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에게 미안합니다.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를 인테리어 책으로 착각했습니다. 잠들기 전 부담 없이 읽으려고 골라들었는데, 이 책은 전혀 가볍지 않았습니다. "쓰레기 시멘트" 고발하는 글이었습니다. 저자 최병성에게는 '목사'라는 직업군에에게는 어울리기 어려운 "불독" 이란 별명이 있습니다.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를 읽는 중간중간, 그 별명이 떠올랐습니다. '와! 혼자서 30년간 자료를 모았다고? 시멘트 회사들과 계속 싸워왔다고?' 경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저자의 불독 정신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이 책의 존재, 쓰레기시멘트의 유해성을 알리는 데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병성은 1994년, 강원도 영월 서강 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조용한 전원의 삶을 꿈꾸었는데 그곳은 시멘트 공장에서 날아오는 악취와 분진으로 오염된 곳이었습니다. 그곳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존엄과 건강을 보장받아야야 하건만, 쓰레기 시멘트의 소리 없는 독살에 희생되고 있었습니다. 비록 "아무것도 아닌 개인"으로서 무력감을 느꼈지만, 최병성이 싸워 온 이유입니다. 시멘트 업계에서 대형 로펌을 끼고 협박하고 소송을 걸어왔지만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거대 기업과 싸우고, 환경 재앙에 손 놓고 있는 환경부에게 일침을 가합니다. 그가 서문에서 말합니다.

"이제 국민이 깨어나야 할 때"

혼자 싸우기는 외롭습니다. 자신의 즉각적인 이권과 생명권이 위협받지 않으면 강 건너 불 보듯 환경 재앙을 관망하는 사람들에게 실망해서 싸움을 멈추고도 싶었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최병성이 무려 450여 쪽의 긴 책 마지막 장에서 "가족의 건강엔 관심 없고, 오직 아파트값에 혈안이 된 대한민국"이라며 한탄하겠습니까? 그는 영화 [정직한 후보]의 대사로 책을 마무리했습니다. 의미심장합니다.




강원도지사: 공사비 횡령하고 쓰레기 시멘트 쓰라고 시킨 거야? 나중에 문제 생기면 어떡하게?

건설사 대표: 안 생겨요. 생겨도 증명 못 해. 한 5년 질질 끌다가 결론나면 그땐 다 살고 있는데 어쩔 건데? 아니 자기 아파트에 하자 있다고 떠들고 다니는 놈들이 어디 있어요? 집값 떨어질까 봐 벌벌 떨지.




최병성은 1990년대부터 자료를 모으기 시작하여,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공론화해왔습니다. 국회로, 법원으로, 영월과 단양의 현장으로 뛰어다녔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당신의 집은 안전하냐?"라고 묻고 다녔고, "안전하지 않습니다"를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싸우는 사람이 없습니다.

"고맙소, 덕분에 한국의 쓰레기 시멘트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았소."의 반응은 있어도, 두 팔 걷어붙이고 같이 싸우려는 국민의 응원이 약합니다. 마치,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체념 반 무관심 반의 반응을 보이듯 말입니다. 불독도 지칠 수 있습니다. 같이 싸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선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이나 최병성 저자가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 자격으로 올렸던 기사들을 찬찬히 찾아 읽는 것도 좋은 시작입니다. 그다음에는? 가동 가능한 채널들을 모두 동원하여 문제 제기하는 스피커를 키우는 것입니다.

방사능 오염수, 마셔 볼래?

쓰레기 시멘트 수저로 밥 먹어 볼래?

