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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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7살에 처음 청소 일을 시작했고 동시에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하다. 젊은 나이에 청소일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일단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직업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청소 일을 하며 느끼고 경험한 것을 그림으로 그려 냈는데 웃픈 이야기들이 많다. 가을에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을 바라보고 그 길을 걷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그러나, 마냥 행복하지 않은 이들이 있으니 바로 낙엽을 치워야 하는 청소부들이다. 쓸고 쓸어도 끝없이 떨어지며 쌓이는 낙엽이 때로는 원망스러울 것 같다.

 

저자가 청소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간단하다. 직장을 얻기 위하여 여러 곳에 지원하였지만 줄줄이 낙방하고 통장 잔고도 떨어지던 차에 저자의 엄마가 일을 제안한 것이다. 모녀는 그때부터 함께 청소를 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자신이 하는 일의 장점을 나열하는데 나도 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어진다. 직장 스트레스도 없고 야근 걱정 안 해도 되고 수입도 나쁘지 않은 데다가 원하는 시간 조율이 가능하다. 힘들고 불편한 것도 있지만 나름 장점도 많은 직업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점심은 엄마가 싼 김밥을 엄마와 함께 나누어 먹는다. 엄마와 함께 일도 하고 밥도 같이 먹는 것도 큰 장점이다. 반면, 대신 일할 사람이 없어서 아파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일터로 나가야 한다. 저자는 이럴 때 병가 쓰는 직장인이 부럽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저자는 책을 내고 고등학생을 상대로 강연을 하게 된다. 강연에서 질문을 받게 되는데 "남의 시선을 어떻게 이기나요?"였다. 이에 대해 저자는 "저는 이기지 못했어요. 이겼다기보단 견뎠어요."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저자는 엄마로부터 남과 비교하지 않기, 자식을 깎아내리지 않기 항상 나를 생각해주기를 배웠다고 덧붙인다.

 

사람들은 아무래도 얼마 버는지를 많이 궁금해하고 저자에게 물어본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4년 넘게 왜 이 일을 계속하고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리고 괜찮게 벌어서 맛있는 거 좀 사 먹고 그러고 산다고 덧붙인다. 나도 솔직히 궁금한데, 맛있는 거 좀 사 먹을 정도는 된다고 하니 나름 괜찮나 보다 싶다.

 

돈을 떼이기도 한다. 4층 상가 건물 청소를 맡았는데 항상 입금이 늦었다고 한다. 거기다 엄청 깐깐해서 여기도 청소해달라고 하고 저기도 청소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두 달 치 청소비를 떼였다. 아니, 청소비 고작 얼마라고 4층 상가 건물을 가진 사람들이 지급을 안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저자는 책을 내고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청소일을 하고 있다. 청소일은 여전히 자신한테 중요한 일이며 안정감을 주는 직업이라고 이야기한다.

 

예전에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를 읽고 '대리운전기사, 검사, 의사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환경미화원의 이야기를 담은 <나는 환경미화원입니다> 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기회와 여건이 되면 내가 직접 인터뷰를 통해 책을 쓰고 싶기도 하다.'라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동일한 생각이다. 저자와 같이 당당히 자신의 소중한 직업을 알리는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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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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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야말로 독서의 심화이고, 나아가 독서의 완성입니다."

 

저자는 좋은 책과 어려운 책을 만나면 서평을 쓰려고 노력한다고 이야기한다. 서평을 쓰는 과정을 통하여 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서평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서평과 독후감은 다르다고 분명히 이야기한다. 서평은 단순히 책을 읽은 소감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평'이 들어가야 하고 무엇보다 논리적이어야 한다. 이점이 바로 독후감과의 차이점이다. 이 외에도 독후감은 내향적이지만 서평은 서평을 읽어줄 다른 이의 세계로 나아가기 때문에 외향적이다.

 

독서는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서평을 통하여 그 깊이를 더할 수 있다. 서평을 쓰며 내면에 더 몰입하게 된다. 자아 성찰은 그 자체로 그치지 않는다. 삶에 영향을 미치며 삶의 지평이 넓어지며 실천을 통한 삶의 변화를 가져다준다.

