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라도 팔아 취직하고 싶다 - 한국 실업의 역사
강준만 지음 / 개마고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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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0년 사이에 한국 경제는 전세계가 놀랄 만큼의 속도로 발전했다.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는, 새마을 운동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현대 한국 경제의 역사는 한편으로는 많은 것들을 놓쳤다. 그리고 경제가 성장했다고 해서 반드시 실업율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제 강점기 이후의 가난과 6·25 전쟁의 여파로 수렁에 빠진 한국 실업의 역사는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강준만의『영혼이라도 팔아 취직하고 싶다』는 한국 실업의 역사를 최근 위주로 다루고 있는 책이다.  

 실업 문제는 말 그대로 경제학의 영역이기 이전에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철학과 자세의 문제이다. 실업자들은 실업자가 되는 순간, 앞이 막막해진다. 이 책은 1940년대부터 시작해서 2010년까지의 실업의 역사를 그 당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묘사한 신문에 주로 의지하여 서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직장을 잃은 자들의 심정을 애처롭게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실업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IMF를 계기로 한국 실업의 역사가 점점 악화되어 간다는 것은 너무나 슬픈 것이다. 2007년에 출간된 『88만원 세대』가 그것을 증명해준다. 우리 청년 실업의 암울한 역사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적어도 7,80년대에는 중년층까지 위태로워 지혜를 분담할 수 있지만 이제 갈수록 실업 문제는 곧 청년들의 문제로 이어진다. 12년 동안 공부해서 그 결산을 수능에 다 쏟아붓고 그렇게 해서 대학에 들어가, 마침내 졸업하여 취직을 하려는 청년들을 기다리는 것은 밝은 미래가 아닌 우울한 전망뿐이다. 이 책은 십장생, 삼일절 등 실업과 관련된 유행어를 밝혀줌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짧은 리뷰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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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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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연재한 소설인데, 벌써 나왔네. 비교적 짧아서 그랬구나. 연재했을 때의 느낌과 책으로 읽을 때와의 느낌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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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의 쇼핑 - 1400~1600년 이탈리아 소비자 문화
에블린 웰치 지음, 한은경 옮김 / 에코리브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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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의 4요소는 쇼핑이 이루어지는 '장소'와 '시간', '상품', 그리고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또 다시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그것은 상인과 구매자다. 이 네 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없으면 '쇼핑'이라는 행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늘날은 동네 시장과 전문적으로 물건을 파는 상점뿐만이 아니라 대형 마트와 같은 대규모 상점이 있어서 쇼핑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만 과거에 쇼핑이란 매우 복합적인 일이었다. 그렇다면 르네상스 시대에 이탈리아에서의 쇼핑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그것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에블린 웰치라는, 우리에게 다소 낯선 저자가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이라는 제목의 교양 서적을 읽기만 하면 된다.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에 대해 다룬 책이 드문지라 적어도 국내에선 그것에 대한 책 중 가장 권위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부제인 '1400년대~1600년대 이탈리아의 소비자 문화'가 말해주듯이, 이 책은 단순히 '쇼핑'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쇼핑 문화'를 말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리뷰의 제목을 '쇼핑을 통해 본 르네상스 문화'라고 정한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은 앞서 말한 쇼핑의 4요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정치 상황이나 법령 등 다양한 분야까지 다루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독자의 이해를 위해 풍부한 문헌 자료를 제시하고 200여 점이 넘는 르네상스 그림들을 제공하여 눈을 즐겁게 한다(이 책에서 얻은 게 없다 해도 이 그림 덕분에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문학, 그림, 법률 등 다양한 분야까지 세세히 파고들어가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 문화를 입체적으로 다룬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이야말로 저자의 노력과 정성이 묻어나는 뛰어난 책이라 할 수 있다(실제로 이 책은 500쪽이 넘지만 참고 문헌이나 그림 자료를 설명하는 페이지를 제외하면 본문은 400쪽밖에 되지 않는다).  

 8장까지는 쇼핑의 문화를 다루고, 9장은 섭정이 된 이사벨라 데스테의 쇼핑 방법을 알아봄으로써 실제로 쇼핑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생생하게 살펴보며, 결론 부분에 해당하는 10장은 값을 매길 수 없는 고전 문헌이나 조각품의 거래, 그리고 면죄부의 거래까지 다루고 있다. 대부분의 책은 면죄부를 책 속에 써넣으면 종교 개혁이나 마르틴 루터의 생애를 그리는 데 사용하는 데 이 책은 면죄부의 거래와 가격을 다루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 책의 총 결론은 이렇다. 

