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도시 Z
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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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잃어버린 도시 Z>라는 책은 가상 소설인 줄 알았어. 동명의 영화도 개봉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그런데 이 책은 소설적인 요소를 담고 있지만, 실존했었던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단다. 르포라고 볼 수 있어지은이는 데이비드 그랜이라는 사람으로 미국의 기자로써, 탐사 추적 전문 작가로 소개가 되어 있더구나. 특히 극지 탐험가들을 비롯한 역사상 특별한 발자취를 남긴 인간과 사건에 대한 글을 많이 썼대.

이 책 <잃어버린 도시 Z>는 아마존의 전설적인 도시를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어쩌면 찾았을지도 모를, 하지만 소식이 끊긴 퍼시 해리슨 포셋이라는 탐험가의 이야기란다. 20세기 최대 탐험 미스터리 중 하나가 (아빠는 몰랐지만…) 바로 잃어버린 도시 Z라고 하는구나. 아마존 밀림 속 어딘가에 거대한 고대 도시가 있다는 거야. 마치 마야 문명이나 아즈텍 문명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그 잃어버린 도시 Z 를 찾기 위해 도전을 했다는구나. 지은이 데이비드 그랜은 우연히 퍼시 해리슨 포셋이 잃어버린 도시 Z를 찾으러 갔다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 가보기로 했어.

포셋은 1925 1월 스물한 살의 아들 잭과 잭의 친구 롤리 리멜과 함께 잃어버린 도시 Z를 떠나 아마존 길을 떠났단다.

 

 

1.

포셋은 영국사람으로 원래 군인으로 중위였어. 그는 탐험을 좋아해서, 왕립지리학회에 가입을 하여, 탐험대 수업을 받고, 왕립지리학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시험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어. 참고로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왕립지리학회에 속해 있었다고 하는구나. 진화론의 다윈, 남극 탐험가 스콧도 왕립지리학회 회원이었대.

포셋의 첫 번째 임무는 모로코에서 있었고, 두 번째 임무가 아마존에서의 임무였어. 당시 고무가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는데, 아마존이 고무 최대 생산지였던 거야. 그런데 아마존 밀림은 국경이 불분명해서 국가 간의 국경 분쟁이 끊이지 않았어. 국경에 대해 명확히 해달라며 왕립지리학회에 의뢰를 했대.

아마존… 그곳은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야.. 이미 많은 탐험가들이 죽거나 실종된 그런 곳이었어. 식인물고기들도 많고, 아나콘다 같은 무시무시한 뱀들도 있고, 각종 독충과 말리리아 모기 등 생명을 위협하는 생물체들이 많았어. 그것뿐만 아니라 적대적인 많은 부족들이 있었어. 식인종도 있었대. 아마존을 탐험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것이었어. 첫 탐험을 나선 포셋과 그의 탐험대도 예외가 아니었어. 포셋이 비록 임무를 완수하기는 했지만 포셋의 많은 일행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죽었다고 하는구나.

첫 번째 아마존을 다녀온 이후 그는 아마존에 매력을 느끼고, 두 번째 탐험을 계획했어. 그의 탐험을 관심을 가지고, 같이 동행하고자 하는 이가 있었어. 북극탐험을 했었던 머레이라는 사람인데, 그 또한 탐험을 좋아했고, 아마존 탐험에 자원을 한 거야. 그러나, 극 탐험과 아마존의 밀림은 전혀 다른 곳이었어. 머레이가 극 탐험에는 전문가일지 몰라도 아마존 탐험에는 아마추어였던 거야. 포셋과 머레이는 계속 갈등과 대립을 하게 되었어. 더욱이 머레이는 아마존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상을 당했고, 점점 뒤쳐지게 되었어. 부상당한 머레이로 인해 탐험대 전체가 점점 뒤쳐지게 되었고, 위험에 대한 노출도 커져갔어. 결국 포셋은 병든 머레이를 홀로 남겨 두고 탐험을 하기로 결정했단다. 가망이 없다고 판단을 했거든다른 사람들에게 짐만 되었고, 다른 사람도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어. 하지만, 머레이는 극적으로 살아났고, 포셋을 맹비난하기도 했어. 포셋의 냉철하면서, 무서운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보여주는 에피소드였단다.

 

 

2.

포셋은 그 이 이후에도 아마존 탐험을 수차례 했고, 자타공인 아마존 최고 전문가가 되었단다. 그러던 어느날 포셋은 도서관에서 엘도라도라는 곳이 있다는 글을 보게 되었어. 그리고 그 엘도라도를 아직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함께포셋은 그 엘도라도가 아마존 밀림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는 그곳을 잃어버린 도시 Z라고 했어. 그리고 그 잃어버린 도시 Z은 그의 목표가 되었어. 이것은 커다란 도전이라고 생각했고, 포셋은 그 모험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갔단다.

 

그런데 전쟁이 일어났어. 후에 1차 세계 대전이라고 이름 붙은 큰 전쟁이었어. 군인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그 전쟁에 참여해야만 했어. 오랜 시간이 흐르고 전쟁이 끝나서, 다시 잃어버린 도시를 탐험 준비를 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돈이 문제였어. 전쟁 전에는 왕립지리학회에서 지원을 해주었으나, 전쟁이 끝난 후에는 전쟁으로 정부 재정이 좋지 않아서, 왕립지리학회의 지원이 뚝 끊겼어. 자금도 혼자 마련해야 했어. 이때 미국의 어떤 기자가 미국 신문에 포셋의 탐험기를 실으면 지원을 해준다고 했어. 그렇게 포셋은 지금까지 자신이 한 탐험기를 기고하기도 했단다.

그 사이, 또 다른 안 좋은 소식이 있었어. 잃어버린 도시를 찾고자 길을 나선 사람이 또 있다는 거야. 그것도 돈이 엄청 많은 억만장자로 라이스라는 사람이야. 라이스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와 장비로 잃어버린 도시를 찾기 위해 아마존으로 갔어. 포셋은 다급해졌어. 역사는 일등만 기억하거든잃어버린 도시 두번째 발견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이거든. 마치 남극탐험의 경쟁자였던 아문센과 스콧이 생각나기도 하는구나. 좋은 장비를 갖춘 아문센과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지 못한 스콧의 대결그리고 장비를 갖춘 아문센의 승리그리고 역사는 아문센만 알아주고, 스콧은 이름없는 영웅이 되었잖아. 이 일이 1911년에 있었던 일이니까 포셋도 알고 있었을지 몰라.

그래서 다급해졌는지도 몰라. 포셋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잃어버린 도시 Z 탐험에 나서게 되었단다. 장기간의 탐험이 될 것으로 생각해서 그는 최소한의 탐험대를 꾸몄단다. 만능스포츠맨이었던 자신의 첫째 아들 잭과 잭의 친구 리멜이 그렇게 합류한 것이야. 현지에서도 현지인과 가이드도 최소로 꾸몄단다. 당시 브라질 언론에서도 포셋의 이 위대한 도전을 대서특필했다고 하는구나. 이미 포셋은 탐험가로써 많이 유명해진 상태였거든그렇게 탐험을 시작했어, 처음에는 순탄한 탐험이었어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쉽지 않은 탐험이었단다. 리멜이 부상으로 일정이 자꾸 뒤쳐졌어. 그리고 위험지역에 도달하게 되자, 가이드와 현지인들은 더 이상 가지 못하겠다 했어. 그곳에서 포셋, , 리멜만 계속 숲으로 전진하고, 나머지 가이드와 현지인들은 돌아왔다고 하는구나.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모습이었대. 영국에서는 가족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희망의 줄은 점점 가늘어져만 갔지.

 

 

3.

그 이후 많은 사람들이 포셋을 찾으려고 길을 나섰어. 소문도 무성했어. 포셋 일행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람.. 포셋 일행이 어떤 부족과 함께 지내고 있다는 사람등등. 그리고 어떤 이들은 포셋이 결국 잃어버린 도시를 찾아서, 그곳 생활에 만족하고 그곳에서 잘 살고 있다는 사람들도 있었어. 아무튼 공식적으로 그들은 실종 상태이다 보니, 그들을 구출하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있었대. 가장 최근에는 1996년까지도 있었다고 하니, 지난 세기 내내 그를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볼 수 있었어. 하지만, 여전히 그는 실종 상태이고, 그가 찾으려고 했던 잃어버린 도시도 찾은 이 없고, 오히려 그를 찾으려고 아마존에 들어갔다가 죽은 사람은 무지하게 많았다고 했어. 수십 명인가 수백 명인가, 아무튼 엄청 많은 숫자였어.

