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기온 2.4도. 겨울 조깅하기에는 무리가 없다. 어제는 2.1도. 7킬로미터 정도 쉬지 않고 달리면 등에서 땀이 난다. 겨울에 조깅을 하는 건 여름에 비해, 다른 계절에 비해 힘들다. 특히 지난주처럼 영하로 떨어져 버린 밤에는 정말 조깅을 하기까지 가지 말아야 할 이유 서른여섯 가지가 따라붙는다. 검은 내가 하얀 나에게 조깅을 하지 않기를 적극 권장한다. 두꺼운 옷 때문에 조깅을 하기 위해 준비운동을 하는 것조차 만만찮다. 아아 오늘은 하루 쉬고 내일 뛰지 뭐, 같은 생각이 조깅하기 직전까지 따라붙는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물리치고 일단 달리게 되면 조깅 후 10분 정도가 지나면 등에 땀이 흐른다. 아무리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도 어김없이 땀이 흘러 옷이 축축해진다. 매일 그 간극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한 시간 정도 달리게 된다. 매년 겨울, 그것도 아주 추운 겨울에 느끼는 거지만 너무 추우면 조깅코스에 사람들이 한 사람도 없는 경우가 있다. 굉장히 추운 날에는 강변에 서식하는 길고양이조차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런 날이라도 일단 달리고 10분이 지나면 윗도리는 땀으로 촉촉해지다가 축축해지는 수순을 밟는다.

겨울의 조깅은 매일이 다르다. 변수가 있어서 어떤 날은 바람이 심해서 눈이 차갑기도 하고, 지난주처럼 영하의 날에는 마스크 위로 입김이 올라와 눈썹에 붙어 얼음이 되기 직전까지 간다. 그건 정말 기묘한 체험이다. 무엇보다 늘 비슷한 곳의, 비슷한 거리를 달리는데 보이는 풍경은 언제나 조금씩 다르다. 내 내면의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달라지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시간은 변하지 않지만 어릴 때 느끼는 시간과 지금의 시간은 다르게 느껴진다.

조깅을 하면 맞은편에서 아주머니들로 이루어진 조깅 단체와 스치고 지나갈 때가 있다. 아주머니 조깅 단체는 일주일 내내 마주치지 않고 수요일과 그 외 또 다른 날에 마주친다. 아주머니 조깅 단체와 그동안 마주치며 느낀 특징들이 있다. 일단은 나처럼 혼자서 달리지 않는다. 아주머니'들’에서 처럼 그들은 늘 떼로 달린다. 아주머니 조깅 단체는 일주일 내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수요일이나 그 외의 하루 중에 달리는 거 같은데 동호회를 만들어 한 번에 모여서 달리다 보니 매일매일 같은 시간을 맞출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리하여 수요일만은 모두가 시간을 빼야 해, 라며 수요일에는 모여서 조깅을 한다. 아주 멀리서 점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달려오는 것이 눈에 들어오면 아 저 사람들은 아주머니 조깅 단체군. 하게 된다.

아주머니 조깅 단체의 특징은 복장에 무척 신경을 썼다. 조깅을 하는 것에 멋지게 갖춰 입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복장에 집착을 보이는 것처럼 달리는 복장에 돈을 들인 표가 난다. 메이커 조깅화 역시 좋다. 어떤 아주머니들은 복장 위에 마라토너처럼 숫자가 적힌 번호판을 달기도 했다. 그게 묘하게 복장과 어울려 프로의 냄새가 난다. 아주머니들의 조깅 복장에 비하면 나는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다.

