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 - 텃밭채소, 제철재료로 만드는 비바리의 192가지 국물요리
정영옥 지음 / 경향BP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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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
 
 
 
 
진솔한 프롤로그를 읽고 나니 저자 정영옥 (비바리)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화려한 특수 조명 아래, 일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최고급 광주요에 담은 요리를 배치하여 찍은 후 보정된 사진 이미지가 가득한 요리책에 눈이 길들여져서 처음엔 '촌스럽다'고 생각했으니까.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의 이미지 사진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마땅한 테이블도 없고, 별도의 조명기구도 없는 상태에서 짬짬히 그것도 혼자만의 작업(p.5)"으로 이 한권을 알차게 담아냈다는 이야기에 최초의 경솔한 반응은 경탄으로 바뀌었다. 
 

 
 
저자 정영옥은 제주도 여자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밥 당번을 죽어라 시키신 어머니 (p. 6)'덕분에 쌓인 내공과, 건강한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는 둘째 언니의 영향으로 몸과 마음을 살리는 건강 밥상차림에 일가견이 있다.
2006년부터 운영한 블로그 ‘비바리의 숨비소리 http://blog.daum.net/solocook/ ’에 꾸준히 친환경 재료와 천연양념으로 맛을 내는 요리 비법을 소개해 왔다고 한다. 그렇다. 비바리 정영옥은 파워 블로거이다. 하지만 책의 행간을 통해 느껴지는 그녀의 인품은 소박하며, 블로그를 운영하는 마음에도 욕심이 없다. "그 누군가의 건강한 식탁 차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의 소박한 바람으로 <우리집은 친환경 반찬을 먹는다>에 이어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를 출간하였으니.
 
 
"무엇을 넣고 만들어야 맛있을까를 생각하기 보다는 무엇을 넣지 말아야 하는지를 우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비바리 장영옥은 최소한의 양념으로 재료 본연의 참 맛을 살리는 요리를 선호한다. 따라서 신선한 재료가 그녀요리의 핵심이다. 그녀는 마트 가공식품이나, 마트에 얌전히 누워있는 채소가 아니라, 자신의 텃밭에서 난 재철 채소에 각종 천연양념과 천연가루를 쓴다. 그녀의 이웃도 친구도 아니지만 그녀의 찬장에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을 천연가루의 가짓수만으로 보건데, 장영옥은 참 부지런한 여인이다. 단호박 가루와 백년초 가루로 색을 낸 수제비를 끓이고 생강가루로 매운탕의 비린 맛을 잡으니 말이다. 그녀를 따라 건조기 하나쯤은 꼭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에 소개된 국요리는 크게 다음의 6가지로 분류된다. 일상 맑은국, 별미국, 찌개, 탕과 전골, 냉국, 해장국과 보양국. 소개된 국이 총 192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재료의 참신한 활용에서 우선 한 수 배우고 간다. 늘 곤드레비빔밥으로만 먹었더 곤드레로 된장국을 끓일 수 있구나!  심지어는 곤드레김치며 곤드레 장아찌도 담글 수 있다고 한다.
 
 
 
가을이면 자주 먹는 배추 된장국에도 느타리 버섯을 넣을 수 있구나! 물론 국물은 멸치와 다시마로 낸다.
 


 
 
 
 
저자가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만큼 제주도의 향취가 느껴지는 요리들도 여럿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고기국수, 고사리 육개장, 그리고 오분자기뚝배기는 제주사람들이 많이 먹었던 음식이라며 소개한다. 요새는 제주도 오분자기 구하기가 어려워 전복으로 대신한다던데, 본문 사진 속 요리는 우도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오분자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조리법은 길어야 6단계, 무척 간략하다. 첨가물을 많이 넣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다 보니, 조리법이 복잡해질 이유도 없다. 본문 하단에는 재료의 특징 및 재료 다루는 법에 대한 노하우를 실고 있어, 요리 초보로서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192가지 레서피 중에는 별미 야외요리도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캠핑 김치찌개,'300만 캠핑족을 위한 정영옥의 특별 레서피이다. 김치와 채소에 집에서 만든 수제 어묵을 넣었다.


