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 성적의 판도를 가르는 뇌 최적화의 기술
대니얼 T. 윌링햄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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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두뇌에는 사용 설명서가 없다. 스스로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한데, 그러한 기술은 누군가에게 배워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그러지 않았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은 공부하는 습관과 미루기를 떨쳐내는 전략 등을 대부분 스스로 개발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전략은 일반적으로 썩 훌륭하지 않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학습 잠재력을 계발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우리 두뇌의 사용 설명서다. - ‘들어가며’ 중에서




살면서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는 ‘평생공부’란 말도 있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학교 교육을 통해 공부를 한다. 이런 공부 방식에 의할 경우 학생은 수업을 듣고, 책을 읽으면서 공부를 하며, 시험을 통해 학습 성과를 평가받는다. 그밖에 논문 제출이라는 수행평가도 있지만 대체로 우리들의 공부는 ‘듣고, 읽고, 시험 치르기’라는 세 가지 과제를 수행한다.


하버드대학 인지심리학 박사이자 현재 버지니아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 대니얼 T. 윌링햄은 뇌과학의 관점에서 20여 년 동안 효율적인 공부법을 연구하여 정리했다. 수업은 어떻게 듣고, 필기는 어떻게 하며, 시험은 어떻게 봐야 하는지 등 총 14장에 걸쳐 공부 고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제 저자가 강조하는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에 관해 다섯 가지 주제를 요약함으로써 서평에 갈음하려고 한다.


장시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


우리들은 몰입沒入에 빠진 순간 엄청난 결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공부 또한 마찬가지다. 단순히 시간 떼우기식이 아니라 공부에 몰입한다면 지루하지도 않고 덜 피곤하므로 공부의 효과와 결과는 현저하게 달라진다.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와 제임스 그로스는 일반적인 주의 산만에 대해 네 가지 정신적 단계를 설명한다. 첫째, 공부를 위해 주변을 정리하는데 여기엔 휴대전화도 포함된다. 둘째, 전화기가 울리자 주의력은 공부에서 전화기로 이동한다. 셋째, 그 알림을 중요한 것으로 평가한다. 넷째, 스냅챗에 접속함으로써 알림에 반응한다.


이같은 단계로 인해 결국 공부는 중단된다. 이처럼 공부하는 환경이 집중력에 방해를 받는다면 당연히 주의력이 산만해지기 쉽다. 연구자들은 이를 ‘마인드 원더링’ 현상이라고 말하는데, 자신이 원하는 집중 상태에서 다른 무언가로 집중의 대상이 옮겨지는 흐름을 뜻한다. 이런 현상을 줄일 효과적인 기술을 팁으로 소개한다.


주의를 분산시킬 요인이 가급적 적은 곳을 고르자

교실 맨앞자리에 앉고, 도서관이나 커피숍에선 귀마개를 착용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착각을 버리자(휴대전화 알림 차단)


암기가 잘되는 필기법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수많은 시간의 수업을 듣는다. 그런데, 수업은 그냥 듣는 게 아니다. 들으면서 학습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하거나 꼭 기억해야 할 포인트는 필기함으로써 ‘기억 강화’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공부는 결국 시험이라는 평가를 통해 자신의 학습 정도를 판정받는다. 따라서, 시험을 잘 보려면 공부 내용을 암기해서 잘 기억해야만 한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주의력 집중이다. 그런데, 수업 중 필기를 한다고 주의력을 잃게 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필기 속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몇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최대한 빨리 쓰라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표현력으로 풀어 쓰라

약자를 사용하면 더 많이 적을 수 있다




잘 정리하면 잘 기억난다. 이것이 바로 효율적인 공부법 중 하나이다. 한 고전적인 실험은 체계적인 정리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피실험자에게 26개의 단어를 보여주고 이를 기억하도록 했다. 그런데. 절반에겐 논리적으로 잘 정리된 나뭇가지 그림, 즉 트리 다이어그램 형태(아래 사진 참조)로 보여준 반면, 나머지 절반에겐 아무런 의미없이 무작위로 배치된 그림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전자는 65%를 기억해냈고, 후자는 단 18%밖에 기억해내지 못했다.




공부하기를 미루고 싶은 마음 극복하기


‘나중에’라는 병이 있다. '대충'이라는 마음 속에 살고 있는 벌레와 함께 공부하기에 급제동을 거는 못된 병이다. 나중에 하겠다며 미루는 행동 이면엔 심리학이 있다. 이는 더 좋은 느낌을 얻기 위해서 미룬다는 것인데, 유쾌하지 않은 숙제하기는 뒤로 미루고 신나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걸 추구한다.