취재를 하던 지은이 데이비드 그랜은, 그가 찾으려고 했던 잃어버린 도시를 자취를 드디어 볼 수 있었어. 원주민의 안내에 따라 간 곳에서 저 멀리 건축물의 흔적이 보였던 거야. 하지만 그것은 건축물이 아니고, 풍화작용으로 생긴 신기루였다는구나. 그것이 소문을 타고, 화려했던 고대 문명 도시로 알려지게 된 것이야..

하지만, 2006년 하버드대학교 고고학 팀은 일부 아마존 지역에서 원주민들이 돌을 이용해서 건축물을 만들었다는 증거를 찾았대. 그리고 브라질 과학기술연구소에서는 아마존 북부 지역에 거대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천문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대. 그러니까 진짜 아마존에 고대 문명의 유적이 있었다는 것이지…. 아직 아마존은 밝혀지지 않은 곳이 많은 미지의 세계라고 해.

아마존. 지구의 심장이라고 하는 아마존. 그 장대한 밀림은 지구 환경에 아주 중요한 곳이야. 하지만, 신문상에서 보면 그 밀림이 무지막지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할 수 있단다.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밀림은 파괴되고 있어. 지구의 심장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지돈을 위해 자신의 장기를 파는 행위라고 해야 하나아마존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지구를 위해, 우리 인류를 위해아마존이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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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통권 160호 - 2018년 5월~6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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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지난 4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단다.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남북의 평화무드가 아주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고, 그 첫 번째 정점이 남북정상회담이었어. 그리고 곧이어 이어진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그야말로 너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꿈인가 생시인가 싶을 정도였단다. 그러던 중 역시나, 그러면 그렇지남북 고위급 정상회담 연기로 잠시 브레이크를 밟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 다시 뒤로 가는가 싶었는데, 북한에서 의외에 반응이 있었어. 과거와 같았다면 과격한 발언을 바로 터트렸을 텐데, 이번에는 상당히 절제되고 예의 바른 반응이 나왔단다. 그 반응으로 다시 트럼프의 마음도 흔들린 것 같고.. 그런 와중에 지난 토요일(5/26) 저녁에 글씨를 잘못 읽었나 싶을 정도의 뉴스가 나왔단다. 2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고? “개최한다고”가 아니고개최되았다고?” 과거형…. 토요일 오후 3시에?

정말 놀라운 일이구나. 전세계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했던 일이 아닌가 싶구나. 정말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열일을 하고 계신 것 같아. 그 소식 이후 아빠도 계속 뉴스를 봤어. 2시간 동안 이어진 2차 정상회담에 대한 내용은 일요일 오전에 대통령님께서 직접 이야기해주셨어. 그와 거의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북미정상회담을 한다고 발표하고... 정말 드라마와 같은 극적 반전의 연속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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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이번에 읽은 녹색평론 160호 출간일이 5 2일이기 때문에, 4 27일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의 내용에 대한 소견을 담기에는 시일이 부족했을 거야. 그래도 남북정상회담 소식은 그 전에 나왔기 때문에  그런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꼭지를 몇 개 다루고 있단다. 그리고 이번 160호의 부제도 그에 걸맞게안보논리를 넘어서 평화체제로였어.

두 나라간의 외교라는 것이 어찌 보면 두 나라 간의 약속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소한 일로 일방적으로 없던 일로 해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것도 강대국이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거만하고 치사한 행동이지.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것에 대해 일인자였기 때문에 이렇게 들쭉날쭉한 그의 행보를 보고 있는 세계사람들은 그러려니 할 것 같아. 북한으로서도 억울한 면이 있을 거야. 지난 1990년대부터 나름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을 했는데,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그 약속들을 폐기하다 보니 뿔이 날만 하겠지.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을 어기면 어떻게 하냐 그런 우려가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구나. 그동안 역사를 보면 약속을 번번이, 먼저 깬 것은 오히려 미국이었다고 하는구나. 우리나라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의 정상회담에서 마련한 10.4 선언도 MB가 그대로 폐기처분 해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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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그런데 공교롭게도 부시가 북한을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시점에, 북한은 핵과 미사일 관련 합의를 비교적 잘 지키고 있었다. 핵무기 개발을 중단키로 한 제네바 합의를 이행하고, 부시 행정부로부터도 중유를 받고 있었다. 2002년 말에 불거진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보유 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이지만, 확실한 것은 부시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언급하기 전후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관련해서도, 북미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발사를 유예하겠다고 약속한 1999년 베를린 합의 및 2000년 북미 공동코뮤니티를 준수하고 있었다. 9.11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알 카에다와도 아무런 관계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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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제어 불가의 트럼프가 또 어떤 말을 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을 깰지 모른다고 하는구나. 아빠도 트럼프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오히려 비주류였던 트럼프라서 편견이 없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런 트럼프의 성격을 잘 다스려서 조정한다면, 남부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평론도 있더구나. 트럼프 주변의 강경파와 일본 정부의 깐죽, 우리나라 제 1 야당의 시대에 역행하는 행동이 걸림돌이 될까 우려가 되긴 하지만…. 지금까지는 북미정상회담이 해피 엔딩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듯하여 기분이 좋구나.

 

1.

아빠가 좋아하는 역사학자 한홍구님의 글이 실렸단다. 한홍구님의 글은 앞뒤 눈치 안 보고, 팩트를 기반을 해서 속 시원한 평론을 적어주셔서 늘 좋았어. 이번 160호에 실린 그의 글은 한국 개신교가 왜 보수세력의 상징이 되었는가에 관한 글이란다. 그 역사는 광복 직후로 거슬러 올라 간단다. 광복 후 공산당의 핍박을 받은 서북출신월남개신교들이 남쪽으로 내려와서 폭력적으로 적선을 접수하면서 기반을 잡게 된대.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은 자신이 기독교여서 그런지 내각의 상당수는 기독교도로 채워 기독교 내각을 세웠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4.3 사건 때 민간인들에게 만행을 저지른 이들 중에 서북청년단이 핵심이었는데, 그들이 바로 서북출신 월남개신교도들이었어. 한국 전쟁 이후 기독교는 기독교는 반공, 친미, 국가권력과 결탁을 하면서, 급격하게 팽창을 했어. 1970년대 일부 분파가 민주화 운동을 했지만, 그야말로 소수였여. 1987년 민주항쟁 이후 더욱 보수화되었고, 1989년 한기총이 출범하고, 순복음교회 등 대형화가 되면서 더욱 보수화되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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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