 

 

 
 

 
 
따라하고 싶은 국요리가 한가득, 비록 나만의 텃밭은 없지만 신선한 재철 재료로 부지런히 비바리의 요리법을 따라해보아야 겠다. 날씨가 선선해지니 탕종류부터 도전,  우선 토란주문부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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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 착한 식당을 찾아서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 제작팀 지음 / 동아일보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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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탁을 찾아서
 
 
 

 
 
 
마을 사거리에 신장개업한 슈퍼마켓에서 오픈 기념으로 아이스크림을 정가의 80%가격에 판매했지요. 이 곳을 지날 때면 항상 10L 쓰레기 분리수거 봉투에 가득 찰 정도로 아이스크림들을 사가는 고객들이 보이더라고요. 제 입, 제 가족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합성 색소며 첨가물이 아닌데도 걱정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친환경 재료, 착한 음식들 먹겠노라고 하면 "적당히 GMO고 MSG 뱃 속에 넣어주고 살아야 오히려 면역력이 강해진다."는 궤변으로 제 까탈스러움을 비꼬는 분들도 계시죠. 착한 음식 먹고 싶다고 식당 까탈스럽게 따져대면, "그러러면 차라리 텃밭에 직접 키워서 직접 해먹지. 요즘 세상에 깨끗한 집 밖 음식이 어딨다고.....다 그냥 알면서도 먹는거지."하는 분들 많지요. 그래도 어쩌나요? 여전히 착한 먹거리, 착한 식당에서 착한 음식 먹고 싶은 걸요. 아니, 소신껏 깨끗한 음식 만드는 착한 분들이 아직은 있다는 사실에 감동받아보고 싶은걸요.
*
이영돈 PD가 바로 제 소망을 풀어주었네요.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를 너무 재미있어서 한 달음에 다 읽었습니다. 부록까지 총 350페이지에 이르는 이 두꺼운 책은 채널A에서 2011년부터 절찬리에 방영중인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란 프로그램을 활자화한 거예요. 발품, 깐깐한 검증, 또 재검증의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우리 먹거리의 안정성과 안전성을 따져주었던 그 프로그램, 책으로 만나게 되니 더욱 그 장인정신이 느껴지네요. 이영돈 PD는 서문에서 "착한 식당, 착한 사람들이 인정받고 성공하는 사회가 되는 꿈을 잃지 않겠다"고 합니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를 읽고 나니, 정말 이렇게 양심과 소신을 지키는 분들이 인정받는 사회, 건강한 식문화 만들기에 모두 동참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생기네요.
 
총 4부 - 재배에서 조리까지 100% 토종 감동의 먹거리, 행복하게 자란 식재료 자족의 먹거리, 식품첨가물 없는 자연의 먹거리, 정통 방식 그래도 고집의 먹거리-에 소개된 여러 착한 식당 중에서 착한 손칼국수 편을 본문을 인용해서 소개해볼게요.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의 구성과 내용을 감잡을 수 있을 거예요.
 
착한 손칼국수 - 칼국수 한 그릇에 담긴 부부의 1년 
 
 
 

 
어느 동네든 먹자골목엔‘손칼국수’간판이 있게 마련. 하지만, 어떤 식당에서도 밀가루를 반죽하거나 밀거나 써는 흔적은 없고 주문한지 10분이면 뚝딱 쫄깃한 칼국수 대령이다. 그 비결? 간단하다. 칼국수 반죽할 필요 없이 공장에서 기계로 뽑은 면을 넣고 끓이기만 하면. 쫄깃한 식감을 위해 프로필레글리콜(propylene glycol) 및 타피오카 전분 조제품 등을 넣은 공장 제조 국수도 얼마든지 식당서 직접 만든 것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단다. 홍두깨로 면발을 눌러 얇게 펴겨나, 손으로 쥐어서 더 꼬불꼬불하게 만들면 된다나? 과연 손칼국수 간판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착한 식당은 없을까?
 