이같은 미루기 습관을 이기기 위해선 공부가 온라인 게임이나 빈둥거리며 놀기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거나 ‘나중에’라는 생각이 아예 발동하지 못하도록 매일 공부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마치 잠자리에 들기 전 양치질을 하는 것처럼 하나의 습관으로 만들어 그 시각만 되면 의자에 앉는 것이다.


습관이 되려면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할까? 한 실험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평균 66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물론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소요되는 기간의 편차는 크다. 짧게는 18일, 길게는 254일처럼 다양했다.


하고 싶도록 포장해라(등록금을 장학금으로 대체하자는 목표)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책이 두꺼울 경우)

주변에 나의 습관들이기를 홍보해라

미뤄야하는 핑계를 없애라




기술적인 시험 공부법


‘듣고, 읽고, 시험치기’라는 과제가 우리 모두의 공부임을 앞서 말했다. 결국 공부의 결괴는 시험 성적으로 귀결되므로 시험 공부법은 어쩌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공부한 내용을 기억 창고에서 잘 끄집어내야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다.


책은 한 가지 실험을 소개한다. 첫 번째 그룹 학생들에게 교과서의 한 챕터를 읽고 공부한 후 2일 뒤 다시 읽고 공부한 다음, 2일 후에 그 내용에 대해 시험을 쳤다. 두 번째 그룹 학생들은 첫 시간엔 읽고 공부한 후, 둘째 시간엔 공부 내용에 대해 시험을 쳤다. 시험 결과는 어떠했을까? 두 번째 그룹이 첫 번째 그룹보다 약 10~15%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것이 바로 기억의 ‘인출 연습’이다.


의미를 생각하는 것은 기억에 도움이 된다.

체계적인 정리는 기억에 도움을 준다.

인출 연습은 기억을 강화한다.


우리는 의미 있는 이야기를 훨씬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영화 줄거리는 각 장면이 다른 장면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기억할 수 있다. 반면 무작위로 배열된 숫자는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말 기억하기 힘들다. 기억의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기 위해 질문 자체에 의미가 없더라도 답을 의미 있게 만들자. “왜?” 혹은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질문의 의미를 만들어보자.


의미 없는 내용의 기억술

첫 글자를 조합해 단어를 만들어 기억한다.

시각적 이미지를 만든다.

상상 산책을 활용한다.




아는 내용을 시험에서 틀리지 않기


누구나 시험 준비를 철저하게 했지만 결과가 엉망이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사람들은 시험이 잘못되었다며 비난한다. ‘나는 분명 그 내용을 알고 있었어.’ 그러나 이런 생각은 지극히 주관적은 평가이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심각한 실수는 답안지에 표시를 잘못 마크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 발생을 예방하려면 몇 가지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부주의로 인해 시험점수가 깎이는 일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하다.


루틴1~ 지시사항이 있다면 처음 30초 정도는 이를 읽는다

루틴2~ 다음 30초 동안 시험지를 훑어본 후 문제당 시간 할애

루틴3~ 모든 질문을 신중하게 읽는다

루틴4~ 마지막 몇 분 동안 답안을 검토한다


책은 문제를 보고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답을 의심하라고 경계령을 내린다. 종종 한두 가지 핵심 용어만 보고서 자신이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미처 질문을 다 읽기도 전에 급하게 답안을 작성함으로써 실수를 범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팝 지식’을 떠올리는 뇌의 경향이므로 주의하라는 것이다.




공부에 흥미가 없어도 시작하면 된다


처음엔 지루하고 복잡하게 보였던 주제를 이해하는 단계까지 공부했을 때 지루함이 감소했음을 발견한다. 아니 오히려 흥미까지 느낀다. 그렇다. 진정한 학습은 항상 새로운 것을 발견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공부에 왕도가 없다.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는 여정으로 여기고 시작하자.