다음의 특징으로는 아주머니들은 달리면서도 수다를 떤다. 나는 이점에서 무척 놀랐고 경외심마저 들었다. 나는 고작 한 시간 정도 달리는 동안 힘이 들어 숨을 내뱉는 것조차 어려워하는데 아주머니들은 쉬지도 않고 달리는데 역시 쉬지도 않고 수다를 떤다. 잠깐 스치면서 듣는 수다의 내용은 썩 고급스럽진 않으나 그렇다고 격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친정에 그제 갔었는데 친정에 글쎄 그게 있었다니까까까까까까 하며 말소리는 점점 멀어진다. 옆에서 그래? 참말이가? 가가가가가 하며 대화가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여름이나 가을이나 겨울에도 아주머니 조깅 단체가 스치면 아주머니들은 늘, 언제나 조깅을 하면서 수다를 떤다. 내가 달리기를 하면서 입을 한 일자로 꾹 다물고 무표정으로 달리는 것에 비하면 모두가 생글생글 밝은 표정으로 재잘재잘 수다를 떨며 조깅을 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주머니들은 몹시 가볍게 달린다. 전혀 몸에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새가 하늘을 날듯, 100미터 육상 선수가 천천히 1킬로미터의 트랙을 도는 것처럼 몸이 가볍다. 겨울이지만 나처럼 두꺼운 옷도 아니다. 모두가 몸에 달라붙는 스판 소재의 운동복차림이며 메이커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운동복을 입고 재잘재잘 호호하며 가볍게 물수제비처럼 조깅을 한다. 매일 달리지도 않고 이렇게 추운 겨울에 두꺼운 패딩을 입은 것도 아니고, 혼자서는 재잘재잘 거리며 달릴 수 없잖아,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그들은 단체로 가볍게 열을 맞춰 달린다. 조깅은 고독한 운동이야,라는 나의 굳건한 생각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도 오래되었다. 정말 아주머니 조깅 단체는 신기해서 견딜 수 없게 만드는 무엇을 잔뜩 가지고 있다.

아주머니들은 집에서 집안일을 하며 애들을 키우다 보니 극도의 고독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애기 아빠 밥 먹여서 회사에 보내고 아이들 차례로 학교로 회사로 보내고 나니 나는 이미 늙어 버린 것만 같다. 손도 주글주글하고 이제 거울과 마주하는 것이 싫기만 하다. 그러다가 조깅을 하게 되었고 달리면서 고독과 맞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달리는 건 힘들지만 조깅은 나를 알아가는 운동으로 재미있기만 하다. 모임에 나가면 나와 비숫한 사람들이 몸을 풀고 있고 다 같이 조깅을 하다 보면 세상일은 잊게 된다. 아주머니들은 이런 고충을 이겨내고 오늘도 가볍게 달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주칠 때마다 비록 인사는 못 했지만 파이팅입니다. 오늘도!

매일 비슷한 곳이지만 어둡기나 밝기, 그리고 바람의 흐름 따위가 매일 다르다. 인간은 눈, 코, 입 전부 숫자가 같지만 다 다르게 생긴 것과 흡사하다. 달리면서 피부로 느끼지 않으면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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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리처 좋아해?


드디어 리처 시즌 3이 오픈했다. 리처 시즌 3이 시즌 2보다 먼저 만들어졌다는 사실. 마치 아반떼 신형이 먼저 개발되었지만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해 직전의 못난이 아반떼 후속으로 내놓은 사실과 비슷?


잭 리처 시리즈는 소설만큼 재미있다. 원작 속 잭 리처는 190의 거구에 엄청난 파워를 지녔다. 거기에 군인의 촉으로 상황을 꿰뚫어 보고, 사물을 능수능란하게 이용하고, 사람의 심리를 대번에 파악한다.


근데 예전에 톰 크루저가 잭 리처의 흥행을 예감하고 판권을 어마어마한 돈으로 사버려 톰 형이 주인공으로 나와 버렸다. 영화가 참 재미있지만 원작을 알고 있는 팬들은 좀 실망이었지. 거구의 잭 리처가 아니었거든.


그런데 아마존 프라임에서 작정하고 잭 리처 시리즈를 만들었다. 잭 리처의 앨런 리치슨은 정말 리처를 그대로 탄생시켜 놓은 것 같다. 앨런 리치슨은 토르에 오디션을 봤었다. 체격과 신체조건이 토르와 비슷하나 얼굴이 너무 잘생겼다는 이유로 탈락. 덕분에 햄식이가 토르가 되었다. 그렇다는 건 햄식이 얼굴이 읭?


잭 리처를 좋아해서 시즌 1과 시즌 2를 전부 두 번씩 봤다. 정말 굿이다. 지금 시즌 3, 3화까지 오픈했는데, 제일 재미있었던 건 시즌 1이다. 시즌 1은 첫 시작부터 리처의 맨몸 액션이 펑펑 터진다. 사건을 해결하는 것에 답답함이 없다. 그리고 로맨스가 있는데 청불이다.