1950년 한국의 기독교 신자 수는 50만 명이었는데, 1991 800만을 넘어섰다. 1990년 초까지 10년 단위로 두 배씩 팽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기독교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급팽창했지만, 양적인 성장이 곧 질적인 성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성장을 향해 돌진해간 한국의 기독교는 종교적인 내면화를 거칠 겨를이 없었다. 한국 기독교의 팽창은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조금 오래된 1993년 통계이지만, 전세계 50개 대형교회의 거의 절반인 23개가 한국에 있고, 서울은 대형교회 신자 수에서 단연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25년가량이 지난 지금 더욱 강화되었을 것이다. 강남개발 등 부동산 붐과 맞물린 대형교회의 출현은 중소 교회의 몰락을 가져왔다. 대형교회의 팽창은 신자가 늘어난 것보다는 중소 교회 신자의 수평이동에 의거한 것이다. 세계 최대의 대형교회는 조용기 목사의 여의도순복음교회이고, 그 다음은 조용기의 동생 조용목 목사의 은혜와진리교회이다. 조용기 목사는 한때 주류 기독교에서 이단시했으나, 그 엄청난 신도 수 때문에 한국 개신교의 주류에 당당히 진입하였다. 하나님을 믿고 구원을 받으면 영혼과 육체, 물질적 축복이 따른다는 조용기의 삼박자 구원론은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 불안에 떠는 대중들을 사로잡아 순복음교회를 단시간에 급성장시켰다. 순복음교회의 성장은 성장주의와 반공주의의 굳은 결합의 산물로서 개신교를 넘어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필수적인 창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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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교회들 중심으로 보수 권력에 빌붙고, 정치적인 영향력을 보이려고 하는 경향도 있고, 내부적은 비리와 권력투쟁으로 다른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해.. 그런 개신도가 과연 앞으로 내부 개혁을 거쳐 종교 그 순수한 목적을 되찾아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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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한국 개신교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밝음과 짠맛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문제는 한국 개신교가 밝음과 짠맛을 스스로 회복할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개독교라고 사회로부터 지탄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단지 이 글에서 다룬성조기 휘날리며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 사회의 영적-정신적 지도력과는 거리가 먼 기복신앙, 다른 종교를 배려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무례한 종교’, 주류 개신교에서는 이단이라 하지만 일반 사회에서는 기독교 분파로 인식되는 집단들의 사회적 문제 야기, 주류 개신교 내에서 벌어지는 세습과 탈법과 재산싸움과 성추문 등등 개신교가 안고 있는 문제는 끝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할 힘은 개신교 내부로부터 나와야 한다. 1970년대의 유신 시기, 개신교는 우리사회의 억눌린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데 앞장섰었다. 개신교가 사회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정상이지, 시민들이 개신교의 거듭남을 위해 기도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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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낮아지는 출산율…. 왜 이것이 걱정거리가 되는 것인가? 인구절벽이라는 말이 있어. 15세에서 64세까지의 생산활동이 가능한 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해. 일부 보수 경제학자들은 이 연령대의 인구 감소는 생산 활동에 영향을 준다고 했어. 하지만, 사람의 노동시간은 기계의 발달로 인해 줄어들 거라는 것은 그 옛날 사상가와 경제학자들도 예견한 바 있단다. 얼마 전에 아빠가 읽은 책들을 통해 이야기한 것처럼 토머스 모어는 1일 여섯 시간만 하면 충분하다고 했고, 케인스는 더 나아가 1일 세 시간만 하면 된다고 했어. 그러므로 인구가 줄어든다고 해서 일부 경제학자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생산 측면에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그들이 실제로 걱정하는 것은 바로 소비 인구의 감소란다. 케인즈가 노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소비 감소에 대한 대책도 이야기했었어. 그것은 바로 사회적 부를 나눠주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인구절벽에 대한 걱정의 해법으로 인구를 무조건 많이 낳아라 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분배를 어떻게 하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지. 그 인구절벽이 특정 인구의 줄고 노인층 등이 늘어나는 것이라면, 그 늘어나는 노인층이 마음 놓고 소비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해. 문제에 대한 접근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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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자본이 인구절벽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소비의 침체라고 했다. 문제가 소비의 침체라면, 해법은 단순히 인구를 늘리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본질은 고령화에 접어든 노인들이 마음 놓고 소비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당연히 강력한 노인복지 시스템이다. 그리고 왕성한 소비를 즐길 40대에게는 걱정과 불안, 공포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였다. 우리가 인구절벽을 고민하는 자본가들에게 해줄 말도 이와 비슷하다. 지금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는 절대로 인구감소가 아니다. “문제는 복지와 분재야, 이 바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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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위기는 맞아.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잉여 인간의 급증우리나라도 곧 1300만의 잉여 인간이 생긴다고 하는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잉여 인간이라는 것은 생산 능력 여부와 상관이 없어. 잉여 인간은 소비 능력 여부로 결정이 되는 거야. 모든 사람들이 소비 능력만 있다면 별 문제는 없어. 하시만 소비 능력이 떨어진 사람들의 수가 많아지면 폭동 야기의 가능성도 높아지게 되지. 이런 인구구조의 변화여 여전히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기반으로 답을 찾으려고 하면 안돼. 탈 시장 경제 사회로 전환해야 하는 거야. 그러면서 공동체 영역을 다시 회복해서 하고, 공동체 노동을 제도화하고 시민수당이나 조건부라도 기본소득제도를 세우는 것만이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가 있단다.

이제 앞으로 경제 성장이 없는 시대가 올 거야.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이런 시대 진보는 탈산업사회를 주장해야 해그러면서 몇 가지 준비 자세라고 할까? 그런 것을 제시하고 있어..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질 테니 이것에 대해 미리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어. 그리고 계층 간의 장벽이 없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어. 도시를 설계 함에 있어 도시 공간에 녹색이 가득 차게 설계에 해야 하고, 국가 간의 적대 관계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어. 경제를 중시하여 생산을 계속 하려고 한다면 지구의 미래는 붕괴만기 기다리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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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역설적이지만, 환경문제는 국제관계를 평화적으로 만드는 길이 될 수도 있다. 환경위기 때문에 운명공동체라는 개념이 강화될 수 있는 것이다. ‘문명의 충돌이라는 논리를 고집하는 새뮤얼 헌팅턴 등의 논객은 문명이 늘 상호의존적인 과정을 통해서 전개돼온 역사를 망각하고 있다. 벤자민 프리드먼은 행복감에 관한 국제적인 조사를 통하여 그와 같은 문명 간의 교류를 고찰했다. 1960년대에 쿠바, 미국, 나이지리아는 각자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행복도는 동일했다. 오늘날 행복감에 관한 국제적 조사를 보면, 나라 안에서는 부자일수록 행복감이 높듯이, 국민의 행복도도 타국과의 비교에서 순위가 결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프리드먼의 설명이다. , 일찍이 사람들은 자신을 이웃 사람들과 비교했지만, 지금은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덕분에 거리를 먼 공동체에서 이상적인 모델을 찾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타인을 닮고 싶은 욕구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급증시킬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는 이것은 나쁜 소식이다. 그러나 앞으로 인간은 지구적 차원에서 자신들의 사회적 관계를 고려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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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 지 7년이 지났단다. 그 이후에는 비상식적이게도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란다. 문재인 정부가 다행히 탈핵을 선언을 했지만, 그 선언이 현재 건설되고 있는 핵발전소을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앞으로도 핵발전수 수는 계속 늘어나게 된다고 하는구나. 법 개정을 바꾸거나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 또는 시위가 있어야 핵발전소 건설을 멈출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은 희망적이지 않구나. 유독 우리나라와 일본만이 핵발전소에 대한 투명도가 무척 떨어지는 것 같아. 일본은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게 된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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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일본은) 2013년 제정된 비밀보호법은비밀을 누설한공무원과 그 밖의 사람들을 최고 10년의 징역형으로 처벌하고, ‘누설을 부추긴사람들, 특히 저널리스트들은 최고 5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4년 언론자유지수 순위를 보면, 일본은 세르비아와 보츠와나보다도 하위로 떨어져 있다. 일본변호사연합회에 의해 날카로운 비판을 받고 있는 이 비밀보호법은투명성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특히 높아진 시기에 제정된, 심히 부끄러운 전체주의적인 법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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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본에서, 그것도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멀지 않은 곳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 사람들도 반성을 해야 할 것 같구나. 2020년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방사능의 문제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는 선수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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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7)

올림픽이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릴 것이므로 지금은 공중의 시야에서 가려져 있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알아두는 일이 필요하다. 일본 올림픽위원회가 올림픽에 참가할 선수들과 관중들에게 방사능 위험에 관련된 자료를 알려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3기의 원자로가 100% 멜트다운 상태에 있는 상황을 무시하고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일본을 선정했을 때, 그 기준은 무엇이었던가? 그 결정이 무모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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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이야기할게. 헌법 개헌에 대한 이야기야. 30년도 넘은 대한민국 헌법. 세 번이나 변한 이 강산의 시대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헌법. 분명 바뀌어야 하지만, 그 주체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란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의를 했지만, 국회에 상정도 하지 못하고 시일이 지나가버렸단다. 국회에는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괴물 같은 정당이 하나 있어 국회의 절차를 따지는 사안이 있으면 좌초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란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를 하셨다고 하지만, 이 헌법 개정안을 위해서 많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아빠는 이번 녹색평론 160호를 통해서 알게 되었단다. 그 중에 이번 개헌안을 위해 무작위로 추첨한 시민들로 이루어진 국민헌법자문위원회가 있었다는 거야. 추첨으로 시민들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아빠가 지지하는 추첨 민주주의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큰 걸음이라고 생각해.

개헌안의 내용보다 그 개헌안을 도출하기 위한 이 방법론에 아빠는 더 큰 의미를 두고, 점수를 주고 싶구나. 그런데 이런 국민헌법자문위원회의 존재에 대해서 언론에서는 이야기를 했었나? 아빠는 그런 소식을 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아쉽구나. 그 국민헌법자문위원회에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았던 하승수님께 부위원장을 맡았었대. 그래서 국민헌법자문위원회에서 있었던 일을 정리해서 이번 녹색평론 160호에 실었단다.