 있었다.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위치한‘말이네 할매 칼국시(가창칼국수)’같은 자리에서 18년째 장사하고 있는 마을 토박이 식당엔 '100% 우리 밀로 만들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제작진은 100%라는 "완전무결한 숫자를 쓴다는 건, 흠 잡을 데 없는 진실이거나 지독한 뻔뻔함, 둘 중 하나가 분명하다"고 기대 반 의심 반의 태도를 보인다. 이 의심은 곧 감동과 감탄으로 변하는데......식당 주인 부부는 식당에서 5분 거리에 600평대의 밀밭에서 밀농사를 직접 짓는다. 농약이나 화학비료 전혀 쓰지 않고. "손님에게 내놓는 칼국수 한 그릇에 꼬박 1년이라는 시가을 담은 셈이다. 재료 준비에 그 어떤 식당이 이렇게 오랜 시간 공을 들일까. 밀의 모종을 심는 그 순간부터 부부의 상차림은 시작된 것이다 (p.33)"라며 제작진은 감탄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게 ‘말이네 할매 칼국시(가창칼국수)'는 착한 식당에 선정되었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는 착한 손칼국수 외에도, 착한 순메밀국수, 착한 콩국수, 착한 달걀, 천연 효모로 순리대로 발효시킨 착한 빵, 재탕 없이 깨끗한 기름으로 튀긴 착한 튀김, 착한 커피, 인도식 정통 카레, 진짜 육수를 쓴 착한 냉면, 착한 감자탕, 착한 떡, 착한 나물 밥상, 착한 손두부, 통발로 잡은 자연산 미꾸리로 만든 착한 추어탕, 오전에 물질로 딴 전복으로 오후에 손님을 대접하는 착한 전복죽 식당 등이 소개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귀가 솔깃하고, '주소가 어디야? 상호가 뭐야?'하며 당장 찾아가보고 싶지요? 하지만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를 제대로 읽으려면, 단순히 식당 이름을 기억할 것이 아니라, 그 착한 식당을 운영하는 이들이 우리 먹거리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도 함께 배워야 할 거예요.
 
 
예를 들어, 벽오리농장의 박대수 대표는 닭의 존엄성을 헤아리듯 늘 닭에게 깍듯하게 대한다해요. 닭들이 낳은 달걀을 가지러 갈 때면 나무 상자의 뚜껑을 똑똑 두드리며 "미안 미안 알 꺼내간다"하고, 농장 견학온 가족들에게도 향짙은 향수나 반짝이 옷에는 주의를 준다네요.

 
 
 
 
 
VS
 
 
착한 튀김집 '요요미'를 운영하는 박종명 사장은 "튀김을 만들 때 속으로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라고 말해요. 재료를 손질할 때도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한다네요. 착한나물밥상 '걸구쟁이네'의 부부는 유난히 부부애가 각별해요. 횡성장에 17년째 다니고 있는 횡성장에서 할머니들이 직접 캐다 파는 나물을 사오거나, 직접 산으로 들로 깨끗한 나물을 캐서 요리한데요.
 


 

<떡의 미학>(서대문구 연희동)을 운영하는 김명순씨의 전통음식을 향한 애정과 자부심은 감탄을 넘어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떡의 성분을 소수점까지 표기해놓을 정도입니다. 물론 유화제나 인공 색소 따윈 넣지 않고요. 절구를 이용해 직접 떡을 치고, 밤을 새워 약식을 만듭니다. 호두 껍질이 들어가면 떡맛이 떫어진다며 일일이 호두살 하나하나 속껍질을 벗겨낸답니다. 오죽하면 손톱이 빠지기까지 했다네요. 이모와 전통문화로서의 떡을 이어가고자 떡 만들기를 배웠던 조카 혜정씨는 두텁떡 재료 손질에 지쳐서 6개월 만에 포기하고 나가기도 했을만큼 떡재료 손질에 온 정성을 기울입니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를 읽다보니, 착한 식당의 주인들에게서 흥미로운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유난히도 가족애, 부부애가 애특하고 모두 표정에 욕심이 없이 선량해보입니다. 착한 음식을 만들어서 일까요? 착한 음식 많이 먹다보면 우리 얼굴도 더 환해질까요? 건강한 먹거리와 착한 식당을 우리 사회에 화두로 던져준 이영돈 PD와 제작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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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대신 자연식 샐러드 - 600kcal 미만의 요리 100
김옥경 지음, 송현승 감수 / 수작걸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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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대신 자연식샐러드
 