환경부는 온갖 유독한 쓰레기, 심지어는 가축의 분뇨에 방사능 쓰레기,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극도로 유해한 물질 등을 모두 시멘트 재료로 활용하도록 허용했습니다. 그 시멘트로 만든 건물에서 먹고, 자고, 숨 쉬는 사람들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땅과 물이 오염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시멘트 업계와 환경부는 한결같이 '무해성, 안전성'을 주장합니다. 저자 최병성은 묘수를 내었습니다. 쓰레기 시멘트로 숟가락의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토론회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에게 물었답니다. "쓰레기 시멘트로 숟가락을 만들었는데, 이걸로 밥 먹을래요?"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대답하지 못하는 환경부와 시멘트 업계 관계자만이 이 엄청난 환경 재앙의 주범일까요? 문제는 얽힌 실타래와 같아서, 사실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입니다. 독성 시멘트로 지어진 집에 살면서 아토피와 암으로 고생을 하더라도 당장 아파트값이 중요하다는 사람들, 세계에서 플라스틱이나 시멘트 소비량이 둘째가라면 서럽게 많이 낭비하는 대한민국, 2~30년이면 아파트 갈아엎고 새로 건물 올리는 문제적 건축문화, 기피시설은 무조건 서울과 수도권에서 멀리멀리 보내려는 지역 이기주의 등등.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쓰레기 시멘트"에 압축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는 결국 "대한민국은, 우리 생태계는 안녕하겠습니까?"의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이 책을 권하는 이유입니다. 같이 깨어나서, 함께 목소리를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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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3-06-10 14: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방팔방 시멘트에 둘러 싸인 곳에서만 사는 우리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군요.

얄라알라 2023-06-10 21:04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니르바나님.
30년 동안 저자가 모아온 자료와 치밀한 준비력에 감탄이 절로 나와요^^
 

깐깐한 책 덕후도, 그저 "표지 디자인이 예뻐서" 책을 고를 수 있다. 영롱한 홀로그램이 대놓고 유혹적인 [잔류 인구 Ramnant Population]를 읽은 이유였다. 바로 알아봤다. 엘리자베스 문 Elizabeth Moon(1945~)이 멋진 분임을. 그래서 2021년 12월, 작가의 대표작[어둠의 속도 The Speed of Dark]까지 읽었다.



당시 "앞으로 (Elizabeth Moon을) 더 많이 좋아할" 것이라고 썼던데, 그랬다. 17개월 만에 다시 읽으니 작가가 더 좋아졌다. 나도 모르게 주인공 오필리어 Ofelia 할머니를 작가의 분신으로 상상하며 읽었다. 정작 엘리자베스 문은 50대 초반에 이 작품을 썼다. 하지만, 관절이 찔리듯 아프고, 건조해진 피부와 체구는 쪼그라들고, 사회의 시선에서는 '별 존재감 없는, 그냥 노인'으로 보이는 80대 고령의 경험과 정서를 생생하게 살려 냈다.


오필리어는 제목인 "잔류 인구"를 대변한다. '인구 population'라고는 하지만, 1인 '단독자'로 행성에 남는다. 갑작스러운 이주 명령에 따르다가 극저온 냉동수면 과정에서 죽느니, 40년 동안 일궈온 행성에서 내 맘대로 사는 걸 선택했기 때문이다. 오필리어는 행성 이주 프로젝트에서 노쇠한 자신은 이송비용만 많이 드는 폐기화물과 다름없음을 간파하고 존엄한 삶을 결단한다. 많은 고민이 따르지 않았다. 그냥 "떠나지 않을 거야."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올라왔다. 행성에 잔존해야 할 당위나 거창한 이유 목록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 그랬다. (떠나기 싫어서 남았다. So Cool!!!)

오필리어는 인간이 지워진 행성에서 나체와 맨발의 자유를 만끽한다. 칙칙한 작업복을 벗어던져 부끄러워했던 늙은 피부를 드러낸다. 화려한 비즈 장식을 만들어 달고, 알록달록 풍성한 색감의 옷을 입는다. 햇살에 기미가 짙어지건 말건, 모자도 없이 땡볕에서 밭일을 하고, 이웃이었던 사람들의 냉장고를 열어 음식도 챙긴다. 평생 돌보고 일구며 살아온 할머니는 자신의 몸과 집, 이웃의 집, 심지어는 행성에 남은 양과 소까지 챙긴다. 그러다가, "종족" 즉 행성의 원거주생명체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급물살을 타고 전개된다.

통념이라는 사회적 잣대로 보았을 때, 할머니는 결핍투성이다. 힘 부족, 학력 부족... 하지만, [잔류 인구]에서 엘리자베스 문이 입체적으로 살려낸 오필리어는, 매 순간 삶의 에너지로 충만하고 자신과 주변을 채워주는 사람이다. 외람되지만, 귀여우시기까지 한 할머니. 어슐러 K. 르 귄 역시 오필리어 할머니를 두고 "Ofelia—tough, kind, wise and unwise, fond of food, tired of foolish people—is one of the most probable heroines science fiction has ever known.”라고 찬사를 보냈다.