 

서평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 책 좋으니 한 번 읽어보세요'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 책은 제가 먼저 읽어보니 별로네요. 읽지 마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책이 넘쳐 나는 세상에서 서평의 이런 기능은 매우 중요하고 효율적이다. 신뢰할만하고 정확하고 냉정한 서평가를 알아 두면 독서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을 대할 때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책에 최대한 공감하는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를 통하여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고 파악한 다음, 냉정한 비판을 해야 한다. 비판을 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책을 삐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책을 읽은 다음, 책 요약은 필수적이다. 저자는 요약이 서평의 본질은 아니지만 요약 없이 서평을 작성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요약할 때 적어도 장별로 정리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충실한 요약을 토대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평가에는 주관적인 해석과 성찰이 담겨야 한다. 따라서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준과 안목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

 

책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책을 둘러싼 맥락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러한 맥락을 갖추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독서와 공부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책을 읽을 때 이해가 잘되지 않으면 둘 중 하나이다. 저자가 주제에 대하여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써서 매우 어렵게 글을 썼거나 아니면 독자인 나의 역량이 부족해서이다. 따라서, 책을 읽을 때 어려움을 느낀다면 그 어려움이 어디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해함의 책임을 저자에게 모두 지워서는 안 됩니다. 이 난해함이 저자에게서 오는지 나 자신에게서 오는지 살피고, 나의 한계는 관련 지식의 한계인지, 독해 능력의 한계인지도 관찰해야 하지요."

 

독서를 할 때 느리고 세밀한 독서를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가능하다면 반복하여 읽어야 한다. 독서 중에 생각을 자극하는 문장을 발췌하여 메모하고 생각나는 바를 적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났을 때 바로 적지 않으면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흥미로운 것은 책을 읽거나 서평을 시작할 때는 책 전체 내용이 명확히 잡히지 않았는데 서평을 써 내려가다 보면 책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평 초고를 쓴 다음 퇴고는 많이 할수록 좋다. 퇴고 가운데 단어와 문장이 점점 명확해지고 정보의 양도 늘고 순도도 높아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서평 쓰기는 단순한 개인적 도락을 넘어서서 강력한 정치적 행위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이 좋은 책을 읽고, 멋진 서평을 쓰는 것은 우리 사회를 변혁시키는 교양 혁명의 첫걸음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의 성원으로서, 국가를 이루는 시민의 일원으로서 수행해야 하는 필수적인 선택입니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서평이 차곡차곡 쌓이는 만큼 우리가 사는 사회도 건강해질 겁니다. 우리가 쓰는 오늘의 서평에 우리가 사는 사회의 내일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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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유토피아 십승지를 걷다
남민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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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조선시대 예언서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 마을을 직접 탐방하며 듣고 보고 연구한 내용을 정리했다. 학술 서적이라기보다는 역사기행서이자 감성여행서라고 서두에 밝힌다. 더불어 재미와 유익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하여 애를 썼다고 덧붙인다.

 

십승지의 특징은 외부 세계와 지리적으로 철저하게 '차단'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십승지 마을도 깊은 산속에 위치하고 있고 피신처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했다. 지금도 찾아가려면 수고로운데 옛날 교통이 불편했던 시절에는 더욱 숨겨진 마을이었을 것이다.

 

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 마을은 바로 영주 풍기, 봉화 춘양, 보은 속리산, 남원 운봉, 예천 금당실, 공주 유구·마곡, 영월 연하리·미사리·노루목, 무주 무풍, 부안 변산, 합천 가야 이렇게 열 곳이다. 저자는 각 마을을 다니며 마을의 역사와 관련 인물을 소개한다.

