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심리학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유쿠미 에이시 감수, 이영란 옮김 / 성안당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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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잠 못 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임상심리학_유쿠미 에이시_성안당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지나간 기억을 더듬어 떠올렸는데 난 참 잘 해온 것 같다. 그 어떤 심리 치료 과정 없이 스스로 잘 이겨냈다. 특히 주목했던 가면 증후군이었다. 지금은 그런 감정을 기억 속에 담아두고 있을 뿐 슬픈 감정이 올라온다거나 괴롭지 않다. 물론 그 당시는 힘들었지만 이 책에서 가르쳐 주는 심리 회복 법을 나도 모르게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나 스스로에게 참 강한 편이다.

근데 이 책 정말 추천하고 싶다. 심리학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이 약간은 나와서 어려울 수 있지만 그 모든 건 각장에 해당하는 것들을 위한 학자들의 실험과 검증에 관한 것이었다. 단순히 추측에 그치는 게 아니라 결핍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하는 것이었다. 가만히 보면 공통적인 것들이 연결 지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느낀 건 용기와 인정이었는데 어떤 치료든 결국은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이어야 나아졌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숨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해야 정상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다시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지만 그 당시엔 모든 감정을 다 쏟아냈기에 지금은 추억으로 남아있고 담담하다. 힘든 게 없었냐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솔직히 너무 힘들었지만 그 시기를 무사히 잘 극복했다. 결국은 모든 슬픔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마음껏 표현한 뒤 긍정적인 결론에 닿는다면 그다음은 마음이 편해졌던 것 같다. 살면서 누구나 적어도 이 책의 제시 사항 중 하나 이상은 해당될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최초 엄마와 만나게 되고 인생을 살아가며 다양한 이별을 겪게 되고 이 외에 다양한 상황들을 경험할 텐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삶은 조화가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상처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데 다소 어려울 듯한 내용도 있었지만 책이 잘 읽혀서 너무 좋았다. 임상심리학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필요한 분야이고 삶을 살아가면서도 깨우쳐야 할 부분이 많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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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위별 도감 : 남자 캐릭터 그리는 방법 부위별 도감
코모리 다이스키 지음, 고영자 옮김 / 정보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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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남자 캐릭터 그리는 방법_코모리 다이스키_정보문화사

문학과 미술과 음악을 좋아한다. 미술은 취미 생활인데 만화 일러스트를 배워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스케치를 할 때 인물을 좀 더 효과적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기초 지식이 부족했기에 연필로 손 가는 그대로 막 그렸다. 그때문에 신체 비율도 맞지 않고 열심히 그려봐도 뭔가 어색한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알고보니 기본기가 스케치에도 있었다. 특히 캐릭터를 그리는 방법에 있어서 기본 선을 그리며 비율을 맞추고 눈과 코와 귀 등을 그리는 방식이었다. 결국은 제대로 그려보지도 못한 체 흥미를 잃었다.

그런면에서 ‘정보문화사’출판사에서 나온 ‘남자 캐릭터 그리는 방법’은 드넓은 사막에 단비가 내리 듯, 혹은 오아시스가 솟아 오른 것처럼 희망을 주는 책이었다. 그리는 방법이 체계적으로 너무 상세하게 나와서 황송할 정도였다.

저자 코모리 다이스키는 도쿄 애니메이터 학원 시간 강사다. 주로 만화 기법서를 냈지만 무려 30권을 작업했다.

모든 기술은 기본기가 중요한 것 같다. 사실 이 책은 초보자만을 위한 책은 아닌 것 같았다. 초보자 뿐만 아니라 전문인까지 두루 이 책을 본다면 도움이 되도록 구성이 풍성했다. 책의 처음부분엔 저자가 직접 그린 아름다운 일러스트 완성본이 몇장 있었으며 이후엔 기초적인 얼굴 그리는 법부터 시작한다. 기본 선을 그리며 구도를 잡고 비율에 맞춰 눈,코,입을 그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단순히 한 장면만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그릴 수 있게 내용이 상세했다.