헌법 개정을 하면서, 토지공개념에 대한 의견이 있었는데, 그 토지공개념에 대해서 소위 보수 정당이라는 곳에서는 게거품을 물고 비판하며 반대를 했었단다. 그들의 논리를 들어보면 토지공개념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고, 무작정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반대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졌어. 안쓰럽기까지 하더구나. 아빠도 토지는 공공재로 취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왜 이유를 이번 160호에 내용을 실었는데, 일부 부분을 발췌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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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5)

이해관계를 떠나서 생각해보자. 토지는 사람이 만들지 않았다. 토지가치는 땅 주인의 노력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가치다. 재생산이 불가능한 토지는 모두가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고 인간이 만들어냈으므로 생산자가 그것의 이익을 향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반 재화와는 달리, 토지에는 공적 개념을 강하게 적용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지금 이상식을 헌법에 넣으려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이 상식이 뿌리내려야 올바른 사유재산제를 구현할 수 있고, 투기 없는 자유시장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며,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의 헌법으로는 토지투기도, 토지로 인한 불평등 심화도, 주거 불안정도 해결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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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떻게든 개헌을 해야 할 거야. 국회의 그 괴물들의 방해 공작이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할 시기란다. 그 괴물들이 허튼 짓 못하도록 감시도 해야 해. 그리고 좀더 나아가 헌법 개정을 할 때 이번 160호에서 소개한 녹색헌법의 내용들도 포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

5.

연재되고 있는 <스승과 제자>에서 이번에는 함석헌과 그의 스승 유영모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 거기서 함석헌의 시 한 편을 소개해 주었는데, 괜찮아서 적어보았단다. 제목은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너희들도 이 시를 잘 읽어보고 ‘그 사람이 있기를, 그리고그 사람;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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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8)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함석헌이 1947 7 20일에 쓴 시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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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사람은 식물과 같다. 빛을 향해 자라난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과학을 선택한 것은 과학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의미의 집, 다시 말해 안전함을 느끼는 장소를 내게 제공해준 것이 과학이었다.

(44)

새로운 생물의 종이나, 새로운 무기물, 새로운 소립자, 새로운 분자, 혹은 새로운 은하계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권리는 어느 과학자든 바라 마지않는 가장 높은 명예이자, 위대한 임무이다. 각각의 과학 분야는 이름 짓는 관습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칙과 전통을 가지고 있다. 지금 막 발견한 새로운 것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지식을 총동원한 다음 지금까지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미소 짓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려내서 현대적이면서도 영구한 이미지를 암시하는 표현을 생각해내면 마침내 그 소중한 대상에 세례명을 붙일 수 있다. 그러고는 이 서투르게 이름 짓는 결과의 작은 부분이라도 앞으로 영원히 변치 않고 받아들여질지 모른다는 가망 없는 염원을 한다.

(49)

시간은, , 내 나무에 대한 나의 눈, 그리고 내 나무가 자신을 보는 눈에 대한 나의 눈을 변화시켰다. 과학은 나에게 모든 것이 처음 추측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을 발견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라는 것을 가르쳐줬다. 과학은 또 한때 벌어졌거나 존재했지만 이제 존재하지 않는 모든 중요한 것을 주의 깊게 적어두는 것이야말로 망각에 대한 유일한 방어라도 것도 가르쳐줬다. 나보다 더 오래 살았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내 나무도 그중 하나이다.

(50)

씨앗은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지 안다. 대부분의 씨앗은 자라기 시작하기 전 적어도 1년은 기다린다. 체리 씨앗은 아무 문제없이 100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각각의 씨앗이 정확히 무엇을 기다리는지는 그 씨앗만이 안다. 씨앗이 성정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 그 기회를 타고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 듯 싹을 틔우려면 그 씨앗이 기다리고 있던 온도와 수분, 빛의 적절한 조합과 다른 많은 조건이 맞아떨어졌다는 신호가 있어야 한다.

(81)

첫 뿌리가 감수하는 위험만큼 더 두려운 것은 없다. 운이 좋은 뿌리는 결국 물을 찾겠지만 첫 뿌리의 첫 임무는 닻을 내리는 것이다. 닻을 내려 떡잎을 한곳에 고정시키는 순간부터 그때까지 누리던 수동적인 이동 생활에 영원히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일단 첫 뿌리를 뻗고 나면 그 식물은 덜 추운 곳으로, 덜 건조한 곳으로, 덜 위험한 곳으로 옮길 희망(그 희망이 아무리 미약한 것이었다 할지라도)을 포기해야 한다. 서리와 가뭄과 굶주린 입이 찾아와도 그로부터 도망갈 가능성 없이 모든 것을 직면해야 한다. 그 작은 뿌리는 자기가 앉아 있는 그 장소에 몇 년,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의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를 점칠 기회를 딱 한 번 가진다. 뿌리는 그 순간의 빛과 습도를 감지하고 자기 속에 내재된 프로그램으로 정보를 점검한 다음 글자 그대로 몸을 던져 뛰어든다.

(96)

배아 안에는 떡잎이 들어 있다. 이미 만들어진 두 개의 적은 이파리인 떡잎은 구명용 보트처럼 비상시 부풀려서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생명 유지 장치다. 가장 가까운 자동차 수리점 정도까지만 갈 수 있게 만들어진 스페어 타이어와 마찬가지로 떡잎도 작고 빈약하다. 수액이 들어가 팽창이 되면 겨우 초록빛 물이 조금 든 이 떡잎들은 겨울날 고물차에 시동을 걸 듯 광합성을 시작한다. 조잡한 구조의 떡잎은 절뚝거리면서도 진짜 이파리를 만들어낼 준비가 될 때까지 식물 전체를 지탱하다가 시들어서 떨어진다. 식물이 만들어낼 이파리 모양과도 전혀 다른 모양을 띤 채로.

(115)

목재는 강하고, 가볍고, 유연하고, 무독성이며, 날씨의 변화에 강하다. 수천 년 동안 발전한 인류 문명에도 우리는 이보다 더 나은 다목적 건축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같은 면적이라면 목재 기둥은 강철만큼 강하고, 신축성은 열 배이면서도 무게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 고도의 기술을 적용한 인공 물질이 많이 나왔음에도 주택을 지을 때 가장 인기 있는 자재는 목재다. 미국에서만 지난 20년 사이에 사용된 나무 판자를 나열하면 지구에서 화성까지 다리를 놓을 수 있다.

(182)

살지 않아야 할 곳에서 사는 식물은 골칫덩어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살지 않아야 할 곳에서 번창하는 식물이 잡초다. 우리는 잡초의 대담성에 화를 내지는 않는다. 모든 씨앗은 대담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화를 내는 것은 잡초들의 눈부신 성공이다. 인간들은 잡초밖에 살 수 없는 세상을 만들어놓고 잡초가 많이 자란 것을 보면 충격을 받은 척, 화가 나는 척한다. 우리가 이렇게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은 사실 아무 상관이 없다. 식물의 세계에서는 이미 혁명이 일어나서 인간이 개입한 모든 공간에서는 침입자들이 쉽게 원주민들을 내쫓고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우리가 아무 힘도 없이 그저 입으로만 잡초를 욕해봤자 이 혁명을 멈추지는 못한다. 지금 목격하고 있는 혁명은 우리가 원한 것이 아니라 촉발한 것일 뿐이다.

(274)

눈 속에서 사는 식물들에게 겨울은 여행이다. 식물은 우리처럼 공간을 이동하면서 여행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장소를 이동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사건을 하나하나 경험하고 견뎌내면서 시간을 통한 여행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은 특히 긴 여행이다. 나무들은 오지를 긴 시간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조언과 똑 같은 조언을 따른다. 짐을 단단히 싸라는 조언 말이다.

