버드 티켓, 1월 31일까지 쓰지 않으면 "꽝=도루묵"이 되는 관계로 그 숱한 얼리버드 티켓구매자들이 하필 1월 31일에 다 몰려들었나 봅니다. ('early bird'가 티켓팅할 때만 해당되는 용어였는지도 ㅎㅎ) 나름 전시란 전시 놓치지 않고 다녀봤지만, 이렇게 입장객 많은 전시는 처음입니다. Musuem San에서 암실 체험할 때, 깜깜한 공간을 안내 쇠 파이프에 의지해서 더듬더듬 앞사람 따라 천천히 이동했던 때가 생각났어요. 아예, 두 줄 서기로 관람한다고 상상하시면 됩니다.


저는 13시쯤 입장해서 16시 30분쯤 나왔으니, 3시간 이상 머물렀습니다.

다음 일정이 아니었더라면 5시간은 충분히 머물며 하나하나 눈과 마음에 다 담고 싶은 보물들이었습니다.


 총 96점이 전시되었다는데 그중에서도 "갑옷"에 매혹되었습니다. 전시관에 머물렀던 3시간 중, 1시간 이상은 온통 갑옷 구경하는 데 썼던 것 같아요.

Peter Paul Rubens /C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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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왕가 사람들이 입었던 갑옷이 정교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기능적입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게 정교한 장치들이 숨어 있어요. "갑옷"의 "갑"이 무슨 뜻일까? 옷이라기에는 예술작품을 나타내는 데 적합한 단어인가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예품이 과연 싸우러 나가는 사람에게 '입는 보호막'이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그 섬세한 아름다움에 절로 입이 벌어졌습니다.


 흉통 부분을 보면 매끈한 곡면이 아니라 사구 dune처럼 살짝 솟아난 모양새인데, 이 모양이라면 화살이 비껴 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 엉뚱한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하긴, 아래 갑옷의 경우 흉통 부분에 칼이나 뭔가를 걸어 놓을 수 있는 걸개가 붙어 있는 걸로 보아, 전투력 증강보다는 위세를 위한 옷이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옷의 전면보다 후면이 재미있었습니다. 단, 좁은 공간에 관람객이 워낙 많아서 후면부 볼 때 눈치가 많이 보이긴 했습니다. 디테일은 달라도, 갑옷 대부분은 허벅지 안쪽은 비워두었더라고요. 기동성을 위함이겠죠?




관람실 내 갑옷 입는 시연 동영상이 반복 재생중이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혹여 유럽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갑옷 테마로 한 번 박물관과 미술관을 훑어보고 싶어질 지경이었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의 갑옷일수록 조각이 세분화되었다하니, 당연히 입는데도 더 오랜 시간이 들었겠지요? 갑옷을 입은 연기자가 발레의 샤세 동작을 보여줍니다. 의외로, 갑옷 입고 움직임이 둔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입어보고 싶지도, 입고 활동해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갑옷 아래 감춤으로써 인간 육신의 취약성을 예민하게 인식하지 않을 수 없게되는 전쟁 상황은 상상만 해도 무서우니까요.


붉은 벨벳으로 가장자리를 장식하고 금 도금을 입힌 갑옷....

위세를 위한 옷이라고 '쾅쾅쾅' 확인 도장 찍고 싶어집니다.

제 사고는 이런 데서 반복적 한계를 드러내는 데, 저는 극소수의 권력자가 황금 갑옷을 입고 위세를 뽐낼 때 덜그럭거리는 갑옷이나 맨 피부로 적의 칼과 창을 맞아야 했던 많은 보통사람을 상상하게 됩니다. 갑옷의 화려함에 매혹되는 동시에, 마음이 서늘해지는 까닭입니다.



저는 관람실 안에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를 들고 갔어요. 책에서 보았던 명화를 전시관 벽면에서 볼 때, 가벼운 기쁨을 느꼈습니다. 이번 전시의 놀라운 인기 덕분에 이 책 판매지수도 상당하더군요.



아직 [합스부르크 600년] 전시에서 찍어 온 사진 중 1/10도 방출하지 못했습니다. 테마를 정해서 조금씩 묶어 포스팅 하려합니다.


이 포스팅을 마무리 하기 전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 선생님들의 높은 식견과 섬세한 배려에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브뤼헐 가문과 꽃 정물화' 전시실에는 실제로 너무도 아름다운 꽃을 배치하여서 전시실의 특징을 살려주었습니다.



한 때, 박물관 공부를 따로 했던 만큼, 박물관에 가면 전시품 외에 그것을 이어준 사람을 상상하게 됩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학예사 분들이 워낙 섬세하게 관람객을 위한 편의를 제공해주신 덕분에 정보와 재미가 넘치는 즐거운 관람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유럽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저인지라, 전시회에 담긴 알뜰 정보의 반/반/반도 못 담고 왔을지 모릅니다. 조금 더 공부를 해서 3월 15일 전에 다시 중앙박물관을 찾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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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02-15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얄라알라님, 아침 일찍 가서 현장예매하지 않으신다면 다시 못 가실 것 같은데요...
봄방학이라 평일에도 어떨지 모르겠네요.
3월 연장기간 인터넷 예매가 7분만인가 매진되었어요!
저는 무슨 아이돌 콘서트 예매하는 줄^^
넋 놓고 있다가 전시 마지막날 수요일 야간 표 한 장을 건졌습니당^^
전시 기대되네요~!!

얄라알라 2023-02-15 13:29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님,
마지막날, 그것도 야간....이왕이면 2장이면 더 좋았겠지만 1장 겟하심을 축하드립니다.짝짝짝^^
그래도 얼리버드 입장객 마지막날이라고 몰리던 1월 31일에 비하면 넉넉히 관람하실 수 있겠어요^^

저도 이 포스팅 올리고 조금 전에 알았어요....표 없다는 걸 .꺼이꺼이입니다^^:;;;

얄라알라 2023-02-15 13:30   좋아요 1 | URL
7분이라니!!