물론 이 방대한 양의 내용을 짧은 시간에 마스터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일러스트 교과서로 두면서 차근차근 그려나간다면 충분히 기본기를 다질 수 있으며 나아가 전문적인 수준까지 이를 수 있는 훌륭한 책이었다. 중요한 건 직접 그리는 걸 실천하는 것이며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작품을 보여주는 게 실력 향상의 지름길 같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큐알코드를 통해 선생님이 직접 그리는 동영상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튜브를 통해서도 좋고 영상을 본다면 혼자서 그리기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이해가 더 잘 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기본기가 충실하게 실려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만화가를 꿈꾸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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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 백은별 장편소설
백은별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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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시한부_백은별_바른북스


죽음이란 건 마치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미지의 초자연적 존재 같다. 조심스럽고 예민하게 되며 마음으로만 되새기게 되는 단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인간과 맞닿아 있고 죽음도 그렇다. 인생은 나이가 들수록 무감각해지고 나아가 뻔해지며 지루함과 익숙함은 설렘 조차 느낄 수 없게 한다.

작가 백은별은 2009년에 태어났으며 시집 <성장통>을 냈고 <시한부>는 첫 장편소설이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작가로서 어른들은 안다지만 정작 현실적으로 모를 수 있는 청소년 자살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최근 그 죽음이란 걸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바로 병원이다. 특히 중환자실은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 너무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그 상황이 가족이었다면 얼마나 비극적일지 가늠할 수 없는 현실일 것이다.

세상엔 자살과 우울증을 소재로 한 소설은 많다. 그렇지만 이런 불편하고도 익숙한 단어를 어떻게 이야기로 풀어내는가가 중요하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정하는 시한부가 되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중2 학생이 시선으로 본 그런 세상은 성인이 볼 때 어떨까? 호기심이 생겼다. 소설은 마치 실제 이야기인 듯한 현실감이 느껴졌다. 학생 특유의 대사와 섬세한 전개는 그 세대가 아니면 쓰기 어려울 정도였다. 말 그대로 소녀 같았다.

하지만 삶을 옥죄는 그들의 고충을 어른들과 사회는 잘 모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암묵적인 무시와 그저 이해했다고 세상 모든 걸 안다는 듯한 소위 꼰대스러운 말과 행동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반감만 살 뿐이다.

'시한부'를 읽고서 어른들은 경각심을 깨닫고 보듬어 줄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주제로 장편 소설을 쓴 백은별 작가의 앞 날을 응원한다. 한 편의 작품을 쓴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허구적 창작을 통해 독자를 이해시키고 감동하게 하는 건 더욱 어렵다. 하지만 주인공의 영혼까지도 바라볼 수 있으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에 이런 면은 소설이 가지는 가장 좋은 매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며 추천하고픈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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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에서 바다까지 (오디오북, 신곡 음원 수록)
정중식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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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도마에서 바다까지_정중식_힘찬북스

뜬금없지만 속된 말로 정중식 아티스트 매우 멋지다. 그냥 이 말부터 하고 싶다.

누군가 했더니 한때 국민 오디션 티브이 프로그램이었던 ‘슈퍼스타 케이’의 TOP 4였던 중식이 밴드의 가수 정중식이었다. 그럼에도 근황을 몰랐는데 이렇게 훌륭한 책으로 대중에게 찾아오니 반가울 따름이다. 음악만 잘 할 줄 알았더니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다. 개인적으로는 천재다.

정중식 작가는 1983년에 태어나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인디 뮤지션이었다. 작가이기 이전에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했는데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영화 ‘나는 중식이다’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실력파 제작자였다. 그리고 ‘중식이 밴드’ 리더로서 ‘나는 반딧불’, ‘그래서 창문에 썬팅을 하나 봐’ 등 많은 곡들이 사랑받고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예술에 있어서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다. 글과 그림부터 시작해서 큐알 코드를 통해 음악도 들을 수 있으며 가사까지 수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동화부터 시작해서 자전적인 이야기까지 읽을 수 있기에 정중식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사실 아무리 예술가라고 해도 모든 걸 다 잘 할 순 없다. 그러나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순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여러 분야에 걸쳐 뛰어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 그게 정중식 작가다.