 

"정감록에서 말하는 십승지는 사람의 씨를 보전할 수 있는 곳이다. 즉 나와 자손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난리 때 숨어들어가 살면 몸을 보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영주 풍기는 주민의 70%가 이북 출신이다. 6·25 전쟁이 일어나고 피란길에 오른 이들이 도피처로 삼은 곳이 바로 영주 풍기였다. 이 중에서 평안도 영변군 팔원에서 직물기계를 갖고 이주해온 주민들이 아주 많았다. 이들은 피란이 목적이어서 출세욕이 별로 없었고 그저 선하게 살고 가정을 잘 이끄는 데만 관심을 두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풍기 주민들은 6·25 때도 피란은커녕 평온하게 지냈다고 한다. 저자가 마을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당시 열서너 살이었는데 전쟁의 참화도 모르고 그냥 넘어갔다고 강조하셨다. 십승지 마을에 사는 어르신들을 포함한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십승지 마을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힐링 포인트도 같이 소개한다. 영주 풍기의 경우 소백산, 부석사, 무섬마을, 희방사, 죽령 옛길, 풍기인견, 풍기인삼, 영주사과, 영주한우 등도 함께 알려준다. 십승지 마을을 방문하며 그 주변을 함께 돌아보며 그 지역의 명물을 경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봉화 춘양은 임진왜란 후에 이순신 장군이 은둔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도심촌에 갑옷골이라는 지명이 있는데 이순신 장군이 들어와 살아서 생겼다는 말이 전해온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확히 확인할 길은 없다고 덧붙인다.

 

"이순신의 장렬한 전사가 역사의 정설이지만 자살이나 은둔을 했다고 해도 이 또한 그의 우국충정을 시기하고 국난 앞에서 당쟁과 입신양명에만 혈안이 되어 있던 실권자들의 희생양일 뿐이다."

 

보은 속리산도 6·25 때 인민군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가끔 전쟁이 나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면 안전할 거라고 마냥 생각했는데 실제로 안전한 피난처라고 하니 놀랍다. 여기는 산꼭대기 마을인데 계곡물을 그대로 마셔도 탈 난 적이 없다고 주민 할머니는 이야기하셨다. 오늘날 보은은 매년 10월 전국 규모의 대추 축제가 열리는 대추의 고장이다.

 

예천 금당실은 십승지 마을 중 유난히 넓은 평야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식량 자급이 충분하다. 저자는 십승지 마을의 삼재불입 요건을 이야기하는데 바로 전란, 전염병, 기근을 면하게 해주는 마을이 십승지 마을이라는 것이다. 전쟁뿐만 아니라 전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한 마을이라고 하니 더 관심이 간다. 메르스, 사스 등 앞으로 전염병이 또 언제 어떻게 퍼질지 모르는데 이 불안감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바로 십승지 마을인 것이다.

 

부안 변산은 해안가에 접하고 있다. 박지원의 <허생전>에 바로 이 부안 변산 이야기가 나온다. <허생전> 뿐만 아니라 <홍길동전>, <반계수록>에도 변산은 이상 세계와 관련하여 언급된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며 지상 낙원이 어디에 있는지 질문한다. 그리고 지상 낙원과 천국은 결국 마음속에 있다고 답변하다.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십승지 마을이 잘 보존되고 조성되어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치유하는 곳이 되기를 기대한다.

 

컬쳐300 으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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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 Studio Paint, 캐릭터를 살리는 배경 그리기 노하우
요-시미즈 지음, 김재훈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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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 스튜디오 페인트(CLIP STUDIO PAINT)는 만화를 그리기 위한 소프트웨어이다. 만화 그리기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라고 보면 된다. 보통 포토샵을 많이 사용하는데 포토샵보다 훨씬 가격이 저렴하고 그리기에 특화된 제품이다.

 

<캐릭터를 살리는 배경 그리기 노하우>는 저자가 직접 그리는 과정을 책에 담았다. 더불어 저자 전용 브러시 24종을 다운로드하여 사용할 수 있다. 하늘, 구름, 나무, 풀, 꽃 등의 사물을 비롯하여 1점 투시도법, 2점 투시도법, 3점 투시도법 등 배경을 그리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각 브러시의 구체적 사용법 뿐만 아니라 입체를 그리는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입체를 그릴 때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은 바로 '사물의 면'이다. 면과 면의 경계를 찾고 면의 방향을 의식하면서 그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선으로 그리는 것보다 면으로 그리는 것이 더 효율이 좋다고 덧붙인다.

 

CLIP STUDIO PAINT 기본 사용법은 다음과 같다.