실제, 제게 표를 양도해준 친구야말로 표를 다시 못 구했다고 해서 미안했어요^^;;;;

실로 조성민이나 아이돌 콘서트 예매랑 같네요

거리의화가 2023-02-15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진정 인기 많은 전시가 맞네요! 합스부르크 역사를 읽고 가보고 싶던 전시였는데 이리 인기가 많다니...ㅎㅎ 결국 가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ㅠㅠ
갑옷이 사진상으로는 표면이 매끈해보이고 가벼워보이는데 실제로는 묵직하겠죠?ㅎㅎ
알라님이 조금씩 올려주시는 전시 포스팅을 기다려야겠어요^^

얄라알라 2023-02-15 14:13   좋아요 1 | URL
세로 물결 무늬는 빛 받아 더 화려하게 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세공해 넣은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모델이 갑옷 입고 움직이는 걸 보면 그렇게 무거워보이진 않지만, 계속 입고 있으면....

발레 동작 하는 거 보고 놀랐습니다 ㅎ
거리의 화가님께서 응원해주시니 남은 사진들을 천천히 모아서 방출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3-02-15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문득 잘츠부르크 성에 갔을
적에 만난 히틀러의 전기톱 MG-42
와 각양각색의 고문 기구들 생각이
나네요.

갑옷 구경 잘하고 갑니다.

얄라알라 2023-02-15 14:12   좋아요 1 | URL
각양각색이라니...갑자기 소름이 확 돋습니다..매냐님..

남을 괴롭히는 고문도구조차 사용자(가학행위를 하는 놈들)의 미학적 취향에 맞춰 제작되었다는 건가봐요...아흑....좔츠부르크 성....갑자기 무서워지는데요.
그래도 부럽습니다.^^ MG-42이런 정교한(?) 숫자까지 기억하실 정도로 레삭매냐님 자세히 관람하셨나봐요. 부럽습니다. 가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3-02-16 0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쩌다 보니 이 전시회 2번 갔다 왔습니다. 저는 사실 좀 딱히 인상적이지 않은 전시였는데 얄라알라님 글을 보면 제가 못본 부분이 보일거 같아요. 기대합니다. ^^

얄라알라 2023-02-16 00:47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어쩌다라고 하시지만, 너무 부럽습니다요. 2번 다녀오셨다면 전시관 내에서 영상도 여유있게 보셨겠네요...제가 갔던 1월 31일은 정말 많아도 많아도 너무 사람이 많아서....설명을 못 보고 지나친 작품도 있었어요..

바람돌이님께서는 어떤 전시관에서 오래 머무르셨으려나,^^ 상상해봅니다. 아무래도 다들 초반에 천천히 움직이시는 듯 했어요. 제가 갔던 날에는

바람돌이 2023-02-16 00:51   좋아요 1 | URL
벨라스케스 그림요. 옆에 있는 국왕부부의 그림과 비교하니 벨라스케스가 이 어린 공주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확 느껴지더라구요. ㅎㅎ

yamoo 2023-02-18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얼리버드가 뭔가요?? 얼리버드는 걍 프리패스에요?? 뭐지, 이 쌈박한 거슨??

전시 몰랐는데, 가봐야 겠습니다!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얄라알라 2023-02-20 01:38   좋아요 0 | URL
저도 얼리버드 예매는 해 본 적이 없어요 야무님! 아무리 좋은 전시라고 해도, 미리 예매해놓고 내가 혹 가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 그냥 조금 더 티켓 값이 오르더라도 확정된 일정일 때 직전예매하는 편이거든요.

이 전시는 햇살과함께님 말씀대로, 현장예매(그것도 아침 매우 일찍)만 가능한가봐요^^;;; 또 기회가 오겠지 하고있습니다. 저는 ㅎ

야무님께서는 왠지 저보다 훨씬 미술관이나 박물관 자주 다니실 것 같습니다~ 저야말로 야무님의 서재에서 무료(?) 작품 관람하는 중이니 감사드립니다

그레이스 2023-02-18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리버드로 다녀왔어요 ㅎㅎ
사람이 너무 많고 작품수도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얄라알라 2023-02-20 01:39   좋아요 1 | URL
설마 1월 31일에 다녀가신 건 아니지요? 31일이 오후는 피크였는지.....아, 정말 작품 앞에서 두 줄로 나란히 서서....기다려야만 작품 해설을 읽을 수 있었어요....흑흑흑.....체류 시간 대비 작품 자체를 탐색한 시가는 허망하게도 짧을 수 밖에 없던 1월 31일 관람이었습니다.

그레이스님 힘드셨음을 제가 넘 잘 알겠습니다용

그레이스 2023-02-20 05:10   좋아요 0 | URL
ㅎㅎ
전시 오픈하고 얼마안되서 그날도 힘들었습니다.^^;;

transient-guest 2023-02-23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우셨겠어요. 이곳의 두 군데 Art Museum은 아직 새로운 exhibit소식이 없네요. 코로나 이후엔 뭔가 다 slow down되어 잘 안오는 느낌?이에요. 그 전엔 그래도 각각 연 두 건 정도는 새로운 exhibit이 늘 있었는데 말이죠. Silicon Valley의 ‘부‘와 위상이 SF를 넘어섰다고 하는데 문화예술은 아직 멀었나봅니다. 아직은 SF에 가야 뭐든 제대로 있어요. SV에는 museum이 있어도 별로, 시향도 SF와 비교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