[잔류인구]는 [로빈슨 크루소]나 [파리대왕]처럼 젊은 남성(들)의 생존기가 아닌, 고령의 단독자 할머니의 생존기라는 면에서도 독특하다. 또한, 역사와 인류학을 공부했던 저자가 독자에게 인간존재와 사회에 대해 풍성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도 귀한 작품이다. "다른 존재, 다름"에 대한 폭력적 상상과 타자화, 언어를 넘어선 비언어적 소통과 교감의 아름다움, 현대 산업 사회 제도화된 '배움'의 경직성에 대한 반성, 개체의 생명뿐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를 '우등/열등'의 판단 아래 차등화해온 인간의 역사가 우주확장 시대에도 마찬가지로 재연되는 데 대한 인간으로서의 부끄러움, 돌봄의 가치와 돌봄능력에 대한 젠더화된 상상. 등등.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한 권의 소설에 욱여넣을 수 있다니, 엘리자베스 문 할머니는 정말 부지런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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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3-06-09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둠의 속도]와 [잔류 인구] 담아갑니다.

할머니가 주인공인 이야기는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얄라알라님이 아래쪽에 남겨주신 말씀들에 하나하나 다 공감합니다.

얄라알라 2023-06-10 08:56   좋아요 0 | URL
오! 감은빛님 혹시라도 이 책들 읽으신다면
같이 채팅으로라도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집니다!

새벽엔 BING AI로 엘리자베스 문에 대해 여러 질문을 하며 놀았어요. 그 정도로 저는 이 텍사스 출신 할머니 작가님께 호기심이 생긴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3-06-10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이 좋은 책은 구매하는데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일단 눈에 잘 들어오니까요.
얄라알라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3-06-11 10:13   좋아요 1 | URL
돌풍 우박 주의보는 봤지만, 현재로서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놀러가고 싶네요

서니데이님께서도 해피 선데이 보내시어요~^^
 

궁금했다. 합계출생율TFR "0.78," 전무후무하다는 그 통계수치가 정녕 대한민국의 쇠락과 소멸을 기정사실화하는 경고인지? 초저출산 대한민국 사회를 두고 "집단 자살"을 향해 가고 있다는 표현이, 공포감을 조장하려는 자극적인 수사가 아닌지?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인구문제를 오래 고민해온 전영수 교수의 신간을 찾아 읽는 중이다. 현재 1부" 대한민국은 낭떠러지로 폭주 중"만 읽은 상태이다. 정리가 필요해서, 잠시 읽다가 쉰다.


저자 _ 전영수

  • 현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환경 변화와 인구 대전환을 위한 구조개혁

  • 이력: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서울시, 감사원 자문위원, 전문위원

  • 저서: 다수.


[인구소멸과 로컬리즘]의 저자 전영수 현 한양대 교수.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자문위원 및 전문위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여온 저자의 이력이 행간 곳곳에서 느껴진다. 국내외 행정관료뿐 아니라 지방 토착민, Z세대와 은퇴후 장년 노년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현장에서 만나고 대학에서 연구를 해온 전문가가 "집단자살, 국가소멸"을 향해 가는 대한민국 사회에 제시하는 충고는, 탁상공론의 결과와는 거리가 멀다. 현실적인 진단에 근거한 경고이기 때문에 호소력이 크다.

최근 전영수 교수가 등장하는 언론사 인터뷰 기사가 많으므로, 저서를 직접 읽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고 그의 기본 주장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책 제목, [인구소멸과 로컬리즘]에 압축되어 있다. 로컬의 부흥이야말로, 국가소멸 위기를 맞을 대한민국에게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다음의 인터뷰를 참고할 수 있다.

https://www.asiae.co.kr/article/2023030423110626600

저자는 한국은 핵과 전쟁의 위협 앞에서도 다른 나라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수준으로 평온한 일상을 유지할 만큼 안전불감증 사회이기 때문에 인구 소멸로 인한 재앙 경고 앞에서도 '강 건너 불 구경'의 태도를 취해 왔다고 안타까워한다. 게다가 2020, 2021년 Covid-19가 모든 이슈르 선점했기 때문에 인구문제는 사실상 방치되었다. 뒤늦게 대한민국 정부는 수도권집중과 지방 소멸에 대응한 해법들을 내 놓고 있지만, "만시지탄 晩時之歎"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전영수 교수의 판단이다.