 
 
 
 
건강한 먹거리나 자연식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은 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듯 싶다. 김옥경. 남편이 암 선고를 받지 않았던들 평범한 주부였을지도 모를 그녀는 현재 요리연구가이다.  건강을 자부하며 육식과 음주를 자주하던 남편이 그만 직장암으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자,그녀는 자연의 치유력에 올인하기로 한다. 깊은 산속으로 남편과 들어가서는 과감히 육류와 화학조미료를 끊고 자연을 요리하기 시작한다. '자연식 밥상'이야말로 '약'이라는 신념으로.....그 신념이 신념으로만 끝났다면 김옥경, 송학운 부부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살리는 자연식 요리로 유명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실제, 송학운 씨는 암을 이겨내고 현재 열렬한 채식주의자로 많은 이들에게 자연식 채식 밥상의 아름다움을 역설하고 있다.
 
 
 현재 <자연생활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옥경이 이번에는 보다 많은 이들에게 생명 가득한 채식 밥상을 소개해주고자 첫 샐러드 책, <밥 대신 자연식 샐러드>를 세상에 내보였다. 샐러드야 말로 자연 그대로를 식탁으로 옮기는 자연식 요리의 핵심이라며. '600cal 미만이  저칼로리, 저지방, 저염분이라는 3대 키워드로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샐러드 책들과 차별점을 두었다. 
*
 
 
소개된 메뉴마다 1인분 열량이 함께 기재되어 있어 열량 계산하며 식단짜기에 큰 도움이 된다. 책속 부록처럼 Salad Calorie Index를 실어서 원하는 칼로리대의 샐러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하였다.

평소 <자연생활의 집>을 찾은 손님들이 선호했던 메뉴들, 지금까지 김옥경이 선보여온 100여 가지 샐러드를 <밥 대신 자연식 샐러드>에 담고 있다. 간헐적 단식이니 '1일 1식' 등 소식이 유행하는 요즘 무척 요긴한 브런치 샐러드 레서피, 반찬 대용 샐러드, 한끼 식사 대용 샐러드, 손님 맞이 샐러드와 디저트 샐러드 등 눈과 마음이 즐거운 100여개의 레서피가 등장한다. 
*  
 
 
<밥 대신 자연식 샐러드>에는 레몬 드레싱, 간장 드레싱, 아시안 드레싱, 등 김옥경 표 드레싱 10가지가 등장한다. 평소 따로 먹던 바나나와 두유도 미숫가루에 호두와 캐슈너트를 섞으면 근사한 드레싱으로 변신한단다. 
 
 
 
자연식 샐러드 맛의 비밀은 '청'과 '식초'에 있다 한다. 식초라면 시중의 현미식초나 감식초만 구매해 먹어왔던 게으른 이로서, 석류나 포도로 집에서 직접 식초를 만든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샐러드라 하지만 의외로 다양한 재료와 소스가 필요하다.2인분을 기준으로 필요한 재료를 소개하고 조리법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보너스처럼 다양한 드레싱 만드는 법도 페이지 하단의 자투리공간에서 소개해준다.
 

건강한 밥상에 관심을 둔 가정의 주방이라면 왠지 비치되어 있을 듯한 <밥 대신 자연식 샐러드>.레스토랑 손님 접대용으로 여겨질만큼 예쁜 샐러드 데코레이션과 그릇 콜렉션이 살짝 일반 가정집 풍경과 이질감을 주지만, 그래도 눈으로 즐거워야 몸에도 좋지 않을까?
열심히 따라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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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장바구니 - 안전하게 식품을 고르는 노하우
남기선 외 지음 / 미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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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장바구니

 
 
 
인기리에 방영된 미국 드라마 <한니발>의 주인공이자 연쇄살인범 한니발의 대사 중 귀에 울리는 말이 있다. “난 내 배속으로 들어가는 것에는 까다롭습니다.” 건강에 신경을 쓴다는 이들의 대다수가 그러할 것이다. 몸에 나쁜 것 내 뱃 속에 안 넣고, 몸에 좋다는 음식만 먹고 싶다! 그래서 병 없이 건강히 살고 싶다!
! ! !
어렵다!
몸에 안 좋다는 식품 첨가물은 왜 이리 길고도 복잡한 이름들인지! 전문가의 강좌도 듣고, 관련 서적 여러권 읽었어도 식품첨가물의 위해성에 대한 충격파만 남을 뿐, 정작 그 이름들은 지우개로 지운듯 지워지기 일쑤. 이런 이들을 위해 여기 다행히 똑똑한 책이 나왔다. 제목조차 똑 소리나는 <똑똑한 장바구니>.
 