(327-8)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을 올림픽 규격 수영장에 비유한다면, 흙속에서 식물들이 취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청량음료 병 하나를 채우지도 못하는 양이다. 나무들은 너무도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이파리 한 줌 만들어내는 데에도 1 갤런 이상이 필요하다) 뿌리가 능동적으로 흙을 빨아대는 상상을 하고 싶어질 정도다. 그러나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나무의 뿐리는 전적으로 수동적이다. 물은 낮 동안 수동적으로 뿌리 안으로 흘러들어가고, 밤 동안 수동적으로 뿌리 밖으로 흘러나온다. 달의 영향을 받아 벌어지는 바다의 조수간만만큼이나 정확하다. 뿌리 조직은 스펀지처럼 작동한다. 엎지른 우유에 마른 스펀지를 대면 자동적으로 부피가 커지면서 액체를 빨아들인다. 그 축축한 스펀지를 건조한 시멘트에 올려놓으면 얼마 가지 않아 액체가 흘러나와 시멘트 위에 얼룩이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디서 땅을 파더라도 기반암에 가까워질수록 흙은 더 축축해진다.

(366)

아이에게 하는 입맞춤 하나하나는 내가 그토록 절실히 원했지만 받지 못했던 모든 입맞춤이다. 그리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이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내가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이제는 내 사랑이 아이가 이해하기에 너무 큰 건 아닐까 걱정한다.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알 필요가 있고, 나는 내가 느끼는 이 풍요로운 사랑을 모두 표현할 능력이 없어 무력감을 느낀다. 이제 나는 내 나이들이야말로 내가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기다렸던 기다림의 끝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 아이는 불가능한 동시에 불가피했다는 것을 깨닫고, 누군가의 엄마가 될 단 한 번의 기회가 한 번 내게 주어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 나는 이 아이의 엄마(이 말을 이제는 할 수 있다)지만 오직 내가 기대했던 엄마 노릇의 관념에서 나 자신을 해방시킨 후에야 엄마 노릇을 할 수 있었다.

(396-7)

나는 남의 말을 듣는 데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을 잘 한다. 나는 똑똑하다는 말을 들었고, 단순하다는 말도 들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일을 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고, 내가 해낸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도 들었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내가 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말도 들었다. 나는 영생을 얻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일찍 죽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너무 여성적이라는 꾸지람을 들었는가 하면 너무 남성적이어서 못 믿겠다는 말도 들었다. 내가 너무 예민하다는 경고를 받은 적도 있고, 비정하고 무감각하다는 비난도 들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은 모두 나만큼이나 현재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래를 보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그런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내가 여성 과학자이기 때문에 누구도 도대체 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따라서 상황이 닥치면 그때그때 내가 무엇인지를 만들어나가면 되는 값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동료들의 충고를 듣지 않고, 나도 그들에게 충고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음 두 문장을 되뇐다. : 이 일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야만 할 때를 빼고.

(400)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녹색이라는 단어는 자란다라는 동사와 어원을 같이한다. 자유 연상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녹색이라는 단어와 자연, 휴식, 평화, 긍정이라는 개념을 연관 지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녹색을 잠시 스쳐 지나가는 식으로라도 접하면 단순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서도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해마다 조금씩 녹색이 줄어가고 있다. 컨디션이 나쁜 날이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이 전 지구적인 문제들이 악화되고만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늘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 즉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자손들을 황폐한 폐허에 남겨두고 떠날 것이라는 두려움, 지금까지 어느 때보다 더 병들고, 굶주리고, 전쟁에 시달리고, 심지어 녹색이 주는 소박한 위안마저도 박탈당한 채 사는 세상을 남기고 떠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이 문제에 대해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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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현실에서 만드는 법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은 얼마 전에 녹색평론에서 소개해서 알게 된 책이란다. 아빠는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녹색평론에서 추천한 책들을 자주 읽곤 해. 몰랐던 이야기들혹은 알았지만 좀더 깊이 알고 싶은 이야기들이 녹색평론에서 추천한 책들에는 실려 있거든. 이 책의 핵심 주제는기본소득이었단다.

언제 어떻게 경제활동이 중단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그것은 직장을 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안고 있는 불안감이 아닐까 싶구나. 그런 불안감을 일소에 해결해줄 있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란 것을, 아빠는 오래 전에 녹색평론을 통해서 알게 되었어. 처음 기본소득을 접했을 때는 불가능한, 유토피아에서나 꿈꿀 수 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 후 시간이 지나고 우리나라에서도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는 정치인이 생기고, 부분적으로 기본소득을 실행하는 자치단체도 생기는 것을 보고기본소득이 먼 이야기는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녹색평론에서는 기본소득에 관한 이야기들을 종종 했는데, 얼마 전에는 기본소득에 관한 책 한 권을 소개해 주었어. 그것이 바로 뤼트허트 브레이만의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이라는 책이야. 지은이 뤼트허트 브레이만은 새롭게 떠오르는 유럽의 젊은 사상가로 소개가 되었더구나. 지은이 이름이 어려워서 그의 이름을 오래 외우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그의 책들이 또 출간이 되면 관심을 가져봐야 하겠구나. 책 제목에 유토피아라는 말이 있잖아.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읽었어.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고 싶어서 말이야.

1.

어떤 면을 보면 토머스 모어가 이야기한 유토피아는 어느 정도 도달한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1820년 전세계는 94%의 극도의 빈곤을 겪고 있었대. 하지만, 불과 200년도 안된 1981년에는 44%로 급격히 줄었고, 오늘날은 10%미만이 되었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굶어 죽지 않는 세상이 된 거지. 도대체 지난 200년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전체적으로 인류는 부를 쌓았고, 영양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게 되었고, 전쟁은 줄어들었고, 사람들의 건강은 좋아졌고, 역병도 상당히 줄어들었어그렇다 보니 기대수명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었어.

자본주의라는 폭주기관차를 타고 달려온 결과라고 할까? 물론 부작용도 많았어. 부와 과잉의 시대이제 앞으로는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잘 못하는 시절이 올 거라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어. 아빠도 종종 그런 생각을 해봤어.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지경제성장은 저성장을 넘어 성장제로 또는 역성장의 시대가 올 텐데너희들이 어른들이 될 즈음에는 지금보다 더 힘든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그런 환경과 시스템을 너희들을 비롯한 미래 세대들에게 넘겨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회구성원의 한 명으로써 죄책감마저 들곤 한단다.

오늘날 신자유주의는 말이 자유이지,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 되어버렸어. 그런 경쟁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이들이 우울증에 걸려 고생하기도 하고그런데, 미래마저 암울하다면 어떨까? 지은이는 이런 시스템을 바꾸고, 인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버트란트 러셀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했대. “인간이 스스로 행복하려면 이런저런 즐거움 뿐만 아니라 희망과 진취적인 기상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이야, 오늘날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의 몰락을 앞둔 시점에, 어떤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하는가?

2.

빈민 구제에 대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정책들을 마련해 보았지만, 그냥 일정 정도 돈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여러 사례를 통해 밝혀졌다고 하는구나. 런던 노숙자들에게 그냥 돈을 주는 정책을 시행한 적이 있는데, 곧바로 효과나 나타났다고 했어. 그들은 그 돈을 기반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나갔다는 것이지. 이것은 런던노숙자뿐만 아니라, 우간다의 빈민촌 사례에서도 볼 수 있었어.

이미 세계적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실험 사례는 많이 있다고 하는구나. 1973 3월 캐나다 민컴 프로그램이란 것이 있었대. 이것도 또 하나의 기본소득에 대한 실험이었어. 13000여 명에게 빈곤선 이상을 무상으로 보상해주는 것이었어. 그들의 실험은 4년 뒤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폐지되었고, 결과 분석은 하지 않았대. 그러다가 2009년 뒤늦게 포르체라는 교수가 당시의 자료를 얻어 분석을 했더니, 대성공이었다고 하는구나. 여러 수치들이 있었겠지만, 병원에 입원한 입원율이 8.5%가 감소했고, 가정폭력도 줄었던 것으로 결과가 나왔대.

기본소득이라는 것이 최근에 들어서 생긴 정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이렇게 수십 년 전에도 실험을 하고 있었던 것이야. 미국에서도 전국적으로 기본소득을 할 뻔한 적이 있었대. 워터게이트를 불명예 퇴진을 했던 닉슨 대통령. 그 닉슨 대통령이 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었다고 하는구나. 1968년 어떤 경제학자가 기본소득을 제안했다고 했고, 닉슨도 그 제안을 받아들였대. 그리고 하원에서도 기본소득 정책이 통과를 하였으나, 상원에서 그만 통과하지 못했다고 하는구나. 그때 통과하지 못한 것에 영향을 주었던 것 중에 자문이었던 마틴 앤더슨이라는 사람의 적극적인 반대가 있었대. 이때 닉슨 대통령도 다시 기본소득에 회의적인 자세로 돌아섰다고 하는데, 마틴 앤더슨이 적극적인 반대를 했던 근거는 18세기에 영국의 스핀햄랜드에 있었던 기본소득 실험이었대.

