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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기분
박연희 지음, 쇼비 그림 / 다람 / 2016년 1월
평점 :
이책은 MBC 우리말 나들이 방송작가 박연희씨의 에세이였다..책에 담겨진 이야기 사이 사이에 우리가 쓰고 있는 아름다운 순우리말이 함께 묻어나 있으며,잔잔한 이야기와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었다..나의 추억과 생각이 있는 이야기는 한번더 읽었으며,그 안에 감추어진 애틋함도 느끼면서, 나의 숨겨진 마음을 꺼낼 수 있는 좋은 에세이이다..
이 책은 글자 가득한 에세이는 아니었다..시처럼 느껴지는 단편과 단편이 모여져 있으며 글과 글 사이에 감동을 채워 넣는 에세이..<일기장>,<감자전>,<그녀의 선택>,<경찰가족으로 살기>,<그녀의 존재감>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일기장..
모든 일기장은 무언의 독자가 있다고 하던가
나는 내 일기장을 엄마가 열심히 보셨을 거란 생각을 한다.
지금은 쓰지 않으시는 것 같지만
예전에 나도 엄마의 일기장을 몰래 본 적이 있다..
일기를 쓰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누군가에게 이야기 하면 다칠 수 있는 것들을 나의 일기장에 담아 놓으며 위로를 하는 것..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을 그 순간에는 왜 그러했는지 떠올린다면 부끄러울 때가 있다.추억이 담겨져 있으며,나의 생각이 담겨져 있는 일기장..그 안에는 나의 변화 과정이 담겨져 있다..그리고 일기장에는 마음도 담겨져 있다..좋은 기분 나쁜 기분 즐거웠던 기분 슬픈 기분..그런 기분들이 비빔밥처럼 버무려 있는 것...그렇게 나의 마음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일기장의 독자가 되며, 자신이 엄마의 일기장을 보면서 느꼈던 그 기억과 추억을 생각하면서 작가 또한 자신의 일기장을 감추지 말고 가까운 곳에 두기로 하였다는 점이다..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것이며 그 마음은 사랑으로 이어지게 되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사소한 것에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감자전...
암으로 투병하면서 세상을 떠나신 저자의 아버지 이야기.암을 고치기 위해 감자전을 드렸던 그 기억..그렇게 떠날 줄 알았다면 간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심심한 감자전이 아닌 맛난 감자전을 줄 걸..그것은 시간이 흘러 후회와 미안함으로 남게 된다..감자전을 먹을 때마다 아버지를 생각하게 된다.나 또한 전을 좋아하셨던 할머니가 생각이 났으며 밥에 설탕을 한가득 넣어 드셨던 할아버지도 생각이 났다..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두 분에 대한 기억들..그것은 아픈 기억이지만 살아가는 이유였던 것이다..
그녀의 선택..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사이코에 나왔던 '앤서니 파킨스’의 부인‘베리 베린슨'의 이야기..1992년 세상을 떠난 앤서니 파킨스,,그가 세상을 떠난 날짜는 1992년 9
월 12일이었다..그렇게 매년 남편의 기일을 챙겼던 앤서니 파킨스의 아내이며 사진작가였던 배리 베린슨은 9.11 테러 당시 그 비행기에 타고 있었던 것이다..남편이 세상을 떠나 9년뒤 그녀도 53세의 안타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남으로서 우리들은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기억하게 되고 지금까지 슬픔을 나누게 된다..한편 그녀가 그날이 아니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느낄 수가 있었다.
이외에도 경찰가족으로 살아가면 겪게 되는 걱정거리와 매년 집으로 도착하는 편지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경찰가족으로 살기>와 엄마의 존재감과 엄마가 세상을 떠난다면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 할 그런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그녀의 존재감> 이야기는 가벼이 넘어갈 수 없는 이야기였다.누군가 떠나고 남아있다는 것..그것을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할까.그것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책이 바로 명왕성 기분이다.