시즌 2에서는 리처의 해병대 부대원들이 제대 후 활약을 보여준다. 시즌 2도 완전 굿이다. 빌런으로 터미네이터 2의 T1000이 나온다. 미드를 보는 여러 재미 중 하나는 중간중간 나오는 음악이다. 90년대 팝이 잔뜩 나온다.


리처 2에서 너무나 좋아해 마지않는 하트의 크레이지 온 유를 리처의 부대원들이 회상 장면에서 연주하며 부른다. 하트의 이 노래는 하트가 본격적인 하트의 모습을 갖추기 전, 초기 버전일 때 미친 연주와 함께 부르는데 따봉 https://youtu.be/MJLRVk6UJAs?si=8hQTRnVR47JGHOPq


시즌 3, 1화에서 리처의 행동이 뭔가 허술해서 왜 그래? 같은 생각이었는데 언더커버였다. 아마 리처 팬들은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리처답지 않아서 뭐지?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번 시즌에서는 마약 단속국과 함께 잠입해서 언더커버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스릴러와 함께 추리까지 가미된 시즌 3이다. 이번 파트너로 수잔 더피가 나오는데 영화 잭 리처 2에서 수잔 터너와 흡사하다.


이번 시즌에서 기대되는 건 리처보다 더 큰 거구와의 대결이다. 3화 까지는 간을 보고 있지만 곧 두 사람이 한 판 붙을 것이다. 오직 미국에서만 제작할 수 있는 시리즈 잭 리처의 이야기 ‘리처‘ 시즌 3이었다.  


시즌 3 예고편 https://youtu.be/cDnlfKbxzpk?si=b00hES7eYFyBF3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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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이 보고 나면 예전의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본 기분이 드는 모양이지. 클라우드 아틀라스 영화가 불친절하고 고작 배두나 때문에 봐야 하냐 같은 혹평이 가득했다. 난 재미있어서 세 번 정도 봤다. 뭐 어때.

봉준호를 CIA에 신고해야 한다는 극우들이 있던데 DIY와 DHL에 신고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보수와 진보를 말할 때 영화 속 등장인물에 비교하는데, 쫄쫄이 메리야스 슈퍼 영웅은 대체로 보수에 속한다.

보수는 현시점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진보는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에 주로 빌런이 많다. 이 부당한 사회가 싫어서 진보인 빌런은 구조를 바꾸려고 하고, 보수인 주인공은 그들을 막고 현재를 지키려고 한다.

슈퍼맨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조드 장군과 피오라는 지구를 다 뜯어 바꾸려는 진보에 가깝고, 슈퍼맨은 지키려고 하는 보수에 가깝다. 그러하면 현시점을 전부 다 바꾸려고 했던 윤석열은 진보네? 극우들이여? 윤석열 각하는 이 나라를 몽땅 뜯어 바꾸려고 한 진보주의자였어. 보수우파가 아니었다니.

보수우파가 아니라면 진보우파네.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 가카는 극우의 가치관을 긁으려고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윤석열을 그렇게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알지? 김건희다.

김건희는 역대 영부인 중에서 가장 바쁘고, 제일 바쁘고, 너무 바쁘게 살았다. 참 열심히 살았지. 뭘 그리도 할 게 많고, 욕심도 많고, 질투도 강하고, 걸음걸이도 이상하고, 찍히는 거 좋아하고(사진 말이야), 돈을 그렇게나 많이 가지고 있는데 건보료가 7만 원이나 내고, 그래서 윤석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면 극우들이여 헌제나 이승환을 욕해서 할머니·할아버지들 주머닛돈을 뜯어내지 말고 김건희를 공격해야지. 김건희가 윤석열과 끝까지 함께 할 것 같지도 않고.

국힘도 전부 대선 준비하는 거 알지? 대선보다는 국힘 경선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마치 90년대 홍콩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대가 크다. 명 묻는 후보들이 서로 물고 뜯고 씹고 맛보는 그 장면이 너무나 두근거릴 것 같다.

나 김문순대가 너무 좋아서 김문수 찬양하고프다. 김문수가 명 묻은 후보들 다 이기고 대선 후보로 나와서 극우의 새 희망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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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재활용’ 이 책을 어떻게 분류하면 좋을까. 보고서일까, 인문학일까, 소설을 가장한 기괴한 에세이일까.