장바구니에 넣고 쇼핑가도 부담없을 정도로 아담 사이즈의 <똑똑한 장바구니>()풀무원홀딩스 식품연구원의 여익현 원장과 식생활연구실의 남기선, 안윤, 장성희, 이은영 박사가 함께 만들었다. 공저자가 식품영양학 및 식품생물공학 박사들(이은영은 박사수료)인만큼 전문지식을 알차게 전하고 있다. , 이들 모두 가공식품을 판매하는(물론 친환경 'ORGA'매장에서 찾을 수 있는) ()풀무원에 소속된 연구원인만큼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을 적극 알리고, 첨가물 섭취를 적극 만류한다기 보다는 차갑게 정보를 서술하는 성향이 강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책이 강경한 어조로 식품첨가물을 몰아내자는 구호를 담고 있다면 보다 차분한 교과서같다는 느낌일까? 그래서 일장일단은 있다. <똑똑한 장바구니>는 작은 사전처럼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는 메뉴얼처럼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토마토 케첩'을 처덕처덕 핫도그에 뿌려 말아?하며 망설일 때 '짜잔'하고 페이지 157쪽을 펴서 토마토 케첩에 대해 찾아보는 식의. 
 
 
 
*
 
<똑똑한 장바구니>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1부에서는 식품첨가물이나 다양한 인증마크,식품 표시 등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전달한다. 로하스, 로하스, 식품포장지에서 참 많이도 보던 그 단어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줄임말인지도 덕분에 처음 알았다. 식품첨가물의 칵테일 효과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새로 다졌다. 건강식품이라고 많이들 섭취하는 가공훈제오리에서 흔히 보던 첨가물 소르빈사칼륨(방부제)와 아질산나트륨(발색제)가 만난 것에 열을 가하면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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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식품 표시 바로 읽기에서는 제목처럼 가공식품에 표기된 암호같은 식품첨가물들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식품영양학 교과서를 일반대중이 소화할 수 있도록 쉽고 깔끔하게 편집한 느낌이랄까? 일본 잡지풍의 편집과 앙증맞은 일러스트레이션 덕분에 한 눈에 정보가 들어온다. 2부는 다시 자연 식품’ ‘상온식품’ ‘냉장식품’ ‘냉동식품으로 항목별 세분화되어 구성된다.

