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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자체로 괜찮은 날이었다
권미주 지음 / 밀리언서재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타인과의 관계보다 더 힘든 것은 '내 마음을 내가 이해하지 못할 때'입니다.그런 마음에 조용히 걸터앉은 책입니다. 살다 보면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이 찾아옵니다. 괜히 울컥하고, 이유 없이 지치고, 말없이 붉어진 눈으로 하루를 견디는 날들. 울지 않아야 강한 게 아니라, 느낄 수 있기에 살아있는 거라고,이 책이 당신에게 마를 건넵니다. (-5-)
"나는 부족하고 때론 실수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프로이트가 말한 초자아의 비난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코헛의 말처럼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면의 거울 대상을 키워 보는 것이지요. (-53-)
짧은 멈춤만으로는 어림도 없을 만큼 중독이 심하다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합니다. 중독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생겨나는 병리적인 현상이기에, 혼자만의 의지로 끊기는 어렵습니다. (-112-)
자신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것 같다며 눈물짓는 엄마들을 종종 만납니다. 아이가 분리불안을 겪거나, 학교에서 적응하기 못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만흔 엄마들은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곤 합니다. (-173-)
심리학자 네드라 타왑은 바운더리가 무너졌을 때 나타나는 신호가 있다고 했습니다.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고 애쓰다 지친다거나, 나한테 무언가를 부탁할 것만 같은 사람을 피하고 싶은데 알고 보면 이미 많은 것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도와줬지만 아무런 보상이나 인정 없이 오히려 상처가 남을 때입니다. (-207-)
어두 컴컴한 밥, 비를 쫄닥 맞으면서 오돌 오돌 떨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온몸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견뎌야 하는 야생 고양이에 비한다면, 나는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잇고,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간다.그러나, 나는 행복하지 않고,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생각하였고, 자괴감, 죄책감이 물밀듯 밀미려 오기 시작한다. 삶에서, 내가 느꼈던 많은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잇음을 느끼며 살아가며, 사람과의 관계를 회피하게 된다. 스스로 도피처를 찾는다.
책 『자체로 괜찮은 날이었다』은 위로와 치유의 책이다. 나에게 괜찮다고, 실수할 수 있다고, 때로는 스스로 죄책감을 버릴 수 있잇다고 속삭이고 있었다. 중독이나 허무함에서 벗어날 수 있고, 불안이나 공포에서 , 탈출할 수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정작 나뭇가지를 입으로 물어 나르는 새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 스스로 존재감이 없어지고, 스스로 무너질 때가 있다.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된다. 나에 대한 혐오감이 드는 순간이다. 우리는 심리적으로 아픈 사람이다. 불안하고,공포스럽고,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삶에 대해서, 풍요 속의 빈곤을 느끼며 살아간다.그로 인해서, 아픔을 마주하고, 슬픔에 침전하고 있다.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나 홀로 셀프 치유를 돕고 있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며, 선을 넘지 않으면서,나만의 바운더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