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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가 인간을 보면? - 다큐PD 이채훈의 빅 히스토리 인문산책
이채훈 지음 / 더난출판사 / 2015년 7월
평점 :
<ET가 인간을 보면?>은 인간에 대한 수 많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이채훈PD의 시선으로 녹아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작가라 그런지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본인의 의견을 거침없이 피력한다. 문명발달에 기인한 지구와의 공존과 윤리의 잣대에 비추어 인간의 욕망을 한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기저에 깔려있다. 작가는 근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기에 더욱 더 그 무지와 어리석음에서 오는 반복된 실수에 뒷짐지고 실소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을 것이다. 본인이 할 수 있는 한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짜임새 있는 구성과 필력으로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라 객관적 자료와 더불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독자 스스로 한 템포 쉬어가며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
나름의 목표와 기준을 가지고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지만 우주에서 바라보면 먼지 속의 푸른 점일 뿐인 지구. 아직 외부의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본 적 없지만 갑자기 시선을 멀찌감치 떨어뜨려 보니 이 조그만 곳에서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누구라도 더 이겨보려는 인간의 움직임이 그저 희극같이 느껴진다. 우주 속의 기분 나쁜 고독 속에서 그 우주인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최근 한국의 최초 여성 우주인에 대한 책임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었다. 문명화 된 사회 속 인간의 눈으로 봤을 때 그 분은 일견 무책임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엄중한 선출과정을 거쳐 막대한 예산으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향후 대한민국의 우주과학의 발전을 이끌어갈 인재로서의 역할을 다 해줄 줄 알았던 국민의 기대와는 다른 길을 걷고 만 것이다.
세금을 내는 입장에서 참 화가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ET가 인간을 보면?>를 읽다 보니 그런 내 생각 조차도 한 없이 근시안적이고 좁쌀 같은 심보라고 느껴졌다. 원대한 포부와 야망이라는 것도 결국 이 사회 안에서의 인정일 뿐인데 중력의 통제를 벗어나보니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더라도 무작정 덮어놓고 무책임함에 대한 합리화를 옹호해 줄 수는 없겠지만 개의의 판단과 선택에 누가 강요할 수 있겠는가? 의무와 책임은 개인이 판단할 몫이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서서 갈팡질팡하며 살아간다. 강제로 떠밀려서, 혹은 스스로 선택한다 해도 결국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야 만다.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이유는 그 선택이 온전히 그 스스로의 몫이라고 판단하기 애매하기 때문이다. 원치 않는 길이라 해도 타인의 시선을 존중하기 위함이었다면 그 선택 또한 존중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인간은 사유하는 동물이기에 발전할 수 있었고 방황의 기로에 서며 말도 안 되는 잔악한 행위를 일삼기도 한다. 이성적 사유가 완전 연소하지 않고 다양한 이유들에 막혀 불완전 연소할 때 후회될 결과를 낳을 판단을 하게 된다. 선택에 앞서 남의 조언을 구하는데 너무 애쓸 것 없다. 조언은 참조하되 무엇이 최선의 길인지 판단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기에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