#공부하고있다는착각 #하버드 #여름방학필독서 #수업잘듣는법 #뇌최적화의기술 #공부머리 #대치동필독서 #집중력 #공부법 #수험생 #뇌과학


펍스테이션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ㄹ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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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하나로 스타트업 - 세상을 놀라게 한 작지만 강한 스타트업 30
진은혜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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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2020년 5월부터 지금까지 길을 만드는 사람들을 좇은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반짝 주목받았다가 고전하는 곳도 있고,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빛을 발하는 곳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정해진 성공 공식은 없다는 것, 또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이들의 족적이 모두 가치 있다는 사실입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책의 저자 진은혜는 대학에서 경제를 전공한 후 조선일보의 사내벤처 ‘더비비드’의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의 기자로 활동하며 스타트업 창업기를 취재하면서 3년 동안 100명 이상의 창업가를 인터뷰했으며, 직간접으로 만난 창업가는 3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책은 6개 챕터로 구성되어 따뜻한 심장에서 출발한 아이디어, 기존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나선 사람들, 허를 찌르는 신선한 아이디어의 탄생, 사각지대에 파고든 결과 탄생한 아이디어, 새 시대에 새 문법을 만들어낸 사람들, 우리 회사 대표님의 또 다른 직업 등의 순으로 총 30개 스타트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푸드 업사이클 모델


우리들이 주거하는 아파트 단지 내의 쓰레기처리장 명칭이 ‘리싸이클링’으로 바뀐지가 제법 지났다. 과연 우리들이 버린 생활쓰레기가 어떻게 재활용되는지 늘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한 환경업체로부터 지인의 소개로 투자를 제안받은 적이 있었다.


이 업체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음식쓰레기를 처리해서 에너지를 얻어 이를 판매하여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었다. 이 회사가 개발 완료한 플랜트에서 플라스틱을 열융해방식으로 녹여 가스를 포집하고 저품질의 석유를 추출하는 공정을 직접 참관하고 설명까지 들었다. 이어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플랜트 공정을 추가로 구축하려고 투자를 요구했다.


당시 내가 고민했던 내용은

첫째, 원재료인 플라스틱 제품 수거와 보관

둘째, 플랜트 가동에 따른 대기오염 문제 여부

셋째, 지역 주민들의 혐오시설 반대 시위

넷째, 저품질 석유의 판로 개척

다섯째, 신규 사업의 한계성


단순한 재활용인 리싸이클의 개념은 쓰레기 버리기(처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한 차원 더 높은 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이 진정한 환경 사업이다. 업사이클링버려질 운명에 처한 재료에다 아이디어와 가치를 더해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뜻한다.


책의 첫 시작은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 리하베스트의 소개로 문을 연다. 이 회사는 음식물을 업사이클링한 ‘리너지바’를 만든다. 즉 맥주나 식혜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찌꺼기)를 재활용해 ‘리너지가루’를 만들고 이 가루를 재가공해서 에너지바처럼 만든 것이 바로 리너지바이다. 음식물 찌꺼기로 만든 상품이라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점에 대해 이 회사의 민명준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첨가제가 거의 들어가지 않아 시중 에너지바보다 건강에 더 좋고 맛도 뛰어납니다.”


민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재미교포 3세인데, 대학 졸업 후 바이오테크 회사를 거쳐 다국적 컨설팅 기업에서 근무했던 엘리트 출신이다. 어릴 적부터 인종차별을 많이 겪었던 그는 한국땅에 정착할 목적으로 한국의 한 회계법인에 입사해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잘 나가던 삶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대장에서 종양이 발견되어 수술이 불가피했고 이로 인해 휴직을 했다.


“회사를 관두고 미국에서 셰프로 일하는 여동생과 식당 브랜드 인큐베이터 활동을 시작했어요. 관련 업계를 보는 눈을 키워나갔습니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에는 없는 사업, 망해도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는 일을 찾아다니다가 눈에 들어온 게 ‘사회적 가치’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친척 누나가 ‘사회 구성원으로 정정당당하게 일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는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아 소외 계층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2019년 11월, 그는 리너지바 아이디어로 경기 업사이클링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푸드 제품으로 이 상을 수상한 최초의 사례였다. 2020년 11월, 오비맥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맥주 부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페이퍼팝(박대희 대표)~친환경 종이가구(책장, 침대 등)

컨셔스웨어(서인아 대표)~친환경 패션(점프수트, 선인장 가죽백)

루플(김용덕 대표)~생체리듬 케어(수면 개선, 라이트 테라피)

도그메이트(이하영 대표)~반려동물 돌봄 서비스(펫시터)

패피스(김정민 대표)~명품 수선 플랫폼

모두의 요금제(안동건 대표)~알뜰폰 요금제 비교 플랫폼

드리머리(심건우·이태훈 대표)~맞춤형 헤어 디자이너 탐색

남도마켓(양승우 대표)~도매상과 소매상을 연결(B2B 서비스)