1795년 영국 스핀햄랜드의 치안판사들은 근면한 빈곤층에게 소득을 보장해주자는 데 동의를 했대. 기본소득을 주자는 것이었지. 이로 인해 빈민을 줄이고, 폭동을 예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당시에는 여러 전문가들이 이 기본소득은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어. 그리고 이 실험의 보고서도 실패했다고 작성이 되었고, 기본소득은 폐지가 되었대. 150여 년이 지나 1960~1970년대에 당시 보고서를 다시 분석을 했더니, 보고서 내용이 조작되고, 부실한 데이터가 있었다는 증거들이 나왔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닉슨 대통령의 자문이었던 마틴 앤더슨은 기본소득을 반대했던 것이고, 결국 닉슨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던 것이야. 만일 이때 닉슨 대통령이 순간의 선택을 기본소득 채택으로 했다면, 이후 워터 게이트와 같은 불명예스러운 사건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지..

아무튼 스핀햄랜드 사례는 그 이후에 다시 분석을 하게 되었는데, 성공했던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구나. 18세기 당시 스핀햄랜드가 실패한 정책으로 보고, 영국은 기본소득이 아닌 공공부조를 통해 빈곤층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대. 공공부조라는 것은 빈민층에게 노예와 같은 강제노동을 부역하게 했다는 것이야. 다 지나고 난 일이겠지만, 지은이는 이 일을 몰상식한 일이라고 이야기했어. 여러 사례를 통해서, 기본소득은 유용한 정책이고, 골머리를 쓰지 않아도 되고, 정책을 만든다고 헛돈 들일 필요 없고 그냥 돈을 주면 된다는 것이었어.

3.

오늘날 국민총생산을 국가 경제 성적으로 많이 사용하지만, 이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어. 얼마 전에 읽은 <잠깐 애덤 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라는 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무보수 노동을 비롯하여 여러 경제활동들이 빠져있다는 것이야. 국민총생산에는 불평등이 고려되어 있지 않고, 빚에 대한 고려도 없대. 그리고 계산하는 방법이 매년 바뀌고 주관적이라서 객관적인 자료로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구나.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 이것을 정치적 용도로 이용되고 있대. 경제성장율이 어떻다면서 정치인들의 연간 성적표로 사용된다는 이야기지. 그렇다면 대안은 있을까? 파키스탄에서는 국민총행복지수라는 것이 있다는데, 이것도 주관적인 것이라서지금은 특별한 대안은 없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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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이후 기계들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노동 시간을 줄어들 것이라고 많은 사상가들이 예상을 했대. 지난번에 읽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의 책에서는 하루 6시간 일한다고 했는데, 지난 세기 초에 케인즈는 유명한 경제학자는 유토피아를 넘어, 주당 15시간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이야기했어. 하지만 여전히 주당 40시간 이상 일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노동으로 보내고 있단다. 아빠도 그런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뭐…. 그런데, 어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6시간을 일했을 때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하는구나. 사고 발생율도 줄어든다고 했어.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도 노동시간이 과해서 생긴 인재라고 했어. 노동자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발생한 사건이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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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현대 지식 경제에서는 주당 40시간의 근로시간도 지나치게 많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창의적인 능력을 계속 사용하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하루 6시간 이상 생산성을 발휘할 수 없다. 창의적인 자질과 높은 교육수준을 갖춘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부유한 국가들이 주당 근로시간을 가장 많이 줄이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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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이 줄어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정말 6시간으로 우리 경제가 잘 돌아갈까? 아빠의 회사도 생각해봤어. 하루 6시간? 가능할까? 지금 두 달 뒤부터 법제화되는 주당 52시간이 되는 것도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근무시간이 줄어든다면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개인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범지구적으로 기후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하는구나. 회사에서는 여러 사고가 줄어들고,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실업률이 낮아지게 된다고 해. 여성해방에도 도움이 되고, 인구 노령화에 대한 걱정도 줄어든다고 했어. 나라에서 복지 정책이라고 하면, 부의 재분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보다 근로시간 재분배를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것 같구나. 그렇게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근로시간을 재분배하게 되면 불평등도 줄어들고, 여성의 사회 진출도 늘어나고, 노령층에 대한 일자리도 늘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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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산업혁명 이후 기계가 공장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던 시기가 있었어. 그래서 사람들이 기계를 부셔버리는 러다이트 운동도 있었대. 하지만 일자리는 꾸준히 늘어나고 여전히 사람들은 일을 하고 있어. 또 하지만, 오늘날 기계의 발전은 분명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고 예전처럼 일자리가 늘지 않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갈이 갈수록 빈부의 격차와 불평등은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불평등이라는 것은 왜 생겨나는가? 불평등을 생겨나게 하는 것 중에 가장 큰 것이 국경이라고 하는구나. 국경이라는 것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은이는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국경을 없애는 것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단다. 그 이유를 읽어보니 쉽게 수긍이 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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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수십억 인구는 풍요의 땅에서 제품 가격의 작은 일부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노동력을 팔도록 강요당한다. 모두 국경이 있기 때문이다. 국경은 세계 역사를 통틀어 최대 단독 차별 요인이다. 같은 국가의 국민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 차이는 분리된 세계 시민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 차이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오늘날은 소득 상위 8% 부자가 전체 세계 소득의 절반을 차지하고, 상위 1% 부자가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최하위층 10억 명이 소비하는 금액은 세계 전체 소비액의 1%에 불과하지만 최상위층 10억 명의 소비액은 7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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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모든 문제점들의 궁극적인 해결 방법은 기본소득이라는구나. 물론 기본소득을 위한 재정마련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도 있지만 그런 것도 지은이는 제시하고 있단다. 그런 것보다 기본소득의 가장 큰 벽은 고정관념이라는 것이야. 존 케이너드 케인스는 이런 말을 했다는구나. 새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라 옛 아이디어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렵다. 라고…

전세계는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것이야. 그리고 여전히 기본소득을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했어. 그러면서, 지은이는 이 책을 읽은 이들에게 두 가지 조언을 했어.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기본소득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행동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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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따라서 이 책에서 제안한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모두에게 마지막으로 두 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첫째, 당신과 같은 사람이 바깥에 더욱 많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정말 많다. 내가 만났던 수없이 많은 독자들은 이 책에 소개한 개념을 전적으로 믿으며 세상이 부패하고 탐욕스럽다고 말했다. 그들에게 나는 텔레비전을 끄고 주위를 돌아보고 조직을 결성하라고 촉구했다. 세상에는 진심으로 좋은 의도를 품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둘째, 낯이 두꺼워져라. 무엇이 중요한지 아무도 당신에게 명령하지 못하게 하라.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이어야 하고, 불가능에 도전해야 한다. 이 점을 기억하라. 노예제도를 폐지하고,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동성 결혼을 요구했던 사람들도 처음에는 미치광이라는 낙인이 찍혔었다. 그들의 주장이 옳다고 역사가 증명할 때까지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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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고 싶어해. 아빠도 그렇고, 너희들도 그렇고다들 행복하게 살면 좋지오늘날처럼 불평등의 심하고, 경쟁이 치열하고 돈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세상에서 행복이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문제점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도 기본소득에 대해 좀더 깊이 있는 관심을, 많은 사람들이 가졌으면 좋겠구나. 그래야 정치인들도 좀더 신경을 쓰지 않을까 싶구나. ,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26)



모어는 유토피아 개념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위험하다고 이해했다. 철학자이자 선도적인 유토피아 전문가 라이먼 타워 사전트는 이렇게 주장했다. "인간은 유토피아의 존재를 열정적으로 믿을 수 있어야 하고, 아울러 자기 신념에 깃든 부조리를 꿰뚫어보고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유머나 풍자와 마찬가지로 유토피아는 정신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젖힌다. 사람이든 사회든 점차 나이 들어가며 현상에 익숙해지므로 자유는 감옥으로 진실은 거짓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현대 신조나 더욱 안타깝게는 믿을 것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신념 탓에 우리는 여전히 주변을 매일 에워싸고 있는 근시안적 사고와 불공정성을 보지 못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어째서 우리는 1980년대 이후 어느 대보다 부유해졌는데도 점점 더 열심히 일하고 있을까? 어째서 빈곤을 완전히 퇴치하고도 남을 만큼 부유한데도 인구 수백만만 영이 여전히 빈곤에 허덕일까? 어째서 개인소득의 60% 이상을 자신이 어쩌다 태어나게 됐을 뿐인 국가가 좌지우지할까?