먹이가 없어 수도권에 왔더니

둥지가 없어 알을 못 낳는다.

세상을 구하는 60분이 있다면, 그 중 55분을 문제 규명에 쓰겠다는 아인슈타인을 인용하며 저자는 한국 사회는 지방 소멸 등 국가존립 흔들리는 인구 위기에 대한 진단 자체가 잘못 되었다고 쓴소리를 한다. "문제의 본질은 사회 이동(85)"이니까. 인구를 증가시키겠다는 어차피 못 이를 꿈을 버리고고, 있는 인구나 잘 지켜라(인구 감소를 저지하는 것이 목표다). 제로섬 게임처럼, 이쪽 지자체에서 저쪽으로 인구 빼오기 게임을 할 게 아니라 대승적 관점에서 공생을 모색하자. 그러려면, 국가가 개입해서 돈 퍼부으며 보여주기식 단타식 지역 활성화 쇼를 하지 말고, 로컬에 어벤져스가 스스로 일어나게 해야한다.

자! 여기까지가 1부의 내용이었고, 과연 전영수의 해법이 얼마나 현실적용가능하고 구체적인지는 2부에서 계속 읽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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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6-04 2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구문제에 관해 최재천 교수와 제럴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주장에 공감했는데요.
전영수 교수의 의견도 비슷하네요.^^ 엉뚱한데 세금 낭비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2023-06-05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6-13 10:24   좋아요 1 | URL
저도요. 다이아몬드 교수 주장에 공감합니다ㅎ

페크pek0501 2023-06-06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을 접하시고 훌륭하십니다.
2부를 기대하겠습니다.^^
 

2023. 4. 23~11.12

서울 야외 도서관

광화문 책마당


https://seouloutdoorlibrary.kr/niabbs5/


광화문 책마당!

"마당"이 열렸다는 소식을 최근 들었습니다.

블로그나 서울시 여러 홍보 매체에서 극찬하던 대로 과연 풍성한 책잔치인지 아닌지

책덕후로서 궁금합니다.

황금 토요일을 광화문에서 보내보기로 했습니다.


주차는?

세종로 공영주차장에 했습니다. 공연 관람객의 경우 4시간에 5600원으로 할인을 해주더라고요.

이야! 너무 했습니다. 어쩜 이렇게 날씨가 좋은지...

2022년 2023년 여행 숙소만 예약했다하면, 1박 2일, 2박 3일. 내내 비만 주륵주륵 내려서 우울했는데

6월 황금 연휴 날씨가, 환상적입니다.

정작 이번 연휴에는 아무런 여행 일정도, 숙소 예약도 안 했더니 날씨가 이럴 수 있나요? 


아! 약오름.

파아란 하늘은 광화문의 그 옛날을 상상하게 하고, 햇살은 멸균 소독 수준으로 순도 높습니다! 6월 한국의 하늘이 경이로운지, 선탠하듯 누워서 전신에 햇볕을 담아가는 외국인들이 여기 저기 있네요.


세종문화회관 내에 책마당 메인 공간이 있습니다. 다른 분들 블로그 리뷰를 보고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지, 규모도 작고, 덜 활기차고 덜 편안해 보여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확실한 건, 홍보에 열 일 하고 뜨거운 에너지를 쏟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맨 두 분이 현란한 카메라 무빙하시길래 실수로라도 방해될까봐 비켜서 있었습니다.

장비빨로 보아 일반 유투버가 아니라, 파견나온 홍보 전담이신 듯 했거든요.

기대가 너무 컸나봐요.....


대신 광화문 책마당은 야외로 이어집니다. 6월 3일 무료, 시민 음악 공연이 저녁에 예정되어 있어서 미리 자리를 맡고 계신 가족단위 방문객 분들이 많았어요.

이렇게..."땡" "볕" "아" "래"

과연 광화문 책마당이 7월 8월 폭염에는 어떤 식으로 유지될지 궁금했습니다.