피큐레잇(송석규 대표)~지식 큐레이션 플랫폼

스페이스웨이비(홍윤택 대표)~모듈형 주택 건축

리브애니웨어(김지연 대표)~한 달 숙소 예약 추천 서비스

이프비(한종혁 대표)~벽 공유 플랫폼 월디(손흥민 벽화)

테일러타운(김희수 대표)~3050 남성 패션 스타일링 플랫폼

알고케어(정지원 대표)~AI 맞춤 영양관리 솔루션

뉴즈(김가현 대표)~뉴미디어(교육 콘텐츠, 크리에이터 양성)

8퍼센트(이효진 대표)~중금리 대출서비스(P2P)

핀투비(박상순 대표)~글로벌 공급망 금융 플랫폼

아우름플래닛(우찬민 대표)~정보 큐레이션 플랫폼(라이너)

달롤컴퍼니(박기범 대표)~글루텐 프리 쌀 베이커리

테사(김형준 대표)~미술품 조각 투자 플랫폼

카찹(이원재 대표)~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플라스크(이준호·유재준 대표)~AI 기반 애니메이션 제작 툴 개발

세이프틱스(신헌섭 대표)~로봇 안정성 분석 및 위험 검증 솔루션

아테나스랩(임효원 대표)~초·중·고 학생 커뮤니티 오늘학교 개발

닥터나우(장지호 대표)~원격진료 플랫폼

체인라이트닝컴퍼니(장성수 대표)~전기차 충전 플랫폼

아워테리토리(노민혁 대표)~반려동물 헬스케어

세이브앤코(박지원 대표)~여성용 성생활용품(세이브)

렌트리(서현동 대표)~렌털 가격 비교 플랫폼


타이니 하우스 ‘웨이비룸’


6~10평(약 19~33평방미터) 안팎의 작은 집이지만 필요한 건 다 갖추고 있다. 이 집은 공장에서 왼제품을 조립, 현장에 세우는 모듈러 주택이다. 장점으론 건축시 발생하는 폐기물, 소음 등의 묹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스페이스웨이비가 만든 작지만 강한 집이다. 6평 기준으로 옵션별로 3천만 원 초반에서 4천만 원 중반대 가격이다.


난 주택건설회사 임원 출신이다. 그래서 모듈러 주택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다. 콘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주택 건설도 많이 검토했었다. 사실 주택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때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


주택의 가치는 토지와 건물로 결정되는데, 토지가 크게 좌우한다.

생활과 관련한 인프라(상하수도, 전력, 방범, 의료기관 등)의 구비

토지비용이 싼 외곽에 건축하므로 교통 불편의 감수


이밖에도 다른 문제점이 여럿 있다. 따라서 주택으로서의 기능만을 고려한다면 싱글 세대에게 어울릴 법하다. 요양 목적이나 지병 치료를 위해 홀로 지내야 하는 특수 상황 발생시 적용할 만하지만 이또한 다른 주거 수단에 비해 경제적 비용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창업을 원한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라


아이디어 하나만 믿고 창업에 나서는 행동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다. 창업은 오히려 쉽다. 의욕과 용기만 있다면 먼저 저지르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즈니스로서의 성공을 생각한다면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지를 반드시 먼저 깊게 고민한 후에 창업에 나서길 권하고 싶다. 이 책이 창업에 대한 방향 설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경영 #창업 #스타트업 #아이디어하나로스타트업 #진은혜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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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 강의 -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이 순간의 철학
하버드 공개 강의 연구회 지음, 김경숙 옮김 / 북아지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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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상을 수립하며 자신감을 높일 수 잇다. 동시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법, 고난을 마주하고 극복하는 법을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당신은 인생의 진정한 행복과 사람으로 해야 할 도리, 그리고 성공과 실패의 차이점 등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바로 하버드 철학의 매력이 담겨 있다. - ‘서문’ 중에서




책은 주로 하버드 공개강의의 핵심 내용을 선별·정리하고 다양한 형식으로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는 ‘하버드 공개강의연구회’의 시리즈 도서 중 한 권이다. 이 연구회에는 경제부 기자, 교육 종사자, 마케팅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책은 행복이란 무엇인가?, 나를 사랑하는 법, 어려움에 대처하기, 시간 관리와 실행력, 창의적 사고와 성공의 길 등 총 5장으로 구성되어 하버드 철학의 의미와 정수를 알려준다. 우리들은 이를 통해 성공적인 인생을 향해 항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모두 성공을 원하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우리들은 이를 마냥 회피하거나 무시할 수 없기에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이 때 가장 필요한 방법은 철학적 지식을 배워 스스로의 내면을 강하게 변화시켜야 함을 강조한다.