(30)



세상은 악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청년이 정신과 진료를 받고, 경력 초기에 몸과 마음이 탈진하고, 항우울제를 상용한다. 사회는 실업과 불만, 우울증 같은 집단적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개인 탓이라고 거듭 비난한다. 성공이 선택이라면 실패도 선택이다. 일자리를 잃었는가? 더욱 열심히 일했어야 했다. 몸이 아픈가? 건강한 생활방식을 실천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불행한가? 약을 복용하라.

(236)



새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라

옛 아이디어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렵다.



- 존 메이너드 케인스

(222)

수십억 인구는 풍요의 땅에서 제품 가격의 작은 일부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노동력을 팔도록 강요당한다. 모두 국경이 있기 때문이다. 국경은 세계 역사를 통틀어 최대 단독 차별 요인이다. 같은 국가의 국민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 차이는 분리된 세계 시민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 차이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오늘날은 소득 상위 8% 부자가 전체 세계 소득의 절반을 차지하고, 상위 1% 부자가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최하위층 10억 명이 소비하는 금액은 세계 전체 소비액의 1%에 불과하지만 최상위층 10억 명의 소비액은 72%이다.

(149)

현대 지식 경제에서는 주당 40시간의 근로시간도 지나치게 많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창의적인 능력을 계속 사용하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하루 6시간 이상 생산성을 발휘할 수 없다. 창의적인 자질과 높은 교육수준을 갖춘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부유한 국가들이 주당 근로시간을 가장 많이 줄이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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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열린책들 세계문학 208
토머스 모어 지음, 전경자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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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너무 유명한 작품이란다. 유토피아라고 하면 현실에 없는 이상국가의 대명사가 되었지. 아빠는 이 책이 소설인 줄 몰랐어. 토머스 모어가 쓴 사상서인 줄 알았지. 그런데 소설이었더구나. 토머스 모어라는 사람은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히 뭘 했던 사람인지 정확히 몰랐는데, 아빠가 예전에 읽은 책 중에 지금은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이 쓴 <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 한 꼭지로 소개되어 토머스 모어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서 대충 알게 되었었단다.                 

그 책을 읽고 나서는 조금 알았었는데, 그 책을 읽은 지 10년이 훌쩍 넘었더니, 그가 헨리 8세가 캐서린과 이혼하고 앤 불린이 결혼을 할 때, 토머스 모어가 침묵을 지켰다는 이유로 반역죄를 뒤집어 쓰고 처형을 당했다는 기억만 어렴풋이 나는구나. 그리고 죽기 전에 내 목은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라는 둥, 내 수염은 반역죄를 짓지 않았으니 잘리면 안 된다는 둥의 초연한 유머를 던졌다는 기억만 나는구나.

이번에 읽은,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유토피아>의 책날개에 토머스 모어에 대한 설명이 있어 쭉 읽어보았단다. 1477년에 영국에서 태어나서, 어렸을 때부터 천재 기질을 보였던 것 같고, 20대에 이미 강연을 하고, 라틴어로 시를 쓸 정도로 학문과 언어에 뛰어난 사람이었대. 그리고 27살에 하원 의원, 30살에 런던 부시장, 그리고 나중에는 대법관까지 되었다는구나.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일로 1535년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하는구나.

<유토피아> 1515, 헨리 8세의 대사로 네덜란드로 파견되었을 때 2권을 쓰고, 런던으로 돌아온 후에 1권을 붙여서 출간하였다고 해소설 속 이상국가인 유토피아를 빗대어 당시 유럽 국가들을 비판의 도마에 올려놓았지.. 이후 유토피아에 대한 수많은 논쟁이 일어났고, 그가 꿈꾸었던 유토피아는 여전히 수평선 너머 어딘가에 있다고들 생각하고 있어.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너희들이 아빠한테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물어봤잖아. 그래서 아빠가유토피아읽어. 그랬더니 너희들이 대뜸 주토피아? 아…. 그래 너희들과 재미있게 봤던 영화쥬토피아가 있었지그래 그 동물들이 나오는 세상 주토피아그것도 유토피아에서 따온 말이었어.

1.

이 책이 출간된 것이 1516그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각계 전문가들이 이 책에 대한 평가를 내놓았단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봐도 셀 수 없이 많은 글들이 나오고 있어. 그런 책을 읽고, 아빠가 뭐라고 너희들에게 이야기할지 모르겠구나. 유토피아라는 작품이 상징하고 토머스 모어가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했는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면 될 것 같아. 아빠는 그냥 이 소설의 줄거리나 이야기해주려고 한단다.

토머스 모어는 헨리 8세의 특사로 네덜란드 카스티야에 갔고, 그곳에서 만난 상대측 인사가 어떤 안건에 대해서 자신의 황태자와 상의를 해야 한다고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앤트워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그곳에서 페터 힐레스라는 젊은이와 만나게 되었고, 그를 통해서 선원이자 철학자인 라파엘 휘틀로다이우스라는 외우기 어려운 이름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 라파엘은 여행을 하면서 5년간 유토피아 공화국에 머물렀는데,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그러면서 당시 유럽의 사회와 비교를 하면서 유토피아 공화국의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는데, 그것은 바로 토머스 모어가 꿈꾸고 있던 이상국가였겠지.

당시 유럽에서는 절도범에 대해 사형이라는 중형을 내렸는데, 라파엘은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했어. 절도만 하려다가 우연히 목격자가 나타났다면, 그 목격자를 죽이게 된다는 거지. 도둑으로 걸려도 사형, 살인을 해도 사형.. 그러니까 목격자를 죽이고 도망가는 것이 다 낫다고 생각하는 거야. 절도범을 줄이기 위해서는 중형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왜 절도범이 생겼는지부터 알아내야 한다고 했어. 귀족, 영주, 종교지도자 등이 당시 돈이 되는 양모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양모사업이 돈이 되다 보니 농경지와 택지까지 양목장으로 바꾸었대. 그러다 보니 그 농경지에서 일하던 소작인들은 쫓겨나고 되고, 거기다가 양들이 병으로 죽자 양의 가격이 급등했지. 양 가격이 오르다 보니 다른 가축들의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 소작인과 농민들은 살기 위해서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래. 그런데, 자신이 여행을 한 나라에서는 도둑들을 처벌할 때 재산몰수와 중노동 하는 노예로 신분이 바뀐다고 했어. 그리고 벌을 받다가도 착한 일을 하게 되면, 다시 자유인이 될 수 있다고 했어.

그곳에는 사유재산도 없다고 봐야 돼. 토지 소유도 일정 한도 이상으로 제한했어. 사유재산은 사회악으로 생각했어. 사유재산이 없지만, 올바른 재화분배가 있었고, 그것으로 모든 국민들이 좋아하고 있었어. 그들은 다른 문화와 기술에 대해 금방 받아들이는 습성이 있었다. 다른 문화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 금방 그것을 자기네 것으로 만들었다는 거야. 반면, 영국에 그들의 제도가 들어온다면 그들의 제도는 금방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했어. 영국은 그런 곳이니까 말이야라파엘의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토머스 모어는 분격적으로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어.

2.

유토피아 공화국은 중앙이 2백마일로 가장 넓고, 양쪽이 좁은 5백 마일의 곡선 모양의 섬이었어. 옛날에 유토푸스라는 사람이 섬을 점령한 후 지형을 바꾸어 지금의 모양이 되었대. 그곳에서 쉰네 개의 도시가 있었어. 농업은 모든 국민들이 지어야 했는데, 의무적으로 2년간 농사를 지어야 했어. 농촌은 필요한 물품을 도시행정관리에 요청을 하면 공짜로 가져다 주었어.