 

1. 파일을 작성한다.
2. 레이어 상태를 확인한다.
3. 기본 브러시를 선택한다.
4. 실루엣을 그린다.
5. 선화 레이어를 작성한다.
6. 구체의 선화를 그린다.
7. 그림자 레이어를 작성하고, 그림자를 그린다.
8. 레이어를 결합한다.
9. 흐리기 브러시로 전체가 흐려지게 한다.
10. 지우개 브러시로 실루엣을 다듬는다.
11. 하이라이트를 그린다.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처음 배경을 그릴 때 희색 배경이 아니라 밝은 회색 배경으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완성 이미지와의 인상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조금 어두운 배경으로 만들어 완성 이미지와 차이를 줄이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만 그리는 원리는 직접 연필과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것과 동일하다. 더불어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사물의 보이는 특징을 잘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다. 예로 물방울을 그릴 때는 물방울에 투명, 반사, 렌즈 3가지 성질이 있다는 것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때 이 성질이 잘 드러나도록 그려야 한다.

 

"원리란 도구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위나 자와 같은 도구입니다. 그러다가 고민될 때는 '여기는 이런 원리가 쓰인다. 그러니 이렇게 그리는 편이 좋다.'라는 식으로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원리입니다."

 

특히 원근법을 사용한 배경을 그릴 때 소프트웨어의 퍼스자 기능을 사용하면 더 정확하고 빠르게 그릴 수 있다. 퍼스자를 이용하면 프리핸드로 원근이 정확한 선을 그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을 읽다 보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직접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예전에 취업하고 나서 2-3년 정도 미술 학원을 다녔는데 그때 배웠던 것들도 생각이 났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바로 저자가 그린 것과 같은 질의 그림이 탄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알려주는 원칙과 원리대로 계속해서 그리다 보면 어느 정도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생기게 된다. 예체능은 타고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결코 그렇지 않다. 많은 대가들이 재능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실제로 연습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이 책을 발판 삼아 그림에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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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식탁 - 요리하는 의사의 건강한 식탁
임재양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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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37년 된 외과 의사로 25년 전 유방암 검진 클리닉을 열었다. 2000년 들어 유방암이 급증하자 원인이라고 얘기하는 서구화된 생활 습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 결과 건강한 먹거리를 찾아 교육하고 환경 운동도 하며 현미 채식을 하며 체중을 줄인다.

 

유방 환자들을 만나며 유방 염증의 원인이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추측하게 된다. 저자는 자연 치유에 주목하며 부작용이 많은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고 수술도 하지 않고 관찰만 하는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그 결과 관찰만 하는 치료가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관찰한다고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2주일에 한 번 정도 병원을 방문하면 끈적끈적한 고름 부분들을 정리해주고 상태를 살펴본다. 그리고 병의 원인이 되는 환경호르몬과 관계된 음식물 교육을 더 열심히 한다. 어떤 경우는 음식물 교육만 해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이제는 이러한 유방 염증이 환경호르몬과 관계있는 병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몸의 수용체는 진짜 호르몬과 환경호르몬을 구분하지 못하여 이상한 병을 일으킨다. 더군다나 환경호르몬은 반감기도 매우 길어 잘 줄어들지도 않고 지방에 축적된다. 그러면 어떻게 환경호르몬을 피할 것인가? 저자는 먼저 샴푸나 세안제 사용을 끊었다. 먹거리는 유기농만 고집하고 공기 청정기를 설치하여 미세먼지에 신경 썼다. 그러다 저자는 고기, 생선, 유제품조차 먹지 않는 비건을 선택하게 된다.

 

"채식주의자가 된 논리적인 근거는 이렇다. 환경호르몬은 가축, 생선, 유제품의 지방에 축적된다. 유기농을 먹어도 어느 정도 환경호르몬 섭취를 줄일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환경호르몬이 붙어 있는 지방의 섭취를 줄이는 길, 채식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채식을 하기 전까지 저자는 체중은 95Kg였고 한자리에 고기를 5인분이나 먹을 정도로 고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현미채식을 하자 별다른 운동을 안 했는데도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몸이 가벼워지고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이 사라졌다. 현미채식을 적게 먹는 것도 아니다. 일반인의 두 배 정도 먹는데도 저절로 살이 빠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채식만 해도 영양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인다.