부족한 지금이 행복한 순간이다


책은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사람들은 대체로 삶의 목적을 행복에 두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해 책은 딱딱한 철학적 해석보다는 오히려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을 주는 지혜를 제공한다.


한 어부가 바다에서 진주를 발견하고 매우 기뻐했다. 그런데, 진주 표면에 작은 흑점黑點이 있음을 발견하곤 좀 전의 기쁨보다는 안타까움이 생겨 점이 없어져야 큰 돈이 되겠다는 욕심에 진주 껍질을 한 꺼풀 벗겨냈다. 하지만 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어부는 껍질을 더욱 벗겨내기 시작해 마침내 흑점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다. 점은 사라졌지만 진주알은 상품 가치가 없는 작은 알로 변하고 말았다. 완벽 추구의 대가는 오히려 진주를 잃게 만드는 헛고생이었던 셈이다. 그렇다. 행복은 매사를 완벽하게 하는 게 아니라 매일 진실한 하루를 보내는 데 있다.


자기 자신을 좋아하라


“당신 자신을 발견하라. 당신은 당신이다. 지구상에서 당신과 똑같은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이 세상에서 당신은 독특한 존재다.” - 데일 카네기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이한 헨리라는 청년은 어려서 보육원에서 성장했는데, 체구가 작고 외모도 볼 품이 없었다. 또한 직업도 없고 말투에도 프랑스 시골 사투리가 강한 탓에 스스로를 못생긴 시골뜨기라고 비하했다.


우리는 삶의 강자가 되기 위해선 타인의 생각을 신경 쓰지 말고 자기 자신을 좋아해야 한다. 삶의 여러 즐거움 중 진심으로 자기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다. 주위에 나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재능과 역량을 더욱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에서는 ‘남의 도움을 바라기보다는 스스로 돕는 것이 낫다(求人不如求己)’라고 말했다. 자신을 즐겁게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자신을 좋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자신을 좋아하는 법을 배우면 세상의 뜬소문과 멀어지고 맑고 깨끗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자신에게 더 이상 실망하지 않아도 되고 인생의 길에서 항상 희망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한 걸음씩 자아를 완벽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모든 경험은 단련이다


인간의 내면은 신비한 보물 창고와 같아 탐지할 수 없는 힘이 잠재되어 있다. 우리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대부분 지식이나 능력이 아닌 강인한 내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단 한 번만에 성공할 수 없다. 시련이 왔을 때 도피하지 않고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성공한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감진鑑眞 대사가 불가에 귀의했을 때 사운의 주지 스님은 그에게 행각승을 시켰다. 2년 동안 그는 묵묵히 성실하게 시키는 일을 수행했다. 그러나 한 가지 의심이 그를 항상 괴롭히고 있었다. ‘왜 나는 사원에서 가장 힘들고 고된 일을 해야 할까?’


주지 스님이 불공평하게 일을 분배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는 잠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주지 스님이 그의 방문을 열어보니 너덜너덜한 신발이 쌓여있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에 주지 스님은 그와 함께 걸으며 어제도 이 길을 걸었다니 네 발자국을 찾을 수 있을지 묻자 마르고 단단한 길에서 발자국을 찾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간 밤에 비가 내린 길을 걷는다면 발자국을 찾을 수 있을지 주지 스님이 재차 물었다. 이를 듣는 순간 그는 가르침을 깨달았다.


비바람을 겪지 않은 인생은 평탄하고 단단한 길에 아무런 발자국을 남기지 못하는 것과 같다. 비바람 속을 걸어온 사람이야말로 고통과 즐거움의 진정한 의미를 안다.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


이는 하버드대학이 학생들에게 주는 격언이다. 그렇다. 인생이라는 길에서 우리가 발걸음을 멈추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때에도 누군가는 끊임없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지금은 우리 뒤에 있을지 몰라도 우리가 멈춘 사이에 그 추종자는 이미 우리들 시야에서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하버드에 널리 퍼진 격언이 하나 있다.


‘추수를 끝내면 바로 가을 농사를 시작하라.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하라.’