책덕후인 저로서는 "광화문 책마당"에서는 책 분실 우려가.매우 높겠다는 걸 바로 알겠더라고요.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시민의식 아니까..... 걱정 안하겠습니다^^



광화문 책마당 "만" 즐기러 오기에는, 싱거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말을 여유있게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에너지와 익명의 친근감 느끼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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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6-04 08: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느 이상한 나라의 지도자는
기울어진 언론 지형 때문에
자신의 지지율이 낮다는 타령
을 하던데, 예의 홍보팀을
초빙하는 것을 추천하는 바입
니다.

참 세종도서 선정하는데 문광
부에서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말이 있던데...

나랏님들이 일반 시민의 독서에
까지 지대한 관심을 가져 주시니
고저 몸둘 바를 -

그레이스 2023-06-04 09:36   좋아요 2 | URL
이젠 세종도서 찍혀 있으면 걸러야 하나요?ㅠㅠ

얄라알라 2023-06-04 15:52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 촌철살인 댓글 감사드립니다.
광장은 비워두고, 트인 데서 군중의 유동과 예기치 않은 이벤트가 이뤄지는 곳이(어야 하)죠..
사실, 제가 이 곳에 갔던 진짜 이유는 ˝책˝구경이 아니었습니다.


햇살 너무너무 너무 좋은 6월이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를

얄라알라 2023-06-04 15:53   좋아요 1 | URL
헐...세종도서....^^:;;;;;;;

흑....˝세종˝ 도서...

페크pek0501 2023-06-06 16: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 님의 댓글 마지막 문단에 고저 빵 터짐.ㅋㅋ
어제 6천 6백보 걸었는데 날씨가 좋더라고요. 덥지도 춥지도 않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요즘 저녁 날씨가 저는 맘에 들어요. 7,8월 책 행사 때도 태양의 열을 멸균 소독 수준으로 받아들이면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ㅋㅋ
 

박사 과정(Univ. of Essex) 중 집필이 쉬운 일이 아닌데, 어밀리어 호건Amellia Horgan은 코로나를 이겨내느라 2020년의 3/4을 학문적 생산성 낮아진 채로 보냈다면서도 [노동의 상실: 좋은 일자리라는 거짓말]을 발간했다.


서문 제목 "일의 환상 work's fantasy "은 이 책의 논지를 추측하게 해 준다. 영국인 저자는 양극화 심화를 방조 혹은 부추기는 영국의 정치에 대한 비판적 견지를 유지한다. 일자리 상황, 특히 다수를 차지하는 힘없는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정치권은 교묘하게 타깃을 바꿔치기한 수사로 면피한다.

Introduction: Work’s fantasy
1. Work, capitalism and capitalist work
2. Contesting ‘work’
3. The paradox of new work
4. What does work do to us as individuals?
5. Jobification nation: When play is serious business
6. What does work do to society?
7. Phantoms and slackers: Resistance at work
8. Getting together: Organised labour and the workers’ dream
9. Time off: Resistance to work
Conclusion: Getting to work


그 첫 번째가 "포부 부족 aspiration - deficit model"이며, 두 번째가 "실업의 병리화"이다. 전자는, '형편없는 일자리를 전전긍긍하는 너이지만, 적절한 격려를 받으면 (일자리) 포부를 이루게 되리라'는 낙관이다. 후자는, 실업은 개인의 잘못이자 일종의 치료해야 할 병에 비유된다. 이 시각에서 "빈곤과 실업은 경제의 부작용이 아닌 개인적 실패(24)"가 된다.

물론 저자는 최저임금 노동자만을 옹호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게 아니라고 한다. 저자가 진정 전하려는 메시지는 아래의 문장으로 정리된다.


"자본주의 체제의 일이 사람의 자유를 앗아가는 방식을...다르게 살고 생산하는 방식을 없앰으로써 가능했다. 자본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일과 임금 노동은 우리 삶의 가능성들을 축소시킨다. (pp.28-29)"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위함이다. 또한 단순히 "자본주의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왜, 어떻게 나쁜지 설명하고 대안을 상상하고 그것을 위해 싸워야"함을 역설하기 위함이다.

과연 페미니즘과 마르크스주의을 중심축으로 정치 철학을 공부하는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포부를 본문에서 제대로 풀어내고 있는지 천천히 배우며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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