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기억 1~2 - 전2권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책은 무조건 읽을 정도로 그의 팬이다. 마지막으로 읽은 <잠> 이라는 책도 굉장히 신비롭고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 책도 기대가 컸다. 홀로그램으로 인간의 두뇌를 입체적으로 분리시킨 북커버가 어쩜 이리 멋질까. 인간의 기억이라는 소재로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구현해 내었을까.


친구 엘로디를 따라 우연히 최면 공연을 관람하러 간 르네는 최면사를 통해 자신의 전생 체험을 경험하게 된다. 르네는 가장 영웅적인 삶을 살았던 곳을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최면에 빠져 들었는데 진짜로 독일 병사 이폴리트의 삶을 체험하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슈맹 데 담>이라는 전투에서 23세의 나이로 전사한 이폴리트라는 상병의 이름이 진짜 있었단 것을 르네가 제 1차 세계 대전 공식 사망자 명단을 뒤져 찾아 낸 것.


퇴행 최면이나 전생을 믿지 않았던 르네는 최면사에게 부탁해 몇 번의 전생 체험을 더 겪고는 가장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를 경험한 생에 가보고 싶다고 한다. 놀랍게도 112개의 문 중에 첫 번째 문이 열리고 아틀란티스인이라고 추정되는 게브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말하자면, 게브는 르네의 첫 번째 전생이고 110번의 환생을 거쳐 지금의 르네가 2020년 파리에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저 사람 눈에는 내가 미래에서 온 인간, 그야말로 SF 속 인물과 다를 바 없을거야. 미래의 내 환생들을 만나게 되면 나도 같은 심정이겠지. 무척 당혹스러울거야."p.135

르네는 게브를 만남으로써 혼란에 빠진다. 신화로만 존재하고 있는 줄 알았던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의 존재가 실제로 존재했고 아틀란티스인을 실제로 만나게 되다니. 그날부터 르네는 하루에 한 번씩 시간을 정해 스스로 최면을 걸어 게브를 만나러 가고 아틀란티스인들을 대홍수에서 구해 낼 계획을 세운다. 르네는 급기야 자신의 전생들과 정신교류까지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친구 엘로디는 르네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여 정신과 주치의를 소개시켜 주지만 그 의사는 오히려 르네의 해마를 건드려 기억 모두를 잃게 할 음모를 꾸민다.


결국 르네는 이폴리트의 도움을 받아 정신병원에서 가까스로 탈출하고, 금괴를 숨겨놨던 한 전생의 도움을 받아 그의 말을 유일하게 믿어주고 지지해주었던 최면사 오팔과 함께 아틀란티스인을 구하는 모험에 뛰어든다.


나는 전생을 믿는 편이 아니지만, 만약 전생이라는 것이 있다면 나도 체험을 하고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시간 여행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전생의 나를 만나는 시간과 그 인물을 만났을 때의 그 생생함과 경험은 아마 죽을때까지 잊지 못하리라.

또한, 베르나르는 이번에도 기억이라는 소재로 시공간을 뛰어넘으며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 안에서도 로맨스를 잊지 않았다. 사랑을 두려워하는 르네는 이 모험을 통해 진정한 영혼의 단짝을 찾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최대한 누리면 삶이 수월해지죠."p.391

운명과 자유의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운명이라는 것이 진짜 있는지, 있다면 자유의지로 얼만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본인이 원했던 원치 않았던,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서 한 번의 삶을 살다 간다.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한다. 이번 생은 글렀으니 다음 생에선 이렇게 해보겠다고.

르네의 111개 전생들을 살펴보면, 삶을 마감할 때 이번 생에 만족하지 못했던 영혼들이 다음생엔 이렇게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환생을 만들어 낸다.
베르나르는 완벽한 삶은 없으니 주어진 이번 생에 최선을다하라는 메세지를 던지고 있는 것 같다.

#베르나르베르베르 #열린책들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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