발상의 전환(못난이 장난감)


세계는 이미 변화하고 있고 우리도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

- 버락 오바마


애슬론 완구회사의 이사장은 교외를 산책하다 우연히 아이들이 곤충을 갖고 노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 곤충은 지저분하고 매우 못생겼음에도 아이들은 잠시도 손에서 떼어놓지 않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고 이사장은 고민에 빠졌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은 일반적으로 예쁜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데, 못생긴 장남감을 만들어 출시하면 어떻게 될지 매우 긍금했다. 그는 즉시 회사에 ‘못생긴 장난감’의 개발과 시장 판매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는 엄청났다. 동종 업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것이다. 이어서 못난이 시리즈는 계속 출시되어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하버드대학생은 일상의 철학을 배운다


책은 떡딱한 철학 강의 대신에 동서양의 역사적인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그 속에서 지혜를 얻는 일상의 철학을 강조한다. 행복, 나를 사랑하기, 시간 관리, 발상의 전환 등외에도 부록엔 하버드 철학의 사례도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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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스테이션과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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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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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00년 동안 시칠리아 사람들은 한 번도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거나 독자적인 문명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그들 눈에 보이는 모든 과거의 기념비들은 그들의 땅에 침입했던 외부의 점령자들이 남긴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한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제주도와 비교되는 장화 모양을 한 이탈리아 반도 밑에 있는 시칠리아섬은 실상 제주도보다 무려 14배나 큰 면적을 가진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이다. 또 지난 역사를 볼 때 지중해의 해상권을 놓고 로마와 일대 결전을 벌였던 한니발 장군의 카르타고처럼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진출했던 세력들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중간 교두보이기도 했다.


기원전 800년경, 시칠리아에서 처음 식민지를 개척했던 페니키아인들부터 그리스, 로마, 반달 왕국, 동고트 왕국, 비잔틴 제국, 사라센 제국, 노르만 왕조, 독일 호엔슈타우펜 왕가, 프랑스 카페 왕조, 스페인 아라곤 왕조, 북이탈리아 사보이아 왕국,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조, 스페인 부르봉 왕조 등이 차례로 시칠리아를 수탈했다. 구한말과 대한제국이 35년 간 일제日帝의 강압을 받은 것과는 도저히 비교가 되질 않는 정말 안타까운 역사를 지닌 셈이다.


책의 저자 김상근 교수는 인문학의 대중화에 힘써 EBS <인문학 특강>과 <세계테마기행>,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등에 출연, 많은 관중들의 찬사를 이끌어낸 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 책은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시리즈의 네 번째 도서로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시칠리아’를 주제로 다룬다.




곡물창고이자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한 시칠리아섬은 2800년 동안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과 수탈에 시달린 다사다난한 역사를 지녔다. 

잔인한 참주의 공포 정치


‘참주’僭主란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에서 비합법적으로 독재권을 확립한 지배자를 일컫는 말이다. 시칠리아는 그리스인들의 도래와 함께 문명의 혜택을 처음으로 누렸지만 동시에 섬의 원주민들은 어리석은 참주의 고통스러운 정치에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위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시칠리아 동부 시라쿠사까지 직선거리로는 약 750킬로미터이다.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다. 펠로폰네소스반도를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거리와 시간은 더욱 짧아질 것이다. 이 섬에 처음 정착한 그리스인은 테오클레스로 기원전 8세기 후반 때였다.


유럽 최초로 한 차원 높은 문명을 탄생시킨 그리스는 협소한 경작지로 인한 식량난 때문에 늘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그리스인들은 지중해의 거대한 ‘곡물 창고’였던 시칠리아에 주목, 그리스의 폴리스 국가별로 선단을 꾸려 이 섬에 식민지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한편, 타고난 이야기꾼인 그리스인들은 시칠리아를 ‘신화의 섬’으로 만들었다. 이는 그리스 본토의 신화를 시칠리아와 연결하는 작업으로 원주민들을 포섭하려는 일종의 문화 침투 현상으로 해석된다.


시칠리아 동쪽에 거주하면서 최초로 철기 문명을 들여온 시켈로이족이 지리적으로 그리스와 가장 가까웠던 탓에 그리스인들은 이들을 시칠리아 원주민으로 이해했다. 아무튼 시켈로이를 비롯한 원주민들은 그리스인이 만든 신화를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어리석은 참주의 고통스런 통치를 수용해야만 했다.