필자도 글과 그림과 음악을 참 좋아해서 ‘어디 실력 한 번 볼까?’하는 마음으로 읽아갔지만 이토록 잘 하는 줄 몰랐다. 기대 이상이다. 일단 그림 실력부터가 좋다. 표지 디자인을 보고서야 알았지만 ‘도마에서 바다까지’라고 해서 처음엔 도마가 무슨 섬 이름인 줄 알고 미스터리 스릴러나 모험극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짜 요리할 때 쓰는 도마였다. 이 이야기는 어떤 물고기가 도마에서 횟감이 되기 전에 탈출하여 바다까지 가려는 여정을 그린 동화였다. 사실 동화라고 하기엔 내용이 너무 무거워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맞을 것 같다. 특히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고 공감했다. 이야기 중간엔 어울리는 음악을 배치해서 큐알코드를 인식해서 들으면 정중식 작가가 직접 부르는 멋진 곡을 들어볼 수 있다. 근데 단순한 BGM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뛰어난 곡이었으며 가사도 너무 좋았다. 사실 울컥하는 마음도 생겨서 이게 음악가 정중식의 힘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거기다 다수 그림 또한 초보 수준이 아니라 정식 화가라고 손색이 없을 만큼 실력이 뛰어나서 놀랐다. 동화가 끝나고 나면 이 이야기의 작의와 함께 자전적인 글도 친필로 썼는데 글씨도 예술적으로 잘 썼다. 이건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라 정중식이라는 인물의 인생을 총망라한 대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대중들에게 주목받으며 유명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독자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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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 - 방향 잃은 삶을 위한 철학 나침반
강용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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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_21세기북스

나는 학창 시절 교과서를 통해 니체를 만났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을 통해 또 니체를 만났다, 그런데 너무 난해하고 어렵다. 뭐랄까, 시적이며 상징적인 단어들과 문장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읽는 것에만 집중했다. 결론은 아직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신기한 게 뭐냐면 어디서 니체의 책을 보면 관심을 갖게 되고 내용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결국 궁극적인 이유는 그의 철학이 의미하는 바를 찾고 싶었던 것이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며 벼가 익듯, 인생 또한 누렇게 익는다. 그리고 겸손할 줄 알며 의식적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그저 겸손이라기보단, 경험이 쌓이고 쌓여서 웬만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꼰대 정신을 품고 살 수 있다는 게 더 맞는 말 같다. 이면적으로는 생각이 많아져서 돌다리를 두들기기다가 다리도 못 건너고 계속 그 자리에 머물게 되는 안타까운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결국 운명이다.

저자 강용수는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연구원이며 동 대학교에서 서양 철학을 전공하게 석사 학위를 받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박사 논문 <니체와 문화철학>은 “거대한 과제”라는 평을 받으며 동양인의 책으로 유일하게 소개되었다. 철학 교양서로는 유일하게 45만 부나 판매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한국에 쇼펜하우어 열풍을 불러오게 했다.

‘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

 개인적으로 이 책은 책 한 권으로 ‘일타쌍피’를 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쇼펜하우어와 니체를 읽을 수 있다는 것에서부터 매력적이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 사상은 우리가 달성해야 할 자기 개발의 최고봉이다. 그건 언제나 우리에게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명확한 길을 제시한다. 위대하지만 위험한 철학자다. 니체의 사상을 배울 필요가 있지만 무조건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니체가 말한 초인주의 사상에 젖어들었던 위험한 인물이 있다. 피의 전쟁 역사 속에 있던, 아돌프 히틀러가 그랬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의 사상을 모두 받아들이기보단 적절히 여과해서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고, 거를 부분은 걸러서 들어야 할 것 같다. 니체의 사상을 어찌 보면 가장 쉽게 이해시켜주고 싶다는 게 이 책의 본질적인 목표인 것 같았다.

인생은 생각하면 할수록 어렵고 누구에게나 시련과 고통이 찾아온다. 그 절망 끝에서 쇼펜하우어는 이 책의 제목처럼 불안의 끝에서 희망을 준다. 특히 ‘외로움을 친구로 두어라’라는 쇼펜하우어의 명언은 살아가면서 새겨들어야 할 문장이었다. 그에 관해선 염세주의 철학으로 조금은 부정적인 인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조금만 책을 읽어본다면 결국은 내 행복을 위한 하나의 표현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철학은 쉽지 않다.

니체를 이해하는 건 어렵고, 니체 자신조차도 내 책은 읽히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그 천재 철학가조차도 그렇게 말할 정도라고 하기에 벌써부터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철학 초보자들을 위하면서 인생에 적용할 수 있게 잘 정리했다. 역시 쉽게 쓴 것이 맞다.

내가 이 책을 통해서 느낀 건 철학은 아프지만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굉장히 치명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 마치 종교의 힘처럼 설득 당해 빠질 수 있는 마약 같다. 철학의 향기에 빠져들면서 내가 조금은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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