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 어떤 세상에서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김제동과 전문가 7인이 전하는 다정한 안부와 제안
김제동 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께만 보면 참 헬(Hell)인데, 내용을 보면 자꾸만 헬로우(Hello)인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을 읽었다. 질문자는 방송인 김제동씨. 시대를 빛내고 있는 명사 7명과 인터뷰를 나누고 그것을 정리해서 엮었다. 따뜻한 말하기란 이런 걸까. 각자 맡은 분야의 최고라 자부할 수 있는 이 사람들의 말하기에 완전히 반했다. 세상을 향한 온기 맥스! 일곱번의 만남이 지속되는 동안 참 좋았다. 그냥 좋았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에 살아갈 수 없는 세대. 소통과 화합을 원하지만 단절과 이기 속에 살도록 자꾸만 만들어지는 세대. '나'를 사랑하지 못해서 남도 사랑하지 못하는 시대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철학이라면 우리는 모두 철학자다. 타인에 대하여 모른 척 하지 않는 개인. 타인의 삶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지 않는 개인이 되기 위하여 수많은 질문을 던지자. 질문이 답이 되는 시간은 분명히 오니까.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에 대해 늘 고민한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끊임없이 고민한다. (청소년기에 좀 할껄;;) 이번 책도 마찬가지. 결국에는 명사 일곱명이, 그리고 진행자 김제동씨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는 내가 궁금해 했던 질문들이, 혹은 궁금해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감사한 질문들이 들어가 있었다. 나는 대중문화 평론가 김창남 교수의 인터뷰를 먼저 읽었다. 우리가 사는 세계를 기차(롤러코스터)에 비유한 게 참신하고 매력적이었다. 꼬리칸은 전부 떨어뜨린 자본주의의 맹점을 이야기 한다. 남보다는 나를 생각하는 이기주의 말로. 혼자서 아무리 빨리 가봤자 꼬리가 따라오지 못하면 결국 파멸일 뿐이다. 잠시 멈춰서서 우리를 성찰해보자는 말. 정말 소중한 말이 아닌가 싶다. 이런 소중한 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찾아내다 보면 너무 경쟁적으로, 너무 빠르고 편하게 가기만 하던 내 모습이 다소 부끄러워진다. 거기부터 시작. 아무리 생각해도 시작을 잘한 것 같아. 유독 내가 작아지는 분야는 과학인데 그 중에서도 우주과학. 잘 모르기도 하지만 워낙 방대하고 또 그 섭리에 기가 죽어서. 과학이란게 증명 가능한 거라긴 하지만 그 증명이라는 것도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게 과학이니까. 그래서 물리와 우주과학을 말할 때는 조금 작아져, 끼어들 틈이 없어서. 지난달에 읽었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의 작가 심채경 교수님과의 인터뷰와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님과의 인터뷰는 정말 최고다.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 이야기들. 흥미롭고 재밌었다. 까불지 말자. 어차피 우주에서 바라보면 그저 점(.)에 불과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윤리와 미래.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게 될까. 인공지능의 발달과 의학의 발달로 인간은 불멸의 존재가 될 것이라 유발하라리는 말했지만 그런 시대에 우리는 어떤 준비가 있어야 할까. 우선은 다양한 직업군이 사라지면서 일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놓인 사피엔스. 이전에 읽은 [노동의 종말] 에서도 봤지만 결국 뺏기는 것은 일자리가 아니라 돈.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공지능으로 얻어진 부를 어떻게 나눌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거죠. 인공지능이 창출한 부를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줄 수만 있다면 행복한 거죠."p. 105 "우리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해결이 쉽진 않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합의하기도 정말 어렵겠지만 우리는 결국 해내고 말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 아이디어도 내고, 자원도 효과적으로 투자하면서 결국에 해결할 거라고 생각해요." p.555 결국은 희망을 노래한다. 인간은 그래야 인간이다. 전 우주적으로 보면 점에 불과한 작은 인간이지만 여태껏 그 어떤 생명체보다 발전해 왔다. 다른 생명을 짓밟고 발전한 것에 대하여 반성과 사과는 필수고, 공존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다시 그 지혜로운 머리를 사용할 때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단편적인 해답을 얻었다. 이제 나의 실천과 합체되어 희망이라는 입체물로 재탄생 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이 두툼한 책에서, 수 많은 질문 가운데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또 하나의 명쾌한 답을 얻었다. 식견이 좁아서 중언부언 정리해봤지만 읽는내내 좋은 시간이었다. 강력추천! 끝으로, 김제동씨 다시 봤어요. 와우.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1-12-04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파란 책
류이스 프라츠 지음, 조일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레오는 이들의 대화에 자신이 『파란 책』에서 보았던 이름이 등장한다는 걸 깨달았다. 메토치테스는 코라성당의 비밀의 문을 통해 나타난 수도사인데, 그가 그날의 일을 연대기에 기록했고, 프리덴도르프 박사의 협력자가 그 필사본을 발견해 그에게 넘긴것이다. - P1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 책
류이스 프라츠 지음, 조일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 친구는 재빨리 안으로 들어갔고, 석관을 금세 찾을 수 있었다. 석관 뚜껑에 철그물 갑옷을 입은 기사가 조각되어 있었다. 머리에 투구를 쓴 기사는 두 손을 가슴에 포갠 형상이었고, 두 다리는 작은 사자 위에 놓여 있었다. 몸을 보호하는 거대한 방패에는작은 십자가 무늬가 촘촘히 새겨져 있었다. - P2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원한 외출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시나가와역에 도착하자 뭔가 먹을 것을 사야겠다는 생각이들었다. 다들 허둥대느라 식사할 정신이 없을 터다. 그러나 슬퍼도 배는 고프다. ‘슬픔‘에 공복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 P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판본 영랑시집 - 1935년 시문학사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김영랑 지음 / 더스토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같이' 
대한민국 고등교육까지 받은 사람 중에 이 시 모르는 사람 몇이나 될까. 학교 다닐 때는 외우고 시험보고 했지만  살면서 또 잊고 사는 게 시가 아닐까 싶다.  1930년대 대표 시인 김영랑의 시집을 초판본 표지로 읽어보게 되었다.
이름하여 영랑시집(永郞詩集)!!