전설에 따르면 그리스인 테오클레스는 항해에 앞서 부정한 재물을 포세이돈에게 바쳤고, 이에 화가 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테오클레스가 탄 배를 침몰시키자 부서진 갑판 조각에 의지해 시칠리아 동부 해인 낙소스에 표류했다고 전한다. 이렇게 기원전 735년 낙소스에 첫 그리스 이주민이 정착한 이래, ‘신전들의 계곡’으로 유명한 아그리젠토의 팔라리스(기원전 570~554년 재위)부터 참주 정치의 서막이 올랐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확대코자 공포 정치를 펼쳤다. 자신의 정적政敵을 산 채로 잡아 청동제 황소 틀 안에 집어넣고 장작불을 피웠다고 한다.



팔라리스의 폭정


이후 시라쿠사의 참주 겔론(기원전 485~478년), 형 겔론의 후계자인 히에론1세(기원전 478~466년), 디오니시우스 1세(기원전 405~367년), 디오니시우스 2세(기원전 367~343년), 티몰레온(기원전 344~337년), 아가토클레스(기원전 317~289년), 그리고 에피루스의 피로스(기원전 287~275년) 등이 차례로 등장해 시칠리아에 기나긴 고통의 세월을 안겨주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아가토클레스조차 시칠리아 사람들에게는 잔혹한 참주였을 뿐이었다. 왜 마키아벨리가 이런 참주를 높이 평가했을까? 마키아벨리는 악행은 저지르지 말아야 하지만 피치 못할 경우엔 ‘단숨에 끝장을 봐야만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시칠리아섬을 통치하던 대부분의 참주들은 북아프리카와 지중해의 해상권을 장악하고 있던 카르타고로부터 큰 군사적 압박을 받았지만 이제 카르타고를 제압하고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게 될 신흥 세력 로마가 부상하고 있었다. 이후 시칠리아는 그리스의 식민지에서 로마 공화정의 최초 속주 신세가 되고 말았다.


“시칠리아는 로마 공화국의 곡물 창고이며, 로마인을 위한 유모와 같은 땅이다.” - 키케로


사라센의 시칠리아 통치(902~1072년)


영원히 지속될 듯했던 로마 제국도 외세의 침입을 견디지 못하고 동과 서로 분열되었다. 서로마의 수도는 여전히 로마였고, 동로마의 수도는 콘스탄티노플이었다. 455년 반달족이 로마를 함락시키고 서로마 제국은 게르만족에 의해 붕괴(476년)된 후, 시칠리아는 또다시 외세의 빈번한 침략과 수탈에 시달리게 되었다.


동로마 제국의 벨리사리우스 장군은 북아프리카의 반달족을 복속시킨 후, 혼란기에 슬그머니 로마와 시칠리아를 차지한 동고트족과의 약 1년간의 전쟁을 통해 시칠리아에서 완전히 축출하는데 성공했다. 시칠리아는 이제 비잔틴 문명의 지배하에 놓였다.


비잔틴 황제 콘스탄스 2세(641~668년 재위)는 로마 교황청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시칠리아의 시라쿠사로 천도한 그는 옛날 가혹했던 그리스 참주 시대를 연상케 했다. 결국 한 신하가 비누 상자로 시라쿠사 궁전의 목욕탕에서 그를 가격해 살해(668년)하고 만다.


이후 시칠리아는 군사 속주로 독립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동로마 제국의 세력 약화로 인해 시칠리아는 지중해의 변방으로 밀려나면서 그 존재감도 약화되었다. 북아프리카의 베르베르족과 중동의 아랍족으로 구성된 사라센 군대는 시라쿠사를 정복(877년)했다.


결국 시칠리아 전체는 사라센의 점령하에 놓여 본격적으로 이슬람 문명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강경한 이슬람의 정복지 정책인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코란’이 시칠리아에서 시행되지 않았다. 사라센의 통치 기간 중 성당의 타종, 공공장소 음주, 새 성당 건축 등은 규제되었다. 모스크 옆에서의 소음 금지와 사라센의 집보다 더 높은 건물의 건축도 규제되었다. 사라센 문명 최전성기에 시칠리아 인구는 약 160만 명 정도였다.



팔레르모 왕궁 성당의 천장


사라센은 시칠리아에 독립 건물이나 예술 작품을 남기지 않았다. 중세 때 반 이슬람 운동의 절정이었던 십자군 정서의 유행과 함께 시칠리아에서 170년간 화려한 꽃을 피웠던 이슬람 문명은 종적을 감추게 되었다. 하지만 사라센 문화는 잠복하고 있었다. 이슬람 모스크를 가톨릭 성당으로 개조코자 동원됐던 장인과 인부들 중엔 사라센 기술자가 많았다.