 

채식주의자의 다른 관심은 어떻게 건강한 먹거리를 구하느냐이다. 일단 제철 재료로 음식을 해 먹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더불어 공동으로 땅을 매입하여 농사를 시작했다.

 

요리를 할 때 조리 과정을 단순히 해야 한다. 저자는 기름에 무치고, 볶고, 튀기지 말라고 조언한다. 고기를 먹고 싶으면 기름이 없는 고기로 아예 스테이크를 먹되 소스는 뿌리지 말라고 이야기한다다. 배가 고프면 간식을 먹지 말고 물을 마시라고 덧붙인다.

 

저자는 꽉 막힌 것 같지만 또 융통성이 있다.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5년 동안 비건이 되고 보니 외식을 할 때 상대방이 메뉴를 정하는 것도 불편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지금은 집에서 굳이 고기를 먹지는 않지만 약속 장소에서는 편하게 먹는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이런 유연함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약속을 집으로 불러서 건강한 밥을 직접 차려준다. 나도 이 경지에 이르고 싶다!

 

"나는 지금 온갖 불건강하지만 맛있다고 알려지 음식을 간혹 먹는다. 먹는 음식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게 접근하지 말자고 시작한 일인데, 사실 나도 이런 음식을 먹으면 맛있다. 그리고 죄책감도 없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이제 불건강한 음식은 입에 당기지 않는다. 먹어도 몇 점만 먹는다. 옛날에는 삼겹살이 그렇게 맛있었다. 기름만 골라서 먹었다. 이제는 역겨운 냄새가 난다."

 

손님을 초대하고 요리를 준비할 때 저자가 세운 원칙은 다음과 같다. 식탁의 교제를 하는 것은 관계의 발전에 매우 좋지만 무리한 식사 준비는 심신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점점 손님 초대를 안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세운 원칙은 손님을 지속적으로 초대할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 간단하게 준비한다.
- 준비 시간은 한 시간을 넘지 않도록 메뉴를 정한다.
- 손님은 음식 준비를 돕기도 하고 그릇을 나르기도 한다.
- 설거지는 같이 한다.
- 오는 사람들은 그냥 와인 한 병 정도 들고 오면 된다.

 

대변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만성 변비에 대한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된다. 이제는 거의 다 좌변기를 사용하는데 저자는 예전의 쭈그려 앉는 화변기가 해부학적 구조로 대변을 보는데 유리한 자세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추진력과 실행력이 대단하다. 한옥으로 병원을 지으며 야외에 화변기를 설치했다. 대안으로 좌변기에 앉을 때 다리 밑에 받침대를 두면 쭈그려 앉는 것과 비슷한 자세가 된다고 알려준다.

 

저자는 직접 빵을 만들어 환자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준다. 빵이 몸에 해로운 것은 상업적으로 대량생산하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하여 제조 과정에서 설탕, 유화제, 방부제, 각종 첨가물을 넣기 때문이다.

 

"밀가루가 건강에 안 좋은 것이 아니었다. 통밀로 만든 빵에 샐러드를 충분히 곁들어서 먹으면 건강한 기준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설탕이나 버터가 잔뜩 들어간 빵에 당분이 농축된 잼을 발라서 먹으니 열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책 제목인 '제4의 식탁'은 세계적 요리사인 댄 바버의 '제3의 식탁'에서 나왔다. '제3의 식탁'은 환경도 살리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하여 요리사가 주도적으로 식탁을 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음식은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제는 의사도 식탁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하며 '제4의 식탁'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심지어 댄 바버가 운영하는 뉴욕에 있는 블루힐 레스토랑에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채소는 거친 채소를 먹어야 한다. 약을 안 쳐서 말라비틀어진 모양의 채소를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먹어야 한다. 이것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는 많은 소비자들이 연대하여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야 한다. 벌레 먹고 억센 농산물을 제값 주고 사는 훈련이 필요하다.

 

"농민이 거짓말하도록 만들고 진정한 농민들이 죽도록 만들면 우리들의 건강도 같이 죽는다. 식이섬유의 놀라운 효과를 아는 의사가 나서서 그 효능을 설명하고, 농부들은 그런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그런 농산물로 음식을 만드는 그런 식탁-의사가 주도적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알리는 '제4의 식탁'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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