저자 메리 로치는 상당히 흥미롭다. 메리 로치의 대부분의 책이 우리 곁에 있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아주 깊이 있게 파헤쳐놓은 글이다.


그중에서 단연 ‘인체재활용’이 재미있다. 인체 재활용은 사체 실험 리포트, 시체 이야기다. 마땅히 살아있는 인간이 해야 하지만 너무 위험해서 살아있는 인간 대신 시체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이야기다.


이렇게 말을 하면 시체가 하는 일이 뭐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인류는 18세기? 17세기?부터 시체를 활용해서 인간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 첫번째가 카데바다. 카데바가 뭔지 다 알기 때문에 넘어가자. 인간이 인간답게,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사람은 살아있는 사람보다 죽어버린, 시체가 훨씬 도움을 준다.


자동차가 발명된 후 인간 사회는 발전했다. 더불어 자동차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연구였다. 광고 같은 것을 보면 자동차 충돌 연구를 할 때 마네킹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마네킹만으로 자동차가 충격을 받거나 충돌을 했을 때 어떤 식으로 운전자나 탑승자가 충격을 받는지 알 수 없다. 살아있는 사람으로 연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럴 수 없다.


그래서 그 일을 시체가 대신하게 된다. 그래야 탑승자의 어떤 부위가 얼마큼 부러지고 터지고 깨지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방탄복 연구에도 시체가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다.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연구는 살아있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시체가 하는 것이다.


낙하산이나 비행기 추락 연구도 우리 대신 시체가 하고 있다. 대단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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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여 밥상 위에 올려놓다 밥상 다리가 힘이 없어 기울면서 라면이 전부 방바닥에 쏟아졌다. 그저 멍하게 바라봐야만 했다. 그저 멍하게. 5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아침밥은 고사하고 씻고 옷을 입고 마을버스를 타고 대로변까지 나가서 다시 1029번 버스를 타야 한다. 언제나 그 버스를 그 시각에 타지만 늘 사람들로 터져 나간다. 양보라든가 친절을 찾다가는 버스를 타지 못한다. 버스를 놓치면 그다음은 상상하기도 두렵다.


버스 문에 매달리는 한이 있어도 어떻게든 올라타야 지하철을 탈 수 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버스 속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숨 냄새와 비 비린내로 먹은 것도 없는데 구토가 인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지옥철에 오르는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되어 버린다. 보이는 건 사람들의 등과 길고 짧은 머리카락이 달린 머리통뿐이다. 고개를 꺾어 천장을 바라보며 오늘도 무사히 회사에 도착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렇게 죽을 각오로 지옥철에 올라야 회사에 제대로 출근할 수 있다. 소변이 마려워도 참아야 하고 앞사람의 머리에서 냄새가 나도 참아야 한다.


이렇게 모든 걸 참아가며 서울에서 생활한 지도 벌써 5년째다. 하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나에게 편지를 쓰며 힘없이 서 있던 나를 안아주며 나의 길을 두려움 없이 상경했지만, 현실은 나의 발끝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기만 한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이 미래인 지금도 오직 희망 하나만 믿고 달려왔다. 그러나 희망이라는 것이 세상에서 배신을 잘한다는 것을 알아버린 순간, 이 세상에서 나는 홀로 되어 버렸다. 언제부턴가 세상은 빨리 변해 가는데 나만 같은 곳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라는 소설 속에서 아들을 잃어버린 하워드와 앤이 된 기분이다.


마음에 심한 공백이 생기면 마왕의 노래를 들었다. 고흐의 불꽃 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에 더 이상 도움 될 것이 없다고 마왕이 말했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돈, 큰 집, 빠른 차. 명성 사회적 지휘 같은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라며 나의 등을 토닥여 주곤 했다. 마왕도 가버리고 남은 것이 없다. 이젠 지친다. 라면이 쏟아졌다. 밥상 위에서 흐르는 라면 국물이 바닥으로 퍼지는 꼴이 마치 머리가 터져 뇌하수체가 흐르는 모습처럼 보인다.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https://youtu.be/HRlwPwqC-Y0?si=kLAeXlcO39z22M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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