프랑스 노르만의 통치(1072~1191년)


지중해의 섬 시칠리아가 지금까지 그리스, 로마, 그리고 사라센 등이 개입한 힘의 각축장이었음을 살펴보았다. 마지막 점령자인 사라센의 내부 분열로 인해 시칠리아에 힘의 공백이 발생하자 제4의 세력이 등장했다. 프랑스 서쪽 해안가 노르망디에 정착했던 덴마크 바이킹의 후손, 노르만족이었다.


십자군의 일원으로 예루살렘으로 향하던 노르만 기사 40명이 이탈리아반도의 동남쪽 몬테 가르가노의 동굴(대천사 미카엘이 출현한 가장 오래된 순례 성지임)을 참배하고자 방문했다. 당시 이탈리아 남부는 패권을 잡기 위한 군사 충돌이 자주 있었다. 로마 제국을 붕괴시킨 게르만족 후예들(롬바르도족)과 동로마 제국의 비잔틴 세력 간의 치열한 각축장이었다. 그런데 기회가 찾아왔다. 양쪽 진영은 모두 노르만 기사를 용병으로 고용하고자 했다.


시칠리아에서 사라센을 추방했던 노르만의 정복 과정은 특유의 인형극으로 발전되어 지금까지 전해진다. 사라센은 75년에 걸쳐 시칠리아를 점령했지만(827~902년), 노르만의 로저 1세는 30년 만에 시칠리아를 점령했다. 뒤를 이어 10살에 왕위에 오른 로저 2세는 59세의 나이로 죽을 때까지 약 50년간 시칠리아를 강력한 중앙 집권 국가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특히 문화 융합 정책은 팔레르모를 지중해 문명의 중심 도시로 만들었다.


로저 2세의 아들들은 모두 단명했다. 결국 네 번째 아들 윌리엄 1세가 왕위 계승자가 되었지만 그는 게으르고 무능한 왕이었다. 집권 초에 식민지인 북아프리카 땅도 아랍인들에게 빼앗겼고, 아버지 시대에 지중해 교역을 주름잡았던 사라센 상인들도 북아프리카로 속속 귀국해버렸다. 왕위에 오른 지 5년도 지나지 않아 시칠리아 곳곳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시칠리아 왕위는 윌이엄 2세(1166~1189년 재위)에게로 넘어갔다. 노르만의 문화 융합 정책이 다시 개화했다. 이는 새로운 왕조의 개입을 불러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윌리엄 2세는 1189년에 임종했고, 그의 별명은 ‘선한 왕 윌리엄’이었다. 모든 인종과 종교를 존중하고 가문의 문화 융합 정책을 계승했던 그의 통치는 시칠리아 주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의 죽음과 더불어 노르만 오트빌 가문의 시칠리아 통치가 종결되었다. 1040년 시라쿠사를 점령했던 ‘철권의 윌리엄’을 필두로, 로저 2세가 교황청으로부터 왕위를 인정받았던 1130년을 거쳐, 2명의 로저와 2명의 윌리엄이 통치했던 시대가 마감된 것이다.



몬레알레 대성당


그리스, 로마, 비잔틴, 그리고 사라센이 시칠리아의 농촌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면, 노르만인들은 시칠리아의 도시들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라틴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정교회, 그리고 이슬람 신앙을 융합했던 노르만의 개방성 덕분에 시칠리아는 지중해의 곡물 창고에서 유럽 문화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었다.


시칠리아 여행시 휴대해야 할 도서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로 주목받는 시칠리아는 역사와 문명을 만나는 장소이다. 그리스와 로마 문명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박물관 같은 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칠리아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시칠리아는 슬픔의 땅이자, 수탈과 압제에 시달린 역사의 현장이다. 시칠리아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책을 미리 읽거나 휴대하길 권한다.




#시칠리아 #인문학 #김상근 #이탈리아 #시공사 #40대추천도서


펍스테이션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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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인문 기행 - 동해 바닷가 길에서 만난 우리 역사 이야기
신정일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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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고보니 우리땅 명소들을 직접 발로 체험하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심 강했지만 알고보니 허탕투성이 삶이었음을. 책의 소개글을 읽고보니 더 늙어 걷기 힘들기 전에 해파랑길로 떠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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