 "이 책에서는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이 정기적인 외출이든 특별한 행사든 단순항 행동이 아니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은 지위와 종교, 성별이 각기 다른 사람들을 함께 모으는 핵심적인 순간이었다. (…) 르네상스의 구매 관행은 '상점'이라는 단일한 공간에 연결된 고정 행사이기는 커녕 상호 연결된 행사와 행동의 다충적 행위였으며, 표면적으로 가격·생산·수요라는 객관적 문제는 물론이고 시간·신뢰·사회관계·네트워크 등에 의존했다(p.409)." 

 결국 이 책의 주제는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쇼핑 문화이다. 저자는 많은 자료를 이용하여 그 순간을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나는 그 일에 성공했다고 본다. 비록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사람들이 이 책을 좀 더 보았으면 좋겠다. 실망한다면 그림이라도 많이 봐라. 저자의 노력의 산물 중 하나이니. 이런 문화의 보고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쇼핑이 이토록 발전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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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작가 새뮤얼 박의 장편소설 『This Burns My Heart(내 마음을 뜨겁게 하는 것): A Novel: Simon & Schuster』에 대한 이야기를 올린다.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지만, 드디어 올려본다.  

  

 

 

 

 

 

 

 

 (같은 출판사에서 두 가지 버전이 나왔다) 

 이 소설은 전후 이데올로기와 경제 부흥의 혼란기에 빠진 1950~1960년대의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뉴욕 타임스로부터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변하지 않는 인간 본연의 정서를 솔직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저자에 따르면, 주인공 수자의 스토리는 자신의 어머니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소설인 만큼 많은 부분을 상상력에 의존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새뮤얼 박이 그동안 가족들과 나눴던 이야기, 친척들에게서 받은 영감 등이 소설을 채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1950년대와 1960년대의 한국사회를 다룬 책들을 읽고 그 당시 먹은 음식과 입은 옷, 택시의 유무를 알기 위해 많은 주변 인물과 인터뷰했다. 그야말로 대단한 노력이다. 한인 작가가 이렇게 외국에서 호평을 받으며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린다는 게 자랑스럽다. 

 저자 새뮤얼 박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태어나 14세 때 미국으로 이주하여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후 남가주대학에서 영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부모는 더 나은 삶을 찾아 1970년대 브라질로 가 이민가 의류사업을 하다가 다시 미국으로 이주했다. 현재 새뮤얼 박은 시카고에 거주하여 컬럼비아 칼리지에서 영문학 조교로 일하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 다음 소설 역시 성향이 완전히 다른 모녀(여자) 관계에 대한 내용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아, 그리고 『This Burns My Heart』도 하루빨리 국내에 번역되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출처 및 참고: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5853822&cloc=olink|article|default 

 참고로 제목 번역은 내가 직접 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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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 Poets Society (Mass Market Paperback, Int'l Edition)
N. H. 클라인바움.톰 슐만 지음 / Hyperion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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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서로 읽어서 영어 제목으로 리뷰 올립니다.  


 우선 원서에 대해 조금 말할게요. 히페리온 출판사에서 나온 미니북을 기준으로 페이지 166페이지의, 비교적 짧은 소설이었습니다. 어휘도 비교적 쉬워서 몇몇 어려운 단어만 잘 파악한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겠어요(이건 뭐, 판타지 소설 원서보다 쉽네요). 한 마디로 카페 런던에 정말 적합한 도서! 라고 할까요? 만약 카페 런던을 한다면 중도 포기자는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예, 역시 '죽은 시인의 사회' 하면 떠오른 게 바로 명대사들이죠. 예를 들어, 'Carpe diem(Seize the day, 현재를 즐겨라)'나 'O Captain! My Captain!' 같은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죠. 책에서는 이 외에도 수많은 명언들이 존재합니다. 키팅 씨의 놀라운 시적 표현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말들이야말로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
 
 하지만 비교적 가벼웠던 중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약간 슬프면서 우울하기도 합니다. 책이나 영화를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다 아실테지만, 전 닐이 자살한다는 것은 생각치도 못했어요. 그의 죽음이 오늘날 학생들의 현실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더욱 씁쓸했구요. 그리고 키팅이 결국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사실도 슬펐어요. 이런 훌륭한 선생이 쫓겨나다니, 이것 역시 오늘날 한국 교육의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씁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뛰어납니다. 출간된지 30년도 넘었으니, 이 책을 이제 감히 '고전'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요? 웰튼 학교의 학생들(Knox, Meeks, Cameron, Neil 등)과 키팅 씨가 만든 Dead Poets Society(죽은 시인의 사회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죽은 시인들의 사회, 또는 모임이라고 번역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에서의 여러 에피소드들은 지루할 틈이 없이 독자들을 흥미롭게 해요. 각 인물의 개성도 뚜렷합니다. 그래서 전, 이 소설을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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