 
기승전결이 있는 구조가 아닌, 사전식 정보나열서이므로 <똑똑한 장바구니>를 한번 통독한 후에, 필요한 부분을 그 때 그 때 찾아 읽기를 권한다. 예를 들어, 짬뽕 라면의 식품 표시가 궁금하면 68쪽을 펴보자.. 변성전분이니 5'-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이니 호박산이나트륨 등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단, 정보 전달이 주 목적이므로 저자들은 이 첨가물들이 유해한지에 대한 의견개진으로 나아가진 않는다. 다시 말해, 이 식품을 섭취할지의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아는 만큼 똑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당신의 뱃 속에 유해물질을 덜 집어 넣을 수 있다. <똑똑한 장바구니> 덕택에 똑똑한 선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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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즐거움
임희택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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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망각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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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냉장고에 두고 한 나절을 찾았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통화하면서 온 방을 찾아 다녔네.'하며 "저주받을 기억력 감퇴, 건망증"을 한탄하는 이들을 보았다. 자식 SKY로 올려보내고자 기억력 증강법을 백방으로 찾아다니는 부모도 보았다. 실제로 최근 망각 유전자를 억제하여 기억력을 증강시키는 시도가 행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망각의 즐거움>의 저자 임희택은 말한다. "잊어라. 망각으로 자유의 즐거움을 사라." 그의 통찰을 극단적으로 요약하자면, 망각이야 말로 인류의 오랜 생존기제의 하나이기에 망각을 억제하지 말고 오히려 행복한 생존으로 가는 통로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망각의 즐거움>은 서울 사이버대학교 심리학과에 편입후 망각을 연구해온 저자 임희택의 책장을 엿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많은 심리학 용어, 실험 및 이론이 등장한다. 브레이트, 보르헤스, 러셀, 카뮈, 세익스피어 등 임희택의 독서편력을 짐작케 할 문학작품에서의 인용도 눈에 뜨인다. 어떤 의미에서 <망각의 즐거움>은 대중에게 공개하는 저자의 고백서같다. 정작 저자 자신은 이 책의 주관성을 견제하기 위해 일부러 학자와 유명 저서의 권위를 빌렸다고는 하지만 말이다임희택은 기억하기에 집착하는 완벽주의 성향으로 고통받았고 벗어나려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학년때 육성회비를 내지 못하고 반 아이들 앞에서 면박을 당했던 그는 가난을 증오하고 부끄러워하던 그 기억을 35년이 지나서도 생생히 기억한다.  임희택은, “과거의 나는 무엇을 기억하는 능력에만 매달렸지 무엇을 잊으려고 애쓴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다. 내게 있어 잊어버린다는 것은 능력의 부재와 같은 뜻이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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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게도 기억에 집착했던 그가 이제는 망각의 즐거움, 생존에서의 그 필수불가결성을 이야기한다. 그는 저주받을 기억력을 가진 인물들의 비극적 종말을 독자에게 환기시키며 '기억력과 행복이 비례'한다는 대중적 신화에 일침을 놓는다. 인류 최고의 기억술사로 불리는 솔로몬 셰르셉스키는 말년에 자신이 5분 전에 들은 이야기와 5년 전에 들은 이야기를 구분 못하는 지경의 혼돈에 빠져 결국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보르헤스의 <픽션들>에 등장하는 기억의 천재 푸네스 역시 나의 기억력은 쓰레기 하치장이라며 고통스러워하다가 결국 스물한 살도 채 못되어 생을 마감한다.

 

망각은 심리학적으로 건조하게 정의하자면 “연습을 하지 않은 기간에 뒤따라 나타나는 학습된 행동의 퇴화(p.26)”이다. 임희택은 망각을 거부하고 억제하려는 욕망을 소유의식과 집착의 연장으로 본다. 대신 망각의 절대적 순기능을 강조한다. 망각이야말로 인류에게 보호막을 제공하며, 생존에 유리한 유전자를 선택하면서 진화해온 긍정적 능력이라는 것이다. , 기억이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뇌의 방어기제의 대표적인 씨줄이라면 망각은 정신 보호기능의 날줄이다. 이 씨줄과 날줄을 조율을 잘해야 현대인을 괴롭히는 불면증, 공황장애, 스트레스 등 현대사회의 심리적 고통에서 보다 멀어질 수 있다. 정신건강의 발목을 잡는 기억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 잊으라고? 아니다. <망각의 즐거움>은 망각의 필요성과 원리, 그 실천법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하려 애쓴 저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책이다. 저자는 망각을 원리와 필요성에 대해 인문학, 과학으로 접근함으로써 설득시킨다. 잊어버리는 것이 기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며, 불필요한 스트레스에 휘둘리지 않고 삶의 에너지를 현재에 집중시킬 수 있는 망각의 기능을 강조한다. 기억에 대한 집착으로 마음에 담아둘 수록, 쌓아둔 생각들도 부패하며 독소를 만들어 몸과 마음에 병을 가져온다. 그렇다면 집착적 기억에서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 저자는 몰입을 답으로 제시한다. 몰입이야말로 망각과 기억 사이의 중용이라며.

 



 

 

저주받을 건망증과 기억력 감퇴를 한탄하는 이나, 완벽주의 성향으로 기억 창고를 꽉꽉 채워두려 하는 이들, 그래서 늘 가슴이 뻐직근하게 무겁고 숨쉬기 답답한 이들에게 <망각의 즐거움>을 권한다. 이왕이면 몰입해서 읽어서, ‘망각과 기억 사이의 중용을 경험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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