도시는 모두 동일한 구조와 모양으로 설계가 되었어. 사람들은 10년마다 추첨을 통해 집을 바꾼다고 했어. 서른 가구당 한 단위로 한 명의 관리가 있는데, 그 관리는 시포그란투스라고 불렀어. 공직자의 임기는 1년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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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농사일은 모든 이들이 해야 했어.. 그리고 농사일 이외에 하나의 특수직을 갖고 있었대.. 그들은 하루에 여섯 시간만 일했단다. 꿈만 같은 노동 시간이구나. 새벽에서는 대중들을 위한 공개 강의가 있었대. 그런데, 누군가 물어보겠지. 여섯 시간만 일해서 되겠냐? 답변은충분하다’..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에는 일 안 하는 사람들이 많다절반의 여성, 부자들, 신사, 귀족, 종교지도자, 지주, 걸인 등등.. 그런데 유토피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하루 여섯 시간씩 일하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은 부족하지 않다고 했어. 유토피아에서는 일을 면제받은 이들은 500명도 안 된다고 했어. 관리를 맡고 있는 시포그란투스와 학자들이었어. 그런데 학자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면 다시 노동을 해야 한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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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96)

일하는 데 여섯 시간만 할애하니까 생필품의 공급이 부족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의 노동시간은 생필품의 생산뿐 아니라 생활의 편리를 도모하는 물품까지 생산하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합니다. 다른 나라들에서 인구의 상당 부분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자들의 대부분이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여자가 일을 하는 경우라면 남편 되는 사람들은 침대에 누워서 코나 골고 있지요. 그리고 신부들과 소위 종교인이라는 게으른 대집단이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모든 부자들을, 특히 신사나 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지주들을 첨가해 보십시오. 이들에게 소속되어 거들먹거리면서 주먹이나 휘두르는 무리인 시종들도 포함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나태에 대한 핑계로 병을 가장하고 살아가는 건장하고 원기 왕성한 걸인들의 수효도 계산에 포함하십시오. 그러면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물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람들에 의하여 생산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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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불필요한 노동은 강요하지 않았대. 그들은 시간을 아껴서 자유와 정신의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했대.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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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모든 사람들이 유용한 직종에서 일을 하고 아무도 과소비를 하지 않아서 모든 것이 풍족합니다. 보수 작업이 필요한 도로가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길에 나가 일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공공사업조차 없을 경우에는,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노동은 절대로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들이 하루 노동 시간을 단축시킨다고 선포합니다. 이 나라 헌정의 주요 목적은, 모든 시민은 육체노동에 투여하는 시간과 정력을 가능한 한 아끼어 이 시간과 정력을 자유와 정신의 문화를 누리는 데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이들의 생각으로는 사람의 진정한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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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마을은 인구를 늘 일정 정도로 유지한다고 해.. 그리고 마을은 공동체로 이루어져 있고, 공동으로 식사를 한다고 해. 연배도 골고루 섞어서 앉아서 밥을 먹는다고 하는구나. 그들은 금은을 포함한 보석에 대한 것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유럽에서는 금은보석을 부의 상징으로 상당한 사치품이었잖아. 유토피아에서는 금은보석은 어린 아이의 장난감이라고 해. 어른들은 시시해서 금은보물로 치장하는 사람들이 없대. 그들은 그런 사치품에서 행복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정직한 즐거움에서 행복을 얻는다고 한대

그들이 생각하는 헛된 즐거움에는옷에 대한 것, 보석에 대한 것, 돈에 대한 것이라고 해..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참된 즐거움은육체적인 즐거움은 음악을 들으면서 고요하고 조화로운 상태인 경우를 이야기하고, 정신적 즐거움은 지식과 진리에 대한 명상에서 얻는 즐거움이라고 하는구나. 모든 이들이 전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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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모든 종류의 즐거움 중에서 유토피아인들은 주로 정신적 즐거움을 추구하며 이것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데, 그 까닭은 대부분의 정신적 즐거움은 덕의 실천과 선한 삶을 인식하는 것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육체적 즐거운 중에서는 건강을 최고로 여깁니다. 먹고 마시는 것에서 얻는 기쁨은 이러한 행위가 오로지 건장을 위해서일 때만 바람직한 육체적 즐거움으로 간주합니다. 먹고 마시는 것 자체는 즐거움이 아니라 오로지 질병의 은밀한 공격을 이겨 내기 위한 수단입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병의 훌륭한 치유법을 얻기보다는 아예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할 것이며, 진통제를 구하기보다는 고통을 방지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치유법이나 진통제로 위안을 얻는 즐거움은 아예 필요하지 않은 것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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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읽을수록 유토피아라는 나라는 있을 수 있지만, 유토피아의 구성원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구나. 남들한테 지기 싫어하는 경쟁에 대한 욕심을 모든 구성원들이 버릴 수 있을까? 유토피아에서는 구성원들에게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말이야.

그 밖에 유토피아에서의 종교, 전쟁 등 당시 유럽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들 대부분과 비교되는 유토피아 공화국에 대한 시스템의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토머스 모어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유럽 국가의 모순된 사회 시스템을 비판하고자 했던 것 같아. 특히 이기주의로 가득 찬 부자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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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더 나쁜 것은 부자들이 개인적인 사기 행각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국가의 조세법을 통해서 이 사람들의 하찮은 임금의 일부를 착취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사실입니다. 국가로부터 최상의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최소의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최소의 보상을 받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의에 위배됩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기들의 착취에 법의 색깔을 입혀 놓음으로써 정의를 한층 더 왜곡하고 타락시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불의를 <법적>인 것으로 위장하여 놓습니다. 오늘날 번영하고 있는 여러 나라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볼 때, 그러한 나라들 안에서 내가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국가라는 이름하에 자신들의 이익을 축적하고 있는 부자들의 음모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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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니 16세기에 토머스 모어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상당히 진보적인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오늘날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에도 이런 저런 모순들이 많아. 그래서 아직도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16세기에 생각하는 유토피아와 오늘날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그 모습이 또 바뀌어 있겠지.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싶은 것은 변함이 없을 거야. 그리고 그것에 대한 해답도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고 말이야. 그런 해답이 있을까? 인류가 멸망하기 하기 전에 모든 인류가 다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음…. 없겠지?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28)



우선 대부분의 왕들은 평화를 도모하는 훌륭한 방법보다는, 나로서는 능력도 없고 관심도 없는 전쟁술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왕들이란 자기들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영토를 잘 통치하는 일보다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새로운 영토를 손에 넣는 일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왕의 고문들은 모두 대단히 영리해서 다른 사람의 학식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적어도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총신의 영향력을 통해서 국왕의 측근이 되려고 총신들의 지극히 어리석은 발언을 그대로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거기에 아부까지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이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물론 당연한 일입니다. 어미 까마귀는 자기 새끼가 제일 귀엽다고 하고 원숭이는 자기 새끼가 제일 귀엽다고 한다지요.

(63)



국왕의 명예와 안위는 국왕 자신의 재산이 아니라 백성들의 재산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백성들은 국왕의 노고로 자신들이 안락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국왕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서 국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내가 말한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자신보다는 양들을 먹이는 일에 더욱 관심을 갖는 것이 목자의 의무이듯이, 자신의 안녕보다는 백성들의 안녕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이 국왕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백성의 빈곤이 공공의 안녕을 보장한다는 말은 완전히 틀린 소립니다. 역사는 그와 정반대를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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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이 유용한 직종에서 일을 하고 아무도 과소비를 하지 않아서 모든 것이 풍족합니다. 보수 작업이 필요한 도로가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길에 나가 일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공공사업조차 없을 경우에는,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노동은 절대로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들이 하루 노동 시간을 단축시킨다고 선포합니다. 이 나라 헌정의 주요 목적은, 모든 시민은 육체노동에 투여하는 시간과 정력을 가능한 한 아끼어 이 시간과 정력을 자유와 정신의 문화를 누리는 데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이들의 생각으로는 사람의 진정한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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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류의 즐거움 중에서 유토피아인들은 주로 정신적 즐거움을 추구하며 이것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데, 그 까닭은 대부분의 정신적 즐거움은 덕의 실천과 선한 삶을 인식하는 것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육체적 즐거운 중에서는 건강을 최고로 여깁니다. 먹고 마시는 것에서 얻는 기쁨은 이러한 행위가 오로지 건장을 위해서일 때만 바람직한 육체적 즐거움으로 간주합니다. 먹고 마시는 것 자체는 즐거움이 아니라 오로지 질병의 은밀한 공격을 이겨 내기 위한 수단입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병의 훌륭한 치유법을 얻기보다는 아예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할 것이며, 진통제를 구하기보다는 고통을 방지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치유법이나 진통제로 위안을 얻는 즐거움은 아예 필요하지 않은 것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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