이 책은 작품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사투리를 그대로 인용하였고, 35년 발간된 <영랑시집>과 함께 이후에 발표한 시까지 엮었다. 또, 뒤에 작가 소개와 연보를 실어 두었으니 그것까지 꼭 읽어보시길 추천!!
'소색이다', '시악시' 가 가장 많이 나오는 시집은 <영랑시집> 뿐일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각별함, 이별에 대한 회한 등이 아름다운 언어로 잘 묻어나 있다. 언덕이 아니라 어덕이면 어떠랴. 문맥상 하나도 이해되지 않는 데가 없다. 오래전에 바람부는 둔덕에 서 있던 화자와 갯벌에 맨발로 서 있던 그 간지러움이 지금도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것 같다. 이 눈부신 서정성을 뭐라고 말로 표현해야 할까. 이 순간 내가 시인이 아닌 것이 원통하다.

뜰에 나와서 시집을 읽었다. 여백을 자랑하는 종이에 한자 한자 꾹꾹 눌러 담았을 시인을 생각했다. 희망이랄게 없을 암울한 시대에 푸른 하늘을 바라봤을 시인과 그 친구들을 생각했다.

아련할 것도 없이 이미 오래되어 버린 근대사의 한 줄기에 굵은 심지 자랑하며 우뚝 선 시인을 떠올렸다. 삶이 시가 되는 시간. 시집을 좀 가슴으로 읽어보리라 다짐하였다. 마음 속에 알 수 없는 우수가 찬다.

아무리 떼어놓고 생각하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것이 시인의 행보. 독립투사로 투옥까지 되었던 그의 삶이 어른거려서 자꾸만 학창시절 버릇대로 시마다 깃든 독립에 대한 염원과 의지를 엿보려 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기억나는 그 이름, <모란이 피기까지는>
그러고보니 5월이네, 마침

읽으면 읽을수록 애상의 정서는 식어지지 않는다. 해방 때까지 일본의 신사참배 요구와 삭발령을 거부했다는 김영랑 시인. 그의 지순한 외침이 시에 강렬하게 녹아있지는 않지만 자꾸만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 자유를 갈망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김영랑의 시들.
나는 이 시들에서 시인의 시선을 느낀다. 불현듯 시려 , 마음이.

생각없이 집어들었다가 서슴찮고 빠져들어버린 영랑의 시. 얇은 책일 뿐이지만 찬찬히 아주 찬찬히 읽어봤다. 다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어느새 김영랑 시인의 눈길 앞에 성큼 다가간 기분이랄까.

#도서협찬
도시를 지원받아 읽고 쓴 주관적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